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사의학이란 무엇인가 - 현대 의학이 나아가야 할 공감과 연대의 이야기
리타 샤론 외 지음, 김준혁 옮김 / 동아시아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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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사>라는 단어는 듣기만 해도 가슴이 웅장 해지는 무언가가 있다. 내가 소비하는 모든 콘텐츠에는 저마다 <서사>가 있고 각각의 서사가 주는 울림이 있기에 콘텐츠에 중독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이니 말이다. 그만큼 <서사>라는 단어가 가진 힘은 실로 대단하다. 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 각자의 서사 하나쯤은 가지고 있지 않겠는가. 이처럼 <서사>라는 단어는 우리의 삶으로부터 떼려야 뗼 수 없는 단어가 아닐까 싶다. 


그래서 오늘 읽은 <서사 의학이란 무엇인가>는 제목부터가 끌렸다. 의학과 서사라니.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그 둘의 만남 속에서는 과연 어떤 서사가 펼쳐질까, 기대가 되기도 했다. 이 책은 <현대 의학이 나아가야 할 공감과 연대의 이야기>라는 부제를 가진 책으로, 서사 의학을 통해 의료인은 환자가 말하지 못한 아픔에 대해 생각한다는 것, 환자는 질병으로 인한 슬픔을 버틸 힘을 찾게 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우리는 결국 공감할 것이라는 확신을 만났다. 



책은 총 7부로 지어져 있다.

1부: 상호 주관성

2부: 이원론, 개인성, 체화

3부: 교육과 정체성

4부: 자세히 읽기 

5부: 창의성

6부: 앎의 질적 방법

7부: 임상 진료 


"미완성 서사를 가지고 의사에게 온 환자는 의사와 함께 서사를 써나간다. 의료는 함께 서사를 써나가는 작업이며, 여기에서 환자와 의사는 서로 주거니 받거니 글을 쓴다." P.481


- 한국에 와서는 의사 선생님들과의 마찰이 있었던 적이 한 번도 없었지만, 미국에서는 얼굴을 찌푸렸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의료보험이 제대로 안되어있는 나라인지라, 미국에서 병원에 갈 때마다 의사 (선생님이라고 부르고 싶지도 않다)가 제대로 진찰도 안 하고 내보내기 일쑤였다. 그중 최악의 경험은 내가 8학년 때 아토피 때문에 피부과를 찾았는데 나의 상태를 제대로 파악도 하지 않은 채 컨설팅 비용이랍시고 $80을 내라고 했던 것과, 코딱지만 한 연고 하나 바르라고 던져주고 $400을 내라고 했던 것. 


약은 약 값이 비싸서 그랬을 수도 있다 치지만 컨설팅 비용? 뭘 해줬다고 컨설팅? 결과적으로 그 비싼 연고를 발랐을 때 내 상태가 더 나아졌다면 그 와중에도 감사하는 마음이 조금이라도 들었을 수 있었겠지만 전-혀. 기분은 기분대로 상하고 내 몸도 나아진 게 없었기에, 미국에 살면서 병원에 자주 가지는 않았지만 그 기억은 내 삶의 최악의 경험 중 TOP 5에 들어갈 정도로 별로였다. 덕분에 미국에 살 때만큼은 무슨 일이 있어도 아프지 말아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되었고 내 몸을 끔찍하게 아끼기로 마음먹은 계기가 되기도 했지만. 


책을 읽으면서 이 부분을 읽자니 그 병원과 그 의사가 생각이 났고, 만약 그가 <서사 의학>이라는 것을 알았더라면 나의 경험은 달랐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아토피로 온 몸이 가려움증과 진물에 가득 찼던, 아직 완성되지 않았던 서사를 가지고 갔던 나, 그리고 그 서사의 마침표를 찍어줄 수 있었던 그 의사. 우리가 만약 함께 서사를 써나갔더라면 어땠을까. 적어도 미국의 의료혜택에 대해, 차가운 의사에 대한 이미지가 트라우마적으로 남지는 않았겠지. 


-

이 책은 환자의 아픔에 깊이 공감하려는 이들을 위한 필독서다. 또한, 의료인과 환자가 문학을 읽는다면 어떻게 되는지 제대로 보여주는 책이다. 따라서 의료인으로서, 혹은 의료인들의 도움을 받는 사람으로서 이 책을 꼭 한번 읽어 보시기를 추천드린다. 


"점점 더 기술화/관료화되는 보건의료 시스템의 한계에 서사 의학이 어떻게 답하는지 알게 될 것이다. 먼저, 사회정의를 향한 우리의 헌신은 보건의료의 차별을 인식하고 그에 저항하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인종, 젠더, 성적 지향, 계층, 장애, 시민권, 습관, 언어 중 어떤 것도 전문적 돌봄을 받을 권리를 축소하지 않는다. 우리는 수익을 향한 기업의 게걸스러운 탐욕이 웅크리고 있음을 알고, 미국과 여러 나라에서 입을 크게 벌리고 있는 부와 건강의 격차에 맞서는 투쟁에 참여한다." P.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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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속의 땅 - 버락 오바마 대통령 회고록 1
버락 H. 오바마 지음, 노승영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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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나라의 대통령으로써, 한 여자의 남편으로써, 두 딸의 아버지로써의 오바마를 만날 수 있어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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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타고니아 이야기 - 자연에게 배운, 영원히 지켜내야 할 것들
이본 쉬나드 지음, 추선영 옮김 / 한빛비즈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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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파타고니아>의 설립자 <이본 쉬나드>의 이야기다. 그의 어린 시절부터 <파타고니아>라는 친환경적인 기업을 만들기까지의 여정이 담겨있다. 이 책을 읽고 나서 드는 생각은 한 편의 다큐멘터리 영화를 본 것 같다는 것이다. 처음 책을 마주했을 때는 크기와 두께에 압도당했지만, 내용이 주는 감동과 의미에 비하면 그것은 아무것도 아녔음을 깨달았다. 



이 책을 읽게 된 계기는, <파타고니아, 파도가 칠 때는 서핑을>이라는 책을 읽고 나서 <파타고니아>가 지구를 위해서 얼마만큼의 노력을 하고 있는지 알게 된 이후로 <이본 쉬나드>라는 사람에 대해 더 궁금해졌기 때문이다. 기업에 대해 충분히 알았으니 그가 궁금해진 건 어쩌면 당연한 순서 일지도. <파타고니아 이야기>를 읽고 나서 든 생각은, 그를 알고 싶다면 이 책만큼 좋은 책은 없다는 확신이 들었다. 


"파타고니아는 지구의 운명을 염려하는 사람들에게 일하기 좋은 장소로 자리 잡았다." P.172

- 지구가 아파하는 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그중에서 버려지는 옷가지 때문에 큰 문제를 일으킨다는 것을 알게 된 후부터는 옷을 사는 것에 원래 취미가 없었지만 더 없어졌다. 그리고 기왕에 내가 옷을 입는다면 <파타고니아> 티셔츠를 구매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안 그래도 아픈 지구를 아프지 않게 할 수는 없어도 덜 아프게 할 수 있다면 그러고 싶어서. 지구의 운명을 염려하는 사람, 그게 나였으면 좋겠고, 앞으로 내가 하는 작은 행동과 소비 패턴마저 지구를 위한 것이 되기를 바라본다. 


"농사를 짓는 방식과 방목하는 방식을 바꾸는 것만으로도 지구온난화 추세를 되돌릴 수 있다." P.568

- 개개인의 작은 노력이 모이면 지구가 나을 수 있을 거라는 희망을 갖고 있다. 그래서 한 사람이 할 수 있는 선에서 지구를 좀 더 생각한다면 우리들의 노력이 모여 지구온난화 추세를 되돌릴 수 있지 않을까. 이렇게 생각하니 지구를 살리는 것이 생각보다 어려운 일이 아님을 깨닫게 된다. 그런데 왜 우리는 제각각의 방식대로 온 힘을 다해 모른 척하려는 걸까. 결국 우리의 터전인 것을. 


-

이 책은 지구의 안녕을 염원하는 분들께 추천드리고 싶다. '나 한 사람쯤이야'라는 생각을 가지신 분들이라면 더더욱. <이본 쉬나드>라는 개인이 <파타고니아>라는 기업을 만들었고 그의 선한 영향력이 지구에게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 알게 된다면 절대 개인이 하는 작은 행동의 무게를 모른 척할 수 없게 될 테니.


"우리는 우리의 터전, 지구를 되살리기 위해 사업을 합니다." 

-새로운 파타고니아를 위한 사명선언문 중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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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로 읽는 한국 정치사 - 우리의 운명을 바꾼 결정적 순간들
김현성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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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투표권. 내게 주어진 최고의 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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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세대 내 아이와 소통하는 법 - 지혜로운 부모는 게임에서 아이의 미래를 본다
이장주 지음 / 한빛비즈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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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에 학생들이 <게임>이 좋다고 하면 속으로 내심 한심하게 볼 때가 있었다. 나에게 있어 게임은 정말 쓸모없는 행위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장주의 <게임세대 내 아이와 소통하는 법>을 읽고 게임을 통해서 얼마든지 배울 수 있는 것이 많고, 이를 통해서 스트레스를 풀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뒤부터는 <게임>이라는 단어를 안 좋은 시선으로만 바라보지 않기로 했다. 



책은 총 4부로 이루어져 있다.

1부: 게임하는 아이의 속마음

2부: 게임이 스펙이 되는 세상 

3부: 게임세대 아이를 위해 부모를 무엇을 준비해야 하나

4부: 게임세대 아이와 소통하기 


"아이들을 인정하고 존중하는 것은 게임뿐만 아니라 거의 모든 분야에서 통하는 마법의 열쇠입니다. 게임하는 아이들을 인정하고 존중해주는 방법은 뭘까요? 게임과 관련된 규칙을 만들고 지키기에 앞서 이런 규칙이 왜 필요한지에 대한 가치를 전달할 필요가 있습니다. 부모와 아이가 그 가치를 함께 공유하면 엄격하게 규칙을 정할 필요는 오히려 줄어듭니다." P.24

- <가치 전달>이라는 말이 너무 와닿는다. 내가 게임을 안 해서 그런지 게임을 하는 행위에 대한 가치를 크게 깨닫지 못했다. 하지만, 내가 스트레스를 받으면 내가 좋아하는 방식으로 스트레스를 풀듯, 학생들 역시 마찬가지다. 그들에게 있어 게임은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유일한 돌파구와도 같기 때문에 가치로 보자면 실로 어마어마한 것이다. 따라서, 게임을 좋아하는 자녀를 둔 부모님들께서도 가치 전달과 공유를 통해 게임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바로 이 책이 되지 않을까 싶다.


"게임을 하며 겪었던 수많은 사례 속에서 본인이 깨달은 점을 설명한다면 경험을 아끼는 인재로 평가될 가능성도 높습니다. 취업뿐만 아니라 대학 수시입학전형에서도 활용해 보십시오. 전공과 관련된 게임 경험이나 게임을 통해 배운 점, 이 경험이 교과목과 어떻게 연관되는지 적을 수 있다면 차별성 있는 자기소개서가 될 것입니다." P.258

- 게임이 중요한 역할을 할 수도 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학생들이 이 시간을 통해서 배운 것들이 분명 있을 것이다. 내가 늘 connecting the dots를 외치는 것처럼. 허투루 사용되는 시간 없듯이, 분명 게임 속 세상을 통해 아이들이 새로 바라볼 수 있고 배울 수 있는 것들을 깊이 존중한다. 


-

이 책은 게임에 푹 빠진 학생들이나 아이들과 자주 마주 하는 분들께 추천드리고 싶다. 분명 이 책을 통해 학생들을 더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니. 바로 내가 그랬기에. 


"게임을 좋아하는 아이들이 혁신적인 리더로 거듭나려면 먼저 부모가 혁신적이 되어야 합니다. 게임 얘기가 나오면 '게임중독'을 먼저 떠올리고 두려움을 느끼는 부모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그것이 과장된 두려움이었음을 많은 연구와 경험들이 증명하고 있습니다." P. 1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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