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로 읽는 페미니즘 역사
조현준 지음 / 채륜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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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미니즘. 요즘 자주 들리는 만큼이나 다양한 뜻을 가진 단어. 감히 몇 단어로, 몇 문장으로 정의할 수 없는 그 단어가 가진 수억 겹의 결 중에 가장 깔끔한 정의는 조현준의 <영화로 읽는 페미니즘 역사>에서 말하는 페미니즘이라 생각한다. 


"근본적으로 페미니즘은 인간의 보편적 평등을 지향한다. 따라서 본원적 의미의 페미니즘이 부정적 이미지를 가질 이유는 전혀 없다." 


책에서는 페미니즘을 영화 속 주인공들의 삶에 빗대어 설명한다. 그래서 그런지 조금은 어려울 수 있는 페미니즘에 대한 이야기를 더더욱 쉽게 이해할 수 있었다. 영화 줄거리와 더불어 영화가 만들어졌을 때의 시대적 배경 역시 친절하게 설명되어있기 때문이다.

책은 총 4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1장: 페미니즘이라고? 휴머니즘을 소환하라!

2장: 영미의 물결

3장: 한국의 물결

4장: 계속 물결치다 


"벨마와 록시가 택한 것은 가정보다는 직업이었고, 원한 것은 고소득 전문직보다는 여성적 춤으로 자신을 표현하는 무대 위 댄서였다. 직업은 경제적 독립을 의미할 뿐 아니라, 자기 몸에 대한 결정권과 자기 삶의 주체성을 스스로 갖는 것을 의미한다. 이들은 안락한 가정의 요조숙녀나 집안의 천사가 되기보다는, 음모와 술수가 판치는 쇼 비즈니스 업계에서 경쟁적 사업가이자 무대 위의 스타가 되고자 한다." P.82


- 영화 '시카고'. 내가 미국 생활 초기에 봤던 영화. 당시 주인공인 캐더린 제타존스가 임신 중에 현란한 춤을 추고 연기를 하는 것에 감탄에 감탄을 더하며 봤던 영화로 기억한다. 당시에 내가 어렸어서 그 영화를 보며 화려한 춤과 노래에만 집중을 했다면, 이번에 책을 통해서 본 <시카고>에서는 주인공들의 삶, 그들의 애환, 그리고 페미니즘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그저 먹고사니즘 때문에 춤을 춘 것이 아닌, 본인들이 원해서, 자신들을 표현하기 위해서 댄서가 된 그들의 몸짓을 다시 한번 보고 있자니 온몸에 전율이 돋았다. 


그리고 깨달았다. 영화를 보는 데에 있어서 관객으로서의 자유를 누리는 것도 축복이지만, 책을 가이드 삼아 몰랐던 사실을 알고 다시 보는 것 역시 짜릿한 경험이 될 수 있노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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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페미니즘>과 <영화>에 관심 있으신 분들께 추천드린다. 다시 한번 이야기 하지만 페미니즘은 혐오와 분노로 맞서는 것이 아닌, 존중과 평화를 추구하는 것이다. 영화와 페미니즘이 함께 만나면 이토록 아름다울 수 있다는 사실을 이 책을 통해서 배울 수 있을 것이다.


"재스민과 알라딘, 안나와 크리스토프, 엘사와 네 개 정령의 미래는, 서로 얼마나 차이를 존중하고 화합하려 노력하는지에 달려 있다. 지금은 서로 차이를 부각하며 혐오와 분노로 맞서기보다, 존중과 평화를 공동 목표로 삼고 추구할 때이다. 남녀, 인간과 자연의 차이를 넘어 함께 공존할 길을 모색해야 할 때다." P.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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