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진화는 공진화다 - 경이로운 생명의 나비효과
박재용 지음 / Mid(엠아이디)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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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 분, 일 초가 아쉬운 하루를 살아가는 지금 지구와 자연의 거대한 시간을 바라보면 그저 경이롭다는 생각만 듭니다.

오늘 저녁 메뉴를 고민하고 해야할 업무를 정리하고
주변사람들과의 관계를 어떻게 맺어야 하나 고민하고
바다 건너 야구나 축구 소식을 챙겨 보면서도 시간의 부족함을 느낄 때가 있습니다.

무엇인가 바쁜 일이 있으면 있는데로,
갑작스런 정적에 아무 일이 없으면 없는데로,
찾아오는 적막함과 외로움을 느낄 때

자연으로 눈을 돌려보면 세상에는 참 많은 생명들이 저마다의 위치에서 저마다의 방법으로 살아가고 있음을 발견하게 됩니다. 어릴 땐 호기심에 개미집을 하염없이 들여다 보기도 했고, 거미줄에 걸린 먹이를 잡아먹는 거미를 관찰하기도 했습니다. 창가에 날라든 사슴벌레를 잡아 키워 보기도 하고, 부러 친구들의 사슴벌레와 싸움을 붙이기도 했죠. 그땐 생명에 대한 지식이 없었고 그저 신기한 장난감 정도로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이제와서 생각해보면 참으로 못 된 짓들도 많았지요.

그러다 어린이 전집에서 찰스 다윈을 만났습니다.
종의 기원을 쉽게 풀어쓴 책이었는데 너무 압축한 나머지 사람이랑 다른 동물들, 세상의 모든 생명체는 결국 같다는 말에 충격을 받았었지요. 세상에 내가 키우던 달팽이나 사슴벌레가 나와 같다니!!
이해하기 힘든 말이었고, 완전히 만화같은 이야기였어요. 진화에 대한 이론도 알 수 없던 때였거든요.
친구들에게 충격적인 소식이라고 전해줘도 믿지 않았죠. 아니 믿을 수 없었을 거에요.
거기다 담임선생님의 무책임했던 말도 생각나네요.
딱 봐도 아메바나 너희들이나 똑같게 생겼는데 뭘 그리 호들갑이냐는...

책을 읽다보니 자꾸만 어릴 때의 일들이 생각납니다.

어른이 된 지금도 하늘을 올려다 보거나 햇살 좋은 창가에 앉아 풍경을 바라보고 있을 때면
종종 멋짐을 넘어 경이롭다는 생각이 들때가 있습니다.
하늘의 저 구름은 어느 나라를 여행 했을까?
지금 불어 오는 바람은 어제의 바람이었을까?
세종대왕과 장영실이 숨쉬던 공기는 지금의 공기와 같을까? 같은
어쩌면 살아가는데 있어서 쓸데 없는 궁굼증들이 생겨나요.
과학적 근거 까지는 아니지만 그냥 그랬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담아 생각을 끝내곤 하죠.

다시 책장을 들여다 봅니다.
지구에서 처음 생명의 생겼을 때로 머나먼 여행을 해요.
단세포생물이라 부르는, 생명 가득한 지금의 지구를 만든 처음.
우연히 만들어진 생명으로 부터 시작된 생태계의 경이로움.
시작은 미약했지만 끝은 창대하리라는 말이 자연스럽게 떠오릅니다.

단세포에서 다세포생물로 넘아가는 과정 그리고 여러 다양한 모습으로 지구환경이 변하고 그에 맞춰 생명이 진화하는 모습을 담아봅니다.
진화에는 우연이란 말이 빠질 수 없어요.

최초의 시작부터 계산하면 지금 제가 이렇게 글을 남기고 있을 확률은 영이 수없이 많이 붙어야 할 우연이죠. 현재를 살아가고 있는 모든 생명은 우연의 결과 입니다.
진화는 목적이 없어요. 모든 것이 결과지요. 그렇기에 더욱 경이롭습니다.

'진화'라는 말을 들으면 무엇이 생각 나나요?
전 '적자생존'이란 말이 먼저 떠올라요. 그리고 '약육강식'이 뒤를 따르죠.
'진화'에 있어서 '공생'이란 단어가 생각 나지 않는 이유는 아무래도 학습의 결과란 생각이 듭니다.
경쟁을 통해 가장 잘 적응한 것남 살아 남는다.
약한자는 강한자의 먹이가 된다.

이 말들은 무한한 경쟁을 생각나게 합니다.
우연의 결과가 아닌 의도된 선택이 떠오르죠.
멸종이란 것은 경쟁에서 졌다는 의미가 되거나 약하다는 의미가 되죠.
아니 약했기에 졌다고 해야 할까요? 그런 인식이 자연스럽게 자리 잡고 있었나봐요.

'공생'이란 말이 낯설지만 정겹게 다가 옵니다.
같이 살아간다는 것은 서민교수님의 책에서 많이 접했거든요.
기생충이야기를 하면 빠질 수 없는 이야기가 '공생'입니다.
숙주와 경쟁도 하지만 함께 살아가게 된 이야기들이 너무나 많죠.

지금 우리몸에도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다양한 생명들이 함께 살아가고 있다고 합니다.
각종 균류와 기생충이 있데요. 아니 있어야 지금의 환경에서 살아갈 수 있는 거겠죠.

에너지를 얻기 위해서 다양한 방법을 찾습니다.
처음에는 이산화 탄소를 이용 했죠. 지구 대기에 산소가 많아지면서 산소를 이용하게 되었구요.
시간이 흐를 수록 모습이 변할 수록 생명은 더 많은 에너지를 필요하게 되었어요.

본격적으로 식생이 시작된 모습을 볼 때가 가장 놀라웠던 것 같아요.
자연속에 그냥 있던 물질을 이용해 얻었던 에너지를 본격적으로 빼앗기 시작한 것이죠.
그때부터 다양한 생물들이 등장해요. 먹기위해서 또는 먹히지 않지 위해서.
물론 우연의 결과겠지만 그 모든 우연에는 시간이 필요하죠.
한 생명이 멸종을 하게 되는 시간, 다른 생명이 새로운 환경에 들어오는 시간.

그렇게 지구에는 5번의 커다란 멸종과 생명이 폭발적으로 늘어난 시기가 있다고 해요.

그리고 지금 우리는 6번째 대멸종의 시대에 살고 있다고 합니다.
그 어떤 자연적인 현상보다 더욱 빠른 시간에 인간은 지구의 환경을 바꾸고 있어요.
멸종한 생태계의 구멍을 매꿀 새로운 종이 등장하기도 전에 아주 짧은 시간에 말이죠.

지구의 온도를 올리고 있고, 그로부터 파생되는 결과는 5번의 대멸종 사관과 비슷하게 이뤄지겠죠.
산소를 이용해 에너지를 얻는 거의 대부분의 생물종은 지구의 온도가 올라가면 살아남을 수 없어요.

그래서 다들 걱정하고 있죠. 이대로라면 인류의 역사는 곧 끝을 맞을 거라고.
또 과학자들은 말합니다. 6번째의 대멸종은 그동안의 대멸종과 다르다고.
그 가장큰 차이점이 바로 인간이라구요.

외부 환경의 변해 이뤄진 기존의 멸종과는 분명 다른 모습일 겁니다.
통계를 보면 확실하게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시대는 대멸종의 시대가 맞기도 할거에요.
인간에 의해서 대멸종이 이뤄지고 있다는 것도 사실이죠.

인류를 위해서는 아니 지구상에 처음 있는 일인 최상의 포식자이자 유일하게 지성을 가지고 있다는 인간의 멸종을 막기 위해서 우린 노력할 수 있다고 해요.
인류라서 가능하다는 것이죠.

그런데 가끔은요. 그냥 이대로 모든 것이 끝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때도 있어요.
경이로운 생명의 역사나, '공생'의 생태계를 다 떠나서 말이죠.

어느날 한 순간에 모든 것이 사라지진 않겠지만.
이대로 대멸종이 이뤄지고 인류종이 모두 사라지고 나면,
수십억년이 흐른 후에 또 다른 지성을 가진 존재가 탄생할 지도 모르죠.
지금의 문명은 화석이 되어 수십억년 후 지성인들이 짐작해야 할 역사가 되겠죠.

요즘은 책을 읽으면 너무도 다양한 생각들이 떠오릅니다.
책의 내용과 벗어난 경우도 너무나 많죠.
이렇게 글을 남기는 중에도 여러 생각이 떠올랐다 사라지길 반복합니다.
책을 읽고 감상을 남기는 일인데도. 어떻게 해야할까 정리가 잘 안되요.

주제가 있는 책이고 '공생'이란 명확성이 있는 책인데도 이야기를 시작하다 보면
엉뚱한곳으로 흘러가네요. 누군가는 책속에 답이있다고 하고, 누군가는 길이 있다고 합니다.
전 답을 찾을 수 없는 질문들만 남는다고 예기하고 싶어요. 지금의 전 그렇네요.

아무래도 서른이란 나이가 주는 복잡함 때문일지도 모르겠어요.
혼자 먹고 살아가기도 버거운데, 가족을 홀로 부양해야 되는 시간이 점점 다가 옵니다.
어떻게든 길이 있겠지요. 변변찮은 직장도 없는 지금의 전 또래들의 말로 반백수 입니다.

백수도 직장인도 아닌 어정쩡한 상태죠.
직장은 있지만 정규직이 아니고 항상 정규직장을 얻기 위해 떠돌고 있기 때문에 붙은 별명이기도 하죠.
미래를 알 수 없다는 말이 이처럼 막막하긴 또 처음이거든요.

어쨌든 책을 읽으면서 저같은 사람도 같이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이 왔으면 좋겠단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저에게 '공생'은 인간이 인간답게 살아 갈 수 있는 환경이란 의미가 되요.
다같이 걱정은 조금만 해도 되는 그런 삶을 꿈꾸거든요.

두서없이 정신없는 글이 되었지만 책 만큼은 꼭 읽어 보길 추천합니다.
교양과학으로 이만큼 짧고 재미 있게 생명의 역사를 담은 책은 없을 거에요.
생명의 시작으로 부터 지금에 이르기 까지. 진화의 방법과 생태계의 순환

멸종과 진화의 조화. 인류로 인한 멸종의 의미까지 참 많은 것을 담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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