틱톡, 숏폼으로 브랜딩하다 - MZ 세대를 사로잡는 숏폼 콘텐츠의 성공 법칙
김가현 외 지음 / 21세기북스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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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텐츠에 관심이 많은 나는 다양한 플랫폼을 경험해보는 걸 즐기는 편이다. 또한, 직업상 학생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 많기 때문에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트렌드를 읽고자 부단히 노력한다. 그래서 자칫하면 나와는 거리가 멀어 보이는 앱들을 일단은 다운로드하여 본 다음, 어떤 느낌인지 스윽 훑어본 후, 눈팅만 하면서 올라오는 콘텐츠들을 배우고 그 흐름에 타는 데에 시간을 꽤나 많이 쓴다. 


실제로 <틱톡>을 다운로드하게 된 계기 역시 학생 때문이었다. 학생 중 한 명이 틱톡에 영상 올리는 걸 좋아하는데, 자신의 콘텐츠에 반응해주는 사람이 많이 없어서 슬프다는 말을 했다. 평소에 학생들에게 자신만의 콘텐츠를 만들어 온라인에 올리라고 독려하는 나로서는 학생이 본인만의 콘텐츠를 만드는 것을 멈추지 않게 하는 방법은 <하트>와 <팔로우>를 통한 나만의 작은 응원이라 생각했기에 그 자리에서 틱톡을 다운로드하고 계정을 만들어 그 학생을 팔로우하고 그 아이가 올린 모든 영상에 <하트>와 댓글을 남겼다. 


그렇게 틱톡 세계에 발을 들인 나는 그 앱에 차고 넘치는 영상들을 보며, 내가 자라던 때와는 사뭇 다른 세계에 놀람과 동시에 내가 여태까지 알던 감성과는 달리 다채로운 감성을 뽐내는 콘텐츠를 보며 내가 지금 살고 있는 세상이 이런 곳이구나 라는 것을 뼈저리게 깨달았다. 그때부터 틱톡에 올라오는 영상들이 오글거리든, 좋든, 싫든 하루에 한 번은 꼭 틱톡에 들어가 흐름과 트렌드를 읽는 연습을 했다. 아이들 사이에서 유행하는 젤리, 실험, 춤, 노래 등 틱톡을 통해 배울 수 있는 건 생각보다 아주 많았다. 


그렇게 시작하게 된 틱톡과의 인연. 계속 틱톡에 올라오는 콘텐츠를 보다 보니 내가 틱톡에 올릴 수 있는 콘텐츠가 과연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영상 편집에는 젬병인 나에게 영상 플랫폼은 맞지 않는다고 판단했기에 <틱톡>에 도전하는 건 무리라는 판단이 앞섰기 때문이다. 하지만 <틱톡, 숏폼으로 브랜딩 하다>를 읽고 나서 어쩌면 나의 콘텐츠와 색깔이 틱톡에 적합하다는 확신이 들었다. 틱톡에 올라오는 영상들은 <숏폼>이기 때문이다. 


책은 총 2부로 이루어져 있다.

1부: Why TikTok? 틱톡, 숏폼 콘텐츠의 브랜딩 전략이 되다 

2부: How TikTok? 틱톡 크리에이터들이 알려주는 퍼스널 브랜딩 성공 노하우

-나의 업과 콘텐츠를 일치시켜라

-팔로워에게 먼저 다가가는 콘텐츠를 기획하라

-자신을 하나의 캐릭터로 만들어라

-유익하게 놀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라 

-꾸준한 업로드가 성공률을 높인다 

-소통이 곧 브랜딩의 시작이다 


"틱톡에서 어떤 채널을 운영하고자 한다면 처음부터 내가 어떤 캐릭터를 만들어야 할까 골몰하는 것보다 내가 이 채널을 왜 하는지에 대한 이유를 대강이라도 찾는 과정이 필요하다. 그 답을 기반으로 채널에서 내 생각과 가치관을 콘텐츠를 통해 있는 그대로 보여주고, 그것이 팔로워들과 만나 일으키는 예측 불가능한 스파크와 상호작용을 잘 관찰하면 된다." P.184

- 내가 콘텐츠를 만들 때마다 늘 고민하는 부분이 "Why?"이다. 내가 왜 이 콘텐츠를 만들어야 하고, 이 콘텐츠를 과연 필요로 하는 사람이 있을까? 어떻게 하면 좀 더 잘 만들 수 있을까? 하는 생각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어 콘텐츠의 시작을 잡는데 시간이 꽤나 걸린다. 


하지만 실제로 유튜브에 내 영상들을 올릴 때도, 그 'Why?'라는 질문에 대답을 얻고 나면 10편이든, 20편이든 아우트라인이 바로 나오고, 아이디어들이 거침없이 여기저기서 떠오른다. 그래서 콘텐츠는 역시 'Why?'라는 큰 산만 잘 넘으면 된다는 말이 떠오르는 순간이었다. 


콘텐츠를 계속해서 만들어갈 사람으로서 절대 나와는 헤어질 수 없는 'Why?' 질문의 무게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을 뿐만 아니라,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과 다양한 프로젝트에서의 "Why?"도 이 참에 다시 한번 고민해보고 답을 찾아가 봐야겠다. 


-

이 책은 (목차만 봐도 눈치채셨겠지만) 비단 <틱톡>을 배우기 위한 책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퍼스널 브랜딩>에 대해서도 충분히 잘 다뤄줄 수 있는 책이다. 콘텐츠에 대한 고민이 있으신 분들이라면 꼭 한번 읽어보시길 바란다. 관심사가 많은 내가 콘텐츠를 정리할 수 있도록 무한한 도움을 준 책이 바로 <틱톡, 숏폼으로 브랜딩 하다> 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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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로 읽는 페미니즘 역사
조현준 지음 / 채륜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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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미니즘. 요즘 자주 들리는 만큼이나 다양한 뜻을 가진 단어. 감히 몇 단어로, 몇 문장으로 정의할 수 없는 그 단어가 가진 수억 겹의 결 중에 가장 깔끔한 정의는 조현준의 <영화로 읽는 페미니즘 역사>에서 말하는 페미니즘이라 생각한다. 


"근본적으로 페미니즘은 인간의 보편적 평등을 지향한다. 따라서 본원적 의미의 페미니즘이 부정적 이미지를 가질 이유는 전혀 없다." 


책에서는 페미니즘을 영화 속 주인공들의 삶에 빗대어 설명한다. 그래서 그런지 조금은 어려울 수 있는 페미니즘에 대한 이야기를 더더욱 쉽게 이해할 수 있었다. 영화 줄거리와 더불어 영화가 만들어졌을 때의 시대적 배경 역시 친절하게 설명되어있기 때문이다.

책은 총 4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1장: 페미니즘이라고? 휴머니즘을 소환하라!

2장: 영미의 물결

3장: 한국의 물결

4장: 계속 물결치다 


"벨마와 록시가 택한 것은 가정보다는 직업이었고, 원한 것은 고소득 전문직보다는 여성적 춤으로 자신을 표현하는 무대 위 댄서였다. 직업은 경제적 독립을 의미할 뿐 아니라, 자기 몸에 대한 결정권과 자기 삶의 주체성을 스스로 갖는 것을 의미한다. 이들은 안락한 가정의 요조숙녀나 집안의 천사가 되기보다는, 음모와 술수가 판치는 쇼 비즈니스 업계에서 경쟁적 사업가이자 무대 위의 스타가 되고자 한다." P.82


- 영화 '시카고'. 내가 미국 생활 초기에 봤던 영화. 당시 주인공인 캐더린 제타존스가 임신 중에 현란한 춤을 추고 연기를 하는 것에 감탄에 감탄을 더하며 봤던 영화로 기억한다. 당시에 내가 어렸어서 그 영화를 보며 화려한 춤과 노래에만 집중을 했다면, 이번에 책을 통해서 본 <시카고>에서는 주인공들의 삶, 그들의 애환, 그리고 페미니즘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그저 먹고사니즘 때문에 춤을 춘 것이 아닌, 본인들이 원해서, 자신들을 표현하기 위해서 댄서가 된 그들의 몸짓을 다시 한번 보고 있자니 온몸에 전율이 돋았다. 


그리고 깨달았다. 영화를 보는 데에 있어서 관객으로서의 자유를 누리는 것도 축복이지만, 책을 가이드 삼아 몰랐던 사실을 알고 다시 보는 것 역시 짜릿한 경험이 될 수 있노라고. 


-

이 책은 <페미니즘>과 <영화>에 관심 있으신 분들께 추천드린다. 다시 한번 이야기 하지만 페미니즘은 혐오와 분노로 맞서는 것이 아닌, 존중과 평화를 추구하는 것이다. 영화와 페미니즘이 함께 만나면 이토록 아름다울 수 있다는 사실을 이 책을 통해서 배울 수 있을 것이다.


"재스민과 알라딘, 안나와 크리스토프, 엘사와 네 개 정령의 미래는, 서로 얼마나 차이를 존중하고 화합하려 노력하는지에 달려 있다. 지금은 서로 차이를 부각하며 혐오와 분노로 맞서기보다, 존중과 평화를 공동 목표로 삼고 추구할 때이다. 남녀, 인간과 자연의 차이를 넘어 함께 공존할 길을 모색해야 할 때다." P.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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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왜 50부터 반등하는가 - 브루킹스연구소 수석연구원이 찾아낸 행복의 조건
조너선 라우시 지음, 김고명 옮김 / 부키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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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평생 버킷리스트 중에 꼭 이루고 싶은 것은 지혜롭게 나이 드는 것이다. 이 생각을 하게 된 계기에는 내 주변에 닮고 싶은 참 어른들이 많이 계신 것도 한 몫했고, 반대로 나잇값을 못하시는 분들 역시 자주 봐왔기 때문에 나이를 먹을수록 더 지혜롭고 더 멋진 사람으로 거듭나고 싶다는 생각은 늘 해왔던 것 같다. 그런 의미에서 <인생은 왜 50부터 반등하는가>를 읽으며 지혜로운 50대가 되어 행복하게 사는 나를 그려보았다. 이제 막 30대에 접어든 내가 20년 후의 내 모습을 생각한다는 것은 색다른 경험임과 동시에 나 스스로가 꾸려가는 나의 중년 라이프가 심히 기대되기도 한순간이었다. 


책은 총 8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1장: 행복과 불행의 갈림길 

2장: 경이로운 발견

3장: 나이 든다는 것의 의미 

4장: 기대라는 덫

5장: 나이 듦의 역설 

6장: 지혜의 길

7장: 스스로 돕기

8장: 서로 돕기 


"스무 살에는 너무 낙관적이었다면 쉰 살에는 너무 비관적이다. 이것이 중년을 그처럼 고달프게 만드는 원인 중 하나다. 자꾸만 실망의 쓴맛을 보다 보니 최악의 예측 오차를 만들게 되는 것이다. 다행히 중년의 우울한 현실주의는 사실은 비현실적이다. 인생은 더 나아진다. 그것도 훨씬 더 나아진다." P.206

- 개인적으로 나의 20대가 낙관적이었다면 30대는 좀 더 현실적으로 바뀌었다. 하물며 더 나아가 40대, 50대가 되면 얼마나 더 현실적이게 될까, 상상해본다. 나이를 먹으며 지나치게 현실적이게 되는 나머지 50대가 되면 비관적으로 바뀌는 게 보통 사람의 페이스라 생각하니 나이를 먹는다는 게 살짝 우울한 일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책이 이야기하고 있듯이, 인생은 점점 나아질 뿐만 아니라 훨씬 더 나아진다는 희망이 보인다. 실망의 쓴 맛이 나를 감싸는 만큼 세상에 대해 더 잘 알 테니 보이지 않는 곳에 숨어 있는 행복을 더 잘 찾을 수 있지 않을까. 나에게 행복의 근원을, 씨앗을 잘 찾는 지혜가 함께하기를.


"인생 여로에서 우리는 자신보다 강력한 힘들에 휘둘리며 자신이 통제할 수 없는 물길에 휩쓸려 떠 내려가는 존재다. 그러니 통재를 '내려놓자'. 강물을 믿자. 시간을 믿자. 그리고 인내에 대해 알아 둬야 할 것이 하나 더 있다. 혼자 기다리지 않을 때 기다리기 더 쉬워진다는, 훨씬 더 쉬워진다는 사실이다." P.338

- <강물을 믿자>라는 말이 좋다. 삶은 내가 통제하려 하면 할수록 내 손을 부드럽게 빠져나가는 모래와도 같기 때문이다. 물 흐르듯이 삶을 사는 것. 그것이 바로 내가 삶을 대하는 태도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 나는 너무 많은 것을 쥐고 싶어 하고 통제하려는 면이 강한 사람이기 때문이다. 그걸 알면서도 욕심을, 그리고 컨트롤을 놓지 못한다. 내 삶을 온전히 물길에 맡길 수 있는 여유로운 사람이 되고 싶다. 그리고 이 길을 혼자 애써 가려고 하기보다 함께 할 수 있는 동료가 있음에 감사한 하루다. 그때 되면 또 그때에 나와 함께할 동료가 생기겠지.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

이 책은 삶의 어느 순간에 있든지 삶에서 <행복>이라는 키워드를 한 번쯤 생각해봤다면 꼭 추천드리고 싶은 책이다. 당신이 중년이던, 청소년이던 상관없다. 누구에게나 행복할 수 있는 권리가 있고, 그 행복은 철저히 우리의 선택으로 이루어지는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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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인의 위대한 패배자들 - 한니발부터 닉슨까지, 패배자로 기록된 리더의 이면
장크리스토프 뷔송.에마뉘엘 에슈트 지음, 류재화 옮김 / 책과함께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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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인의 위대한 패배자들>은 제목부터 내가 강렬하게 이끌렸던 책이다. 미국사와 세계사를 가르치는 선생님으로서 많은 역사책을 섭렵했지만, 꽤나 자주 보였던 13인의 리더들의 실패담과 더불어 그들을 <패배자>로 칭하며 색다른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게 해 준 책은 이 책이 처음이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화려한 영웅담 속 가려져있을 그들의 이면에 대해 배워보고 싶다는 생각을 해왔던 내게 한 발을 잘못 디뎌 추락한 영웅들의 이야기를 읽는다는 건 짜릿함 그 자체였다. 


책은 총 13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1. 한니발 - 로마를 떨게 한 장군

2. 베르킨게토릭스 - 카이사르에게 '아니오'라고 말한 자

3. 클레오파트라 - 사라진 환상

4. 잔 다르크 - 죽음으로 일군 승리

5. 몬테수마 2세 - 마지막 황제

6. 앙리 드 기즈 - 왕이 아닌 신을 위하여 

7. 콩데 대공 - 오만의 결정체 

8. 프랑수아 아타나스 샤레트 - 내 마음속의 방데 

9. 로버트 리 - 미국 역사상 가장 위대한 군인 

10. 트로츠키 - 배신당한 혁명가 

11. 장제스 - 너무 큰 옷을 입은 장군 

12. 체 게바라 - 신화적 인물의 마지막 추락 

13. 리처드 닉슨 - 저주받은 이름 


살면서 최소 한 번쯤은 들어봤을 법한 영웅들의 비극적 결말을 읽는다는 건 씁쓸함 그 자체일지도 모른다. 누군가는 장군, 혁명가, 대통령, 군인 등 다양한 직업을 가진 이들의 업적을 기리기도 모자랄 판에 그들의 추악함, 오만, 나약함 등 인간이라면 응당 지니고 있는 부족함과 약점들에 대해 세세하게 파헤치며 비판한다는 것은 어쩌면 결례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이 또한 삶이다. 완벽해 보이는 사람들도 한순간의 잘못된 선택으로 이내 나락으로 떨어질 수 있다. 이것이 바로 삶에서 누릴 수 있는 불편한 공정함 아닐까. 


-

나는 이 책을 통해서 내 삶을 돌아볼 수 있었다. 세계사를 주무른 사람들도 한순간에 바닥을 칠 수 있는 게 삶이라는 것과 동시에 인간이라면 누구나 갖고 있는 <약점>이라는 것 때문에 나 자신을 갉아먹는 생각은 하지 않는 게 상책이라는 것을 깨닫기도 했다. 따라서, 이 책을 읽게 될 분들 역시 내가 그랬던 것처럼 역사 속 13인의 위대한 패배자들과 독대하며 그들의 삶을 통해 본인들의 삶을 돌이켜 볼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간혹 패배자가 승자의 모습을 할 때가 있다." P.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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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픔이 길이 되려면 - 정의로운 건강을 찾아 질병의 사회적 책임을 묻다
김승섭 지음 / 동아시아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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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폭력으로 인해 상처를 받은 사람들은 종종 자신의 경험을 말하지 못합니다. 그 상처를 이해하는 일은 아프면서 동시에 혼란스럽습니다. 그러나 우리 몸은 스스로 말하지 못하는 때로는 인지하지 못하는 그 상처까지도 기억하고 있습니다. 몸은 정직하기 때문입니다." P.22


김승섭의 <아픔이 길이 되려면>은 질병의 '원인의 원인'을 밝히는 사회역학의 눈으로 한국사회 건강불평들을 말하는 책이다. 개개인의 삶에 대한 공동체의 책임은 어디까지인지, 왜 질병의 사회적 원인은 모든 인간에게 동일하게 분포되어 있지 않는지에 대해 다루면서 더 약한 사람들이 더 위험한 환경에서 살아갈 수밖에 없고 더 아플 수밖에 없음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기에 책을 읽는 내내 무거운 마음 반, 내가 이를 위해서 할 수 있는 것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는 것이 있다는 사실에 안도하는 마음 반이었다.


또한, 사회적 상처가 어떻게 인간의 몸을 병들게 하는지에 대해 배운다는 것은 불편함 투성이었지만 이 역시 사회의 한 일원으로서 내가 반드시 알아야 하고 받아들여야 하는 것임을 깨달았다. 많은 생각을 해주게 한 고마우면서도 불편한 책이 아닐 리 없다.


 


책은 총 4장으로 지어져 있다.

1장: 말하지 못한 상처, 기억하는 몸

2장: 질병 권하는 일터, 함께 수선하려면

3장: 끝과 시작, 슬픔이 길이 되려면

4장: 우리는 연결될수록 건강한 존재들



"폭염으로 인한 사망을 자연재해로, 우연히 발생한 사고로, 개인의 책임으로 돌리지 않고 사회적인 원인을 찾고 그에 기반을 두고 대응 전략을 마련했던 행정기관과 그에 적극적으로 협조한 시민들이 거둔 성과였습니다." P.30

- 뉴스를 보면 자연재해나 감염병이 돌면 확실히 가난한 사람들이 더 많이 아프고 죽는다. 기분 탓인가 싶었는데 아니었다. 사회적인 구조가 제대로 만들어져 있지 않기 때문에 약자들이 계속 밖으로 밀리는 것이었다. 이를 개개인의 탓으로 돌리기보다는 사람들이 함께 사회적으로 그들을 도울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가는 세상이 왔으면 좋겠다. 그들의 잘못이라, 그들이 노력을 안 해서, 그들이 부주의해서, 라는 딱지를 붙이지 말고. 사회 곳곳에 분명 우리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은 많다. 도울 사람들은 제발 돕고 살면 좋겠다.


"아무리 우아한 이론을 가져와도 혐오는 혐오이고, 어떤 낙인을 갖다 붙여도 사랑은 사랑이에요. 그래서 여러분이 혐오로 스스로의 존재를 확인하는 저들보다 더 나은 사람이 될 수 있다고 분명 그럴 거라고 저는 믿어요." P.218

- 혐오라는 단어는 단어 자체가 주는 무거움과 억압감이 있다. 보기만 해도 숨이 턱턱 막히는 이 단어. 제발 존재하지 않았으면 좋겠는 단어 중 하나인데, 내 삶 이곳저곳에 너무 만연한 나머지 사람들이 서로에게 손가락질하고 혐오하는 시대에 마침표가 찍어지는 날이 과연 올까 싶다. 혐오로 인해 고통받는 사람들, 받아야 할 혜택을 받지 못하는 분들이 주변에도 너무 많다. 인간은 어차피 혼자 살 수 없으니, 서로를 좀 더 품어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


-

이 책은 분명 무겁다. 책에서 이야기하는 수많은 문제점들은 아직도 해결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부족함마저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 속 이야기다. 함께 나누며 답을 찾아갈 수 있길 바라는 마음에 이 책을 추천한다.


"혐오의 비가 쏟아지는데, 이 비를 멈추게 할 길이 지금은 보이지 않아요. 기득권의 한 사람으로서 미안합니다. 제가 공부를 하면서 또 신영복 선생님의 책을 읽으면서 작게라도 배운 게 있다면, 쏟아지는 비를 멈추게 할 수 없을 때는 함께 비를 맞아야 한다는 거였어요. 피하지 않고 함께 있을게요. 감사합니다." P.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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