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째 아이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27
도리스 레싱 지음, 정덕애 옮김 / 민음사 / 199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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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밀]에서 루소가 말한 자연으로돌아가라는 교육의 망한 케이스. 에밀을 공부한다면 반드시 읽어봐야할 책. (게다가 에밀보다 백만배 재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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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 속의 희망 - 절망의 시대에 변화를 꿈꾸는 법, 개정판
리베카 솔닛 지음, 설준규 옮김 / 창비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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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쪽

당시 하벨(바츨라프 하벨, 체코슬로바키아 극작가)은 이렇게 말했다.

“내가 자주 (특히 감옥처럼 유난히 희망 없는 상황에서) 생각하는 그런 종류의 희망은 세계의 상태가 아니고 무엇보다 마음의 상태라고 나는 이해한다. 우리 내부에 희망을 지니고 있거나 지니고 있지 않거나 둘 중 하나인 것이다. 그것은 영혼의 차원에 속하는 것이지, 본질적으로 세계에 관한 어떤 특정한 관측이나 상황 평가에 기대지 않는다. 희망은 예언이 아니다. 그것은 영혼의 지향이자 마음의지향이어서, 직접 경험되는 세계를 초월하며 그 세계의 지평 너머 어느 곳에 닻을 내리고 있다. 이런 깊고 강력한 의미의 희망은 상황이 잘 돌아가고 있다는 기쁨이나, 머지않아 성공할 것이 분명한 사업에 기꺼이 투자하려는 마음과는 다르다. 그같은 희망은 어떤 일이 성공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만이 아니라 그 일이 선한 것이기 때문에 그것을 이루기 위해 일할 수 있는 능력이다.”

그 일이 선한 것이기 때문에 그 일을 하는 거라니... 교육의 목적도 참된 것, 선한 것, 좋은 것을 꿈꾸며 그것을 알고 실천하는 데에 있지 않는가. 교육과 정치와 종교의 궁극적 목적이 동일하다는 것이 이 구절을 읽으며 실감났다. 그리고 그 동안 공부했던 어떠한 논리적 구절보다 가슴을 울렸다.


31쪽 절망하는 사람들은 단 하나의 승리만을, 다시 말해 우리가 쟁취하지 못한 승리, 이라크전쟁을막는 일만을 승리로 인정하려 했다. 

단 하나만의, 구체적으로 고정되어 있는 것만을 목표로 삼는 사람들의 절망. 우리의 희망은 "마음의 상태"라는 하벨의 말과 반대되는 태도.


33쪽 우리는 자신의 이웃을, 서로를, 이방인들을 두려워하고 감시하고, 나아가 문을 닫아걸고 사적인 영역에 박혀 있으라고 부추겨졌다. 우리의 희망과 저항을 온갖 부류의 이방인들과 더불어 공적 영역에서 실천해냄으로써 우리는 이 두려움의 교리문답을 극복했으며 서로를 신뢰하게 되었다.

내향적인 성격으로 태어났다는 핑계로 스스로를 더욱 고립시켜가는 내 모습을 되돌아 보게 되었다. 어쩌면 이러한 사적영역으로의 후퇴는 사회에서 조장한 것이였을 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하였다. '공공의 장'이라는 것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생각해 본다.



4장. 거짓 희망 혹은 손쉬운 좌절.

이상을 꿈꾸는 자들이 빠지기 쉬운 함정들.



41쪽 개인적인 이유로 절망에 빠졌으면서도 그것을 정치적 분석의 결과로 투사하는 사람들도 있다. 이 경우는 이전에 결코 존재하지 않았거나 사람에 따라서는 끔찍했다고 여길수도 있는 시절에 대한 향수와 결합되어 있기 일쑤인데, 그같은 시절은 지금은 망가져 버린 모든 것이 한 때 온전했던 것으로 상상될 수 있는 자리다. 그것은 자기성찰을 회피하는 방법이다.


50쪽 시선을 돌려보라. 어둠 속을 보는 법을 배우라. 그 무대 바깥에서 정치적 힘을 발휘하거나 무대 위 연극의 내용을 바꾸는 창의적인 장에 관심을 기울여보라. 무시하라고 배운 곳, 보지 못하도록 길들여진 곳에서 세상을 바꾸는 이야기들이 나온다.


51쪽 폭력이 국가의 힘이라면 상상력과 비폭력은 시민사회의 힘이다.


91쪽 이 지역, 바로 여기가 세계로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토록 많은 불만과 욕망의 원천이었던 장기적 전망이 흔들렸기 때문이기도 했다. 삶과 의미와 가치 등이 지금 이곳에 가까이 있었던 것이다. 지진을 겪은 우리들은 서로의 눈앞에 존재하며 연결되어 있었다.

103

미국 사람들은 어떤 위기상황에 대응하고 나면 집으로 돌아가 또 다른 위기상황이 일어나도록 내버려두는 데 능한데, 이것은 한편으로는 우리가 죽음의 궁극성이 삶에서도 달성될 수 있고 상상하기 때문이고 이런 궁극성은 개인의 삶에서는 그 뒤 오래오래 행복하게’(happily ever after)라는 표현에, 정치와 종교에서는 구원된’(saved)이라는 표현에 담긴다 다른 한편으로는 우리가 정치적 참여를 많은 다른 나라 사람들(그리고 다른 시기의 미국 사람들)이 생각한 것처럼 일상생활의 일부 또는 심지어 즐거움이라고 여기기보다는 비상상황에 대처하는 어떤 것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구원을 사후의 일로 미뤄두는 것 니체가 비판한 바울의 논리 happily ever after에서 찾아 낸 것을 보고 레베카 솔닛에 반해버렸다. ‘이 폐허를 응시하라에서도 느꼈지만, 솔닛은 기독교 복음의 메시지를 매력적으로 표현하는 작가이다. 그것은 그가 그리스도의 길을 현재에 그의 삶 안에서 살고 있기 때문이겠지.

 

그의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나 역시 그처럼 글을 쓰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논리적이지만 딱딱하고 어려운 글이 아니라 삶에서 우러나와서 어느 누구나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 매력적이고도 아름다운 글을 쓰고 싶다.

 

인간의 아이들이 출생의 순간 아무 힘도 없듯이, 어쩌면 승리도 바람직한 사회에 관한 문화적 감각의 일부로 통합되기 전에는 아무 힘도 쓸 수 없을는지 모른다.

 

107

운동은 믿고 의지하기 어렵다. 신속하지도 않다. ‘직접행동이라는 표현이 가두시위, 볍률위반과 시민불복종을 포함하는 대치상황에 쓰이긴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운동은 직접적이지 않다. 사람들이 운동의 효과가 군대의 경우처럼 직접적이리라고 상상하는 것은 행동가들이 군대처럼 거리를 행진하기 때문인 듯하지만, 군대는 물리적 세계를 공격하고 그 세계를 물리적으로 확보한다. 반면, 운도가들은 거리를 되찾기도 하고 때로는 바스띠유 감옥을 점거하거나 베를린 장벽을 무너뜨리기도 하지만, 그들의 작전 지역은 상징의 영역, 정치적 담론, 집단적 상상력 등 대개 비물질적이다. 그들은 강력한 힘으로 대화에 끼어들지만 대화는 대화일 따름이다. 장차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르는 까닭에 모든 행위는 신념에 기초한 행위. 그저 희망을 품은 채 목표를 이루는 데 가장 힘이 될 만한 지혜와 경험을 동원할 따름인 것이다.

 

128

유대-기독교 문화의 중심적 서사는 낙원과 타락이다. 그것은 완벽과 상실의 서사인데, 깊은 상실감은 완벽에 대한 믿으에서 비롯되는 것인지도 모른다. (중략) 그들은 가능한 것을 완벽한 상태와 거듭 견주면서 후자에 근거해서 전자를 흠잡는다. 낙원은 정태적 장소로, 역사 이전이나 이후의 장소, 쟁투와 파란만장한 사건들과 변화 이후의 장소로 상상된다. 전제인즉슨 일단 완벽한 상태가 도래하고 나면 변화는 더 이상 필요하지 않다는 것이다. 사람들이 구원과 귀가歸家를 믿고 운동이 일상적 실천이 아닌 위기에 대한 반응이라고 믿는 것도 이 완벽이라는 관념 때문이다.


152쪽

문제는 어떻게 세계를 창조할것이냐가 아니라 그 창조의 순간을 어떻게살려나갈 것이냐이며, 창조가 결코 끝나는  법이 없고 사람들이 창조자가 되는 힘을 나누어 갖는 저 코요테의 세계, 미완의 상태이고 즉흥과 참여에 열려 있기에 희망에 찬 세계를 어떻게 실현할 것이냐이다. 내가 그려본 혁명의 날들은 희망이 더 이상 미래에 고정되지 않고 현재 속에 요동치는 힘이 되는 나날들이다.


예수님은 우리에게 신이 되라고 말씀하셨지. 창조자의 힘을 나누어 갖는 게 아니라. 아메리카의 원주민 신학은 그리스도교보다 조금 더 단순한 것같다.


164쪽 우리가 이 곳에 오기 전에 대륙은 자연 그대로의 상태로 인간의 손을 타지 않은 처녀지였으므로 아메리카 원주민은 존재한 적이 없는 셈이 되는데, 이런 식의 이야기는 자연을 인간과 무관한 영역, 별도의 장소로 간주했던 환경론자들에게는 각별히 값진 것이다. 아메리카 원주민들을 그림 속으로 되돌려 놓는 것은 자연이무엇이고 자연 속 인간의 위치가 무엇인지를 근본적으로 다시 정의하는 것을 뜻했다. (이것은 자연적인 것과 인위적인 것을 갈라서 보는 또 하나의 이분법을해체하는 것으로 환경운동에 함축하는 바가 큰데, 환경운동은 이런 의미 수정을 아직 제대로 감당하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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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tter english가 중고매장에 재고있길래 먼길을 다녀왔다. 지하철을 오래 타는 게 힘들었지만, 봉지에 그려진 허밍웨이 사진 덕분에 기분이 좋았다. 알라딘의 이러한 소소함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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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 한나 아렌트의 말 - 정치적인 것에 대한 마지막 인터뷰
한나 아렌트 지음, 윤철희 옮김 / 마음산책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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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이해하고 싶었어요...
이 욕구로 평생을 살아갈 수 있었던 아렌트.
5번으로 태어난 내게 큰 위로와 힘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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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 욕심을 잊으면 새들의 친구가 되네
돌베개 / 200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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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남의 시초인가... 21세기 한남이 지은 시집인줄ㄹㄹㄹ. 그 점만 빼면 매우 재밌다. 시대를 뛰어넘는 이규보의 감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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