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무 해의 폴짝 - 정은숙 인터뷰집
정은숙 지음 / 마음산책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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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무명의 문인들이 말하는 문학의 깊이 삶의 희망, 스무해의 폴짝, 현존하는 최고의 작가 번역가 평론가 시인들이 이책 한권 속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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一人稱單數 (Hardcover)
文藝春秋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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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만에 출간된  신작 '1인칭 단수'가 출간 되기전(7월12일) 마이니치 신문사 인터뷰에서 하루키는  '예전에는 쓰지 못했던 것들을 1인칭의 시선으로 쓰고싶었다.' 말했었다.

앞서 출간된 에세이 '직업으로서 소설가'에서  향후 출간된 작품은 자기 자신에 대한 탐구가 될것이라며 지난날에 기억속에 스며들었던 다른 이들에 삶에 관한 이야기를 쓰게 될지 모른다고 언급한적이 있었다.

그래서인지 이번 작품에 수록된 총 8편에 단편속에는  주인공인 '나'와 관련된 사람과 사건, 경험들이 시공간에 뒤섞여서 각각에 인생에 얽힌 사연을 들려주고 있다.

'돌 베개에'-하이쿠,'크림'(간사이 사투리/모차르트), '찰리 파커 · 플레이 · 보사 노바' (잡지음악평론.카세트 테이프/LP판) , 'With the Beatles' (비틀즈 음악,고등학교 국어교과서 부교재,아쿠타가와 류노스케'톱니 바퀴') ,"야쿠르트 스왈로즈 시집'( 단가/시), '사육제 (Carnaval)' ( 슈만/슈베르트)

이처럼 하루키는 음악과 시,하이쿠,소설들에  곳곳에 배치 해 놓고  한 사람에 인생, 운명을 좌우하는데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했는지 치밀한 문장과 묘사로 투영 시켰다.


8편에 단편 중에 가장 하루키 적인 색채가 강한 'With the Beatles'


한여자애를- 한때 소녀 였던 어떤 여자를 -지금도 또렷이 기억한다. 하지만 그녀의 이름은 모른다. 물론 지금 어디서 뭘 하는지도 모른다. 내가 아는 것은 그녀가 나와 같은 고등 학교를 다녔고, 동갑이며 (같은 학년 배지를 가슴에 달고 있었다). 아마도 비틀스의 음악을 소중하게 여겼으리란 것 정도다. 그밖에는 아무것도 아는게 없다. 그때는 1964년, 비틀수 열풍이 세계를 강타한 시대였다. 계절은 초가을, 새학기가 시작되고 조금 지나서 일상 생활이 차츰 자리 잡혀간 즈음이다. 그녀는 학교 복도를 혼자 잰걸음으로 걷고 있었다.  치맛자락을 펄럭이면서 어딘가 서두르는것 같았다. 나는 오래된 학교 건물의 길고 어둑한 복도에서, 그녀와 스쳐지나갔다. 우리 둘 말고는 아무도 없었다. (위드 더비틀스)라는 음반의 LP판이었다. 재킷에 쓰인, 비틀스 멤버 네명의 얼굴이 반쯤 그림자로 가려진 흑백사진이 인상적이다. 내 기억에 그 레코드는 미국반도 아니고 국내 라이선스 반도 아니고 영국 오리지널반이었다......

스쳐지나갈때 무척 근사한 냄새가 났다. 나는 그때 그녀에게 강렬하게 이끌렸다.-(위드 더 비틀스) LP판을 소중히 품에 안은, 이름도 모르는 아름다운 소녀에게


1964년 비틀즈가 전세계를 강타 했던 시절 고베에서 고등학교에 재학중인 '나'는 같은 학교 동급생이자 자신에 여자 친구(사요코) 집에 찾아간다. 그곳에서 여자친구에 오빠를 만나게 되는데  그녀에 오빠는 20살 안팎으로 불치병을 앓고 있어서 집안에만 틀어박혀 살고 있었다, 주인공은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에도 종종 여자친구에 집을 찾아가 그녀에 오빠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면서 여자친구에 오빠와 함께 아쿠타가와 류노스케에 단편' 톱니 바퀴'를 함께 소리내어 낭독한다.

18년이 지난 후 도쿄에서 작가로 살고 있던 주인공은 우연히 길을 가다가  여자친구였던 오빠와 마주치게 된다. 행운인지 몰라도 불치병으로 앓고 있었던 그는 이제 병이 완치되어서 정상인으로 살며 대학을 졸업하고 집안에 가업을 이어받았다.

주인공에 전 여자친구는 3년전에 이미 저세상을 떠났는데 결혼을 한 상태로 남자아이와 여자아이를 남겨두고 자살을 했다는 말을 전해 듣는다. 그 순간 충격을 받은 주인공은 그녀와 헤어졌던 날에 있었던 그 사건을 떠올리게 된다.

이 작품은 하루키가 출간에 앞서 미국 잡지 '뉴요커'에서 실제로 자신이 고등학교때 우연히 복도에서 마주쳤던 소녀, 그 소녀가 들고 있었던 'LP'판 비틀즈에서 떠올린 경험이 이야기에 첫 출발점이라고 인터뷰를 한 적이 있다.

그래서인지 주인공이 지나쳤던 모든 순간 속에 '비틀즈' 음악이 흘러나온다.


그것들은 사사로운 내 인생에서 일어난 한쌍의 작은 사건에 지나지 않는다. 지금 와서 보면 약간 길을 돌아간 정도의 에피소드다. 만약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다 해도 내인생은 지금과도 별반 다르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그 기억들은 어느날, 아마도 멀고 긴 통로를 지나, 내가 있는 곳을 찾아온다. 그리고 내 마음을 신기할 정도로 강하게 뒤흔다. 숲의 나뭇잎을 휘감아 올리고, 억새밭을 한꺼번에 눕혀버리고, 집집의 문을 거세게 두드리고 지나가는 가을 끄트머리의 밤바람처럼.


 예상치 못한 순간에 갑작스럽게 사라져버리거나 떠나버린 장소, 음악, 친구 그리고 아버지에 대한 기억, 간사이 지역 고베라는 도시에서 불었던 바람,청명한 하늘,바다 향기,뱃고동 소리, 라디오를 통해 흘러나왔던 음악, 시,하이쿠,소설 그리고 야구장

1949년생 무라카미 하루키 


 ' 일인칭단수'란 세계의 한 조각을 도려낸 '홑눈'이다.

 그러나 그 단면이 늘어날수록 '홑눈'은 한없이 서로 얽힌 '겹눈' 이 된다.

그리고 그곳에서 '나'는 이미 내가 아니고, '나'도 이미 내가 아니다. 

또한, 그렇다. 당신도 더이상 당신이 아니게 된다.

그곳에서는 무슨일이 일어나고, 또 무슨 일이 일어나지 않을까? 


자, 그럼  1949년생 무라카미 하루키가 말하는 그들에 삶' 1인칭 단수'에 세계로 들어가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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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넌 도일 - 셜록 홈스를 창조한 추리소설의 선구자 클래식 클라우드 20
이다혜 지음 / arte(아르테)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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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냥 모자를 쓰고 파이프 담배를 입에 문 서양 남자의 실루엣만 봐도 절로 가슴이 뛰는 사람들이 있다.  

그렇다 전세계 곳곳에 살고 있는 셜로키언(셜록 홈스의 팬)들에게 셜록홈스는 실존하지 않지만 이 세상에 실존하고 있는  어떤 인물보다도 필적할만한 캐릭터가 되지 못한다.


여기, 이책을 쓴 작가 이다혜님 역시 셜로키언중에 한 명으로 그에 흔적을 찾아 직접 영국으로 날아가 홈스에 흔적이 남긴 곳곳을  찾아 런던과 에든버러, 스위스 라이헨바흐폭포까지, 홈스를 탄생시킨 작가 코넌 도일의 발자취가 남아 있는 곳들과 작품의 무대가 된 장소들을 직접 돌아보며 독자들에게 코넌 도일이 창조한  작품에 무대가 된 곳으로 독자들을 안내한다. 


“어린아이들에게는 (공룡에 빠져드는) ‘공룡기’가 있듯이  세상 모든 독서가들에게는 ‘셜록 홈스기’가 있을 것이다.'라는 문장을 읽는 순간  독자들은  단숨에 홈스가 누볐던 19세기 런던의 거리로 빨려들어 갈 것이다.


하지만 이 책은 단순히 홈스에 흔적을 뒤쫒아가지 않는다.

많은 셜록키언들이 홈스와 왓슨을 사랑하지만 정작 불멸의 캐릭터를 창조한 코넌 도일의 삶과 작품 세계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었거나 잘 모르고 있다

.

과연 홈스를 창조한 작가 코넌도일은 어떤 인물이였을까?



1882년 영국 포츠머스에 병원을 개업한 코넌도일은  심한 경제적 어려움을 겪었다. 

도통 환자가 찾아오지 않아 월세를  내지 못할 정도였다.

고심끝에 코넌 도일은 소설을 쓰기 시작하는데 첫 작품부터  정통 역사 소설에 도전한다. 하지만 책을 출간 할때 마다  흔적도 없이 서점 진열대에서 사라져 버릴 정도로 그에 책을 찾는 독자들이 없었다.

크게 좌절한 코넌 도일은 시를 쓰기 시작하지만  100편 넘는 시를 발표해도 독자들에 반응이 전혀 없었다.

그가 드디어 마지막으로 도전한 분야는 추리 소설로 평소에 종이조각에 불과하다고 폄하했던 분야에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매달린다.
그렇게 탄생한 코넌 도일의 첫 추리 장편이 '주홍색 연구' 서점 가판대에 진열하자 마자 순식간에 사라지는 책이 되고 잡지사로부터 원고 청탁이 밀려 들어오기 시작한다.

 출간 독촉에 떠밀려 써낸 두 번째 장편 '네 개의 서명'도 엄청난 판매고를 기록하면서 사람들은 코넌 도일이 창조해낸 캐릭터 셜록 홈스에 열광하며 사슴 사냥꾼 모자에 파이프를 문 셜록 홈스 패션을 흉내내는 남자들이 거리에 넘쳐났다. 

뒤이어 나온 단편모음집 '셜록 홈스의 모험'은 코넌도일을  영국을 넘어 전 세계로 퍼쳐 나가게 된다.

광팬들은 새책이 출간 될때마다 서점에 구름같이 모여들고 코넌도일은 엄청난 부를 거머쥐는 스타작가가 되었지만 얄팍한 대중 소설작가 보다 굵직한 역사 소설가로 남기를 원했다. 

드디어 코넌 도일은 더 이상 자신의 소설에 셜록 홈스를 등장 시키기 않기로 결심하고 1894년 출간한 '마지막 사건'에서 홈스를 죽여버린다.


광팬들에게  셜록 홈스가 스위스 라이헨바흐 폭포에서 숙적 모리아티와 함께 추락사하는 장면을 실로 엄청난 충격이였다.


소설을 연재하던 잡지사들은 구독 거부 사태에 직면하고 광팬들의 항의로 마음고생에 시달리던 코넌 도일은 어머니에게 속마음을 털어놓는 편지를 보낸다. 

"코넌, 네가 힘든 걸 잘 알겠다. 그런데 도대체 왜 셜록 홈스를 죽인거니?"




어머니로 부터  이런 답장을 받았던 코넌 도일은 7년을 버티다가  결국 셜록 홈스를 살려낸다 
괴물 개의 전설과 그에 휘둘리는 인간의 속성을 그린 '바스커빌가의 개'에 드디어 홈즈가 다시 등장한다.

"나는 지금까지 수사력의 범위를 현실 세계로 제한하고 이 세상의 악과 맞서 싸워 왔습니다. 하지만 상대가 가상의 괴물이라면 나도 어쩔 수 없습니다."

의사 출신이였던 코넌 도일은 이 소설을 통해 '보이지 않는 힘'을 처음으로 인정한다. 군중 심리가 얼마나 대단한지 경험했기 때문에 에 소설은 줄곧 등장인물들의 이상 심리를 다룬다.

 코넌 도일은 마지막 생애 ‘접신’을 신봉하며 심령술을 공개적으로 지지하고, 마녀 법 폐지에 앞장서며 생애 마지막 4분의 1을 심령술 전도사로서 지냈다. 

협심증을 앓아 정원 산책도 힘들어했지만, 북유럽으로 심령 순회를 떠날 정도로 열성적이었다. 그가 자신 창조한 홈스처럼 이성과 논리로 무장 했던 인물이 아니였다는것 유부남의 신분으로 다른 여자와 사랑에 빠지거나 수준급 스포츠맨이라는 ‘의외의 모습’도 있다.

 “신사적 태도를 지닌 탐정을 만들어낸 작가가 (훗날 외도를 하면서) 아내에 대한 충실함을 과장되고 거짓되게 표현하는 데 거리낌 없었다는 것에 더 놀랐다”

21세기에도 셜록 홈스 시리즈는 꾸준히 드라마, 패스티시 소설, 영화, 연극, 뮤지컬, 만화 등 다양한 문화 장르로 다양하게  변주되며 불멸의  생명력을 이어나가고 있다.

이책을 통해 그가 남긴 발자취를 따라 당시 유럽 사회의 풍경을 함께  다채롭고 풍성한 관점으로  코넌 도일에 탁월한 스토리텔링,  어느 곳, 어느 시대에도 생생하게 되살아나는 캐릭터에 힘을 느끼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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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스벨트 게임
이케이도 준 지음, 이선희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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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에 인생이 담겨있는 루스벨트게임 드라마와 함께 보고 읽고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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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 옷장 아니 에르노 컬렉션
아니 에르노 지음, 신유진 옮김 / 1984Books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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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무 살의 자신이 받은 불법 낙태 수술부터 시작한 이야기는 사춘기 시절의 상처 가족에게 느끼는 수치심을 통해 자신의 뿌리를 잊기 위한 노력이 도대체 왜 부르주아층 남자아이에게 버림받게 되었는지 작가 에르노는 자신이 어떻게 사회에 농락되어 왔는지 소름끼치도록 감정을 배제한 어조로 독자들을 향해 이렇게 말한다.나는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의 삶의 결을 짐작할 수 있다. 당신이 매끄럽고 찰랑거리기만 한 길을 지나왔다면, 아니 에르노의 책을 펼쳤을 리 없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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