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 허풍담 5 - 휴가
요른 릴 지음, 지연리 옮김 / 열림원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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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즈로 나오는 책들은 그 순서대로 읽어주면 가장 이상적이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한 권만 읽어도 지장이 없을 정도로 구성을 해두었다. 보통 장르소설의 경우 하나나 두 개의 별개의 사건을 다루기 때문에 주인공의 생활을 따라간다는 느낌을 빼면 그렇게 단권만 읽어도 무방하다. 하지만 이 북극 허풍담의 경우는 다르다. 지도는 있지만 별도의 등장인물 소개는 없이 바로 시작해 버려서 나처럼 이전 책들을 읽지 않은 경우 이 사람은 누구이고 어떤 특징을 가지고 있는지를 파악하는데 시간이 좀 걸렸다. 

거기다 닐스 노인을 죽이고 나갔던 할보르가 돌아오지 않는가. 아니 그 사람이 누구인지도 모르겠는데 그 사람이 닐스 노인을 왜 죽인건지 아니 거기서 더 나아가서 왜 닐스 노인을 잡아 먹은 건지 참 궁금해지지 않는가. 이 책에서는 그 이후의 일을 알려줄 뿐이지 이전의 상황을 자세히 설명하는 것을 피하고 있어서 그래서 더 알고 싶어진다. 이 할보르라는 친구는 왜 사람을 잡아 먹은 것인가 말이다. 헷갈려서 그랬다고는 하나 그것이 가능한 일일까. 할보르는 진짜 정신이상이 있는 것일까.

그가 이상해지기 전에 신을 발견했다면, 그래서 닐스 노인과 대화를 나누듯 신과 대화를 나누었다면, 닐스 노인은 그렇게 죽지 않아도 되었을 터였다.

39p

신학을 공부하고 돌아온 그는 많은 사람들의 도움을 받아서 혼자서 살아가면서 자기 자신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을 가지게 된다. 그리고 어느순간 자신이 죽였던 닐스 노인과 함께 있다고 생각한다. 그로 인해 죽을 뻔한 위험에서 살아나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닐스 노인은 정말로 할보르를 도와주고 있는 것일까. 유령의 존재로 말이다. 위험에서 벗어난 할보르는 피오르두르를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게 된다. 

소중히 여기던 파이프를 잃어버리고 자랑스럽게 생각하던 쌍안경을 줄 수 밖에 없었던 매스 맨슨. 그리고 그런 그를 잘 이용한 빌리암. 닥터와 함께 휴가를 나선 모르텐슨. 그러다 마주한 소떼들. 그 사향소들을 잡으러 떠난 백작과 볼메르센 그리고 라스릴. 무엇인지 알 것도 모를 것도 같은 아랫도리 병에 걸린 한센 중위. 그런 그를 도와주러 산파를 데리러 가는 밸프레드. 시를 쓰는 안톤. 모두가 다 하나같이 독특한 캐릭터로서 존재한다. 그 존재의 가치를 증명하면서 말이다. 어느 한 등장인물도 소홀히 여길 수가 없는 그런 이야기다. 

첫장에서는 베슬 마리호를 기다리던 사람들은 마지막 장에서도 여전히 베슬 마리호를 기다리고 있다. 물론 그 사이에 많은 일들이 일어났떤 신상에 변화도 생겼으며 새로운 사람도 등장을 했다. 이렇게 된다면 이 다음 이야기가 기대되지 않을 수 없다. 덴마크 작가가 쓴 북극에 사는 그들이 펼치는 시트콤적인 일상이 기다리고 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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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랜서에게 자비는 없다 케이 미스터리 k_mystery
강지영 외 지음 / 몽실북스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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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모 대여점 - 무엇이든 빌려드립니다
이시카와 히로치카 지음, 양지윤 옮김 / 마시멜로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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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든 빌려드립니다라는 부제가 달린 외모대여점. 이 제목대로라면 이 세상에 빌리지 못할 것은 하나도 없다라는 결론이 난다. 이 책은 굳이 장르를 나누자면 판타지다. 네 명의 아니 네 마리의 여우들이 둔갑을 하면서 의뢰인이 원하는 인물이 되어 자신과 바꾼다. 최대한 하루를 넘길 수 없으며 외모를 바꾼 후에도 일정 거리를 두고 같이 있어야 한다. 물론 범죄에 사용되어서는 안된다.



늘 그렇듯 안지는 타인을 위해서 망설임이 없다.

146p



뭘 그렇게까지 외모를 바꾸고 싶어하는 사람이 있을까 라는 생각도 해보지만 이 이야기 속의 총 열 명의 인물은 저마다의 이유로 외모대여점을 찾는다. 자신이 받은 상처를 돌려주고 싶은 사람도 있고 자신의 동생을 생각하며 누군가를 도와주려는 마음 넓은 그런 사람도 있다. 굳이 이렇게까지라는 생각이 들게 만드는 조금은 인위적인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는 사례들도 있지만 왜 그런 선택을 하게 되었는지를 설명해 주면서 그 모든 것은 감동으로 덮여진다.



길지 않은 페이지에 여러 이야기가 담겨 있어서 이야기 한 편당 길이는 그렇게 길지 않다. 그래서일까 첫번째 이야기를 읽고 나서는 조금 아쉽다는 느낌이 들었다. 충분히 이해는 했다. 이 의뢰인이 왜 그런 선택을 하게 되었는지 그래서 결론이 어떻게 났는지 그 모든 것은 이해가 되었지만 조금은 더 자세한 이야기를 알고 싶다는 호기심도 일었던 것이다. 그 아쉬움은 다음 사람의 이야기로 넘어가면서 부족함이 채워진다. 각각의 사람들의 의뢰를 읽어가며 그들의 행동을 지켜보며 충분함이 감돈다.



인간은 단순하다.

인간은 복잡하다.

인간은 이 두 가지 면을 모두 지녔다.

124p



여우술사인 안지를 중심으로 호노카와 마토이 구례하와 사와카가 함께 일하고 살고 있는 무엇이든 대여점 변신 가면이라는 곳이 실제할 수는 없지만 그래서 더 이곳에 가고 싶다. 소설 속에서 실제의 장소가 언급되는 경우 이곳에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는데 그와는 또 다른 마음으로 이 대여점에 가고 싶은 것이다. 온라인으로만 의뢰를 받는다고 하니 미리 접속을 해야 할까. 나는 누구의 모습으로 변신하고 싶은 걸까. 내가 다른 모습으로 변신했을 때 그 모습이 보는 내 얼굴은 어떤 느낌일지도 궁금해진다. 거울로 보는 모습과는 다르게 완전히 다른 사람의 입장에서 보는 나는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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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든 빌려드립니다라는 부제가 달린 외모대여점. 이 제목대로라면 이 세상에 빌리지 못할 것은 하나도 없다라는 결론이 난다. 이 책은 굳이 장르를 나누자면 판타지다. 네 명의 아니 네 마리의 여우들이 둔갑을 하면서 의뢰인이 원하는 인물이 되어 자신과 바꾼다. 최대한 하루를 넘길 수 없으며 외모를 바꾼 후에도 일정 거리를 두고 같이 있어야 한다. 물론 범죄에 사용되어서는 안된다. 

늘 그렇듯 안지는 타인을 위해서 망설임이 없다.

146p

뭘 그렇게까지 외모를 바꾸고 싶어하는 사람이 있을까 라는 생각도 해보지만 이 이야기 속의 총 열 명의 인물은 저마다의 이유로 외모대여점을 찾는다. 자신이 받은 상처를 돌려주고 싶은 사람도 있고 자신의 동생을 생각하며 누군가를 도와주려는 마음 넓은 그런 사람도 있다. 굳이 이렇게까지라는 생각이 들게 만드는 조금은 인위적인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는 사례들도 있지만 왜 그런 선택을 하게 되었는지를 설명해 주면서 그 모든 것은 감동으로 덮여진다.

길지 않은 페이지에 여러 이야기가 담겨 있어서 이야기 한 편당 길이는 그렇게 길지 않다. 그래서일까 첫번째 이야기를 읽고 나서는 조금 아쉽다는 느낌이 들었다. 충분히 이해는 했다. 이 의뢰인이 왜 그런 선택을 하게 되었는지 그래서 결론이 어떻게 났는지 그 모든 것은 이해가 되었지만 조금은 더 자세한 이야기를 알고 싶다는 호기심도 일었던 것이다. 그 아쉬움은 다음 사람의 이야기로 넘어가면서 부족함이 채워진다. 각각의 사람들의 의뢰를 읽어가며 그들의 행동을 지켜보며 충분함이 감돈다. 

인간은 단순하다.

인간은 복잡하다.

인간은 이 두 가지 면을 모두 지녔다.

124p

여우술사인 안지를 중심으로 호노카와 마토이 구례하와 사와카가 함께 일하고 살고 있는 무엇이든 대여점 변신 가면이라는 곳이 실제할 수는 없지만 그래서 더 이곳에 가고 싶다. 소설 속에서 실제의 장소가 언급되는 경우 이곳에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는데 그와는 또 다른 마음으로 이 대여점에 가고 싶은 것이다. 온라인으로만 의뢰를 받는다고 하니 미리 접속을 해야 할까. 나는 누구의 모습으로 변신하고 싶은 걸까. 내가 다른 모습으로 변신했을 때 그 모습이 보는 내 얼굴은 어떤 느낌일지도 궁금해진다. 거울로 보는 모습과는 다르게 완전히 다른 사람의 입장에서 보는 나는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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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연속 세계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40
온다 리쿠 지음, 권영주 옮김 / 비채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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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온다 리쿠의 소설을 외면한 것은 그녀의 모호함 때문이었을 것이다. 읽어도 무슨 말인지 모를 때의 그런 모호함이 느껴지는 것이 싫어서 그렇게 외면했을 것이다. 그렇다고 온다 리쿠의 모든 책이 다 그렇게 몽환적이거나 모호하기만 한 것은 아니다. 다만 내가 만났던 첫 작품이 그러했고 그러므로 인해서 첫인상이 아주 크게 깊게 새겨져 버린 잘못된 예라 할 수 있겠다. 그 인상이 바뀌질 않았으니 말이다. 

불연속 세계라는 제목의 이 단편집에는 제목과 똑같은 이야기가 없다. 즉 표제작은 존재하지 않는 것이다. 대신 나무지킴이 사내, 악마를 동정하는 노래, 환영 시네마. 사구 피크닉 그리고 새벽의 가스파르까지 다섯 편의 이야기가 존재한다. 이 다섯편의 공통점을 잡은 것이 불연속 셰계려나. 실제로 이 제목으로 이야기가 써진다면 어떤 느낌일까 하고 상상해보기도 한다. 

달의 뒷면에 나왔던 쓰카자키 다몬이 주인공이다. 음악 프로듀서인 그는 산책을 하며 밴드 이름을 생각하다 어디선가 나무지킴이 사내라고 하는 걸 듣는다. 소리가 들려온 곳을 찾다가 그는 나무 아래 한 남자를 발견한다. 그는 잔과 미카와의 식사 자리에서 그 이갸리를 꺼내게 된다. 그가 실제로 본 것은 무엇일까. 

난 이 야단법석의 종착점이 어디일지 마지막까지 지켜보고 싶어.

51p

두번 째 이야기에서는 우울한 노래가 언급된다. 그 대표적인 에로 글루미 선데이가 나온다. 음악도 들어본 적 있고 동명의 영화도 본 적 있다. 그것이 자살을 유도할 정도로 그렇게 우울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일본의 예로는 사자에 씨 증후군이 나온다. 일요일 저녁에 방영하는 만화 영화. 그 자체로는 별 문제가 없다. 단지 이 만화가 방송되는 시간이 문제인 것이다. 이 주제가가 나울 때쯤이면 일요일이 끝났다는 것을 의미하고 그렇다면 월요일에 출근해야 한다는 것을 생각나게 한다는 것이다. 월요병을 미리 맞이하는 것과 비슷한 개념이라 볼 수 있겠다. 지금은 사라졌지만 우리나라에서는 개그콘서트가 그런 소재로 이용되었다. 빰빰빠~ 이렇게 나오는 끝 음악이 들리면 일요일의 9시가 지나간다는 것이고 일본의 사자에 씨 증후군과 맞먹는 우울감이 작용했다는 것. 지금은 사라졌으니 사람들을 무얼 들으면서 일요일이 끝났다는 것을 느낄까. 

사라진 딸. 사라진 남편. 오 년이라는 세월. 세이렌의 목소리. 단 두 번 방송된 노래.

106p

"다몬 씨와 같이 있으면 이상한 일이 생기잖아."

207p

뮤직 비디오 때문에 다모쓰의 고향으로 향하게 된 일행. 다모쓰는 한동안 집에 오지 않았다. 자신이 영화 촬영하는 것을 보면 자신과 친한 사람이 죽는다는 것이다. 워낙 유명한 동네인 까닭에 그가 그곳에 간 날도 역시나 그런 장면을 목격하게 된다. 진짜로 죽음은 일어날까. 알고 보면 실제적인 이야기이지만 듣다 보면 그것은 묘하게 전설적이 이야기가 되고 만다. 모든 것이 설명되는 순간 그럴 수도 있겠구나 하는 이해가 된다. 

<사구 피크닉>에서는 사람이 사라지는 이야기가 나온다. 분명 그곳에 들어갔던 사람인데 나오는 길은 하나뿐인데 나오질 않는다는 것. 그곳에 들어가보면 아무도 없다. 이 또한 앞서 나왔던 <환영 시네마>와 비슷한 맥락에서 이해된다. 가장 마지막 이야기인 <새벽의 가스파르>는 모든 것이 이해되는 순간 슬퍼진다. 그리고 조금의 감동. 1박2일의 여행. 야간기차를 타고 그곳에 갔다가 바로 비행기를 타고 다시 와야 하는 빠듯한 일정이다. 가는 길에 술을 마시면서 괴담을 이야기 하기로 한 그들. 다몬에게는 어디선가 계속 전화가 걸려온다. 그의 아내는 집을 나가 연락이 되지 않는다. 간혹 가다가 사진만 보내올 뿐. 그의 아내는 어디에 있으며 전화는 대체 어디서 결려오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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