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신화의 이미지
조셉 캠벨 지음, 홍윤희 옮김 / 살림 / 2006년 2월
평점 :
절판
이 책은 신화학자 중 최고로 평가 받는 조지프 켑벨의 마지막 저작이라고 한다. 이 책은 600 쪽 이상의 방대한 분량이라서 보면 질릴 수 있겠지만 절반 이상이 그림이라고 생각하면 그리 두꺼운 책이 아니다. 그러나 그가 생의 마지막 시기에 쓴 책이기 때문에 이 책은 그의 신화학자로의 완성된 그의 이론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사실 우리에게 좀 더 친절하게 책을 설명해 줄 요량이었으면 그림을 다시 한 번 분석하여 보여주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그러나 그의 전작에서 아마 그런 설명이 되어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저자도 서문에서 이야기 하였지만 이 책의 큰 주제는 바로 "꿈” 이라는 모티브를 가지고 이야기를 전개하고 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장자의 호접몽이 생각 난다.
무더운 여름 한낮에 장자는 나무 밑에서 더위를 식히다가 깜빡 잠이 들었다가 꿈속에서 그는 오색찬란한 커다란 나비가 되어서 향기가 진동하는 꽃밭에서 춤을 추었는데 매우 즐거웠다. 그대 갑자기 한줄기 서늘한 바람이 불어와서 꿈에서 깬 장자는 다음과 같이 중얼거렸다.
" 아아. 이게 어떻게 된 일이지? 도대체 장주가 나비로 된 꿈을 꾼 것인지, 나비가 장주로 된 꿈을 꾼 것인지, 참 이상해라. 장주와 나비는 다른 것 일텐데."
내가 현재 이 글을 쓰는 것도 단지 다른 이의 꿈일까? 조지프 캠벨은 그런 큰 틀로 이야기 하는 것 같다. 인도의 비슈누는 거대한 우주의 바다를 우주의 뱀 아난타를 타고 유영하면서 꿈을 꾼다고 한다. 그 꿈속에서 창조주 브라흐마가 탄생하고 그 창조주는 세계를 창조하고 멸망하는 상황하에서 우리의 삶이 있다고 한다. 브라흐마의 시간은 너무나 커서 우리가 그 크기를 감지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그 브라흐마 또한 브라흐마의 100년(인간으로 보면 311,040,000,000,000년)이면 그 브라흐마의 창조가 모두 우주의 바다에 녹아 다 없어진다. 그리고 새로운 브라흐마가 창조된다고 한다. 그런데 그 무수한 연수가 지나가는데 그것이 모두 꿈이라니……
그렇다면 우리의 삶이란 과연 무엇인가? 누가 이야기 하듯이 이것이 다 꿈이라면 뭐 그렇게 아둥바둥 살고 있는 것인지, 세상에 왜 그렇게 욕심을 내는 것인지, 정말 그 꿈에서 깨는 자, 즉 각성하는 자만이 이 우주의 비밀을 알 수 있는 것인지 알 수는 없다. 그래서 인간의 무한한 상상이 작동하면서 우리는 비슈누 나 브라흐마를 창조한 것이 아닐까? 우리의 그 무한한 상상의 원천은 바로 꿈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우리가 그 꿈의 원천을 들어다 본다면 우리는 그 무언가를 각성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그리고 현재 이 곳에서 생활하는 모든 이들은 혹시 브라흐마나 비슈누가 될 수도 있는 것이다.
이 책을 보면서 사실 철학이라든지 신화라든지 서양의 측면이 우세하고 그것이 더 좋다라는 보이지 않은 의식적인 면을 가지고 있었는데, 정말로 철학, 신화측면에서 우위에 있는 것이 바로 동양의 철학이며 신화라는 것에 대해 공감을 하면서 정말 많이 동양에 대한 것을 읽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신화라고 한다면 어떤 환타지만을 생각했지만 이 책을 보면서 지적을 접근하여 본다면 그 속에 숨어 있는 이미지 속에서 우리는 그 무언가를 얻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이 책을 읽으면서 역자의 말처럼 몇 번을 보면서 조지프 캠벨이 넣어놓다 도판을 유심히 보고 있다. 이미지가 바로 숨어 있는 언어이기 때문이다. 언제 그 숨어 있는 언어를 알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