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다섯, 서른, 세계여행 - 현실 자매 리얼 여행기
한다솜 지음 / 비채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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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이든 동남아든 1~2달 배낭여행에 도전한다는 건 여러 가지로 쉽지 않다.

시간적, 경제적인 여건은 물론이고 가장 발목을 잡는 건 본인의 '의지박약'이요 '용기 부족'이다.

'돈 있고 시간 있으면 누구나 도전할 수 있지 않냐?' 싶지만 막상 배낭 하나 메고 하나부터 열까지 본인의 힘만으로 일정을 꾸려간다는 게 생각처럼 쉬운 일도 아니고, 생고생을 사서 하는 여행 또한 그다지 낭만적이지 않을 수도 있다.

이 책을 쓴 한다솜 작가는 뜻한 바가 있어 인생의 쉼표를 찍기 위해, 물론 직장엔 사표를 내고 배낭 하나 메고 무려 세계여행에 도전한다.

이 일정은 "24개국 54개 도시 215일"에 걸쳐 있고 2018년 3월 23일 출발하여 10월 23일에 끝난다.

일정에는 작가의 친동생이 동행하여 한자매의 돈독한 우애를 과시한다.

215일의 여정을 431페이지에 담았다.

그러기에 본문 내용은 다소 '주마간산'격으로 스쳐 지나가는 느낌을 피할 수는 없다.

각 여행지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 위주로 넘어가기에, 어떤 곳에선 최악의 숙소가 어떤 곳에서 세탁하면서 생긴 자그마한 사건을 다루기도 한다.

하지만 이 책은 무슨 자세한 정보를 전달하기 위한 여행기는 아니다 보니 그런 부분은 감안하고 읽어야 하지 않을까.

작가가 느낀 점을 일기 형식으로 보다 자세하게 적자면 한 권으로는 턱도 없이 부족한 분량일 수밖에 없다.

작가의 사진 폴더에서 고르고 골랐을 인생 사진들을 보면서, 매 장 마무리에 우애 깊은 한자매의 4차원 개그를 미소 지으면서 읽다 보면 어느새 귀국이다.

모르긴 몰라도 한자매는 성장과정이 매우 좋은 듯하다.

여기서 말하는 성장과정이란 좋은 부모님 밑에서 그다지 고생하지 않고 호의호식하며 자란 느낌이다.

그래서 이들은 흔히 배낭여행하면 생각하기 쉬운 곤궁한 여행족과는 거리가 멀다.

주위에도 역시 그런 지인들이 포진한 듯 한작가의 남자친구는 응원하러 스페인으로 날라 오고, 직장 후배는 라오스로 와서 만나고 부모님은 홍콩에서 만나 함께 귀국하는 식이다.

수영에 능숙하고 다양한 액티비티를 즐기는 한자매는 스카이다이빙, 워터파크, 카약킹, 짚라인 등 가는 곳마다 이런 액티비티를 놓치는 법이 없고, 본격 먹방투어까지는 아니라도 먹고 싶은 거 사 먹는 지출은 궁색하지 않으며, 언니의 취향이 '카페 투어'인지라 인스타그램에 올릴만한 카페도 많이 다닌다.

일정 또한 여유 있게 짜서 무리한다 싶으면 적당히 쉬어 가는데 아예 페루의 쿠스코에서는 작심하고 한 달 체류하기도 한다.

이렇게 잘 놀고 잘 먹고 215일 다닌 세계여행의 경비는 둘이 합쳐 31백만 원이 넘게 들었다 한다.

흔히 하는 말로 '부러우면 지는 거다!'라고 하는데 한자매의 "현실 자매 리얼 여행기"를 읽고 나면 "YOU WIN!" 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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