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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달팽이 2005-12-29 15: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밑에 있는 인부들 덕분에 모아이를 새롭게 볼 수 있었다. 인간이 없는 유물은 없는 법이지.
 

고속열차에 부딪쳐서 죽은 코끼리를 보기 위해 나온 주민들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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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달팽이 2005-11-26 19: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중국 헤이룽장성의 강물 오염사고 후에 주민들은 식수를 받기 위해 줄을 섰다. 사람들이 여유롭다.
 

     기다렸으나

김지하

기다렸으나
먼지낀 밤하늘에 별은 뜨지 않고
남쪽으로 가는 비행기 불빛만 지나간다

기다렸으나
꿈꾸는 나무그림자
자동차 불빛 끝에 사라지고

기다렸으나
장마가 오는데도
맹꽁이 울음소리 들리지 않고

기다렸으나
기다렸으나
밤 산책길에 흰머리 노인
오늘은 웬일로 오지 않는다

여름날 밤 아홉시
목동아파트
홀로 서서
내내 기다리고 또 기다렸으나
                                                         <화개>

김지하 시에는 음악성이 있다.  요즘 시들이 대부분 운율을 무시하는데 비해서 그이의 시들은 음악적인 요소들이 살아있는 느낌이 든다. 거기에 더해 깊은 회한 같은 것, 아름다움에 대한 간절한 소망 같은 것, 진리에 대한 구도 같은 것들이 들어 있다. 별, 나무그림자, 맹꽁이 울음소리, 흰머리 노인은 기다려도 오지 않는다. 내내 기다리고, 홀로 기다려도 말이다. 노래처럼 수없이 반복해서 외우다 보면 어떤 느낌이 올까. 그 상황이 그림처럼 선명하게 떠오른다. 그 기다림이 말이다. 기다린다는 것을 잃어버린 시대가 오늘 이 시대라고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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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집에 불 났네

이규보

기생집에 불이 붙었는데
왜 아무도 꺼주지 않을까
만일 내 젊었더라면
머리털이 다 타도 뛰어가 꺼 줄껄
                                                          <동명왕의 노래>

 

어제 남부도서관에 갔다가 보리에서 나온 이규보의 시집인 <동명왕의 노래>를 보게 되었다. 북한에서 펴낸 번역본을 보리가 <겨레문학선집>이라는 이름으로 남쪽에서 펴내고 있는 판본이다. 번역이 참 좋았다. 그 중에 재미있는 시들도 많았지만 이 시가 눈에 들어왔다. 일단 재미가 있어서 골랐다. 오언절구인지 오언율시인지 모르겠다. 한자가 다섯글자씩 네번이면 무언지? 늘 헛갈린다.

번역투가 문득 백태명 선생님의 문투와 비슷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남쪽의 학자들이 번역하는 투와는 다르게 말의 맛이 난다고 할까. 백선생님 늘 하시는 말과 말투도 비슷하게 느껴졌다. 신기하다.

오는 해나 그 다음해에 보리의 책들을 볼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다. <열하일기>나 <나는 껄껄선생이라오> 같은 책들은 보기만 해도 탐이 난다. 백선생님과 함께 읽어보면 좋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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