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너를 본다 미드나잇 스릴러
클레어 맥킨토시 지음, 공민희 옮김 / 나무의철학 / 2017년 4월
평점 :
절판


<너를 놓아줄게>로 유명한 클레어 맥킨토시의 신간 소설 <나는 너를 본다>를 읽었다. 무척 재밌었다. 인간은 모두 습관의 동물이다. 혹시 당신은 매일 아침 비슷한 시간에 비슷한 스타일의 옷을 입고 집을 나서서 매일 같은 길로 출근 하지는 않은가? 잘 생각해보라. 비슷한 시간의 버스나 지하철을 놓치지 않고 올라탄다. 그리고 선호하는 좌석에 앉는다. 직접 운전을 한다면 혹시 선호하는, 매일 주차하는 장소가 정해져 있지는 않은지? 매일 판에 박힌 듯 습관적으로 살고 있지 않느냐는 것이다. 항상 정해진 길로만 다니지 않은가? 그게 습관이 돼서 편하고 친숙하고 안정적이니까. 근데 그런 당신의 행동을 ‘당신만’ 알고 있을까? 으악. 뭔가 소름 돋지 않은가? 이 책을 읽는 동안 몇 번이나 뒤돌아보게 된다. 어쩌면 나의 이야기일지도 모르는... 실제로 일어날 법한 일을 사실적으로 그려서 무섭고 소름 끼치는 이야기였다.

 

소설은 조 워커라는 여성과 켈리 스위프트 순경의 시점에서 교차 진행된다. 조 워커는 전남편과의 사이에서 낳은 아들 저스틴과 딸 케이티를 키우며 남자친구인 사이먼과 함께 살고 있다. 케이티는 배우의 꿈을 갖고 있고, 저스틴은 조의 친구 멜리사의 카페에서 일한다. 이제 성인이 된 아이들은 조의 말을 잘 듣지는 않는다. 특히 저스틴은 아빠와 엄마가 이혼한 것에 대해 불만이 많았다. 그래서 사이먼과 사이가 좋지 않아 걱정이지만 그저 나아지겠지, 생각한다. 조는 지금 특별히 불행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오히려 이 정도면 행복하다고 생각했다. 자신을 사랑해주는 사이먼이 옆에 있고, 출근할 일자리가 있었으니까. 다른 날과 다르지 않게 일을 하고 퇴근하던 조는 만원 전철에 몸을 실었다. 그곳에서 <런던 가제트> 신문을 보던 조는 깜짝 놀랐다. 데이트 광고 속 여자 사진이 자신이었기 때문이다. 왜 내 사진이 여기에? 집에 돌아와 가족들에게 신문을 보여주며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묻지만 가족들은 별로 반응이 없다. 그저 닮은 사람이겠죠, 아님 누군가가 장난을 친 것이거나. 그저 닮은 사람일뿐일까? 중년의 여성을 데이트 광고에 내는 장난을 누가 치겠는가. 그저 닮은 사람이겠지.. 그렇겠지.. 조는 그렇게 생각하며 불안을 떨치려 노력한다.

 

그런데 뭔가 이상하다. 데이트 광고에 매일 다른 여자들의 사진도 실리는데, 어느 날은 보니까 그 광고에 실렸던 여성이 소매치기를 당했다. 조는 경찰에 이 사실을 알린다. 조에게 제보를 받은 경찰이 바로 켈리. 이어서 광고 속에 실렸던 또 다른 여성이 살해되면서 조는 자신에게도 이런 일이 일어나지는 않을까 더욱 더 불안함을 느끼고, 켈리는 뭔가 있음을 직감하고 수사를 시작한다. 누가 데이트 광고에 여성들의 사진을 올리는 걸까? 이 여성들에게 일어난 사건 사고들이 광고와 무슨 관련이 있는 걸까?

 

이렇게 일상 속에서의 공포를 느끼게 하는 작품들을 읽을 때면 너무 무섭다. 나도 거의 비슷한 시간에 정해진 길로만 다니는 경향이 커서 더 큰 공포를 느꼈던 것 같다. 이런 판에 박힌 일상 때문에 누군가의 표적이 될 수 있다는 걸 별로 생각하지 못하고 살고 있었다. 그냥 이어폰 끼고 뒤 한 번 살펴보지 않고 자주 같은 길을 걸었었다. <나는 너를 본다>를 읽으면서 정말 실제로 이런 일이 있을 법하다고 생각이 들었다. 아니, 이미 실제로 일어나고 있나? 누가 범인일까 생각하며 읽는 재미가 있었다. 그리고 다 해결됐다고 생각하면서 읽어 가는데, 책장을 덮기 전 에필로그를 읽으니 마음이 더 무거워진다. 범인은 너였구나. 충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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