바티스타 수술 팀의 영광 가이도 다케루의 메디컬 엔터테인먼트 1
가이도 다케루 지음, 권일영 옮김 / 예담 / 2007년 1월
평점 :
품절


메디컬 미스터리를 다루는데 있어서 요구되는 것이 진지함이라고 생각했다. 영어권 메디컬 미스터리 작품들을 보면 서스펜스와 스릴러의 경계선에서 헐리우드식 영화를 보여주려 애쓰는 점을 느끼게 되는데 일본 메디컬 미스터리는 몇 편 읽어보지 않았지만 본격 미스터리를 구사하면서 한정된 공간을 치밀하게 사용하는 것을 느끼게 된다. 그러니까 스케일적인 면에서 블록버스터와 독립영화에 비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이 작품은 블랙 유머 메디컬 미스터리라고 생각해야 하는 건지, 그냥 유머 메디컬 미스터리로 생각해야 하는 건지 좀 의아했다. 마지막까지 마치 <공중그네>의 이라부 의사를 보는 것 같은 유쾌함과 실실거리다 으하하하 하며 웃는 나를 보게 되기 때문이다. 좀처럼 웃음이 제어가 되지 않는다.

 

심각한 의료 사고인지 어떤 음모가 도사리고 있는 건지, 아니면 광기어린 살인마가 있는 건지 찾아내야 하는데 진료과도 이상한 부정수호외래 진료를 하는 병원의 왕따라면 왕따고 유유자적 신선놀음을 하는 거라면 신선놀음중인 다구치 의사가 병원의 별 중의 별 바티스타 수술팀의 기류 의사팀을 조사한다는 것부터가 어딘지 웃음을 자아내고 다구치 의사와 정년퇴직 후 다시 재취업한 왕고참 간호사 후지와라 할머니와의 조합이 재미있고 거기에 계속 등장한다는 작가가 만들어낸 독특한 캐릭터의 탐정인 공무원계의 왕따이자 다구치와 비슷하면서도 더한 인물 시라토리와 다구치의 충돌과 일방적으로 무참히 그의 말발에 깨지는 다구치를 보고 있노라면 절로 웃을 수밖에 없다. 심지어는 병원장까지도 귀여우니 원...

 

이렇게 유쾌한 메디컬 미스터리는 처음 읽는다. 정말 <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상에 제대로 걸 맞는 작품이라고 말하지 않을 수 없다. 그동안 <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상의 정체를 다소 의심했었는데 그 의심을 한방에 날려준 통쾌한 작품이었다.

 

작가는 유머를 트릭으로 사용하고 있다. 독자를 유머로 유인해서 미스디렉션을 구사한다. 제대로 속았다. 너무 웃느라... 하지만 웃었고 그 웃음 뒤에 도사리고 있는 의료계의 풍토를 느꼈다. 사실 웃으면서 보지만 현실에서의 의료계를 바라보려니 좀 답답하다. 우리나 일본이나 그 현실은 마찬가지가 아닐까 싶다. 우리가 더 심각하겠지만...

 

작품을 통해 바티스타라는 심장수술방법에 대해서도 알게 되었다. 일본에서는 이 수술법을 다룬 작품들이 유행인 모양이던데 미스터리를 좋아하는 독자라면, 유쾌한 작품에 목말라 있던 독자라면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작품이라는 생각이 든다. 다구치 의사가 계속 나와 주면 좋겠지만 시라토리가 계속 등장하는 작가의 다음 작품들도 계속 보고 싶다. 그의 말발에 이번에는 누가 깨지게 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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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07-02-07 14: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정말 읽고싶은 욕구가 마구 느껴지게 하는 리뷰네요. :)

물만두 2007-02-07 14: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이럴때 읽으시는 쎈쓰~^^

핑크팬더 2008-04-12 18: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개인적으로 유머가 들어간 작품을 좋아하는데 읽고난 후의 소감은 작가의 말대로 "우와~ 재미있다" 였습니다. 좋은책을 알려주셔서 감사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