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 인류 - 도덕은 진화의 산물인가
프란스 드 발 지음, 오준호 옮김 / 미지북스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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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간은 선과 악의 양면을 갖고 있다.보편적인 선은 공공선이라고 하여 성장과정,사회적 학습과 경험에 의해 체득되어 간다.선은 인간으로서 마땅히 해야 할 일로서 자신의 욕망과 탐욕을 억제하고 타자와 사회에 누를 끼치지 않겠다는 내면의 정신작용일 것이며,반대로 악은 해서는 안될 일로서 타자와 사회에 악영향을 끼치는 행위일 것이다.인류가 시작되면서 문자가 발명되고 문명이 발전되어 오면서 인간은 놀라울 만한 삶의 질을 높혀 왔다.이러한 급속한 문명의 발전은 개인을 비롯하여 사회,국가에 이르기까지 지식과 힘은 커졌지만 도덕적 가치관은 퇴보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우려스럽기만 하다.

 

 인간의 도덕적 기원 및 가치관을 종교의 가르침에서 찾고 그것에서 커다란 영향을 받았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무신론자 및 신을 경원시하는 부류에게는 도덕과 종교의 가르침을 동일시하지는 않는다.나 역시도 각 종교의 가르침과 신성시되는 신의 존재 및 위대함은 마음으로 믿게 된다.다만 종교가 정치적 세력화하고 물질적 숭배에 앞장서다 보니 본래 종교의 가르침을 애써 외면하고 비난하기까지 하고 있다.또한 종교간 이념과 갈등이 심화되는 경우에는 고질적인 종교분쟁을 넘어 테러와 학살이 자행되기도 한다.그래서 인간이 인간으로서 마땅히 갖추어야 할 도덕적 가치는 비단 종교의 가르침에 기인된다고는 보지 않는다.

 

 고대시대,중세봉건시대 그리고 근대산업화와 도시개발화가 이루어지고,경직된 이데올로기가 누그러들면서 현대사회는 흑백논리보다는 경제이익과 개인의 창달에 더욱 주력하고 있다.한국인은 오랜 세월 유교문화에 익숙해져 있기에 남녀간,노소간의 언행과 예절 등에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하는 것이 특색이다.포스트모더니즘과 남녀평등의식이 강하게 작용하다 보니 다소 희색된 것은 사실이다.586세대인 나는 가끔 이런 생각을 한다.우리 세대가 조상을 섬기고 제사를 지내는 마지막 세대가 아닐까 라는 것을.우리 세대가 피안의 세계로 넘어가게 되면 후세들의 도덕적 가치는 무엇으로 계측할 수가 있을까.신자본주의 세대에 태어난 현재 청년층들은 과연 미래의 삶과 도덕적 가치관을 어디에 두고 살아갈 것인지 미래사회에 대해 관심을 갖지 않을 수가 없다.

 

 인간은 과연 착할까,아니면 환경과 학습,시대의 흐름에 편승하여 사익과 영달에만 몰입하다 보니 인간관계가 매끄럽지 못하고 경쟁의 논리에 치중하다 보니 삶이 각박해지면서 정작 인간만이 갖고 있는 인간에 대한 예의를 소홀히 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싶다.이러한 현상을 두고 과연 도덕적 인간이다 아니다 를 논할 수는 없다고 본다.개인은 국가의 개체 내지 분자로서 사회질서,사회시스템에 맞춰 삶의 목표를 정하여 사회질서와 사회시스템에 종속되어 갈 수 밖에 없는 존재이기에 개인과 개인간의 도덕적 문제보다는 개인의 욕망과 가치관은 속으로 묻어두고 타자을 위하고 집단과 사회를 위하도록 강요당하는 비의도적 이타심을 발휘해야 하는 착한 채 하는 인간으로 살아가는 것은 아닌가 라고 생각을 아니할 수가 없다.

 

 프란스 드 발저자는 <착한 인류>에 대한 문제를 유인원(類人猿)인 침팬지와 보노보를 관찰,연구하면서 이 글을 시작하고 있다.침팬지는 수컷이 강하고 보노보는 암컷이 우세하다.인간과 견주어 보면 침팬지는 남성우월의식과 지배의식이 강한 반면,보노보는 평화와 평등,배려의식이 강하다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침팬지와 보노보가 동료 및 새끼들에게 위협에 닥쳤을 때 본능과 유전자에 흐르는 보호본능에 의해 어느 정도 감싸는 모습이 포착되고,자웅이 성행위를 하는 경우 그들만의 괴성을 지르는 모습에서 말은 못하지만 인간의 행위와 비슷한 점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무리 속에서 동료와 함께 있을 때 먹이감을 옆의 동료에게는 많이 주고,자신에게는 맛이 있는 것을 적게 주었을 때 질보다는 양의 차이를 알아차리고 먹지 않는다는 점에서 '참 영리한 동물이다,보노보도 감정이 있구나'라는 것을 느끼게 한다.그런데 유인원 보노보보다 인간은 더욱 이기적이면서 이타적인 존재로서 애정과 도움,(그룹과 조직 속에서)소속감과 동질감을 느끼기도 하지만 껍데기와 알맹이는 질적으로 차이가 난다는 것을 피부로 느끼게 한다.

 

 그렇다면 인간은 도덕적 가치를 어디에서 찾아야 할까.저자는 인간은 태어나면서 가정의 환경과 진화론적인 생물학적 차원에서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종교는 인간의 나약함과 거듭남을 강조하고 설득하기 위해 예정설,원조.원초적 타락을 되풀이하면서 거론하고 교인들에게 주입하고 있다.성경 문구는 구체적이지는 않지만 읽다 보면 가슴에 와닿고 명심해야 할 말씀들이 참으로 많다.그렇지만 오늘날 각 종교의 행태를 보면 돈과 물질의 유혹에 집착하고 정치화,경제세력화하려는 사탄적인 교단들이 많음에 한탄하지 않을 수가 없다.개인적으로 생각컨대 인간이 상실한 도덕성을 회복하려면 공맹사상을 들먹거리는 것보다는 인간으로서 마땅히 해야 할 일과 공동체적인 삶으로 복귀해야 한다는 것이다.즉 한국사회에 만연되어 있는 소수가 다수를 지배하고 착취하는 물질적인 삶을 경제민주화,사회통합,복지문제로 실질적 전환을 해 나가는 동시에 인성교육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유년 시절부터 강조해 나가는 국가 개조작업이 절실하다는 생각이다.도덕이 인간의 그릇된 본성을 덮어 씌운 미봉책으로 보여진다.근본적으로 도덕적인 삶을 살아가려면 집에서는 부모,학교에서는 교사,사회 및 국가는 리더자가 본보기를 제대로 보여주는 것이 착한 인류로 거듭날 수 있다고 생각한다.어렵다고 생각하지만 그렇다고 포기할 일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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