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제동이 어깨동무합니다]를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
-
김제동이 어깨동무 합니다 - 더불어 함께 사는 세상을 꿈꾸며
김제동 지음 / 위즈덤경향 / 2012년 4월
평점 :
절판
<어깨동무 내 동무, 미나리 밭에 앉았다!>
왜 우리는 어린 시절, 조그만 어깨를 붙잡고 똑같은 음정을 냅다 지르며
앉았다 일어나는 동작만으로도 그렇게 웃어댔을까.
지금 보면 뭐 이런 미개한 놀이가 있나 싶을 정도로 단순무식하지만
큰 웃음과 연대를 이루어냈던 것은 틀림없다.
요즘 아이들은 훨씬 놀 거리가 풍성해지고, 생활도 윤택해졌지만
웃음의 질은 오히려 떨어졌다는 생각은 비단 나만의 생각은 아니겠다.
웃음과 연대가 세상을 바꾼다는 김제동과 그의 동무들을 만났다.

한겨레신문 직설코너에서 '노무현관장사'라는 단어로 물의를 빚었던
한홍구, 서해성이 첫 손님이다.
웃음이란 상대방을 웃기고 싶다는 호감의 표현인데 그것이 어긋날 경우 , 혹은
웃을 생각이 없는데 억지로 웃게 만드는 경우 웃기고 자빠졌네라는 말을 쓰게 된다.
(예) 보온병, 지하벙커 가죽잠바, 쥐포스터
요즘 그런 일이 심심챦게 일어나고 있음에 세 남자는 동의한다.
제발 진실을 확장하는 '쇼'라도 일어나기를 원하는 세상이 되었다는 것이다.
요즘 대권 주자로 떠오르며 일거수일투족이 신문에 오르내리는
안철수, 그리고 청년멘토 박경철.
이미 사업으로 큰 성공을 경험해 본 안철수는 성공을 이렇게 말한다.
일부는 본인의 공헌이었고 나머지는 사회의 허락이 있어야 가능했다고.
나혼자 잘 먹고 잘 살려는 것은 천민자본주의라고.
그처럼 나누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하는 자본가들이 많아지기를 희망한다.

<뜨거운 구슬을 쥐기 위해 손을 데지 않고 잡을 방법은 없어요.>
법륜스님은 사람들 대부분의 고민이 구슬도 갖고,
손도 안 데이는 방법이 없겠는지 하는 욕심에서 출발한다고 한다.
믿으면 두 가지가 다 된다고 말하는 데서 종교의 역할 역시 흔들리고 있다 말한다.
다른 사람을 고쳐서 행복해지려하지 말고 고쳐지지 않은 상태에서도
행복을 누릴 수 있는 마음을 가지는 것이 진정한 행복이라 하니
행복의 주체는 분명히 나이로고!
뒤이어 대학에 들어가서 부모님께 죄송해진 평범한 대학생 두 명의 이야기가 나온다.
학비를 마련하기 위해 복수의 아르바이트를 하느라 아르바이트 스케줄을 먼저 짜고
그 후에 강의 스케줄을 짜넣는다는 얘기는 단지 그들만의 이야기는 아닐 것이다.
졸업과 동시에 채무자로 사회에 나가야하는 그들의 현실앞에 여전히 높기만 한
우골탑!
등록금을 내려달라는 그들의 모임에 '반정부 시위'라는 더깨는 어디 가당키나 한가.

수입보다는 한우고기가 좋을 거라 생각해서 한 때 한우 홍보대사를 했었고,
현재 유기견 보호 활동을 하면서 채식주의자가 된 이효리.
대중의 관심을 요리하는 연예인으로써의 책임을 깨닫게 된 그녀는 요즘 성찰중이다.
<패밀리가 떴다>에서 닭을 잡으며 생명을 경시했던 자신의 모습을 반성하기도 하고,
사람들이 제대로 된 육식을 하기 위해서는 육식을 줄여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한다.
신념은 계속 변할 수 있다.
나는 그녀가 자신에게 집중된 대중의 관심과 에너지를 좋은 방향으로 사용하기 바란다.
'텐미닛츠'같은 자아도취적 노래말과 율동이 아닌.
대한민국 언론인, 김어준
그는 남의 덕 볼 생각 없는 것이 자신의 가장 큰 무기라고 생각하고 있는만큼
남이 어떻게 생각하는 지도 안중에 없어보인다.
거침없는 발언때문에 혹 겁은 안나냐는 질문에
무엇을 하는 데 있어 그 대가를 지불할 의사가 있다면 그저 감수하는 것이라
대답하는 그에게서 투사의 비장함마저 보이는 것은 왜일까.
특정 주장을 선동하는 것이 아니라 그런 주장을 해도 된다는 태도를 선동하는 것에
목표를 둔 그의 행보는 퍽 민주주의스러워 보인다.
김제동이 팬들로부터 부여받은 상징성으로 발언하는 것을 염치라 부르던데
어쨌거나 염치가 세상의 균형을 만든다는 것에는 동감이다.
짐승남 하정우?
그는 떳떳하고 바르고 진정한 것, 그래서 당당할 때 남자다움이 나올 수 있다 한다.
그의 수컷다움은 바로 당당함이라는 것,
그는 김제동에게 비욘세같은 스타일을 추천해주고 여자에게 말을 할 때는
열리고 유연한 표현을 해야한다고 충고한다.
그러나,
"우리 실수로 한 대 피워볼까요?"
금연카페 내부에서 자신의 장난기를 발동시켜 김제동과 대작을 했다하는데.
타인의 시선에서 자유롭다는 것과 타인의 시선을 무시한다는 것과
같은 말은 아니리라.
이 에피소드는 편집의 묘미로 아름답게 잘라냈어야하는 것 아닌가 생각이다.
모든 학생을 서울대에 보낼 순 없어도 모든 학생을 민주시민으로 기르는 것은
가능하다는 곽노현교육감,
한 눈은 내 삶을, 또 다른 눈은 권력을 가진 자들을 보아야한다는 작가 공지영,
아름다운 음악인으로 살려면 세상을 보고 만지고 느껴야한다는 성악가 조수미.
가치로운 것과 연대한 이들을 바라보는 것은 참 흐뭇한 일이다.
이어 김제동에 대한 심층인터뷰가 덧붙여진다.

널리 인간을 웃기게 하자는 홍희인간(洪喜人間)의 이념으로 살고 있는 김제동,
연애에 있어서 '고미스타일(고맙고 미안한 스타일)'인 김제동.
그에게 엔터네이터, 소셜테이너, 휴먼테이너, 여러 수식어들이 붙지만 그는 정작
그런 별명들에 동의한 적 없고 (별명이 마음에 드는 사람은 거의 없을테지만)
사회자 김제동이 제일 마음에 든다고 한다.
그래서 웃음에는 좌도, 우도, 중도도 없다고 믿는 그는
동부이촌동에 30평대 집, 서래마을 80평짜리 전세집, 3000cc 제네시스, 그리고
무척이나 풍성한 현금을 갖고 잘 먹고 잘 살고 있다.
그런 그가 이 모든 것을 누리며 사회적 약자와 함께 사회의 부당함에 침을 뱉는 것은
<함께 행복하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라는 그의 철학때문이다.
그래서 그가 기특하다.
솔직히 나는 이 책만큼은 피하고 싶었다.
'김제동이 만나러갑니다'를 통해서 이미 같은 형식의 책이 나왔기도 했거니와
본문 내용에서 안철수가 말했듯 어떤 사람의 말과 생각이 그 사람을 나타내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의 행동과 선택이 그 사람이기에 인터뷰라는 도구가 마음에 들지
않기 때문이기도 했다.
하지만 상대방이 하고 싶은 말을 할 수 있도록 질문함으로써 모든 사람들이 인터뷰 당하고
싶어할 만큼 인터뷰어로써의 위상을 다진 그가 앞으로도 많은 사람들과 웃음으로,
연대로 세상의 잘못된 부분들을 고치려 노력했으면 좋겠다.
빚진 마음으로 응원 한 판 보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