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문학상의 도전, 한강의 탄생
이봉호 지음 / 북오션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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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한강 작가가 노벨문학상을 타기 직전인 2024년 여름에 '채식주의자'를 읽었고,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 소식을 들었던 날 '소년이 온다'를 읽기 시작했다. 문학 전공자로서 그동안 영국에서 권위를 인정받는 맨부커상 수상작인 '채식주의자'를 외면했던 것에 대해서 아주 조금의 죄책감이 있었는데, 제자가 읽기 시작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넌지시 도서관으로 향했던 것이 소설을 읽게 된 계기였다. '채식주의자'는 표현이나 의미하는 바를 떠나서 스토리 자체가 유쾌하지 않았다. 여기에서 말하는 연약한 여성 혹은 연약한 것에게 향하는 짙은 폭력성이 적나라게 묘사된 부분은 선정적인 것을 떠나 불쾌했다. <노벨문학상의 도전, 한강의 탄생>에서 작가는 "식물로 회귀하는 여자의 모습은 폭력적인 아버지로부터 벗어나려는 딸의 갈망이며 이것이 곧 채식주의자의 모습으로 털갈이 한다."고 이야기한다. 한강 작가의 작품을 읽으면서 느끼고, 생각했던 부분이 조금 정리가 되는 느낌이 든다.


<소년이 온다>는 1980년 5월 18일, 광주에서 목숨을 잃은 이들의 사진을 보고, 한강 작가가 충격을 받아서 쓰기 시작했던 작품이라고 한다. "국가라는 폭력의 근원에서 자유롭지 못했던 역사적 사실을 한강은 작가의 이름으로 회피하지 않는다."고 말하는데, 이 해설은 꽤 공감이 갔던 구절이다.


<노벨문학상의 도전, 한강의 탄생>은 한강 작가의 모든 작품을 아우르며 그녀의 작품들을 리뷰한다. 작품마다 짤막한 해석은 한강 작가 작품의 주제와 방향성을 제시하는 것 같아 읽는 내내 유익했다. 그녀의 다른 작품을 읽게 되더라도 참고해서 읽으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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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생각이 잠든 사이에 - 마음의 발견
박세은 지음 / 사유와공감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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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요일도 구별하지 못 할 만큼 정신없이 일하다가 어느 날 갑자기 여유가 찾아올 때면 수 많은 생각에 사로잡히기도 한다. '나는 제대로 살고 있는 것일까', '내 삶의 방향은 어디로 흘러가는 걸까', '엄마로서 아이들에게 행복하게 사는 법에 대해 알려준 적이 있었을까', '원하던 대로 나이 들어가고 있는걸까' 등의 생각을 말이다. 에세이를 읽다보면 생각이 정리되거나 차분해질 때가 있는데, 그런 마음으로 읽기 시작했던 책이 <당신의 생각이 잠든 사이에>다. 책은 1. 마음의 다양한 얼굴, 2. 내 안의 작은 지옥, 3. 나를 안아주는 마음, 4. 사랑을 시작하는 마음과 같이 네 개의 챕터로 나뉘어져 있다. 여러 사람의 사례를 들어 알기 쉽게 내가 가질 수 있는 마음이나 태도에 대해 설명하고, 우리 안에는 다양한 유형의 마음이 있다는 것을 알게 해준다.



지금 당신은 당신이 지닌 특별함 때문에 한편으로 기쁘지만, 또 한편으론 괴롭고 외로울지도 모른다. 어차피 운명이 우연으로 이루어져 있다면 불안감은 내려놓고 내 앞에 주어진 삶을 운명적으로 사랑하며 살아가기를, 나의 나약함도 때론 자랑이고 축복이 될 수 있음을 기억하자. 당신에게 주어진 지금, 그대로도 충분히 아름답다.

p.17 중에서.



'마음의 다양한 얼굴'에서 말하는 멀티 페르소나, 수다 중독증, 걱정이 걱정, 나르시시스트, 분노는 나의 힘에 해당하는 유형의 마음들은 내가 가진 여러 자아 중에서 하나에 해당된다는 생각이 들 만큼 익숙한 마음들이다. 불안에 기인해서 수다를 떨고, 잠깐 동안이라도 조용한 시간이 주어지는 건 견디기가 어렵다거나 칭찬과 인정 속에서 살아있음을 느끼고, 타인의 기대에 부흥하기 위해 압박감을 느껴가면서도 가면 쓰는 것을 기꺼이 자처하는 마음에 대해 읽고 있자니 문득 나의 일부 같아서 조금 안쓰러워진다. <당신의 생각이 잠든 사이에>서는 나의 대해 알고, 나를 사랑하는 방법에 대해서 언급한다. 바쁜 현대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는 자신을 잃어가면서까지 하루를 견디듯 살아내고 있었던 건 아닐까? 책은 수없는 물음 속에서 나의 내면을 들여다볼 수 있게 해준다. 또 작가가 내린 해답들은 진부한 답변이라 할 수 있겠지만 진부해서 진리에 가까운 이야기들이기에 한번쯤 내 안의 나를 마주하고 싶은 이들이라면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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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답게 사는 순간, 비로소 어른이 되었다 - 세상의 잣대에서 벗어나 내 삶의 주인으로 사는 법
유세미 지음 / 쌤앤파커스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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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이십대만 해도 에세이를 진부하고 뻔한 글들이라 생각하며 기피했었는데, 언제부턴가 마음에 닿는 글귀나 제목의 책을 보면 읽고 있는 나를 발견한다. 에세이에 흥미를 가지게 된 건 아마도 어릴 때는 몰랐던 감정이나 경험들을 점차 경험하게 되고, 느끼면서부터가 아니었을까 싶다.

내겐 인생의 뿌리였던 아버지의 투병 기간은 나와 타인과의 관계를 재정립하게 되는 시기였고, 아이를 키우면서 서툴렀던 나를 발견하기도 했다. 또 내가 소중히 여기던 사람이 같은 마음이 아니란 걸 알았을 때 상처를 받기도 했고, 나 역시 누군가에겐 상처가 되었을거란 생각에 괴롭기도 했다. 지나고 보니 나는 타인의 말과 감정에 쉽게 휘둘리거나 흔들리는 사람이었다. 주변의 시선에도 영향을 받았고, 세상에서 정한 잣대에 아니라고 말하면서도 나는 그것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나답게 사는 순간, 비로소 어른이 되었다>는 우리의 삶을 돌아보고, 어떤 면에서는 내적 성장을 유도하기도 하는 책이다.

인생은 알 수 없다. 끝까지 가봐야 한다. 그래서 다행이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니. 분명 누구에게나 더 좋은 일들이 한발짝 앞에서 서성이며 기다리고 있다. 어떤 이는 이것을 기대하고 어떤 이는 기대가 없는, 그 차이뿐이다.

......

그래서 인생은 기대하는 자에게 더 유리하게 흘러간다. 기회가 있기 때문이다.

p.35 중에서.

살아보고, 둘러보니 평탄하기만 한 삶은 없다. 부딪치고 좌절하면서 바닥에 드러눕기도 그러다가 힘을 내어 찬찬히 나아가기도 한다. 책의 한 구절, 구절마다 공감이 되고, 한편으론 위로가 되어서 읽고 있는 중에도 평온함을 얻는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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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친구는 나르시시스트 생각학교 클클문고
조영주 지음 / 생각학교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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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도서는 협찬받아 주관적으로 작성되었습니다.


제목부터 재미있다는 생각에 읽게 된 <내 친구는 나르시시스트>, 십대 그리고 사춘기에 접어든 딸을 보면서 한없이 친구가 좋았던 나의 시절을 떠올리기도 한다. 책은 사춘기 소녀들이 친구와의 관계에서 느끼는 다양한 감정들을 그려낸 소설이다. 친구가 없던 해환에게 인기 많고, 성격 좋기로 유명한 나애가 먼저 다가와 친구가 되어 주면서 둘은 친하게 지낸다. 하지만 언제부턴가 해환은 시시때때로 변하는 나애의 기분과 감정에 눈치를 보게 되고, 그녀의 이중적인 태도로 더욱 힘들어한다. 해환은 스스로를 다잡기 위해 일기를 쓰게 되고, 그 과정에서 위로받고, 중심을 잡게 된다. 그 무렵, 왕따를 당하는 자신의 처지와 비슷했던 정안을 알게 되고 해환은 정안에게 교환 일기를 써보자고 제안하는데......


한 명이 일방적으로 휘둘리고,

상처받는 관계를 우정이라 말할 수 없어.


친구와의 관계는 십대를 떠나 인간에게 숙명과도 같은 존재이자 고민거리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누구든지 대화가 잘 통하고, 좋아하는 것들이 비슷하면 금세 친해졌다가 작은 일 하나에 감정이 상하기도 하고, 어떠한 물리적 거리나 심리적 거리에 의해서 경우에 따라 영원히 멀어져버리기도 하는 그런 존재... 사십대에 접어들면서 좋은 사람들과 건강한 관계를 유지하거나 건강하지 않은 관계의 타인은 놓을 줄도 아는 법에 조금씩 노련해져가는데, 십대들은 조금 서툰 면이 있는 것 같다. 그런 면에서 이 작품은 소설이지만 관계에 대해서 깊이 생각할 수 있는 거리를 제공해주는 매력을 가지고 있다. 또한 스스로를 다소 불안하고, 미약하게 여기던 존재가 어떤 방향으로든 성장해가는 모습을 보는 건 참 좋은데, <내 친구는 나르시시스트>가 그런 감정을 느끼기에 딱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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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기사 궁금증 300문 300답 - 불확실성의 시대, 경제기사 속에 답이 있다, 2025 개정증보판 300문 300답
곽해선 지음 / 혜다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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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학창시절에는 '대체 이걸 배워서 어디에 쓸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막연하게 배웠던 경제였다면 성인이 되고나서는 생존의 느낌이랄까. 뉴스나 신문에서 알아듣기 어렵고, 생소한 경제 용어를 접할 때면 '좀 더 성실하게 배워둘 걸.'이라는 탄식이 흘러나온다.

경제를 알면 세상을 꿰뚫어보는 안목이 생긴다!

p.4 중에서

저자의 말처럼 세상이 경제적 이해를 기본으로 삼아 움직이고,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려면 경제를 알아야 한다는 말에 격하게 공감이 간다. <경제기사 궁금증 300문 300답>은 8개의 챕터로 나뉜다. 1.경제, 어떻게 움직이나, 2.경기, 3.물가, 4.금융, 5.증권, 6.외환, 7.국제수지와 무역, 8.경제지표 등 경제에 관련된 기본 개념을 비롯하여 경제 용어들을 상세하게 설명한다.

읽은 내용 중에서 '수요초과'라는 말이 기억에 남는데, 이는 수요량에 비해 공급량이 부족한 것으로 경기가 좋을 때 나타나는 수요 초과 현상은 잘 나가던 실물 경기가 꺾이는 조짐이가 쉽다고 한다. 왜냐하면 물가가 오르기 때문에 경기를 끌어내리는 현상이 나타나는데, 개별 상품 가격 상승세가 부문별 물가로 확산되면 물가가 전반적으로 오르고 곧 인플레이션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부동산만 해도 15년 넘게 추이를 살펴보며 지냈는데, 책에서 말하는 대로 올랐다가 과열 양상을 보인 후에 내려가길 반복한다.

<경제기사 궁금증 300문 300답>은 책의 두께나 그래프가 약간의 위화감(?)을 조성하기도 하지만 적당한 예를 통해 경제에 관한 이야기들을 이해하기 쉽게 전달한다. 책을 읽으면서 알면 더 보인다는 말이 실감난다. 경제의 흐름에 대해서 전문가처럼 알 수는 없겠지만 알기 위해 꾸준히 노력한다면 지금보다 경제적 지식을 가진 사람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은 경제를 거시적 혹은 미시적으로 바라볼 줄 아는 안목을 키우기 좋은 기본 경제서로 적합하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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