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차이나 - KBS 특별기획 다큐멘터리
KBS <슈퍼차이나> 제작팀 지음 / 가나출판사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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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중국과 관련한 표현에 '슈퍼'란 단어가 들어가도 마치 당연한 일인 것처럼 여겨진다. 하긴 GDP 세계 2위, 외환보유고 세계 1위, 군사력 세계 3위, 13억 인구를 바탕으로 한 세계 최고의 소비력, 현존 세계 최강 미국과 함께 G2로 불리니 그 위상이 정말로 대국굴기(大國崛起, 대국으로 일어서다)이다. 한때는 미국이 우리의 최대 수출시장이었으나 지금은 중국시장에 대한 수출이 미국의 두 배에 이르고 있을 만큼 중국은 우리 경제에 영향력이 아주 큰 무역 파트너라 하겠다. (얼마 전 뉴스에 의하면 중국 GDP가 1%떨어지면 우리나라 성장률은 0.17%포인트 내려갈 정도란다.) 

 

중국과 우리나라의 밀접성이 커질수록 지금까지의 맹방 미국과의 관계가 예전에 비해 소원(疏遠)해진 느낌 또한 없지 않다. 최근에 이슈화된 TPP(환태평양 경제 동반자 협정)건만 하더라도 중국 눈치 보느라 우리의 가장 중요한 우방인 미국을 등한시 했다는 질책성 발언도 터져 나온다. 좋게 말하면 국익을 챙기는 고도의 등거리 외교라 하겠지만 자칫 잘못하면 양 강대국 모두에게 얍삽함으로 비칠 수 있는 줄타기 외교가 될 수도 있다. 지금이야 중국이 파워 업! 하는 중이라 한국을 껴안는 모양새지만 자칫하면 이용만 당할 수도 있다는 걸 명심, 또 명심해야 할 것이다.

 

어쨌든 중국이 힘이 커질수록 우리는 중국을 알아야 한다. 적을 알아야 위태롭지 않다고 하였다. 정말로 중국은 쉬운 상대가 아니다. 지금의 G2 중국은 오랜 잠에서 깨어나 도약하는 단계가 아니라 용맹스럽게 포효하는 호랑이의 기세요, 천년 묵은 이무기가 아니라 비를 만나 승천하는 황룡의 용틀임이다. 우리는 중국이란 국가에 대해 너무 호의적이고 낭만적으로 접근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동북공정을 벌써 잊었는가 보다. 그들은 철저히 현실적인 전략으로 우리를 바라보고 있는데 우리는 뭘 믿고 그들 쪽으로 기울고 있는 걸까? 패권 국가를 향한 중국의 야망을 우린 애써 모르는 체 하는 것만 같다.

 

만약, 이제 막 중국이란 나라에 대해 관심을 가진 초보(?) 독자가 책 추천 등의 조언을 원한다면? 나는 주저 없이  KBS 특별기획 다큐멘터리 8부작 <슈퍼차이나>를 보거나 이를 정리·보강하여 엮은 책 <슈퍼차이나>를 권하겠다. 입문서로 이 책보다 나은 책이 떠오르지 않는다. 이 책은 차이나 파워의 굴기에 따른 위기 또는 기회에 초점을 맞춘 게 아니라, 있는 그대로의 중국을 유연하면서도 다각적 시각으로 들여다보게 한다. 당신이 중국에 대해 뭘 안다고 그러느냐 반문하련지도 모르겠으나, 나름 중국 관련 책은 고대부터 현대까지 굉장히 많이 챙겨 읽은 편이라 생각하기에 전혀 부끄럽지 않은 추천이다.

 

이 책의 프롤로그는 '중국의 힘은 어디에서 비롯되는가'이다. 가장 궁금한 내용이지 않은가! 7개의 파트 제목만 봐도 이 책이 읽을 만하다는 걸 바로 알게 된다. 세계 최고의 소비력, 13억 인구의 힘. 짝퉁을 넘어 세계 1위로, 중국 기업의 힘. 지구촌을 집어삼킨다, 차이나 머니 파워. 막강한 군사력으로 패권을 노린다, 팍스 시니카. 땅이 지닌 잠재력, 대륙의 힘. 문화 강국을 향한 전략, 소프트파워. 중국식의 강력한 지도력, 공산당 리더십... 인기 다큐를 엮은 책답게 풍부한 이미지와 군더더기 없는 구성으로 읽는 이를 만족시키리라 확신한다.

 

우리는 중국을 얼마나 제대로 알고 있는 건지... 중국이 정말 좋은 친구일까? 나는 중국이 화평굴기(和平崛起, 평화롭게 우뚝선다)하길 바라지만 그건 그저 순진한 나만의 생각일 뿐이고, 현실의 상황을 보면 솔까 너무나 위협적인 이웃이라고 느끼게 된다. 치밀한 전략으로 균형 잡힌 외교를 해야 한다고 말이야 쉽게 할 수 있지만 그렇게 간단치 않다. 우리의 영토에 욕심이 없는 나라는 어디인지 냉철히 판단해야 한다. 좀 앞서 나가는 말 같지만 이러다가 다시 중국의 속국으로 전락하는 것은 아닌지... 참으로 혜안이 필요한 시점이다.

 

여하튼 현재의 중국을 가늠하기에 더할 나위 없는 좋은 책이라 평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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