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질문할 것인가 - 나만의 질문을 찾는 책 읽기의 혁명
김대식 지음 / 민음사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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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이라는 것에 대한 '생각' - <어떻게 질문할 것인가>


글을 읽을만큼 읽고. 책을 볼 만큼 보아도 온통 궁금하고 모르는 것 투성이이고 지식으로서의 독서는 이제 검색 한 번으로 간단히 끝나버리는 시대에 다시, 책을 읽는다는 것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 한 해에 수 백 권의 책을 읽어도 보고 그동안 600여 편의 서평을 써보아도 달라지지 않는 삶이라면 어딘가 잘못되었다는 생각이 드는 건 당연하다. 그래서 '생각'이란 걸 생각하게 된다.

이 책, <어떻게 질문할 것인가>는 쉽게 읽을 수 있는 서평집 혹은 간략한 책 소개서 같은 느낌으로 다가오지만 기존의 책들과는 다른 점이 있다. 그것을 찾아내는 것이 이 책의 효용가치를 높이는 것이리라.

"지옥은 다름 아닌 타인들이다. ~ 함께는 괴롭지만 혼자는 외로운 게 인간의 조건이기에, 쇼펜하우어는 '함께 혼자' 살기를 추천한다. 외롭지 않을 정도로 함께 가지만 '인생'이라는 길은 결국 나 홀로 가야 한다는 것이다."
- '장 폴 사르트르의 책'을 소개하는 글에서 (29)

특정 작가나 사상가의 작품을 통하여 생각할 거리를 던져두고 스스로 바라보고 고민해보아야 할 이야기를 여러 권의 책 소개로 갈무리한다. 글은 쉽게 읽히고 책도 이쁘게 편집되어 있어 읽기엔 수월하다. 하지만 저 사르트르의 책 소개만 하더라도 5권이다. 6가지의 큰 주제에 32종류의 질문? 에 응하기 위해 참고해야 될 책은 무려 100여 권에 이른다. 다시 혼란에 빠질 수도 있다.

얼른 책을 읽고 덮은 뒤 다시 펼쳐본다. 제목을 생각해 본다. <어떻게 질문할 것인가>가 우리에게 던지고 있는 질문을 곰곰이 생각해보면 어차피 나는 저 질문에 모두, 제대로 된 답을 찾을 수 없을 것이고 그러니 소개된 책을 다 읽겠다고 무모한 도전을 하지도 않을 것이다. 다만, 몇몇 이야기들에 끌려, 유혹당하여 지은이의 바람처럼 나 역시 그 길에 들어가 보는 것으로도 충분할 것이다. 이미 이 책의 제목에 끌려 여기까지 온 것이 아니던가?

"우리는 왜 중세를 이해해야 하는가? 문명이 다시 야만으로 쇠퇴하고, 개인의 자유와 행복이 추상적인 이데올로기에 억눌리는 세상, 2017년 오늘도 세상 곳곳에서 '중세'는 여전히 끝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 '중세에 관한 책' 이야기에서 (203)

"우리 모두의 영원한 변신, 그리고 언제라도 우리와는 다르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학살과 폭행과 차별을 저지르는 또 하나의 우리 모습을, 카프카의 변신이 보여 주고 있는 것이다."
- '프라츠 카프카의 책' 소개에서 (282)

어쩌면 이 책에 소개된 책 중 한 권도 더 읽지 않아도 괜찮다면 위 문장들처럼 지은이가 틈틈이 들려주는 이야기만으로도 우리는 충분히 "딴" 생각을 해 볼 기회를 갖기 때문이리라.

결국 얼마만큼 많은 수를 미리 셈하고 있는가?라는 친구의 어리석은 질문에 대한, 고수(프로 바둑 기사)의 현답에서 깨달음을 얻는 것처럼.

"얼마나 많은 수를 보는가가 중요한 게 아니라
얼마나 정확히 수 읽기를 하는가가 문제다."
    - 유창혁 9단

이제 '생각'이란 걸 해야만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이 된 것이다.
지식이 아니라 지혜가 필요한 그런 세상 말이다.

( 170402 들풀처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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