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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석희 저널리즘 - 한국 언론의 지형을 바꾼 언론인
정철운 지음 / 메디치미디어 / 2017년 6월
평점 :
품절
출처 : 창원 노동사회교육원 <연대와소통> 2017년 가을호 / 통권 45호
책담(冊談)
저널리즘에 시선집중을! 언론자유에 연대를!
《손석희 저널리즘》/정철운/메디치/2017년6월/15,000원
양솔규(편집위원장)
며칠 전 볼 일이 있어 서울에 갔다가 내려오는 길에 우선 짐을 우체국에서 부치게 되었다. 한참 포장하고 있는데 낯익은 남자가 내 앞에서 자신의 소포에 주소를 쓰고 있는 게 아닌가. 슬쩍 훔쳐보니, “아! 노/종/면! 기자!”가 아닌가. 쪽팔림을 무릅쓰고 YTN 복직 축하인사를 건네며 사인과 인증샷을 요청했다. 해고된 지 너무 오랜 기간이 지나기도 했고, 사실 작년부터 그에게 불어닥친 수많은 일들, 해직기자들을 다룬 영화 <그들이 없는 7년> 개봉, YTN 사장 공모 등, 감정적으로 얼마나 힘든 시간이었을까? 작년 연말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딸의 편지를 들으며 담담하게 심경을 밝히던 그의 목소리가 다시 생각나기도 했다.
사실, 나의 아버지 역시도 해직기자 출신이다. 74년 동아일보 자유언론실천선언을 하고, 75년에 해직되었다. 그래서 MB 정권 들어 일어난 기자들의 대량 해직사태가 남다르게 보이기도 했다. (손석희도 학창시절 동아일보 백지광고에 참여했었다고 한다.) 언론계의 거목 故 송건호 선생은 당시 후배 기자들을 자기 손으로 자를 수는 없다며 편집국장을 사퇴하고 스스로 동아일보를 나왔다. 송건호 선생은 후에 “대책 없는 실직은 현기증을 일으키는 공포였다”고 했다. 아마 노종면 기자를 비롯한 수많은 해직기자들의 심정도 그러했으리라. 그들은 9년이라는 시간을 이겨내었고, 드디어 자신의 고향 같은 곳 YTN에 복직했다.(사무실 위치는 상암동으로 달라졌지만) 이들의 복직에는 물론 그들의 꺾이지 않은 양심과 멈추지 않은 투쟁이 있었지만, 박근혜 탄핵 촛불항쟁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데에 모두가 동의할 것이다. 그리고 겨울을 경과하는 긴 여정의 처음과 중심에 JTBC 뉴스룸, 이를 진두지휘하는 손석희가 있었다.
때는 1989년 또는 1990년. 장소는 경희대학교 크라운관. 서울 지역의 노동조합 노래패들이 모여 연합공연을 시작하고 있었다. 당연히 경찰은 원천봉쇄를 했고, 사람들은 개구멍을 통해 속속 공연장에 들어왔다. 서울지하철 노래패, 서울대학교병원 노조 노래패 등 십여 개의 노래패들이 모였는데, 사람들의 시선은 모두 MBC 노래패 <노래사랑>에 쏠렸다. MBC 노래패를 대표해 손석희 당시 조합원이 마이크를 잡았고, TV에서 매일 듣던 낯익은 목소리로 그가 ‘동지!’들에게 인사를 하는 순간 (나를 포함하여) 관객들은 모두 “꺅!” 소리를 질렀다. 나중에 알려진 바로는 (한진중공업 김주익 열사를 불러주던) 정은임 아나운서도 MBC 노래패의 멤버였다고 한다. 손석희는 이후 1992년 파업투쟁으로 구속되었다가 풀려났고, 후에 함께 구속되었던 정찬형PD(현 tbs 사장)와 손잡고 <손석희의 시선집중>을 만들었다.
《손석희 저널리즘》은 언론비평지 <미디어오늘>의 정철운 기자가 썼다. 작년 이맘때쯤 나는 <미디어오늘>의 또다른 조윤호 기자가 쓴 《나쁜 뉴스의 나라》를 읽었었다. 사실 그 전엔 언론에 대한 책을 읽어본 적이 거의 없었는데, 이 책을 통해 급속하게 변모한 한국 언론지형의 변화에 대해 알게 되었고, 단순히 MB 정부 등 보수정부의 언론탄압 때문만이 아니라, 언론(노동)운동이, 대중들이 이 변화의 지점들을 따라가지 못하고, 효과적으로 저항하지 못했으며 그 결과가 이러한 언론지형으로 현상화 되었다는 지적에 대해 적잖은 충격을 받았다. 그리고 “제대로 된 독자들의 외압”이 언론운동의 버팀목이라는 ‘당연한 생각’의 의미를 깊게 깨닫게 되었다. 그 책을 읽은 지 한달 뒤인 10월24일, 최순실 태블릿 PC 입수 보도가 터져 나왔다. 그전까지는 TV도 없었지만, 손석희가 있다 하더라도 JTBC 뉴스룸을 본 적이 없었다. 이날부터 스마트폰과 노트북으로 뉴스룸을 계속 챙겨보면서, 논조뿐만 아니라 다른 지상파 방송과 차별되는 진화된 저널리즘을 처음으로 경험하게 되었다.
그리고, 정철운 기자의 《손석희 저널리즘》은 현재의 언론지형과 그 중심에 있는 손석희의 저널리즘에 대해 ‘시선집중’ 했다. 이 책은 손석희 개인에 대한 책이면서, 동시에 손석희 개인을 넘어서 언론개혁운동, 언론노조운동, 저널리즘, 한국사회의 모든 이슈들에 대한 책이기도 하다.
손석희는 MBC에서 수많은 프로그램의 진행을 맡았고, 때때로 예능과 심지어 <뽀뽀뽀>까지 출연한 바 있다. 사실 나는 허수경과 함께 진행했던 <생방송 아침만들기>에서 손석희의 깨알 같은 재치와 혼을 빼놓는 유머감각에 감탄했었다. (군대 제대 시절 보초를 서면서 허수경의 자서전 《허수경의 미소 한 잔 눈물 두 스푼》을 읽었는데, 그 책에는 허수경이 손석희의 유머 때문에 진행을 못했었다는 일화가 적혀 있다.) 아무튼 손석희에게 MBC는 고향 같은 곳인데, 지금 그의 고향은 초토화가 된 상태다. 그리고 그 싹은 손석희가 MBC에서 그의 분신 같았던 프로그램 <MBC 100분 토론>(2002~2009년), <MBC 라디오 시선집중>(2000~2013년)을 진행할 때도 보였었다. (그는 2006년 이미 MBC를 사직했었다.) 최근 밝혀지고 있듯이 그가 <시선집중>에서 하차하게 된 것 역시 전임정부 MB와 임기를 시작한 박근혜 정부의 입김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는 홍석현의 삼고초려를 받아들여 MBC를 떠나 JTBC에 둥지를 틀었다.
손석희의 저널리즘은 “중립성”에 기초해 있지 않다. 그의 저널리즘은 기계적 균형을 넘어 진실을 추구한다. 그래서 그의 인터뷰는 매서우며, 여야를 가리지 않는다. “말하지 않는 것” 역시 권력(MBC, KBS)이지만, 말을 한다면 무엇을 어떻게 말할 것인가? 하는 것도 중요한 권력의 자원이다. 그의 저널리즘은 또한 “맥락 저널리즘”으로 집약될 수 있다. 이미 사람들은 낮시간에 인터넷과 스마트폰을 통해 대부분의 언론 콘텐츠를 소비해 버렸고, 그 사람들에게 방송뉴스가 제공해 주는 뉴스는 콘텍스트(맥락)여야 된다. 따라서 기사 하나당 시간이 길 수밖에 없고, 방송 시간은 한정되어 있으니, 모든 뉴스를 나열하기 보다는 선택과 집중이 필요한 것이다. JTBC 뉴스룸은 손석희 저널리즘의 핵심인 “맥락 저널리즘”이 구현된 작품이다. 무엇보다 손석희의 저널리즘은 사회적 약자에 대한 공감과 치유를 지니고 있다. 박근혜 탄핵과 촛불정국에서 그는 고인이 된 민간 잠수사 김관홍 씨를 불러냈고, “어두운 밤을 함께 걸어갈 수많은 마음들과 함께 새해, 새날이 기다리고 있다”며 시청자를 위로했다. 그리고 그의 이런 공감과 치유의 언어는 ‘앵커브리핑’을 통해 나왔다. 기계적 중립이 아닌, 앵커 스스로가 뉴스를 분석하고 발언했다. 시청자들을 위한 ‘품격’과 ‘공정성’이 홍석현에게 받아낸 그의 유일한 요구였다는 것을 떠올려보면 자연스러운 결과물이다. 시청자들 역시 손석희에게 듣고 싶은 것은 뉴스 그 자체보다는 손석희 “입을 통해 듣는 뉴스”일지도 모른다.
뉴스룸은 여러 가지로 다른 채널의 뉴스와는 차별적이다. 가장 큰 것은 기자들과 앵커 간의 실시간 대화이다. 기자들로서는 피가 마르겠지만 시청자들에겐 보다 생생한 현장을 느낄 수 있다. 이를 통해 기자들의 실력이 일취월장함은 물론이다. 손석희야말로 생방송의 강점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이 아닌가. 또한, ‘팩트체크’, ‘앵커브리핑’은 손석희 저널리즘을 가장 잘 보여주는 코너이다. 대선 토론회 당시 홍준표의 볼멘소리를 바로 팩트체크하는 모습이 대표적이다.
또한 JTBC 뉴스룸은 달라진 언론환경에 적극 대응했다. 전체 내용을 AOD로 공급하고, 포탈에서 생중계 되며, 유튜브와 페이스북을 통해 소셜라이브를 진행한다. 당연히 급속하게 하락하고 있는 고정형 TV 시청자들뿐만 아니라 뉴미디어에 의지하는 20-49 세대들에게 JTBC는 접근성이 좋은 것이다. 자연히 뉴스와 시사코너 뿐만 아니라 예능과 드라마 시청률까지 동반상승한다. 이것이 MB 시절 이후 우리가 경험한 달라진 언론환경이다. 자연히 공영방송(지상파 3사) vs 종편4사 프레임(2009년 미디어법 투쟁 당시 프레임)은 깨졌다. 그리고 ‘엠빙신’이라고 표현되는 지상파 의존도는 점차 하락했다. 손석희가 JTBC로 향할 때 진보운동 쪽에서는 저주에 가까운 말이 터져 나왔다. “개인의 능력에 대한 과신”이라든가, “한계가 뚜렷. 패배할 것”이라든가 하는 말들이 그것이다. JTBC는 패배해야 했다. 손석희도 패배해야 했다. 언론논조는 소유구조에 의해 ‘결정’되어야 했다. 그러나 우리가 목도한 것은 반대였다. 모든 방송이 삼성의 문제점에 대해 침묵하고 있을 때 JTBC는 故 황유미씨의 아버지 황상기씨를 스튜디오에 초대했다. 국정원 대선 개입 이슈를 꾸준히 보도했다. 손석희는 세월호의 어젠다 키퍼가 되었다. 유가족들은 저녁마다 대형 모니터에 JTBC 뉴스룸만 틀었다. 홍석현은 결정적 순간마다 손석희를 지켜냈다. 물론 “홍석현의 신의는 그의 존재를 뛰어넘을 수 없”겠지만, 어쨌거나, 소유구조에 의해 결정되어야 할 선택지들에서 그는 상식을 깼다. 홍석현은 대신 조선일보를 능가하는 의제선점능력을 손석희를 통해 얻었다. 손석희는 공정언론의 “이론과 실천 사이의 간극”을 메꿨다. 형편없는 시청률과 영향력 1%에 머물던 JTBC는 가장 공정하고, 가장 영향력 있는 매체가 되었고, 기자들의 자부심은 다시 취재력의 향상으로 이어졌다. Coldplay의 음악이 엔딩곡으로 나오는 JTBC 뉴스룸의 “도회적 취향”은 20~49세대들을 매료시켰다. 엔딩곡은 뉴스룸이 끝난 후 실검순위에 랭크된다.
여기서 우리는 고민에 빠지게 된다. 손석희의 JTBC와 tvN에 만족하고 있을 것인가? 사실 그럴 수도 있다. 굳이 지상파를 봐야 될 이유는 없다. 이낙연 총리도 잘 보지 않는다고 답변하지 않았는가? “지상파 뉴스 독점 구조 해체는 지상파가 자초”했다. 그렇다면, 뉴미디어나 새로운 채널에 접근하기 주저하거나 어려운 수많은 저소득층, 고령층, 시골 사람들은 어떻게 해야 하나? 그저 ‘나쁜 뉴스’와 ‘막장 드라마’만 공급받으며 살게 내버려 둘 것인가?
며칠 전 아버지께서 이런 카톡을 보내셨다. “손석희 MBC 사장설 있드만”. 이를 들은 지인들 중 일부는 적극 반대했다. 그가 MBC에 가게 되면 JTBC도 도로아미타불이 되고, MBC에서도 실패할 위험이 있지 않을까? 하는 논리였다. 글쎄. JTBC 내에서 ‘손석희 없는 손석희 저널리즘’의 시스템화가 지금 충분치 않을 수는 있다. 그러나 공영방송, 지상파는 민영방송 JTBC와는 또다른 의미에서 반드시 되찾아야 할 진지이다. 더군다나 내부 구성원들이 눈물겨운 투쟁을 계속하고 있다면 말이다. 그런 의미에서 손석희 사장설은 의미심장하다. 손석희가 JTBC로 옮길 때 ‘개인의 힘’이 지닌 한계를 얘기하며 냉소를 보냈지만, 지금 시점에서 만약 손석희가 MBC 사장을 맡는다면 그런 냉소를 보낼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손석희는 마지막 시선집중 클로징멘트에서 “최선을 다해서 제가 믿는 정론의 저널리즘을 제 의지로 한번 실천해보고, 훗날 좋은 평가를 받도록 노력하겠습니다.”라고 밝혔다. 현재까지 그는 그의 말을 실천하고 있는 것이다.
저자 정철운 기자는 말한다. “손석희가 JTBC를 떠난다면, 종착점은 MBC다”. 손석희 스스로도 자신은 몸이 가볍다고 말한다.
물론 JTBC의 약한 고리인 ‘사주’의 문제는 결코 간단한 문제는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손석희의 저널리즘은 시스템화 되어야 한다. 그리고 이를 강제할 수 있는 가장 큰 무기는 ‘노동조합’이다. 손석희 역시 1992년 《말》지 인터뷰에서 “왜 노조를 하는가, 이건 아주 단순한 문제입니다. 노조를 안 할 수 있는 명분이 없습니다. 직업인으로서 최소한의 양식, 소시민적 도덕성을 지키려고만 해도 노조 활동은 불가피합니다.”라고 말한 바 있다.
지금 노동조합은 중앙일보-JTBC 공동의 노동조합으로 조직되어 있으며 상급단체가 언론노조가 아니다. 여기서 저자는 언론노조에 대한 고언을 게진한다. 지상파 3사 시대가 저물고 포털과 유튜브, 콘텐츠 중심 체계, 매체로서의 스마트폰 등 변화된 언론환경에도 불구하고 언론노조는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에만 매달렸다는 것이다. 종편 자체를 원천 부정하면서 노조 조직화 등에는 선을 그었다는 것이다. 이제는 내외부의 힘을 모아 공정방송을 지켜낼 수 있는 진지를 만들어야 한다. 종편 내부투쟁에 연대하고, 노동조합의 설립과 강화를 통해 내부 체질개선을 꾀하는 전략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종편이 무너지지 않는다면, 결국 길은 이것 밖에 없다는 거다.
또한, 달라진 제작시스템 속에서 방치되어 온 언론 내 비정규직 조직화에 매진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제작 외주화 비율이 매우 높은 상황, 언론 내 비정규직이 높은 상황은 당연히 언론노조의 교섭력을 현저하게 떨어뜨릴 수밖에 없다.
결국, 민영방송 JTBC의 공정언론 사수와 MBC 공영방송의 공정언론 탈환은 한 문제일 수밖에 없다. 그리고 여기에 시청자들, 시민들의 역할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조윤호 기자는 《나쁜 뉴스의 나라》에서 “기사 삭제 요구에 시달리는 언론들로 하여금 ‘이러면 독자들한테 욕 먹는다’는 핑계를 댈 수 있는 존재가 되어 달라는 말이다. 뉴스 소비자들이 뉴스를 제대로 읽을수록 언론은 발전한다. 권력의 정점에 소비자가 있는 것, 그것이 가장 바람직한 검열 아닐까.”라고 말했다. MBC노조 창립선언문은 “국민들은 맑은 물과 공기를 마실 권리가 있듯이 건전한 방송을 요구할 권리가 있다”고 천명했다. 그런데 국민들이 ‘건전한 방송’을 요구하지 않는다면? 구성원들만 사측과 권력의 탄압에 맞설 수 있을까? 언론자유를 지키는 것은 시민들의 의무이기도 하다. 물론 우리가 기자는 아니다. 그러나 저널리즘은 기자들만의 전유물은 아니다. 저널리즘에 시선집중을, 언론자유에 연대를! 그동안 ‘무한도전’을 지켜냈고, ‘PD수첩’을 지켜낸 이들, 숨죽이며 온갖 모멸감을 버텨낸 그들에게 냉소 대신 ‘연대’의 손길이 절실하다. 언론자유는 나의 일이다.
이 책은 짧게는 지난 1년, 길게는 MB 정부 시절부터 우리가 겪었던 일들을 박진감 넘치게 그려놨다. 그리고 우리가 평소 궁금해 하는 문제들, 예컨대 “홍석현이 손석희를 어떻게 꼬셨을까?”, “홍석현은 왜 중앙미디어그룹의 경영에서 물러났을까?”, “향후 손석희의 행보는?” 등등에 대한 답도 들어 있다. 그리고 탄핵국면에서 언론계의 숨은 비화, 예컨대 세월호 인양시 하늘에서 찍은 항공영상을 JTBC에만 판매하지 않은 MBC의 쪼잔함 같은 숨은 뒷 얘기 역시 풍부하다. 궁금하신 분들은 반드시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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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석희가 JTBC를 떠난다면, 종착점은 MBC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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