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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라딘 서재를 돌아다니다가 호주에 다녀온 분의 서재에 들르게 됐다.

  떠올리는 즉시 나를 후려칠 것만 같은 기억들때문에 억지로 호주 생각을 하지 않은지 어언 몇개월인지? 게다가 요 사진은 기억하기에 가장 아픈 여행을 갔을때 남긴 사진이다. 하하하하하

  자꾸 기억하면 마음이 너무 안좋아서 굳이 꺼내지 않았는데 그 분이 Rottnest Island까지 갔다오신 바람에 아주 그냥 완전 생각나버렸다. 안그래도 어제 군산에 선유도나 가볼까- 하는 생각을 하다가 자전거를 타볼까- 하는 생각을 하다가 Rottnest Island에서 괴로웠던 자전거 여행을 추억하다가 나 도와준답시고 같이 무지 고생했던 그사람도 생각나고 아무튼 그랬는데.. 뭐 지금은 많이 담담해졌지.. 아닌가, 맞겠지 ㅋㅋ 

  호주에서는 미놀타만 갖고다녀서 사진이 모두 필름사진으로만 남아있다. 생각 나면 폴더열고 클릭질해서 언제든지 볼 수 있는 필름스캔 사진이랑 다르게 서랍을 굳이 열고 찾아서 봐야하니, 그런 수고를 하면서 먼지 덮힌 추억을 들쑤시고 싶지 않아서였을까. 호주 사진을 보면서 그리워하지 않은지도 참 오래 되었다.

  호주- 라 하면 그 사람이 먼저 떠올라서 그렇다.

 


 같이 하지 않은 것이 없으니 온갖 추억의 반 이상이 그 사람과 함께였다. Western Austrailia Tour 부터 스카이다이빙, Albany, 고래, 축구, 술, 요리, 밥, etc.

 그나마 그 사람의 그 차가운 마음에 내가 어느 정도 자리를 자리잡았다는 게 신기하고 고마울 따름이다. 잘라내지 못하는 건 그 사람과의 기억이 너무 행복해서 추억을 잃을 순 없기 때문, 관계가 끝났다고 해서 좋았던 시간까지 잘라내 버리면 안그래도 기억력이 좋지 않은데 그리워 할게 없어지면 어쩌나. 나도 그사람에게 요렇게 좋은 일부분으로 남아있었으면 좋겠다. :)

 호주가 그리워서 쓰기 시작했는데 왜 또 이놈얘길 하고 있는지-

 예쁜 하늘 + 산이 없는 벌판 + 엄청 큰 나무들 + 모래와 푸르름 + 외로움..... 진짜 짜증날 정도로 좋은 나라다. 얘기하기 시작했다 하면 끝이 나질 않는 호주이야기, 허무해-_-  

  난 호주가 너무 그리우면서도 너무 싫다. 다신 절대 가지 않을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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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리쥬 2009-09-29 19: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그런 여행이라도 가봤으면, 그런 로맨스라도 있어봤으면 좋겠다능; 저는 헛살았다능;
미놀타 쓰시는구나. ㅇ_ㅇ
 


   내 마음 속의 인크레더블 인디아를 그려낼 수 있다는 건 참 좋다,

   나는 눈이 나빠서 모든 형상과 얼굴을 이렇게 기억한다.

   굳이 안경을 쓰지 않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스라엘리 친구들, 아침 산책, 현란한 옷가지,아침식사용 사모사와 뿌아와 짜이,

   저녁으로 맨날 먹던 콩 빠니르.. 벌써 까먹었다, 그 이름을, 맨날 먹었는데... 암모니아+쓰레기 냄새(이건 별로지만), 낯설음, 두려움, 설레임, 익숙함, 자유로움, 행복함이 공존하던 그곳.

    난 맨날 보던 그 거리를 다시 보며 지금은 더 이상 느낄 수 없는 그 익숙했던 내가 느끼던 감정들이, 참 그립다.

    난 아마 지금 인디아를 그리는 딱 이만큼, 널 그리워 했었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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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rgettable. 2008-11-19 17: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머터르빠니르다- 멍청이~

브리쥬 2009-09-29 19: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와, 인도. 거기서 어떤 일들이 있으셨을까요.
저도 시력이 안좋은데 안경을 안써서 거의 저렇게 보인다고 할 수 있어요.
희미한 세상에 익숙해져있다가, 어느날 안경을 처음 맞춰끼고 바라본 세상에 충격을 받아서. -_-;
좀 적응해보면 괜찮았겠지만 영 부담스러운 게 오히려 생활에 불편하더라고요.
희미한 세상이 마음도 편하고 자기최면에도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흐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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