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의 초상화는 사람을 있는 그대로 그려야 하는 것이었다고 알고 있다. 실제로 그 사람의 모습이 보기에 흉하고 아름답지 못한 모양새라 하더라도 있는 모습 그대로를 그려내는 것이 올바른 초상화를 그리는 방법이었다고 어렴풋이 기억난다.
그림이라고 하면 보통은 서양의 떡칠(?)한 유화 그림에 익숙하게 된 것도 어찌보면 교육의 힘이 아닌가 싶다. 떡칠도 떡칠 나름. 붓자국까지 남아있는 서양의 유화그림을 보다보면 붓자국에 실린 화가의 힘이 느껴질 정도이다.
유럽에 가면 꼭 들르는 미술관에 비해 우리 조상들이 남긴 그림을 직접 본 경험은 예상외로 적다. 어디에 그림들이 있을까? 글쎄다. 머리에 딱히 떠오르는 미술관의 이름이 없는 것을 보면 굉장히 무지했다는 것을 깨닫는다.
전에 '바람의 화원'이라는 드라마가 유행하며 신윤복의 '미인도'를 소장한
간송 미술관이 미어터지는 사람들로 화제가 된적이 있다.
그때도 사람이 많으면 북적거릴 것이라는 단순한 생각에 직접 볼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
하긴, 우리나라 그림의 명작이라 알려진 '몽유도원도'가 우리나라에서 전시될때도
역시나 사람이 많을 것이라는 단순한 생각에 가보지 않은 내가
그림책을 사 모으는 것을 보면 어딘가 앞뒤가 안맞는 행동이기도 하다.
그래서인지, 우리나라 그림 중 초상화만 모아서 발간했다는 책을 보니
관심이 확 끌린다.
그리고, 가격을 보고는 확 놀란다. 4만5천원이라니 이건 뭐...
날씨가 하 차가운 요즘 가뜩이나 시린 가슴에 바람이 휑하니 들어온다.
크기는 가로 23cm 세로 18cm라고 하니 A4 크기(210X297)보다 작다.
아무리 컬러판이라고 하나 4만5천원이면 A4 보다는 더 큼직하게 만들었어야
그림이 잘 보이지 않을까? 좀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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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뜻 유사해 보이는 이들 초상화를 자세히 살펴보면, 얼굴에 난 검버섯이나 천연두 자국, 수염과 눈꺼풀, 눈의 흰자위에 나타난 핏기까지 그려낸 섬세한 묘사 등 인물의 개성을 살린 외적 특징뿐 아니라, 인격적인 면모와 그가 처했던 시대적 상황, 초상화를 그릴 당시의 내면 심리까지 충실히 묘사했음을 보게 된다. (출판사 보도자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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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 유혹하는 저 책소개의 글.
초상화속 인물들에게는 죄송한 말씀이지만 그들의 얼굴에 난 검버섯과 천연두 자국,
눈 흰자위속 핏기를 보고 싶은 마음이 슴풍슴풍 생긴다.
혹시라도 이 책을 펼쳤는데 그 안에 그림이 손바닥만한게만 나온다면
그건 배신행위이다. 분명 얼굴은 큼지막하게 나와야 한다! (4만 5천원이라고 하지 않나!!)
이번 주말에 서점을 가게 되면 둘러볼 책이 참 많다.
이 초상화 관련 책 말고 신화와 불화(불교그림)에 대한 책도 봐야 하는데
그 책은 또 얼마나 할까.
연말에 보너스가 절실히 필요한 시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