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문 - 범인을 읽는 신체 코드
콜린 비번 지음, 유혜경 옮김 / 황금가지 / 2006년 10월
평점 :
절판


지문은 어떻게 범죄수사에 이용되게 되었을까? 이 작품은 그것을 말하고 있다. 우연한 계기로 두 사람이 지문에 대한 관심을 보이고 한 사람은 지문을 인간을 구별할 목적으로, 또 한 사람은 지문이 범죄 수사에 사용될 수 있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서 인간의 지문을 연구하고 다양한 인간들의 지문을 수집하고, 분류하고, 체계를 만들어 갔다.


그 와중에 그들의 공로를 가로채려는 사람도 있고 지문에 대한 수사방식을 인정하지 않으려는 경찰 관료들이 있다. 하나의 방식이 자리 잡기 위해서는 얼마나 시행착오와 그보다 더한 기존의 방식에 집착하고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지 않는 이들의 아집을 넘어야 하는 가를 알려주는 작품이다. 동시에 아무런 공로도 인정받지 못한 한 사람의 노력에 대한 뒤늦은 헌사를 바치는 작품이기도 하다.


지문에 대한 이야기와 발견과 발전도 이야기하고 있지만 무엇보다 흥미로운 것은 최초로 지문을 수사에 사용한 사건에 대한 이야기다. 그것도 각기 다른 나라에서 일어난 일들로 백년도 전에 일어난 일들이 지금과 다름없이 다루어지고 있다는 점이 놀랍기만 하다.


지문은 범죄수사에 쓰일 수밖에 없게 되어 있다. 그 전에는 고문에 의한 자백이나 말도 안 되는 신에 대한 계시라고 하며 뜨거운 물에 손을 담그기, 증인들에 의한 범인을 식별하는 방법이 동원되었지만 현대 지문도 조작될 수 있다고 생각되어지는데 앞의 일들은 무고한 이들을 범죄자로 만들기 쉽고 영악한 범죄자를 빠져나가기 쉽게 만들어져 있기 때문이다.


지문이 처음 도입된 것은 초범자와 재범자를 가리기위한 것이었다. 지금 많은 나라에서 범죄자의 지문을 데이터베이스화해 놓고 있다. 현재까지 지문은 같은 사람이 없다고 알려지고 있다. 그리고 같은 지문의 사람은 아직까지 발표되지 않았다. 미래에는 더욱 다양한 식별법이 갖춰지겠지만 여전히 지문의 사용은 계속될 것이다.


아무도 알아주지 않아 마음 아파하며 쓸쓸히 생을 마감했던 헨리 폴즈 박사가 무덤 속에서나마 후세의 인정을 알고 기뻐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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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6-12-01 20: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생각나요. 이 책은 지문의 역사서라고나 할까 그런겁니다. 근데 다윈 사촌 진짜 나쁜 놈이더군요.

sayonara 2006-12-04 09: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언젠가 CSI에서 디카의 조작 가능성 때문에 필름 사진만 증거물로 인정한다는 내용을 본 적이 있는데, 아직도 그런가 모르겠지만...
가장 확실한 증거라고 인정되는 지문도 처음에는 그런 취급을 받았었다니... 놀라우면서도 안타깝네요. -ㅗ-

물만두 2006-12-04 10: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요나라님 무엇이든 시작은 늘 냉대와 함께 하나 봅니다. 근데 디카를 쓰기도 하는 것 같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