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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헤어지겠지, 하지만 오늘은 아니야
F 지음, 송아람 그림, 이홍이 옮김 / 놀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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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에세이란 작가의 생각과 느낌을 나눔할 수 있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처음 이 책을 골랐을 때 책 제목이 마음에 들어서 선택했다. 이별은 언젠가 오지만 그게 지금은 아니라는.

한 장 한 장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어떤 글을 담아내고 있을지 설레였다. 어떤 글은 너무나도 와닿았고

또 어떤 글은 이건 아니다 싶어서 페이지를 얼른 넘겨버리고 싶었다. 특히 연애의 대해서 남자의 겉치레와 속마음에 대한 글은 전혀 와닿지가 않았다. 모든 남자를 일반화 시키는 게 영 탐탁지 않았달까. 또 질투에 관해서 작가는 얼마든지 할 수 있지만 또 그런 재능을 가진 사람들의 불운과 불우를 기원한다는 대목에서는 소름이 돋기도 했다.

익명이라도 써내려갈 수 있는 글이었다고는 생각하지만 그런 사람이 내 주위에는 없었으면 하는 바램마저 들었다.


p14 내가 좋아하는 책을 읽고, 내가 좋아하는 말을 기억하고, 내가 좋아할 만한 이야기를 해도 나는 여전히 너를 좋아하겠지만 거기서 더 많이 좋아하게 되진 않을 거야.


p136 필요한 것은 미움받을 용기보다 좋아하는 것을 좋아한다고 담백하게 말할 수 있는 용기이다. 싫어하는 것이나 싫어하는 사람한테서 일단 떨어지고, 그래도 적당한 거리가 생기지 않으면 밀쳐버릴 용기. 그 자리에서 완벽하게 떠나버릴 용기.


p162 고작 그런 이유로 사람은 죽음을 선택한다.


p200 대학을 '뭔가를 가르쳐주는 곳'이라고 생각해서 조금이라도 기대했던 시간은 완전히 낭비였다. 대학은 "가르쳐주세요"하면 "네, 알겠어요"하는 곳이 아니라, "이러저러한 것들을 알고 싶으니 빨리 교수를 부르거나 교수가 없으면 전문 서적을 냉큼 보내줘"라고 밀어붙이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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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차와 장미의 나날
모리 마리 지음, 이지수 옮김 / 다산책방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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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음식을 먹지 않으면 소설이 안 써진다"라고 말하는 일본 최고의 미식가이자 소설가, 에세이스트.

모리 마리는 나쓰메 소세키와 더불어 일본 근대 문학을 대표하는 대문호 모리 오가이의 장녀이다. 아버지를 비롯한 주변 사람들에게 사랑받았던 유년 시절과는 달리, 두 번의 결혼 생활은 모두 파국으로 끝나는 불행을 겪었다. 솔직하고 제멋대로의 성격에 생활 능력이 없는 것으로도 유명했는데 요리 실력만큼은 모두가 인정할 정도로 상당한 솜씨였다고 한다.

 

그런 그녀의 삶을 축약하면 부족함 없이 귀하게 자란 아가씨가 늙어서는 고독사하게 된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녀가 과연 불행한 삶을 살았을까? 그렇지는 않았다. 그녀는 자신의 유복했던 시절과 현재를 비교하며 비관하지도 않았으며 되려 자신만의 요리 철학이 있었으며 그 요리의 담긴 소중한 추억들을 마음 속 한켠에 저장해 놓을 수 있는 아름다운 사람이었다.

 

옮긴이의 서문에는 이런 글이 적혀있다. "자신을 행복하게 만드는 것들이 무엇인지 분명히 말할 수 있는 사람은 자기 삶을 결코 진흙탕으로 만들지 않는다"라고.

 

그녀는 먹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었고 끊임없이 맛있는 음식을 머릿속에 떠올리며 먹고 싶어하는 욕심쟁이였다. 그녀는 자신이 생각한 요리를 그 방식에 맞지 않게 먹지 않으면 화가 나는 사람일정도로 좋아하는 것들의 대한 것들이 철저했다. 자신만의 소소하고 확실한 행복을 추구했던 그녀.

 

음식을 크게 좋아하지 않는 나조차도 그녀가 극찬한 음식들은 한번 먹어보고 싶을 정도였다.

프랑스 요리를 생각하며 아버지와의 추억을, 아버지의 사랑을, 그녀의 행복했던 추억을 되새김질 하는 모습이 나에게는 꽤나 매력적인 책으로 다가왔다.

 

p187 건강한 위를 지니고 있으면서 좋아하는 음식이 많고, 먹을 때 이루 말할 수 없이 즐거워할 줄 아는 사람의 삶이 훨씬 행복하다. 일하는 틈틈이 직접 뭔가를 만들어 먹거나, 혼자서 혹은 친한 친구들을 불러내 좋아하는 음식을 먹으러 가서는 왁자지껄 떠들며 먹고, 또 먹으면서 떠드는 사람 말이다. 그런 사람이야말로 진성 식도락가라 불러야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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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의 기억
줄리언 반스 지음, 정영목 옮김 / 다산책방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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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살 청년 폴과 48살 두 딸을 둔 중년여성이자 유부녀인 수전.

그들은 테니스 클럽에서 만나 자연스럽게 서로에게 빠져들기 시작한다.

순수하고 무모하게 그리고 혹은 서로에게 지울 수 없는 상처를 주면서까지 말이다.

 

책을 읽으면서 내내 들었던 생각은 가독성이 떨어진다는 점이었다.

뭐 이렇게 어려운 말로 써놨나 싶을만큼 이런저런 표현들이 툭툭 튀어나오는 점이 꽤나 힘들었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이건 일방적인 19살 청년 폴의 기억 속 사랑이야기라는 점이다.

그녀의 시선, 그녀의 입장이 담기지 않은 그의 이야기. 자기 변명으로 가득한 책이라는 점이랄까.

 

p75 어쨋든 절대 잊지 마세요, 폴 도련님.

모든 사람에게는 자기만의 사랑 이야기가 있다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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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이 걸어도 나 혼자
데라치 하루나 지음, 이소담 옮김 / 다산북스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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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는 말한다. 여자들 사이에 우정이 존재하긴 하느냐고. 이 질문의 답은 '글쎄'

사람마다 다르지 않을까? 사실 질문의 전제가 잘못 됐다고 생각한다.

'여자들'이라는 말보단 '사람'.

 

그런 의미로 이 소설은 꽤 괜찮았다. 한 성별에 대한 이야기로만 치중되어 있지 않아서.

 

유미코는 결혼한 여자이다. 그녀의 남편은 이혼 경력이 있었고 전처와의 사이에서는 고등학생이 되는 딸도 있었다고 한다. 친권을 가져오려고 끈질기게 물고 늘어졌지만 재력가였던 전처 집안에 결국 실패했다고 한다. 그 사실을 알게 됐을 때 유미코는 이미 남편인 히로키를 깊이 사랑하고 있었다. 별거는 충동적으로 시작되었다.

 

히로키의 딸이 중학생이 되었을 무렵, 밤에 번화가를 돌아다니다가 경찰서에 보호되는 일이 있었다. 딸은 자기 엄마의 번호가 아닌 남편 히로키의 전화번호를 말했고 히로키는 신발도 제대로 신지 못하고 뛰어나가는 일이 점차 늘어나기 시작했다.그 이후로도 걸핏하면 딸과 관련된 연락이 오기 시작했다.

 

보다 못한 유미코는 히로키에게 전문 상담을 권했지만 히로키는 부녀간의 문제라며 함부로 참견하지 말라고 말했다. 그렇게 어느 날, 히로키는 증발해버렸다. 모든 걸 내려놓고 싶다는 비겁한 변명을 던져놓고, 무책임하게.

 

이혼을 하고 싶어도 히로키를 찾는 일부터 시작해야 하는 유미코.

그리고 진정한 사랑을 찾고 싶지만 정작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내는 카에데씨.

그 둘이 히로키를 찾으러 떠나면서 겪게 되는 이야기들과 서로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누군가는 이 책을 읽으며 화가나서 견딜 수가 없다고 말했고 누군가는 이 책을 만나 사람의 대해, 여성의 대해, 엄마의 대해 각 각의 존재의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이 책을 읽는 당신은 이 책을 만나 무엇을 보게 되었나요?

 

* 이 책은 다산북스 서평단 활동으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무상으로 받아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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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크맨
C. J. 튜더 지음, 이은선 옮김 / 다산책방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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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 없느 소녀의 시체, 분필로 그린 섬뜩한 그림, 그리고 소름 끼치는 살인.

한 마을을 공포에 떨게 한 그날이후 30년이 지난 어느 날, 초크맨의 표식이 담긴 편지 한 통이 날아왔다.

 

맨 처음에서부터 이야기를 시작하면 좋겠지만.
문제는 뭔가 하면 맨 처음이 정확히 언제인지 우리 모두 의견이 엇갈린다는 것이었다. 뚱뚱이 개브가 생일선물로 분필이 담긴 통을 받았을 때일까? 우리가 분필로 사람을 그리기 시작했을 때일까? 끔찍한 사건이 벌어졌을 때일까? 아니면 첫 번째 시신이 발견됐을 때일까?
 맨 처음이라고 할 수 있을 만한 시점이 한두 군데가 아니었다. 어느 때건 처음이라고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그 모든 게 지역 축제가 열린 날에 시작되지 않았나 싶다. 나는 그날을 가장 생생하게 기억한다. 물론 댄싱 걸 때문이지만 그날부터 모든 게 비정상의 영역으로 넘어갔기 때문이기도 하다.  -  본문 중에서
그녀의 머리를 가져간 사람은 누구였을까? 그녀를 죽인 사람은 누구였을까? 읽는 내내 궁금했다.
그리고 마지막 장을 넘긴 그 순간까지 긴장의 끈을 놓을 수가 없었다. 반전의 반전이 있는 소설이었다.이런 소설이 데뷔작이라니.. 앞으로 이 작가의 후속작들이 기대된다. 

 

 

 P29 그때 나는 처음으로 모든 게 한순간에 달라질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던 것 같다. 우리가 당연하게 여겼던 모든 게 한순간에 날아가버릴 수 있다는 걸 말이다. 어저면 그래서 나는 그걸 들고 왔는지 모른다. 뭐라도 붙잡고 싶어서. 그걸 안전하게 지키고 싶어서. 아무튼 속으로는 그렇게 중얼거렸다.
P242 우리는 스스로 해답을 원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우리가 진짜 원하는 건 정답이다. 그게 인간의 천성이다. 우리는 원하는 진실을 들을 수 있을 것 같은 질문만 한다. 그런데 문제는 뭔가 하면 진실은 선택할 수 없다는 것이다. 진실은 그냥 진실인 습성이 있다. 우리는 그걸 믿느냐 믿지 않느냐만 선택할 수 있을 따름이다.
 
P374 "사람들은 항상 속임수를 쓴다, 에디. 거짓말도 하고. 그래서 모든 것에 의문을 제기해야 하는 거야. 보이는 게 전부가 아니라는 생각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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