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박물관에서 본격적인 관람을 시작하자마자 제일 먼저 사람들 발길을 붙잡는 곳. 로제타 스톤이 있는 곳이다.

이집트 북부 알렉산드리아의 로제타 (라쉬드) 마을 부근에서 발견되어 로제타 스톤이라는 이름이 붙은 비석.

상형문자 해독에 열쇠를 마련해주기도 하여 유명해진 로제타 스톤이 원래 이런 모양은 아니라는 걸 아래 설명과 그림을 보고 알게 되었다. 비석이 참 특이한 모양으로 생겼다고만 생각하고 있었는데 말이다.

 

 

 

 

 

 

 

 

 

 

여기서 조금 더 안으로 들어가면 사람들이 또 많이 모여있는 지점이 있는데 람세스 2세 흉상 앞이다.

이집트 역사상 가장 위대한 파라오로 꼽히는 람세스 2세.

 

 

 

 

 

 

영국 박물관에 있는 이 흉상은 원래 있던 위치에서 옮겨 온 일부분이고, 원래 이것이 있던 자리와 전체 모습은 다음 사진을 통해 알 수 있었다.

 

 

 

 

 

 

왼쪽에 머리 부분이 없는 조각. 그 머리 부분이 바로 지금 영국박물관에서 우리가 보고 있는 저 흉상인 것이다.

디지털 사진으로 복원해놓은 다음 사진이 이해를 도와주고 있다.

 

 

 

 

 

 

 

 

 

 

위 사진은 우리가 잘 알고 있는 그리스 아테네의 파르테논 신전.

하지만 우리가 현지에서 보는 것은 신전의 기둥뿐. 나머지 대부분은 영국박물관에 전시물로 존재하고 있다.

 

 

 

 

 

 

 

 

 

 

 

 

 

 

 

보존상의 이유로 신전의 조각들을 원래 위치로 되돌려 놓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설명.

아테네 현지에 남아있는 부분조차 새로운 아크로폴리스 박물관으로 옮겨지고 있는 중이라고 한다.

 

 

 

 

 

부분을 보고 전체를 본 듯 착각하거나 오해하기가 쉽다.

 

일상에서도 지금 내가 보고 있는 것이 부분인지 전체인지 가끔은 짚어볼 필요가 있는 것 같다.

 

 

 

 

= 2018년 10월, 런던 British Museu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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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ren 2018-10-19 00: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제타 스톤을 오랜만에 다시 보니 정말 감회가 새롭네요. 이걸 보니 이집트 상형문자의 비밀을 엄청난 끈기로 해독해 낸 샹폴리옹이라는 인물에 얽힌 재미있는 이야기들도 다시 떠오르네요.(C.W.쎄람의 사진으로 보는 고고학 역사 이야기, 『몽상과 매혹의 고고학』에 자세히 실려 있더군요.) 그런데, 로제타 스톤이 정작 있어야 할 장소인 카이로 박물관에는 정작 모조품 밖에 없어 씁쓰레했던 기억도 납니다. 그리고, 대영박물관에도 고대 이집트의 미라들을 엄청 많이 끌어모아 놓았다고 생각했었는데, 카이로 박물관에 가 보니 대영박물관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훨씬 더 많은 미라들이 있어서 깜놀했던 기억도 나네요.

다른 한편으로 생각해 보면, 아직도 이집트 사람들은 자신들이 보유한 귀중한 유물들에 관해서는 여전히 천하태평인 느낌도 있는 듯해요. 카이로 박물관엔 여전히 ‘투탕카멘의 황금 마스크‘라는 휘황찬란한 보물이 고이 간직되어 있고, 람세스의 조그만 흉상 하나와는 비교조차 할 수 없는 어마어마하게 거대한 신전들도 도처에 여러 곳을 보유하고 있으니까 그럴 테지만요. 피라미드 말고도 구경거리 가득한 파라오의 무덤들도 무지 많고요. 다행스럽게도, 그런 유물들이 거의 모두 거대한 돌들을 통째로 깎고 다듬고 새겨서 만든 덕분에 도난당하지 않을 수도 있었겠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폴레옹 군대가 끝내 도둑놈 심보를 이기지 못하고 거대한 오벨리스크 하나를 통째로 떼어서 콩코드 광장까지 옮겨 간 걸 보면 가끔씩 웃음이 나오기도 합니다. 그 무거운 돌을 옮기느라 얼마나 비지땀을 많이 흘렸을까 싶어서요.^^

콩코드 광장에 있는 오벨리스크가 원래 있었던 자리는 ☞ http://blog.aladin.co.kr/oren/2393853

hnine 2018-10-20 07:20   좋아요 0 | URL
카이로 박물관에도 모조품 로제타 스톤이 있긴 있군요. 미라는 어디든 인기예요. 영국박물관에서도 미라가 있는 전시실은 특히 더 사람이 많았고, 2017년 우리나라 국립중앙박물관에서 브룩클린 박물관 소재 이집트 미라 특별전 할 때에도 사람이 꽤 많았어요. 저 개인적으로도 그때 가서 보고 박물관이라는 곳에 푹 빠지는계기가 되기도 했거든요. 카이로 박물관에는 더 많은 미라가 있다니, 고대 이집트의 미라는 세계 각지에서 여전히 살아있는 듯한 느낌도 드네요.
로제타 스톤도 프랑스가 뺏어온 것을 영국과 프랑스가 전쟁을 하면서 영국이 프랑스로부터 다시 빼앗아온 것이라고 하더군요. 람세스 흉상도 원래 한덩어리 돌로 만들어진 것인데 잘라져 나왔다고 해요. 그 시대 평균 수명이 얼마나 되었는지 모르겠지만 람세스2세 통치 기간만 67년이었다고 하니 대단하지요.
카이로 박물관도 정말 흥미진진할 것 같아요.

oren님 서재 가서 오벨리스크 원래 있었던 자리 보고 왔습니다. 왜 웃음이 나온다고 하셨는지 알겠어요. 오벨리스크가 그렇게 열을 지어 세워져 있어야 말 그대로 ‘열주‘인데 콩코드 광장에 하나 덩그라니 있는 것이라니요.

oren 2018-10-19 23:14   좋아요 0 | URL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리는 ‘이집트 미라 특별전‘ 소식은 저도 들었는데, 실망할 것 같아서 일부러 찾아가지 않았어요. 그런데 새로 지은 국립중앙박물관은 위치도 좋고, 시설도 좋아서 정말 좋긴 좋더군요. 그런데 생각보다 그림이나 서예작품 혹은 서책 등이 너무 빈약해서 조금 놀랍긴 하더군요.

이집트 전역에 널려 있는 엄청난 유물들에 비하면 콩코드 광장의 오벨리스크 한 점, 람세스의 흉상 한 조각을 억지로 떼어내어 훔쳐간 건 아무래도 너무 좀도둑같다는 생각을 떨치기 어려운 듯해요. 이집트 전역에 람세스 2세의 조각상만 하더라도 일일이 셀 수 없을만큼 많을 테고, 람세스 2세의 신전인 아부심벨 대신전만 하더라도 높이 20m 이상인 거대한 조각상이 4개나 있고, 거대한 바위산을 파내고 뚫어서 만들어 놓은 신전 내부도 정말 어마어마하게 넓고 웅장해서 입을 다물지 못하겠더군요. 물론 이런 놀라운 감정들은 이집트 여행을 다녀 온 이듬해에 읽은 『월든』 덕분에 그 당시보다 한결 차분해지기는 했지만요.^^

* * *

여러 민족들은 그들이 다듬어서 남긴 석재의 양으로 자신들에 대한 추억을 영구화하려는 광적인 야망에 사로잡혀 있다. 차라리 그만한 노력을 자신의 품행을 가다듬는 데 바쳤다면 어땠을까? 한 조각의 양식良識은 달까지 솟아오른 기념비보다 더 기릴 만한 것이 아닐까?

제발, 돌들은 제자리에 그냥 놓아두라. 테베의 장관은 천박한 장관일 뿐이다. 인생의 참다운 목적에서 멀어져버린 100개의 대문을 가진 테베의 신전보다는 어느 정직한 사람의 밭을 둘러싸고 있는 자그마한 돌담이 더 의미가 있다. 야만스럽고 이교도적인 종교와 문명은 화려한 신전들을 짓는다. 그러나 기독교, 참다운 기독교는 그런 짓을 하지 않는다. 한 민족이 다듬는 돌은 대부분 그들의 무덤으로 간다. 그야말로 그들은 스스로를 생매장하는 것이다.

피라미드에 대해서 말할 것 같으면, 그처럼 많은 사람들이 어떤 야심만만한 멍청이의 무덤을 만드느라고 자신들의 전 인생을 허비하도록 강요되었다는 사실 말고는 별로 놀라울 것이 없다. 차라리 그 작자를 나일 강물에 처박아 죽인 후, 그 시체를 개들에게 주어 뜯어 먹게 하는 것이 더 현명하고 당당했으리라.-83쪽

hnine 2018-10-20 07:24   좋아요 0 | URL
이집트에 다녀오셨으니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리는 이집트 미라 특별전은 예상하신대로 실망스러우셨을지도 모르겠어요. 저야 눈이 휘둥그래져서 관람했지만요.
아, 인용해주신 소로의 월든을 읽으니 사람의 관점은 얼마나 다양할 수 있는지, 거대한 신전을 쌓아올리는 욕망의 주체이기도 하면서 그것을 한낮 가소롭게 비판할 수 있는 눈을 가졌기도 하고 말입니다.

페크pek0501 2018-10-19 22: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부분과 전체의 관계. (제 기억에 따르면 어느 책에서 읽은 것) 그 사람에 대해 잘 알고 있다는 것은 그 사람에 대해 편견이 생겼다는 걸 뜻한다, 라는 구절이 생각납니다.
우리가 그렇지 않나요? 부분만 보고 전체를 알고 있다고 착각하며 살잖아요. 무엇이든 전체를 알기란 얼마나 어려운가요...
제가 낳은 제 딸의 맘속도 모르겠는 걸요. ㅋ

hnine 2018-10-20 07:29   좋아요 1 | URL
전체를 보는게 어려우니까 부분을 보고 전체를 예상하고 추측하는 것이겠지만 그것이 전체를 완전히 알게 된 것은 아니라는걸 명심해야하는데 실제로 그렇질 못하지요.
내가 낳았으니 너는 내가 잘 알아, 하기에 자식들이 이제 많이 컸어요. 제 아이 이제 고등학생인데 저 아이를 내가 낳아 키웠던가 싶게 낯설게 느껴질때가 많은걸요. 남자 아이라서 더 그래요.

nama 2018-10-24 22: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미라 얘기인데요. 신강위구르자치구에는 박물관마다 미라가 참 많이 있어요. 신분고하, 남녀노소를 가릴 것 없이 다양한데요. 사막 기후이다보니 세월이 흘러도 썩지 않고 자연스레 미라가 되었다고 하네요. 미라의 다양성(?)을 생각해본다면 이집트의 미라는 한 부분이 되겠지요.

hnine 2018-10-25 00:58   좋아요 0 | URL
그럼 신강위구르 (전 여태 신장위구르라고 불렀네요) 에서 발견되는 미라는 일부러 미라를 만든게 아니라 자연적으로 미라가 된건가요? 그러고 보니 공주 학봉리에서 발견된 우리 나라 미라를 박물관에서, 아주 가까이 본 적이 있어요.

nama 2018-10-25 07:03   좋아요 0 | URL
신장은 중국식 발음, 신강은 한자를 그대로 읽은 거니까 결국 둘 다 옳아요.^^
3,800년 되었다는 ‘잠자는 미녀‘가 그중 압권이지요. 그 외에도 박물관마다 다양한 미라가 있어요. 모두 자연 건조된 것이라고 해요. 나중에는 ˝또 있어?˝라고 할 정도랍니다.
미라의 모양도 제각각으로 어떤 것은 다리를 오므리고 있는데 그 당시로서는 그 자세의 매장이 관습이었다고 해요. 새삼 우리가 알고 있는 지식이나 정보가 매우 편향되었다는 걸 신강위구르에서 깨달았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