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연변이는 어디까지나 돌연변이로 살 때가 가장 그 자신답다. 이쪽이든 저쪽이든 어느 한쪽의 언어로 해설하는 것은 그 돌연변이를 설명할 수 있는 방법으로는 항상 불완전하다.
가끔 마음이란 게 잔뜩 흠집 난 유리처럼 느껴질 때가 있어. 흠집이 많아질수록 유리는 점점 불투명해지고, 마침내 저편이 보이지 않게 되는 거야. 어쩌면 죽음이 그런 건지도 모르겠어.
산다는 것은 욕망한다는 것이 아닌가. 마음껏 죄를 저지르고 탐닉한다는 것이 아닌가. 때로는 나쁜 숨을 들이마시고 독한 술을 마시는 것, 격한 일에 스스로 뛰어들고 마음을 용암처럼 끓어오르게 하는 것들을 찾아 헤매는 것이 바로 산다는 것이 아닌가. 그 모든 것을 절제하고 살아가는 삶이 과연 삶일까.
우리는 우리 존재와 기존하는 것의 명백성을 확신하며 안심하고 살아간다. 우리에 관해 부조리하다고 추측되고 생각되는 점은 조금도 없다. 정말 그럴까? - P3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