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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파산하는 날 - 서구의 몰락과 신흥국의 반격
담비사 모요 지음, 김종수 옮김 / 중앙books(중앙북스) / 2011년 6월
평점 :
품절
2천선 뚫고 가던 우리나라 주가가 연일 하락세를 맞았고, 개미 투자자들을 비롯한 여러 사람이 목숨을 버릴 정도로 다시 한 번 심각한 위기를 맞고 있다. 이 책은 1년 전에 집필된 듯하지만, 지금의 경제 위기는 가속화 된 악화의 길을 걷고 있고 세계는 서구의 경제파동에 너나할 것 없이 휘청거리고 있다. 여기서 누구만 노 날 것이냐. 저자는 중국, 크게는 브릭스를 꼽는다.
저자는 담비사 모요. 아름다운 담비사 모요. 세계적인 석학 니얼 퍼거슨의 제자라고 한다. 화학을 전공했고, 하버드대학교 케네디정부정책대학원에서 석사, 옥스퍼드대학교에서 경제학 박사학위가 있다. 2009년에 출간한 <죽은 원조>로 주목받았고, <타임>이 가장 영향력있는 100인으로 뽑은 경제학자이다.
책은 1부에서 미국이 어떤 지경에 이르렀는지, 그 원인은 무엇인지를 낱낱이 분석한다. 가장 문제는 서구가 가진 ‘빚 관념’에 있다. 개인적으로 나는 남한테 뭘 빌리는 것부터가 힘들고, 부담스럽고, 부끄럽다는 인식이 있다. 그냥 있는 것 가지고 살지 뭘 아쉬운 소리를 해가면서 한 평이나 더 늘려보겠다고 아등바등할까 싶은데, 서구는 그의 국민들에게 어떤 인식을 심어줬는지 그들에게 빚은 일상이다.
편리성을 가장한 신용카드 권장, 주택소유 실현을 위한 은행담보대출. 무엇이 전 국민을 대상으로 이런 빚잔치에 가담하게 한 것일까. 정부 자체가 여기저기 끌어다 쓴 흔적으로 봤을 때, 손 벌리는 것을 경계하는 유전자가 없어 보인다.
부에 겨워 흥청거리다가 이렇게 되었다. 있을 때 조심하지 않고, 남아도는 이익을 어디다 어떻게 소비할까 하다가 결국은 이렇게 다 소진하게 되었고, 현재 미국은 공식적으로 ‘돈이 없는’ 상태다. 규모가 엄청나다보니 남들처럼 빚으로 빚잔치는 못하고, 빚으로 살림만 유지하고 있는 처지다.
연금이 나라를 말려죽이고 있는 서구. 교육을 통한 인력의 질은 하향평준화 되고 공업인력이 줄어들고 있다. 해킹으로 새나가는 기술력을 어쩌지 못하고 있고, R&D산업 투자에 비해 그 특허수익이 제대로 보호받지 못하고 있다.
하도 여러 분야를 다루고 있어서 얇게얇게 쳐서 들어가는 부분이 많다보니 미래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가 부족했다. 지는 서구와 대비하여 뜨는 중국에 대한 평이 너무 깊이가 없었다. 그 나라의 이면은 실리지 않았고, 모든 면에서 서구를 압도한다는 듯한 인상을 받게끔 설명된다. 물론 지금껏 중국이 쌓은 막대한 부와 기술은 서구를 위협하기에 충분하다. 그리고 저자의 말대로 미국이 이대로만 나간다면 머지않은 미래에 중국이 제1의 세계경제대국이 될 가능성도 적자않아 보인다.
저자는 중국 같은 신흥국의 정치체제를 경제적인 장점으로 보고 있다. 정부의 통제력이 강한 상태에서 이뤄지는 일사천리식 정책진행이 절차 많고 복잡한 미국과 대비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정부의 비대한 힘이 문제의 해결을 앞당길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오히려 저런 정권의 압력 하에서 눌려지고 있는 국민들의 정서가 터지게 될 때, 어쩌면 대대적인 국민소요로 인해 중국은 흔들릴 수도 있다고 본다. 중국의 정치체제는 단기적 경제발전에는 유용이 쓰일 수도 있으나, 경제가 발전하고 국민의 의식수준이 고취될수록 위험한 시한폭탄적인 요소로 자리하게 될 것이라는 게 내 관점이다.
역자는 이 책을 통해 우리나라의 경제적 미래를 고민해 봐야 한다고 누차 말하고 있다. 미국에 산적해 있는 많은 경제·사회·정치·문화적 문제점들이 큰 시사점을 던지며, 우리나라의 문제점과 대조해 보게 된다. 우리나라도 부채도 심각한 상황에 있다. 특히 지방자치단체들의 부채와 공기업 부채가 걷잡을 수 없이 늘어나는 판국에서 ‘빚잔치’에 허덕거리는 서구의 경제를 보면서 좀 각성해야 할 필요가 있지 않나 생각한다.
세계경제대국의 앞자리를 누가 차지하느냐의 싸움은 ‘반면교사’적 가르침을 더 많이 준다. 그것이 이러한 미국과 저러한 중국이기 때문이다. 오히려 북유럽의 건전한 재무관리와 그 탄탄한 경제문화를 따라가는 것이 장기적인 관점으로는 더 국가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고 생각한다. 서구의 빨간불이 중국에게 파란불이 될 수는 있어도, 우리나라에게는 주황불도 되지 못한다. 우리나라의 무역의존도가 높은 미국을 비롯한 서구가 열강의 저력으로 제대로 좀 일어나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