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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인의 위대한 패배자들 - 한니발부터 닉슨까지, 패배자로 기록된 리더의 이면
장크리스토프 뷔송.에마뉘엘 에슈트 지음, 류재화 옮김 / 책과함께 / 2021년 8월
평점 :
<13인의 위대한 패배자들>은 제목부터 내가 강렬하게 이끌렸던 책이다. 미국사와 세계사를 가르치는 선생님으로서 많은 역사책을 섭렵했지만, 꽤나 자주 보였던 13인의 리더들의 실패담과 더불어 그들을 <패배자>로 칭하며 색다른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게 해 준 책은 이 책이 처음이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화려한 영웅담 속 가려져있을 그들의 이면에 대해 배워보고 싶다는 생각을 해왔던 내게 한 발을 잘못 디뎌 추락한 영웅들의 이야기를 읽는다는 건 짜릿함 그 자체였다.
책은 총 13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1. 한니발 - 로마를 떨게 한 장군
2. 베르킨게토릭스 - 카이사르에게 '아니오'라고 말한 자
3. 클레오파트라 - 사라진 환상
4. 잔 다르크 - 죽음으로 일군 승리
5. 몬테수마 2세 - 마지막 황제
6. 앙리 드 기즈 - 왕이 아닌 신을 위하여
7. 콩데 대공 - 오만의 결정체
8. 프랑수아 아타나스 샤레트 - 내 마음속의 방데
9. 로버트 리 - 미국 역사상 가장 위대한 군인
10. 트로츠키 - 배신당한 혁명가
11. 장제스 - 너무 큰 옷을 입은 장군
12. 체 게바라 - 신화적 인물의 마지막 추락
13. 리처드 닉슨 - 저주받은 이름
살면서 최소 한 번쯤은 들어봤을 법한 영웅들의 비극적 결말을 읽는다는 건 씁쓸함 그 자체일지도 모른다. 누군가는 장군, 혁명가, 대통령, 군인 등 다양한 직업을 가진 이들의 업적을 기리기도 모자랄 판에 그들의 추악함, 오만, 나약함 등 인간이라면 응당 지니고 있는 부족함과 약점들에 대해 세세하게 파헤치며 비판한다는 것은 어쩌면 결례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이 또한 삶이다. 완벽해 보이는 사람들도 한순간의 잘못된 선택으로 이내 나락으로 떨어질 수 있다. 이것이 바로 삶에서 누릴 수 있는 불편한 공정함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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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 책을 통해서 내 삶을 돌아볼 수 있었다. 세계사를 주무른 사람들도 한순간에 바닥을 칠 수 있는 게 삶이라는 것과 동시에 인간이라면 누구나 갖고 있는 <약점>이라는 것 때문에 나 자신을 갉아먹는 생각은 하지 않는 게 상책이라는 것을 깨닫기도 했다. 따라서, 이 책을 읽게 될 분들 역시 내가 그랬던 것처럼 역사 속 13인의 위대한 패배자들과 독대하며 그들의 삶을 통해 본인들의 삶을 돌이켜 볼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간혹 패배자가 승자의 모습을 할 때가 있다." P.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