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고양이 새벽이의 지구별 여행기
에이의 취향 지음, 박지영 그림 / 더난출판사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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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 엄마도 있었고, 형제도 있던 길고양이 새벽이.

헌데, 어느새 혼자가 되어 있는 길고양이 새벽이.

이런 새벽이에게 한국에서 길고양이로 살아간다는 건 쉽지 않다. 그러다 추위와 배고픔에 쓰러졌다가 도움의 손길로 길고도 힘든 겨울을 견뎌낸다. 그런 고양이 새벽이는 행복해지는 방법을 알기위해 세계 여러 곳곳을 돌아다니며 길고양이들을 만나게 된다.

 

오랫동안 저를 살뜰하게 챙겨준 누나와 헤어지는 게 아쉽지만, 더 넓은 세상을 보고 다양한 친구들을 만나고 싶어요. 그럼 저도 더 행복해지는 방법을 알게 될 것 같았거든요. 겨울을 지내고 나서 겨울을 보내는 법을 알게 된 것처럼요.(P.19)

 

 

그렇게 여행을 떠난 새벽이. 고양이 섬이라는 일본, 미국, 모르코, 그리스, 호주, 이스탄불, 독일, 프랑스, 네델란드, 인도, 대만등을 돌면서 길고양이들을 만나고, 그들의 삶을 만나고, 그 나라의 문화를 만나게 된다. 외국은 대체로 부러웠다. 길고양이들이 무척 안전하고, 평화로운 삶을 살고 있는 것 같았다. 길고양이에게 좋지 않은 시선을 보내는 한국과는 달랐다. 일본의 아오시마나 그리스의 산토리니, 터키의 이스탄불 등은 고양이의 나라 같았다. 정말 부러운 환경들이었다. 또 유럽국가들은 동물들에 관해 잘 정리된 시스템을 가지고 있었고, 고양이 요양원이나 반려동물을 데리고 해외여행을 수월하게 하기 위해 동물들의 여권을 만들어 주는 등의 좋은 시스템이 잘 구축되어 있는 것 같았다. 그런 점에서 한국은 정말 한참 멀었구나 싶었다. 하지만 의외의 나라도 있었다. 호주는 정부에서 길고양이 200만 마리를 죽이겠다고 한다. 고양이들이 긴귀주머니쥐를 잡아먹어 멸종위기라는 것이 이유. 다른 동물이 멸종된다는 것은 그렇지만 이 생태계의 문제가 고양이 탓이란 말인가? 동물을 보호하고, 사랑할 것 같은 느낌의 호주의 충격적인 정부의 방침이었다. 물론, 이런 정부의 발표는 동물 보호를 위한 것이니 호주의 옳은 방침일 수는 있을지 모르겠지만, 고양이가 무슨 죄란말인가? 고양이가 쥐를 잡아 먹는 건 원래 하던 일이고, 생태계를 망가뜨려 놓은 건 사람의 잘못 아닐까? 번식력의 문제 일수도 있지만, 길고양이를 많이 양산한데엔 인간이 큰 몫을 했다고 보는데 말이다. 아무튼 고양이 입장에선 가장 살벌하고, 끔찍한 나라가 호주였다.

 

여러 나라를 돌아다닌 새벽이와 함께 다양한 길고양이들을 만나면서 그나라의 잘 짜여진 환경들이 부러웠고, 사람들의 태도들이 정말 한국의 분위기와 달라도 너무 다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고양이 뿐만 아니라 동물들과 함께 공존해서 살 수 있어야 인간에게 옳은 길이 아닐까? 그리고 제대로 된 삶이 아닐까? 싶다. 이 지구가 인간의 것만은 아니니까 말이다.

 

길고양이의 행복찾기 프로젝트였지만, 읽으면서 정말 동물들과 인간이 공존해서 살아가야 하지 않나 싶다. 그리 하는 것이 동물이 아니라 인간에게 이로운 삶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모쪼록 한국도 조금씩 조금씩 동물들과 함께 공존하면서 잘 지낼 수 있는 그런 나라로 발전해 나갈 수 있으면 좋겠다. 길고양이와 자신의 행복 찾기 길고양이 새벽이의 세계 여행을 떠나면서 귀엽고, 사랑스러운 고양이와 재밌는 이야기들, 부러운 나라의 이야기들을 접해 볼 수 있어서 무척 즐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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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두 챕터 읽고 내일 다시 오세요 - 책으로 처방하는 심리치유 소설
미카엘 위라스 지음, 김혜영 옮김 / 책이있는풍경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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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으로 처방하는 심리치유 소설!

무척 독특한 책이었다. 독서 치료사라니? 독특한 소재의 이야기였다.

문학을 사랑하고, 문학책만 읽는 알렉스는 치료도 문학으로 문제가 있는 환자(?)들을 치료한다. 내담자들에게 책을 추천해주고, 그들과 함께 책을 읽고, 책의 이야기를 나누면서 치료를 한다. 헌데, 이 책 첫 시작부터 예사롭지 않다. 시작이 알렉스(알렉상드르 판토크라토르)의 상담일지로 시작한다. 책에 중독된 남편탓에 아내가 떠나버렸다. 그는 아내를 되찾고 싶어 한다. 중이 제 머리를 못 깎듯이 이 독서 치료사는 책밖에 몰라 아내를 떠나가게 만들어 이 치료사에게도 도움이 필요하다.

 

이야기는 꽤 매력있는 소재인 것 같다. 독서 치료사.

실제로 도움이 될 것 같다. 나도 주로 소설류를 읽으면서 꽤 많은 도움을 얻는다고 할까? 어러 군상의 사람들을 만나면서 인간에 대한 이해나 또 다른 모습들을 배워 간다고 할까? 그리고 때때로 나를 또 다른 세상으로 이동(?) 시켜주고, 벗어나게 해주기에 독서는 분명 치료 능력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하니 이 책 꽤 흥미로운 책이었다. 그리고 알렉스가 추천하거나 이야기한 책들을 다 꼭 읽어 보고 싶어졌다. (다 우리나라에 나와 있는지는 알 수 없지만...)

 

확실히 내담자에 상황에 맞는 책들을 추천해주고, 읽고, 이야기를 나누는 것만으로 도움이... 치료가 될 것 같다. 하지만, 읽으면서 뭔가... 알렉스의 이야기가 내담자들에게 도움이 되고 있나?라는 애매한 생각이 들었다. 분명 작가도 문학을 전공하고, 사랑하고, 고등학교에서 문학을 가르치고 있는 분으로서, 문학이 가진 치유에 힘을 알고 있는 것 같다. 그러하여 이 책을 쓰신게 아닌가 싶다. 헌데, 문화가 좀 다르기 때문일까? 어쩐지 알렉스가 해주는 이야기들이 이 내담자들에게 확실히 도움이 되었나?하는 아리송함이...????

 

독서 치료사라는 흥미로운 이야기에 내가 과하게 기대한 건가? 아니면 다른 문화권이 문제였나? 생각한 것보다는 살짝 김빠진 기분. 하지만 나름 재밌는 부분도 있었고, 여러 책들에 관심과 궁금증이 생겼고, 내담자뿐만 아니라 치료사 서로 같이 이야기를 나누며 치료해가는 것 같아 꽤 재밌었고, 실제 있는 직업이라면 꽤 매력적일 것 같기도 했다. 같이 책을 읽고, 이야기를 나누면 서로 치유가 되지 않을까 싶다.

 

알렉스의 인생 책이기도 하고, 사고로 몸이 많이 상하여 말도 할 수 없는 얀에게 상담 추천해주기도 한 ‘호밀밭의 파수꾼’을 이번 참에 나도 얼른 읽어봐야겠다. 아시는 분이 추천해주셨느데, 그게 언제라고 아직도 책꽂이에 꽂혀 있으니 말이다.

 

독서치료사라는 흥미로운 직종과 내담자들 뿐만아니라 알렉스의 이야기들이 재밌게 읽혔고, 여러 가지 책들을 만나보고, 관심 가지게 된 계기가 된 것 같아 재밌었고, 즐거웠던 시간이 된 것 같다.

     

 

좋아하는 것이 타인들과 다르다는 것만으로 사람들은 나에 대해 색안경을 끼고 본다. 가끔은 누군가의 기이함을 삶이 타락한 것으로 받아들이기도 한다. (P.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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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스터 미드나잇 스릴러
로저먼드 럽튼 지음, 윤태이 옮김 / 나무의철학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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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어트리스는 집에 손님을 맞고 있을 때 어머니로부터 전화를 받고, 급히 런던으로 향한다. 동생 테스가 나흘째 행방불명되었다는 소식 때문이었다. 나이 차이는 다섯 살이나 나지만, 늘 자주 연락하며, 끈끈하고, 모르는 것 없는 자매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그녀를 찾으려 하면서 만나게 된 사람들에게 듣게 된 이야기는 비어트리스가 모르는 이야기뿐이다. 임신한 동생의 출산이나 그녀에게 벌어지고 있는 일들을 그녀는 전혀 알고 있지 못했다. 그 와중에 테스는 결국 죽은 채 발견된다. 경찰에선 자살로 결론을 지어버린다. 더러운 오래전 폐쇄된 화장실에서 자살을...? 이건 상식적으로도 있을 수 없는 일이고, 동생이 자살이라는 선택을 했을 거라고 전혀 생각 할 수 없다. 동생을 주위 만나는 사람마다 뭔가 어딘가 이상한 느낌이다. 비어스트는 자살로 판결나 더 이상 사건에 진척되지 않자 스스로 동생의 죽음에 대해 파헤쳐나간다.

 

 

이 소설 역시 무척 몰입도가 좋았다. 책이 꽤 두꺼운 편이었는데, 가독성이 높아 두께 따윈 신경 쓰지 않고 읽혔다. 이 이야기는 테스에게 편지를 쓰듯 이야기가 풀려가고 있는데, 그렇기에 비어트리스의 심리와 생각이 생생히 섬세히 들어난다. 여느 스릴러 물과는 조금 다른 구조를 취하고 있지만, 그녀를 따라 테스의 죽음에 관해 따라 추적해 가다보면 책 속에서 빠져 나오지 못한 채 범인을 쫒게 됐다. 비어트리스는 디자인 회사의 임원이었지만, 하던 일까지 접고, 런던에 머물러 동생의 일을 쫒는다. 드러나는 이야기는 점점 끔찍하고, 무서운 범죄의 얼굴이 들어난다.

 

‘시스터’라는 책 제목처럼 동생을 잃은 언니는 동생의 죽음을 밝히기 위해 추적해 나가고, 가족과 동생을 생각하는 모습이 세밀하게 묘사되어 있었다. 만나는 사람들과 밝혀지는 이야기 속에서 들어나는 그녀의 심리 묘사들도 잘 표현되어 있어 이 책은 무척 매력적이게 읽혀 나갔다. 스릴러물이 당연지사 뒷이야기가 궁금하여 다른 책들에 비해 읽히는 속도감이 좋은 편이지만, 그 중에서도 좋지 않았나 싶다. 전체적으로 흥미로운 스릴러 범죄 소설이여 몰입되기도 했지만,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사람의 감정과 인물들의 감정 상태와 세밀한 나타난 인물의 표현, 자매의 이야기, 동생을 잃은 언니 홀로 믿고 동생의 죽음에 관해 찾아 나서고, 세밀하게 그려진 인간의 모습이 감동으로 오기도, 슬프기도, 그악스럽기도, 공포스럽기도한 소설이었다. 무려 작가의 데뷔작이란 것에 무척 놀랍다. 물론 수년간 각종 드라마와 영화 시나리오 작가로 활동했다지만, 이런 데뷔작을 내어 놓을 수 있다는 게 놀라울 따름이다. 그래서 다음 차기작들도 매우 기대되는 바이다. ‘WH스미스에서 역사상 가장 빠르게 팔려나간 소설’이라는 타이틀이 읽고 나니 100%로 이해가 간다. 가능하면 빠르게 로저먼드 럽튼의 차가작을 만나보고 싶다.



너는 벌써 과거로 흘러가고 있었어. '삶은 계속된다'는 말이 위안을 준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내가 사랑한 사람의 삶은 끝나버렸는데 나의 삶은 계속되기 때문에 슬픔이 더욱 격렬해 진다는 사실을 모르는 걸까? 하루가 지나고 또 하루가 지나도 네 시신이 발견되어 내가 품어왔던 희망과 네가 있는 내 삶이 끝나버린 그날로부터 시간이 조금도 흐르지 않아. (p.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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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동 클린센터 - 대한민국 스토리공모대전 최우수상 수상작
권정희 지음 / 고즈넉이엔티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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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우 독특한 직업을 가졌다고 생각되지만, 어쩌면 있는 직업이 아닐까? 싶기도 했다. 고독사를 당하는 사람들도 많고, 찾는 사람이 없어 홀로 쓸쓸히 죽음을 맞이하고, 시체가 방치되어 있는 곳을 누군가는 치워야 할 텐데... 실제 그렇게 뒷정리를 해주는 사람이 존재하지 않을까?

이렇게 ‘이선동 클린센터’는 죽은 이의 유품이나 그들이 마지막으로 머문 끔찍한 자리를 청소해주는 역할을 한다. 본래 이름은 ‘이선동 클린센터’가 아니었지만, 어이없게 뒤통수를 맞은 이선동은 어이없게 회사를 떠맡게 되고, 사장이라는 직함으로 불리게 된다.

‘말자, 귀찮다’를 입에 달고 사는 이선동.

어찌... 나랑 비슷한 구석을 껴지기도 한다. 그가 만사 귀찮게 느끼게 된 사유도 나와 비슷한 것 같기도 하고....

‘말자, 귀찮다’로 모든 걸 포기하고, 신경도, 관심도 끄려는 그는 오히려 그러한 생각 때문에 점점 더 귀찮은 일에 엮이게 된다.

 

클린센터로 의뢰 들어오는 일이며, 선동의 과거의 일들이 현재의 일들과 어떻게 얽혀져 있는지 무척 궁금했다. 선동이 돌아보기 싫어 할 만큼 끔찍한 일들은 그저 과거의 끔찍한 기억들로만 존재하지 않는다. 그가 기억하지 못하는 일들... 사고라고 믿었던 일들이 무엇과 연결되어 있는지... 어떻게 연결되어 있을지....

선동을 보살피고, 도와주었던 경찰이었던 강동철같이 혹은 더 과도하게 정의감에 불타오르는 딸 보라가 선동의 앞에 나타나며 그들의 이야기에 함께 실마리를 찾아가게 된다. 그리고 크고 어두운 그림자로 점점 더 다가가게 된다.

 

유품 정리를 하는 일을 어찌하다보니 사장의 직함까지 달고 하게 된 선동은 마치 그 일을 하기위해 태어난 사람처럼, 그에게는 죽은 이를 볼 수 있는 능력이 있다. 하지만, 그가 원할 때 나타나는 게 아니라 귀신들이 선동에게 원하는 것 있을 때마다... 제멋대로이다. 그러니 선동은 그런 일을 끔찍스러워 하고, 그들을 일부러 보이지 않는 척 무시하면서 살아간다. 그의 그 능력은 매우 중요하다. 의뢰 받은 일들에 관해서와 선동의 과거와 현재에 벌어지고 있는 사건을 풀어 감에 있어서와 그리고 후에.....

 

책은 가독성이 정말 좋았다.

사람들이 믿고 보는 고즈넉 이엔티 작품이라 했는데, 왜 그런 줄 알 것 같다. 이전에 읽은 ‘운석 사냥꾼’도 무척 재밌게 읽었었는데, 이번에 ‘이선동 클린센터’ 역시 정말 재밌게 시간가는 줄도 모르고 책을 붙들고 있었던 것 같다. 겨우 두 권째 만나는 고즈넉 이엔티 출판사의 작품이지만, 둘 다 매우 성공적이었기 때문에 읽은 사람들이 말하던 믿고 보는 고즈넉 이엔티라는 말을 나도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정말 이 뒤로도 계속 이 출판사에서 나오는 책들을 읽고 싶으니까 말이다.

 

그리고... 어쩐지... 이선동 클린센터의 후속을 기다리고 싶은 맘이다.

더불어 TV드라마에 가장 적합한 스토리라고 호평을 받은 작품인 만큼, 이 작품 드라마로 만들어주면 좋겠다 싶었다. 꽤 인기를 얻지 않을까?

요즘 다양한~ 장르 드라마가 많이 나오니, 이 소설로 드라마를 만들어 주어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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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딩노트 - 세상에 단 하나뿐인 나만의 이야기
조웅연 지음, 청공(이성은) 그림 / 더도어즈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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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 소환과 행복하고, 어쩐지 올해 좋은 기운을 스스로에게 얻을 수 있던 책이었다. 학생 시절 쓰던 일기장과 같은 느낌의 책이어서 읽으면서 그때가 떠올랐다. 어린 소녀로 돌아간 묘한 기분이었다.

 

내게 글을 쓴다는 건 익숙지 않다. 물론, 종이에 끄적끄적 거리는 걸 좋아하지만, 대부분 낙서이고, 사실 기분이 우울하거나 힘들 때 주로 끄적거리기 때문에 땅 깊이깊이 파고 들어가거나, 투덜거리고, 부정적인 글.. 아니 낙서들이 대부분이다. 그러니까 글을 쓰는 게 익숙하지 않다기보다는 긍정적인 생각을 하는 것 자체가 익숙지 않다고 하는 편이 맞을 것 같다.

 

여러 책들을 읽으면서 나에 대해서 생각해보거나 과거나 미래에 관한 생각을 해 본적은 있지만, 이걸 실제로 정리해서 글을 쓴다는 건 꽤 어려운 일이었다. 누군가에게 보여 줄 목적으로 쓴 글은 아니지만, 그래도 일단 무언가를 쓴다는 건 어려운 일이니까 말이다. 게다가 나에 대해 쓴다는 건 어쩌면 가장 어려운 일일지도 모른다. 사람들은 생각보다 자신을 들여다보거나 돌보면서 살고 있지 않다라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이번 책 꽤 재밌으면서도, 어렵고 웠던 책이었다. 나의 예전을 돌아보며 추억에도 젖어보고, 내가 만약 영화 속 주인공도 되어보고, 가고 싶은 곳으로 떠나면서 이것저것 생각도 해보고 무척 즐겁기도 했고, 잊었다고 생각하고 묻어둔 이야기를 꺼내서 써보며 지워 보기도 하고, 그때 왜 그랬나 싶기도 하고... 그냥 하루하루 사는 일로 거의 무의식 가까이까지 밀어둔 소중한 기억들과 추억들, 나의 이야기들... 혹은 아프고, 힘들고, 슬펐던 일들까지 꺼내 보면서 정말 스스로를 만나 볼 수 있었지 않았나 싶다. 나에게 물어오는 많은 질문들이 내가 어두운 굴을 파는 것보다는 좀 더 나에 대해 생각해보고 좀 더 밝거나 좋았던 기억들을 소환해주는 일에 많은 도움을 주었고, 내 취향 저격의 청공님의 예쁜 그림들로 인해서 좋은 기분으로 책을 채워 나갈 수 있었던 것 같다.

 

확실히 뭔가를 쓴다는 건 힐링이 되는 것 같다. 힘들 때 힘들다고, 우울하다고 글을 쓰는 것도 꽤 도움이 되긴 하지만, 이렇게 나에 대해서 글로 써보는 건 생각을 하는 것 보다 훨씬 많은 도움이 되는 것 같다. 이렇게 그동안의 나를 돌아보며 조금씩 한권의 책을 채우며 좋은 에너지를 많이 얻은 것 같고, 한 해의 시작에도 참 맞춤한 책이 아니었나 싶다. 물론, 한 해를 마무리하면서 써도 좋겠지만, 지금처럼 이렇게 쓰면서 그동안의 나에게 글을 쓰고, 앞으로 나에게 응원도 보내보면서 한 해를 시작하기에 참 좋았다. 오랜만에 옛 소녀소녀 하던 때로 돌아 간 것 같아 그것 또한 기분이 무척 좋았고 말이다.

좋거나, 화나거나 슬픈 일을 누군가와 나누는 것도 좋은 일이긴 하지만, 스스로 이렇게 글을 써보면 자신의 감정에 솔직하고, 스스로를 잘 들여다보게 되니까 생각이나 감정 정리에도 도움이 되고, 그러면서 자신을 좀 더 잘 알고, 그러면서 좀 더 케어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이 책을 만난 계기로....

이렇게 매번 질문들을 던지며 살지는 않더라도 내가 나에게 쓰는 편지를 가끔 써 볼까 싶다. 부정적인 시각으로 주로 스스로를 바라보단 시각에서 조금 더 따뜻하게 나를 바라보고, 하루하루를 살아내다보니 의미를 잃어버리거나 혹은 애초부터 의미를 주지 않고 가볍게 넘겨 버린 일들에 관해서 좀 더 생각해 볼 수 있던 기회를 가져 잃은 것을 찾은 기회였다고 해야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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