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이나 제작년에 비해 추리소설 신상이 안 나와 심심한(?) 요즘이다. 그나마 나온 몇가지를 가지고
2008 여름시즌 쏘핫 추리소설들을 추려보았다.
대박 :
기다리고기다리고 기다리던...(이라고 하기엔, 이런책이 나올 줄 몰랐지만, 여튼) <모방범>의 후속작스러운 <낙원>


<모방범>의 프리라이터 시게코가 주인공이다. 예지능력이 있는듯한 소년의 엄마가 시게코를 찾아와 조사를 의뢰한다. 9년이라는 시간이 지나도록 떨쳐내지 못한 <모방범>의 기억들과 사건이 알려지기 전에 죽은 소년의 스케치북에 그려진 부모가 딸을 목졸라 죽이고 집 마루 밑에 16년동안 묻어 놓았던 사건을 파고든다.
16년전 부모에 의해 죽은 아카네는 <화차>의 그녀를 떠올리게 한다.
소년과 소년의 엄마, 아카네와 아카네의 가족, 그리고 시게코와 그녀의 남편 쇼지까지도
이 작품은 미야베 미유키 최고의 작품이라고 꼽히는 <이유>의 주제를 다시금 떠올리게 한다.
<모방범>이 제작년에 나왔을때, 그해의 대박 추리소설이였는데, <낙원>이 올해는 그 맥을 잊는다. 역시 미미여사.
<모방범>을 읽고 <낙원>까지 후루룩 읽어버린다면 최고의 휴가.





이사카 코타로의 <골든 슬럼버>

이사카 코타로를 그닥 좋아하지 않았다. <골든 슬럼버>는 철저한 오락소설이라고 하지만, 내가 보기에는 그 이상이다. 추격의 스릴과 휴머니즘, 우정, 과거에 대한 향수, 그리고 비틀즈의 골든 슬럼버스가 있다.
총리대신이 거리 퍼레이드중 암살당한다. 다음날 전직 택배기사가 범인으로 지목되고, 온통 감시되고 있는 센다이에서 쫓고 쫓기는 3일간의 추격이 벌어진다. 이야기는 과거와 현재와 회상을 오가며 정교하게 짜여져있다. 오락적인 소재에서 플러스 알파를 끌어낸 이사카 코타로에게 박수를! 짝짝짝!
히가시노 게이고의 <탐정 갈릴레오>

제작년 여름 미미여사의 <모방범>과 함께 대박이였던 히가시노 게이고의 <용의자 X의 헌신> 천재 수학자 대 천재 물리학자의 대결이였던 그 작품의 천재 물리학자 유카와 교수가 나오는 <탐정 갈릴레오> 지지난 시즌에 인기를 끌었던 일드 <갈릴레오>의 원작이기도 하다.
드라마를 본 사람들이라면, 드라마에 나왔던 에피들을 책으로 볼 수 있다. 히가시노 게이고는 호오가 분명한 작가이긴 하지만, 일정 수준 이상의 재미를 보장하는 능력은 탁월하다. 그런면에서 단편이 그에게 더 맞을런지도 모르겠다. 다섯편의 연작소설로 이루어져 있다.
중박 :
가이도 다케오의 <제너럴 루즈의 개선>



바티스타 시리즈의 3편격이다.
아베 히로시와 다케우치 유코 주연으로 제작된다는 영화는 나왔나 모르겠다. 거의 1년에 한번씩 꾸준히 나와주는 메디컬엔터테인먼트미스테리 시리즈. 추리소설에 나오는 많고 많은 독특한 커플중(사귀는 커플은 아니다) 하나인 다구치-시라토리 콤비 시리즈. 우리 추리소설 독자는 시리즈를 사랑한다! 격하게!
본격 엔터테인먼트 소설을 표방하고 나온 이야기이니만큼 재미보장.
일본드라마에서 가장 인기 있는 소재가 추리/형사물과 의료물. 그네들이 그만큼 잘버무린다. 이런 소재를. 사실 <나이팅게일의 침묵>을 미뤄뒀었는데, 이번에 <제너럴 루즈의 개선>과 함께 구매했다. 다 읽고 나면 대박으로 갈지도 모른다. ^^ <나이팅게일의 침묵>은 <바티스타 수술팀의 영광>보다 더 엔터테인에 충실하다. 시라토리는 여전히 뒷부분에 나오고, 다구치는 여전히.. 억울한 캐릭터이고. ㅎㅎ 불사조 여가수와 천상의 목소리를 가진 여간호사의 이야기... 공감각은 뭔가 초현실적이라고 생각하지만, 불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미야베 미유키의 <가오무 저택사건>


오랜만에 나오는 미야베월드의 <가모우 저택사건>
미야베월드의 이름 아래 나오는 책들은 미미여사의 책들이 그런만큼 다양한 소재와 고저가 있는 작품들이다. 개인적으로는 미야베월드 2막 역사물을 아낀다. 역시 개인적으로 미미여사의 SF물을 그닥 좋아하지 않는다.
어찌보면 꽤나 모험적인 작품(그러니깐 우리나라에서)
굉장히 생소한 2.26 사건이 배경이고, 주인공이 타임트립으로 2.26 직전의 가모우 저택에 떨어져서 2.26을 경험하고, 가모우 저택에서 벌어지는 죽음에 대해 파고든다는 이야기. 미미여사의 책인만큼 마지막의 적절한 감동만큼은 보장. 책장이 술술 넘어가는 재미도 어느정도 보장.
하드보일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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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드 보일드hard boiled: 원래 ‘계란을 완숙하다’라는 뜻의 형용사이지만, 전의(轉義)하여 ‘비정 ·냉혹’이란 뜻의 문학용어가 되었다. 개괄적으로 자연주의적인, 또는 폭력적인 테마나 사건을 무감정의 냉혹한 자세로 또는 도덕적 판단을 전면적으로 거부한 비개인적인 시점에서 묘사하는 것이다. 불필요한 수식을 일체 빼버리고, 신속하고 거친 묘사로 사실만을 쌓아 올리는 이 수법은 특히 추리소설에서 추리보다는 행동에 중점을 두는 하나의 유형으로서 ‘하드보일드파’를 낳게 하였고, 코넌 도일파의 ‘계획된 것’과는 명확하게 구별된다. 원래 이 장르는 1920년대 금주령시대의 산물이라고 하며, 헤밍웨이와 도스 파소스 등 미국의 순수문학 작가들의 문학적 교훈을 적용시키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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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드보일드 매니아의 맘을 설레게 하는 신간들 :
영국 추리작가협회상과 호주 추리작가협회상 수상한 소설.
믿음직한 블랙캣 시리즈이다.
호주를 배경으로 하는 최고의 하드보일드 작가라는 피터 템플의 <브로큰 쇼어>
호주 남부 빅토리아 주의 작은 마을에서 지역 대부호이자 자선사업가로 명망 높은 찰스 버고인이 강도 상해를 당하고, 결국 사망에 이르게 된다.사건 수사중 용의자 사망, 찰스 버고인과 관련된 또다른 희생자 발견. 사건 해결중에 밝혀지는 추악한 과거.
여덟편의 단편. 하드보일드냐 하드코어냐
<지금 죽이러 갑니다>의 작가 히라야마 유메아키의 단편집 <유니버설 횡메르가도르 지도의 독백>. 미스터리와 호러와 SF를 넘나든다.
역시 믿음직한 출판사인 북스피어에서 나온 폴 윌슨의 <다이디타운>
SF + 하드보일드. 세편의 에피들로 이루어져 있다.
챈들러에 대한 오마주격인 작품도 있다고 하는데, 기대해야할지 무시해야할지
세 편의 연작은 한가지 이야기로 연결된다. 허술하지만, 여전히 재밌다.
처음 읽은 작가의 다음 작품이 기대되는 것은 꼭 작품이 완벽해서만은 아니다!
가노 료이치의 <제몰의 야회>
656페이지. 주문하면 일주일 있다 오는 관계로 계속 장바구니에서 미뤄지고 있는 기대되는 소설
엽기적 살인마, 살인청부업자, 고독한 형사가 나오는 하드보일드 서스펜스 소설
타쿠미 츠카사의 <금단의 팬더>
본격 미식 미스테리
미식과 미스테리는 꽤나 밀접하고 흥미로운 상관 관계를 가지고 있다.
<요리사가 너무 많다> 라던가, <맛>이라던가, 욕망과 말초감각을 자극하는
미식 미스테리.. 두둥-
일본에 이런저런 수많은 상이 있지만, '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와 '서점대상' 의 책들을 신뢰하는 편이다.
이 작품은 6회 '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 대상 수상작

작년 오츠 이치의 ZOO. 센세이션..까지는 아니였다고 해도, 매니아들 사이에선 꼭 읽어야할 책 중 하나였다. 몹시 맘에 드는 단편집이였고, 그 이후로 계속계속 기다리고 있던 'GOTH' 의 출간. 오츠 이치의 암흑계와 pure계 중 단연 암흑계의 시작인 단편집이다.
윤리간행위원회가 '반인륜성'(?!)을 이유로 판금 조치를 취했다고 하니, 관심있으신 분들은 냉큼 사세요-
GOTH보다 더 잔인한 책들도 많았는데, 왜 찍혔는지 모르겠다. 작가의 말처럼 등장하는 인물들은 사람이라기 보다는 몬스터.. 다. 끈적한 공포보다는 아주 차갑고 시린 호러.
아주 독특한, 아주 독특한, 남녀주인공이 나온다. 반전스토리에 한능력 보여주는 오츠 이치. 가 반사이코패스 남녀주인공과 함께 한다.
그 외 :

스타니스와프 렘의 <솔라리스>와 <사이버리아드>
미스테리와 SF와 하드보일드는 어느 정도씩 교집합을 이루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미스테리와 하드보일드를 좋아하는 내가 SF를 좋아하라는 법은 없지만,
강하게 땡기는 것은 사실이다.
'서재가 사랑하는 책' 에 이 책이 올라와 있는걸 보면, 현실에선 참으로 비인기겠구나 예상해 볼 수 있는데, 나에겐 아직 생소한 렘이라는 대작가의 SF 고전 두개.
표지도 너무너무 신경썼다. 초판까지 하드보일드 한정이고 그 이후에는 페이퍼백으로 돌아간다. 만에 하나라도 나중에 나중에라도 이 책 사고 싶을것 같은 마음이 1%라도 있으면, 지금 하드보일드 이쁜 표지로 살 것!

SF 하드보일드의 고전 로버트 하인라인의 <낯선 땅 이방인> 도 빼놓을 수 없다.
위의 두 책은 아직 읽기 전임으로 일단 표지 예쁜것만 보장하는데, 하인라인은 재미도 일정부분 보장할 수 있다. 재독하고 싶은 책은 가슴에 손을 얹고 강력추천할 수 있다.

와카타케 나나미 <네탓이야>
작년 일상미스터리<나의 미스터리한 일상>으로 많은 독자들의 맘을 훈훈서늘하게 해주었던 와카타케 나나미의 신작이다. 여덟가지 흥미로운 사건들로 이루어진 연작소설집. 하드보일드 여탐정 하무라 아키라 시리즈의 서막이다. <나의 미스터리한 일상> 에 비해 더 미스터리해졌지만, 덜 일상적이다. 깔끔한 여운만은 일품!
isn't it so hot? 핫- 핫-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