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석 신부님이 유일하게 남긴 저서. 기독교도의 세계관에 대한 완전한 이해는 아무래도 나로서는 영원히 불가능할 것 같지만 그럼에도 우리 곁에 한때 살아계셨던 성인의 삶과 생각의 자취를 활자로나마 좇는 일은 그 자체로 뭉클하고 숙연한 경험이다.
뒤늦게 이 다큐를 봐버렸다. 봐버렸다는 표현이 맞겠다. 무슨 말을 할 것인가. 부끄러움의 눈물만 훔칠 뿐이다. 봤으니 어떻게 할 것인가. 무거운 숙제가 남았다.
먼 친척의 막대한 유산을 상속받아 갑을 관계가 전복되다니 주체적이고 자립심 강한 여주인공이 이룩한 성취라고 하기에는 너무나 우발적이고도 피동적인 성취가 아닌가. 이 정도의 상상력이 그 시대의 최선이었던 건가.
이 책을 읽고 슈퍼노멀의 가치에 수긍한다면 필히 질문이 따를 수밖에 없겠다. 지금 우리 모습은 슈퍼노멀에 얼마나 근접해 있는가? 혹은 얼마나 멀리 떨어져 있는가? 디자인 너머의 영역을 자문해보게 만드는 디자인 서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