묻다 - 전염병에 의한 동물 살처분 매몰지에 대한 기록
문선희 지음 / 책공장더불어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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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2011년 구제역 사태 이후 어떻게 우리 땅이 변했을까?


관료주의에 함몰된 정부와 이윤추구에만 얽매이는 사기업. 그 사이에서 살처분되는 생명들.

너무 끔찍하다. 얼마전 <감기>라는 영화에서 전염병에 걸린 인간의 시체를 똑같이 대하는 장면을 봤다.

한 생명을 차별하면 인간도 같은 벌을 받게 된다.


정부는 3년이 지난 땅은 다시 쓸 수 있다고 한다. 

매몰지인 비닐하우스에 부추를 심었다. 놀랍게도 그 부추를 판매했다....곰팡이 핀 땅에서 자란 부추는 누구의 식탁에 오를까?

2010년 겨울 구제역 사태로 우리는 347만 9962마리의 동물을 살처분했다. (대만은 1997년 구제역 사태 이후 2001년까지 거의 매해 구제역이 발생했다. 이로 대만 정부는 양돈 수출 산업을 포기했다. 아이러니하게도 대만의 국토가 급격히 회복되었다. 도시까지 진동하던 축산 악취가 사라졌고 시냇물은 맑아졌다.)


왜 나는 저자의 사진전을 몰랐을까? 참여하지 못해서 아쉽다. 2016년이면 서울에 있었는데....뭐가 그리 바빴을까?

책 중간중간의 사진을 보면 너무 끔찍하다. 물컹물컹 땅의 느낌이 느껴지고, 곰팡이가 보이고, 피처럼 보이는 붉은 땅....끔찍하고 미안하고 화난다. 


작년에는 그나마 무차별 살처분을 금지해야된다는 목소리가 많았다. 하지만 실질적인 법규정으로 이어지진 못했다.

제발 올해는 무차별 살처분을 금지하는 법안이 통과하길....


그리고 공장식 축산업에 대해서도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좁은 공간에 갇혀 살을 찌우는 사료만 먹고 자란 동물은 덩치만 클뿐 건강하지 못하다. 소는 2~3년, 돼재는 5~6개월, 닭은 35일 만에 도축당한다.

아직 갈 길이 멀지만, 올해는 살처분 소식을 뉴스에서 보지 않았으면 좋겠다.


https://www.seoul.co.kr/news/newsView.php?id=20191002500098&wlog_tag3=naver


근면한 작물 재배에 분노와 두려움이 일었다.(120쪽)


우리의 진정한 모습은 우리의 능력이 아니라 선택을 통해 드러난다. 해리포터 (180쪽) - P180

우리나라가 오늘날처럼 대규모 축산업을 시작하게 된 것은 일본과 관련이 깊다. 한국전쟁을 동력으로 경제를 급속히 회복한 일본은 전에 없는 경제적 풍요를 누리게 되었고 이는 곧 육식의 증가로 이어졌다. 전 국토에 축산 농가가 우후죽순 생겨나자 일본 내 돼지 사육이 큰 골칫거리로 떠올랐다. 풀만 먹는 소에 비해 잡식성인 돼지의 배설물은 양도 악취도 압도적이었기 때문이다. 환경 문제의 해법을 찾던 일본은 상대적으로 가는했던 우리나라와 대만에 돼지 사육 기술을 전수한 후, 돼지고기를 수입해 가는 것으로 문제를 해결했다. 그때 삼례와 김해 등지에 대단지 양돈 농가가 조성되었다. - P70

경북 안동. 2010년 11월 23일 서현양돈단지의 농가에서 최초의 구제역이 신고되었다. 골든타임을 놓쳤다.

아직 톨이 보송보송한 새끼 송아지는 엄마 곁에서 떨어지지 않으려고 무진장 애를 썼다. 엄마 소는 아무런 저항 없이 얌전히 서 있었다.질질 끌려가던 송아지가 버둥거리며 서럽게 울어댔다. 그러자 순한 얼굴로 무심히 앞만 바라보고 있던 엄마 소의 눈이 조금씩 커지기 시작했다. 엄마소의 눈이 무서울 정도로 커지더니 갑자기 주먹만 한 눈물이 뚝, 하고 떨어졌다. - P87

세계동물보건기구는 구제역에 대한 국제적인 표준대응으로 살처분을 권고했다. 1999년 우리 정부는 관련 법을 개정하면서 세계동물보건기구의 국제 규약과 외국 관례 등을 바탕으로 살처분을 구제역 박멸을 위한 기본 모델로 채택했다. 사료 소비, 생산량 감소, 수출 제한, 비용 절감. 살처분 정책 어디에도 생명에 대한 배려는 없었다. - P91

일제강점기였떤 1926년부터 1934년 사이 국내에 구제역이 돌았따. 살처분 정책도 백신 투여도 없었지만, 당시 구제역 회복률은 97.5%였다. 동물이나 사람에게 별로 심각한 영향을 주지 않는 경미한 축에 속하는 전염병 때문에 영국과 우리 정부가 저지른 참상과 결과를 차근차근 되짚어보라.

1997년 조류독감. 홍콩의 한 탁아소에서 병아리와 놀던 3살짜리 남자아이가 조류독감에 걸려 폐, 신장, 간의 기능이 마비되어 사망했다. 6개월 뒤 다시 홍콩에서 조류독감에 걸린 어린이와 성인 5명이 면역체계가 완전히 망가진 채로 사망하여 전 세계를 충격에 빠뜨렸다. - P1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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