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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과 나 사이 - 너무 멀어서 외롭지 않고 너무 가까워서 상처 입지 않는 거리를 찾는 법
김혜남 지음 / 메이븐 / 2018년 1월
평점 :
가끔, 나는 사회성이 떨어지는 걸까? 고민될 정도로 인간관계에 스트레스를 받을 때가 있다.
혼자 있고 싶을 때 누군가 거는 말이 귀찮지만 어쩔 수 없이 마음에 없는 웃음과 상투적인 대화를 이어가는 건 상대방을 속이는 것이고 나 자신에게도 스트레스다. 가식은 상대방에 대한 배려이므로 참고 감수해야 하는 것일까?
<당신과 나 사이>의 지은이 김혜남 선생님은 정신분석 전문의로 <서른 살이 심리학에게 묻다>을 포함해 이미 여러 권의 책을 저술한 작가이기도 하다. 첫 페이지의 짧은 프롤로그를 읽었을 뿐인데 위로를 받은 것처럼 마음이 조금 편안해짐을 느꼈다. 그리고 동시에 지은이가 개인적으로 힘들었던 시간들을 겪으면서 느꼈던 생각들과 후회들이 나의 마음을 찌르는 것 같았다.
p.11 프롤로그 - 내가 했던 실수들을 당신이 반복하지 않기를 바라며
나는 당신 곁에도 그런 힘을 주는 사람들이 있기를 바란다. 아니, 적어도 내가 마흔 살이 되도록 저질렀던 실수를 당신이 반복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마지막으로 서로 기대어 살 수밖에 없는 게 인생이라면 누군가에게 어깨를 내주는 법과 함께 잘 기대는 법을 배워서 당신이 더 이상 외롭지 않으면 좋겠다.
<당신과 나 사이>가 주는 가장 큰 메시지는 나와 타인인 관계에 어느 정도 일정한 거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관태기=관계+권태기
관태기란 '관계'와 '권태기'를 합성한 신조어로 새로운 사람과 관계 맺는 것에 권태를 느끼는 현상을 말한다. 새로운 관계에 필요성을 느끼지 못할뿐더러 관계 유지에 드는 노력 자체를 거부하는 것이다. 관태기에 빠진 사람들은 혼밥과 혼술을 즐기고, 오프라인 교류의 빈자리는 소셜미디어로 대신한다.
p.28 혼자가 편하다는 사람들의 심리
자신만의 벽을 쌓고 그 안에서 혼자 사는 게 편하고 안전할 수는 있다. 하지만 가슴 한편 느껴지는 공허함을 어쩌지 못해 우울해지기 쉽다. 무엇을 해도 재미가 없고 무미건조하게 느껴지는 날들이 반복되는 것이다. ... 자신에게 누군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스스로 벽을 허물어 꽁꽁 닫혀있던 마음을 열어야 한다. 세상에 상처 없는 관계란 없다. 상처 입을 각오로 용기를 내야만 누군가와 가까워질 수 있고, 그래야만 비로소 원하는 사랑을 얻을 수 있다.
관계를 끊기 전에 거리부터 두어보라
인간관계가 일처럼 생각되고 피곤하게만 느껴진다면, 전반적인 관계들에 대해 돌아볼 필요가 있다. 정작 중요한 관계는 내버려 둔 채 불필요하고 형식적인 관계들에 너무 많은 에너지와 시간을 낭비하는 건 아닌지. 만약 그렇다면 그러한 피로감과 갈등을 줄이기 위해 관계를 아예 끊어버리는 것이 정답일까?
<당신과 나 사이>는 거리두기를 권장한다. '거리'는 상대방과 나 사이에 '존중'을 넣는 것이다. 이때 존중은 상대방이 나와 다르다는 사실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는 것을 뜻한다. 나와 같을 수 없는 상대방을 비난하거나 고치려 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그의 선택과 결정을 존중하는 것이다.
“모든 사람을 만족시키려는 노력은 미친 짓이다. 더 이상 애쓰지 말고 거리부터 두어라.”
인간관계에 조금 지쳐가는 요즘, 이 책을 읽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따뜻한 위로와 격려를 받은 느낌이다. 김혜남 선생님이 건강한 모습으로 좋은 책을 계속 써주시기를 마음으로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