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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단장 죽이기 1 - 현현하는 이데아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홍은주 옮김 / 문학동네 / 2017년 7월
평점 :
오랜만에 만나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신간 '기사단장 죽이기'입니다..
'무라카미 하루키'는 '노르웨이의 숲' 이후 저에겐 믿고 읽는 작가인데 말이지요..
사실 '하루키'에 반한것은 '노르웨이의 숲'이 아니였습니다...
'노르웨이의 숲', 아니 '상실의 시대'를 처음 읽었을때 정말 이상했거든요..
당시 처음 접했던 일본 문화가 너무 어색하고,
주인공들도 '사이코'같고...ㅋㅋㅋ 그래서 욕하면서 책을 덮었는데..
그 책을 거의 10번은 읽었을정도로 사랑하는 책이 될줄은 몰랐습니다..
'하루키'는 나랑 안 맞는갑다 하고...'상실의 시대'를 처박아 놓고 몇년후..
우연히 발견한 '태엽감는 새', 왠지 잼나보여서 구매를 했는데....너무 재미있더라구요..ㅋㅋㅋ
그래서 '하루키'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된게 바로 '태엽감는 새'였는데..
'기사단장 살인사건'은 왠지 '태엽감는 새'를 기억나게 하는 스토리였습니다.
소설의 시작은 주인공이 '얼굴없는 남자'를 만나는 장면입니다..
초상화 전문 화가인 '나'는 그 남자를 그리려고 하지만 결국 그리지 못하고..
남자는 다음에 오겠다면서 돌아서는데요..
원래는 '추상화'를 전문으로 공부했지만, 먹고 살기 위해 '초상화'를 그리게 된 '나'
그러나 의외로 '초상화'를 잘 그려서 인기를 얻었고..
'초상화'로 통해 전문 에이전시도 생기고, 먹고 살만해졌는데요..
그의 '초상화'기법은 특별합니다..
보통 '초상화'를 그리면 모델을 세우고 그리는 법인데..
그는 '의뢰인'을 모델로 하지 않습니다..
대신 '의뢰인'과 몇시간 대화를 하고, 그의 스냅사진을 얻어
자신이 기억하는 '의뢰인'의 인상을 그리는데..그 반응이 매우 좋았지요..
그렇지만, 문득 평생 '초상화'만 그리고 살것인가? 고민하기 시작합니다.
이제 마흔이 몇년 안남았는데....자신만의 그림을 그리고 싶던 '나'
그런 그에게 어느날 갑자기 아내인 '유즈'가 이혼을 통보해옵니다..
'당신과 더 이상 못 살거 같다'는 한마디에..
'나'는 그 집을 나오고, 몇달동안 여행을 하는데요..
여행을 하고 '도쿄'로 돌아온 그는, 미대 동기인 '아다마'의 소개로
'아다마'의 아버지가 작품활동을 하던 산속별장에서 묵게 됩니다..
'아다마의 아버지인 '아마다 도모히코'는 유명한 일본화 화가로..
현재는 치매가 걸려, 요양원에 있는지가 몇년인데..
그동안 별장을 버려두기 아까운지라, '나'가 대신 사용하게 되었는데요..
더 이상 '에이전시'에 '초상화'는 그리지 않겠다고 통보하고
산속 별장에서 고독한 삶은 누리던 '나'는..
자다가 이상한 짐승의 소리에 잠을 깹니다..
산속인지라, 이상한 동물이 들어왔나? 싶어 탐험을 하던 그는..
'수리부엉이' 한마리가 지붕에서 생활한다는 것을 ..
'수리부엉이'를 보고 안심하던 그에게...지붕밑에서 무엇인가가 눈에 보이는데요
그것은 바로 '아마다 도모히코'의 그림 '기사단장 죽이기'
평화롭고 온화한 일본화를 그리기로 유명했던 그였지만..
'기사단장 죽이기'는 보기만 해도 잔혹한 피투성이 그림이였는데요..
노인을 칼로 찔러 죽이는 젊은 남자와 그것을 보고 비명을 지르는 여인
그리고 하인으로 보이는 남자와, 구멍을 파 그 장면을 몰래 훔쳐보는 수상한 남자..
'기사단장 죽이기'란 그림에 영감을 얻어 자신만의 그림을 그리기로 한 '나'
그러나 그림은 전혀 그려지지 않는데요 ㅠㅠ
그런 '나'에게 '에이전시'가 연락을 해옵니다..
더 이상 '초상화'를 그리지 않겠다고 말했지만...
거절하기엔 너무 어마어마한 금액을 제시한 고객이 있었던 것이지요.
의뢰인인 '멘시키'라는 남자를 만난 '나'
그는 '나'가 알고보니 궁금해했던 이웃사촌이였고, 그의 부탁을 받아들이는데요
'나'는 '멘시키'를 그리려고 하지만 기존의 방식으로 더 이상 그릴수 없음을 알게됩니다.
결국 '멘시키'를 모델로 세워야 했고, 처음으로 사람을 직접 보고 그리게 되는 '초상화'
그렇다보니 두 사람은 자주 만나야 했고..
두 사람은 점점 가까워지고...서로 가슴속의 고민을 털어놓게 되는데요..
밤마다 들려오는 기이한 '방울소리'
그리고 탐험에 나서는 두 사람, 그러나 의문의 석굴은 비워있고...
의문의 '방울'만이 발견됩니다..
이제는 모든 것이 끝났다고 생각한 '나'
그리고 그의 앞에 갑자기 나타난 '기사단장'
'기사단장'과 '나'와의 대화장면들을 보다보니....
왠지 '양3부작'의 '양사나이'가 생각나기도 하던데 말입니다.
그리고 그의 가슴속 이야기들..'누이동생'의 죽음과..그녀와의 추억..
'누이동생'과 닮은 아내 '유즈', 아내와의 6년동안 결혼생활...
그는 쿨하게 이혼했지만, 사실 그녀를 잊지 못하는데요...
읽으면서 왜 '유즈'가 이혼을 요구했을지? 궁금하던데 말입니다.
말로는 남자가 생겼다지만, 왠지 아닌거 같기도 하고요..
역시 믿고 읽는 '하루키'답게 두꺼운 책이였지만, 가독성은 대박이였습니다..
원래 '하루키'의 소설을 좋아하지만, 이런 류의 작품 스타일도 좋아하는데요..
특히 '몽환적인 느낌'의 기묘한 이야기들...
저는 소설을 읽을때 가장 중요하게 보는게 바로 '가독성'인데 말입니다.
(아무리 좋은 내용이라도 읽혀져야 되는거잖아요..ㅋㅋㅋ)
정말 시간가는줄 모르고 읽었던 작품이였습니다..
얼른 2권으로 넘어가보도록 하겠습니다...어떻게 스토리가 흘려갈지 궁금한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