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년생 김지영 오늘의 젊은 작가 13
조남주 지음 / 민음사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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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음사 오늘의 젊은 작가 시리즈 13
<82년생 김지영> 조남주 장편소설

82년생 김지영은 우리 모두의 이야기다.
남자와 여자라는 생물학적 성별을 떠나서 사회적으로 차별받고 있는 모든 이들의 이야기다.

나도 모르는 사이 의도치 않게 드는 생각이 인권모독이라는 심각함을 담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차별이나 혐오의 의도가 없었다고 하더라도
어느 순간 나와버리는 말이 생각해보면 차별의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는 것을 느끼는 순간 받은 충격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거대하다.

21세기 대한민국은 법치국가이다.

헌법 11조 1항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
 누구든지 성별·종교 또는 사회적 신분에 의하여 정치적·경제적·사회적·문화적 생활의 모든 영역에 있어서 차별을 받지 아니한다

헌법에 명시되어 차별받지 아니 함이 명시되어 있다.

헌법에 명시되어 있음에도 사회적, 경제적, 정치적, 문화적 생활의 모든 영역에서 차별하고 있다는 사실.
어느 부분으로든 차별이 심해저 헌법의 하위법으로 다양한 차별 금지법들이 준비되고 있고 여러 곳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차별하지 아니 함이 당연한데... 논란이 된다는 것조차 이해할 수 없지만... 법으로 만들어서 강력하게 처벌하고 제제하기로 마음이 움직이고 있다는 것 자체가 이 사회에 차별의 심각성을 보여준다.

1945년 광복 이후 겨우 70년이 지난 지금...
국가가 없는 서러움, 조선인이라는 차별을 겪었던 그 시대를 겪은 사람들...
전쟁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무엇이든 했어야 했던 사람들...
지독한 가난 속에서 자식들은 풍족하게 자라길 바라며 산업화를 이끌어 왔던 그 사람들...
그들이 만들어 왔고, 여전히 이어져오는 이 시대... 무엇이 문제였기에 여기까지 왔을까?

당연하다 생각해 왔던 것에 대해서 당연함이 아니었음을...
'희생' 이란 말에 담긴 무게를 생각해 본다.

나조차도 실없는 농담이라는 이름 아래 '여자는', '여자가'라는 말들로 포장된 수많은 차별을 생각했다는 것. 생각이 나도 모르게 행동으로 이어졌던 적은 없었는지...
내 말 한마디에 상처받았을 그들을 생각해 본다.
우연히 만나는 사람들...
각자의 사정이 있다는 것을...
생각지도 못하고 내뱉은 말들이 누군가를 벼랑 끝으로 몰아갈 수 있다는 것을...

<82년생 김지영>은 사실을 기반을 둔 소설이다...
아니 소설이라기엔 너무나 현실적이다.

대한민국에선 살아가는 것 자체가 너무 아프다.
청년으로 살아간다는 것, 비정규직으로 살아간다는 것.
'여자'로 살아간다는 것, '아이'로 살아간다는 것.
'학생'이라는 것, '노인'이라는 것.

이렇게 나눠보면 어쩌면 중년 남자만 대한민국을 살아갈 자격을 얻은 것은 아닐까 싶다.
오늘 하루 내가 만나는 모든 이들이
누군가에게는 소중한 사람이라는 것을 꼭 기억하기를...

엄마들의 이야기이면서, 또래의 이야기
이 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이들의 이야기,
머리로는 알고 있지만 마음으로 느끼지 못하는 것들.
너무 익숙해서 놓치는 것.
'무심코'라는 것에 목소리를 낼 수 없도록 막고 있었다는 충격.
'무심코'라는 것에 눈치 보게 한다는 것.
'무심코'라는 것에 인간이면 누구나 누려야 할 인권임을 잊었다.

당연한 것엔 당당히 목소리 낼 수 있기를.
당연한 것은 당연히 지켜질 수 있기를.
당연한 것의 당연함을 인정할 수 있기를...

이 책을 만나는 모든 이들이 현대 사회의 당연하다 생각해 왔던 많은 것들이
당연함이 아니었다는 것을 알아주기를...
진짜 당연함을 지켜주기를 바란다...

 
책 속에서...
세상이 참 많이 바뀌었다.
하지만 그 안의 소소한 규칙이나 약속이나 습관들은 크게 바뀌지 않았다.
그래서 결과적으로 세상은 바뀌지 않았다.
법이나 제도가 가치관을 바꾸는 것일까
가치관이 법과 제도를 견인하는 것일까.
합리보다 불합리가 많고,
한 일에 비하면 보상도 부족한 회사였지만,
어디에도 소속되지 않는 개인이 되고 보니
든든한 방패막이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를 남의 손에 맡기고 일하는 게
아이를 사랑하지 않아서가 아니듯,
일을 그만두고 아이를 키우는 것도
일에 열정이 없어서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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