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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의 신 - 토크계의 전설 래리 킹에게 배우는 말하기의 모든 것
래리 킹 지음, 강서일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5년 1월
평점 :
품절


어쩌다 CNN을 틀면 특유의 멜빵 패션에 도수 높아 보이는 뿔테 안경을 쓰고  꾸부정하게 앉아 눈을 치켜보는 아저씨가 토크쇼 진행자로 나왔지. 약간 허스키한 목소리에 눈빛이 조금은 고약(?)해 보이는 이 분이 '신(神)만 빼고는 지구상 모든 유명인사와 인터뷰한 사람'이라는 래리 킹(Larry King)이었다. 나의 영어 실력이 별로이니 다 알아듣진 못해도 참 자연스럽게 대담자의 말을 이끌어낸다는 느낌을 받았던 분이다. 그런데 최근 우리나라 H 캐피탈 광고에 이 분이 등장하기에 싱크로율 높은 닮은꼴 배우인가 싶었더니 진짜 래리 킹이란다. 이 광고가 눈길을 끌자 덩달아 한 물 간(?) 그의 책도 시류에 맞춰 새 옷을 입고 나온 듯하다.

 

 

<대화의 신>! 어쨌거나 말로 성공한 사람의 책이니 만큼 제목도 그럴 듯하게 뽑았네. 원제가 <How to Talk to Anyone, Anytime, Anywhere>인데 대화의 신이라니... 대단한 뻥튀기... 옛날 책 <대화의 법칙>보다는 그래도 있어 보이는 타이틀이다._출판사가 청년정신에서 위즈덤하우스로 바꿨는데 역시 위즈덤의 편집력은 대단해_ 책 내용은 본인이 명 사회자가 되기까지 경험을 통해 체득한 요체를 정리한 건데, 사례를 통해 핵심을 짚어내기에 그 법칙이 쉽게 와 닿았다. 대체로 읽어볼만한 수준이고, 읽는데 그렇게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더라. 만약 저자가 래리 킹이 아니라 평범한 작가의 보편적 자기계발 책이었다면 상당히 까였을 듯도 하지만, 워낙 말 주변이 없는 나에겐 제법 도움이 되었다. 이번의 부서 모임에서 책에 나오는 대화법 두어 개 써먹었는데 괜찮더라...^^

 

가장 와 닿았던 부분은 '솔직함은 소통을 위한 최고의 무기'라는 대목이었다. 래리 킹이 첫 번째 <래리 킹 쇼> 마이크를 잡던 날, 그가 긴장하여 입을 떼지 못하자 총국장이 질책을 한다. 이때 그는 솔직하게 자신의 현실을 그대로 전하면서 방송을 시작한다. "안녕하십니까. 오늘은 저의 방송 첫날입니다. 방송 15분 전에 저는 새 이름을 받았고 주제 음악을 줄곧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저는 초조해서 입안이 자꾸 말라붙었습니다. 방금 전에는 총국장이 문을 박차고 들어와 '이것은 말하는 사업이야!'라고 소리쳤습니다.(20쪽)"...
나는 어려운 상황에서도 나의 마음을 먼저 열어놓는데 인색했던 거 같다. 말을 잘 전달하기 위해서는 듣는 사람으로 하여금 나의 경험과 현재를 함께 공유하도록 해야 한다는 것을 간과한 경우가 많았던 것이다. 어려운 자리에서 첫 멘트를 어떻게 해야 할 지 아주 큰 힌트를 얻었다.

 

래리 킹은 이어서 좋은 말솜씨를 갖추기 위해서는 '타인에 대한 진정한 관심'과, '그들에게 당신 자신을 개방'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공감을 아니할 수 없다. 대화의 90%는 ‘경청’이라고 했다. 남의 말을 주위 깊게 듣는다는 것은 타인에 대한 진정한 관심이 없이는 어려운 일이다. 그래서 카네기는 '남의 관심을 끌려면, 남에게 관심을 가져라.'고 하였나 보다. '진실된 태도로 상대방의 마음부터 열어라'는 말이 평범한 듯하면서도 금과옥조처럼 들린다. 래리 킹이 제일 강조하는 '말하는 태도'가 바로 이것이지 않나 싶다.
연설을 잘하는 방법도 고개를 끄떡이게 된다. 무엇보다 '내가 가장 잘 아는 것을 말하라'는 거다. 그러고 나서 '항상 대비해야 한다.'고 충고한다. 아울러 다음의 3가지 단계를 제시한다. 1) 무슨 이야기를 할 것인지 서두에서 밝혀라. 2) 본론을 이야기하라. 3) 무슨 이야기를 했는지 요약함으로써 마무리하라... 당연한 수순이지만 이 당연한 것을 나는 자주 잊어버린다.

 

직급이 높은 사람 앞에서나 어떤 회의에서 짧고 간결하면서도 명료하게 말하려 항상 노력하지만 생각처럼 잘 되지 않는다. 말 잘하는 사람들은 8가지 말하기 습관을 지니고 있다는데, 그 첫 번째가 "익숙한 주제라도 ‘새로운 시각’을 가지고 사물을 다른 관점에서 바라본다."이고 두 번째는 "‘폭 넓은 시야’를 가지고 일상의 다양한 논점과 경험에 대해 생각하고 말한다."이다. 나는 여기서 주역(周易)에 나오는 일중견두(日中見斗)가 떠오르더라. 한 낮에 북두칠성이 보일 리 만무한 것처럼 익숙한 주제 속에서 새로운 시각을 찾는다는 게 상통해 보였다. 색다른 관점과 통찰력을 드러내어 나만의 스타일로 대화하면 되겠는데... 에고~ 여전히 어려운 일이다. 그래도 나름 대화에 도움이 되는 책읽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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