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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파산하는 날 - 서구의 몰락과 신흥국의 반격
담비사 모요 지음, 김종수 옮김 / 중앙books(중앙북스)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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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펙트 스톰이 닥칠 것이다.’ 대표적인 비관론자 루비니 교수는 미국재정위기가 쉽게 해결되지 않을 것임을 경고한다. 중국의 경제성장 둔화, 일본의 장기침체, 무엇보다도 EU의 재정혼란은 루비니의 경고를 더욱 명확하게 증명하고 있다. 이에 반대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전 재무장관 루빈은 루비니의 경고를 한방에 일축한다. 그는 대표적인 회전문 인사로 미국재정을 좌우해온 인물이다. 재정에 관한한 루빈의 목소리를 무시할 수 없지만 세계 언론은 루비니의 경고에 더욱 관심을 갖고 있는 듯하다. 그런데 유독 한국 재정정책은 루빈의 손을 들어주고 있다. 무엇이 우리들에게 좋은 것이 될지 알순없지만 ‘블랙스완’ 이라 일컫는 예측 불가능한 변수가 언제든 우릴 파국으로 몰 수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다.
프리드먼의 이론은 혁명적이라 할 정도로 대중화되었다. 이제 세계는 평평해진 단계를 넘어서 운명의 공동체라고 해야 되지 않을까 라는 섣부른 판단을 해본다. 과연 패권국 미국은 다시 한 번 황소처럼 세계를 리드해 갈 수 있을까? 마치 무주공산인 듯한 세계정세가 중국이라는 거대한 만리장성에 갇혀있는 듯하다. 세계경제는 중국만을 바라보고 있다. 성장과 부패라는 극과극의 모습을 지닌 중국은 마치 블랙홀처럼 달러와 원자재를 흡수한다. 이미 제조업과 금융서비스업으로 재미를 본 미국처럼 그들도 새로운 판을 짜기 위한 엄청난 도박을 준비하고 있는 중이다. 하지만 중국에 대한 반론도 만만치 않다.
담비사 모요는 ‘미국의 파산하는 날’을 통해 거시경제학을 중심으로 미국이 어떻게 쓰러져가고 있는지를 꾸밈없이 서술한다. 그녀의 목소리는 단호하다. 그녀는 미국의 정체성이 어디로부터 비롯되었으며 이제 그 과도한 탐욕과 가치관이 스스로를 어떻게 파산시키고 있는지 역사적 자료를 통해 가감 없이 보여준다. 담비사는 자본주의로서 미국은 파산을 선고한 것이나 다름없다는 섬뜩한 말을 서슴지 않는다. ‘자본의 분배’ 에 관한 그녀의 이론은 잘못된 미국의 재정정책을 과감히 깨부순다. 자본이 고유의 목적인 생산적인 투자를 벗어나 주택과 같은 수익성이 낮은 ‘편의적 자산’으로 대체되었고 가치가 없는 주택가격을 올리기 위해 무모하게 펼친 금융정책이 결국 미국의 발목을 잡았다는 것이다.
미국은 주택을 부양하기위해 특별한 금융정책을 시도했다. 저금리, 무분별한 대출, 신용카드등을 이용한 무제한적인 ‘빚’을 양산한 것이다. 빚의 마지막은 어디일까? 금융가를 공포의 도가니로 몰았던 파생상품은 빚의 마지막을 태우기 위한 불꽃이었을까? 무제한적인 달러공급은 미국이 안고 있는 또 다른 뇌관이다. 중국이 이타적이라 미국을 위해 달러를 받아들이고 있을까? 중국 역시 생산품을 판매하기위한 공급처가 필요할 것이며 이는 미국과 적대적 공생관계를 형성하는데 더할나위없는 조건을 만들어주고 있다. 하지만 어느 누구도 승자가 되지못할 치킨게임이 될 확률이 크다. 최소한 그들은 스스로에게 정직하지 못하다는 역사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은 막강한 군사력을 지닌 국가다. 드러나진 않았어도 그들의 성공이 ‘전쟁’과 관계가 없다고는 누구도 부인하기 어려울 것이다. 담비요는 전쟁으로 부유해진 국가가 힘을 잃어간다고 말한다. 2차 세계대전은 미국을 패권국으로 만드는데 절대적이었다. 당시 미국을 일으켰던 주인공은 ‘제조업’이었다. 특히 케네디 대통령 시절, 미국의 위상은 영원히 지속될 아메리카 드림을 완성시키는 듯했다. 하지만 그들이 그토록 추구해왔던 세계화는 일순간 세계를 장악할 순 있었지만 신흥국가들의 성장은 더 이상 미국의 독주와 독단을 허락하지 않고 있다. 미국 자본주의의 허상이 적나라하게 드러난 2008년, 세계는 분명하게 새로운 시대가 오고 있음을 깨닫기 시작한 것이다.
담비사는 경제학자다. 그녀의 이론은 경제학이 추구하는 시장의 원리를 정확하게 표현하고 있다. 즉, 시장은 이익이 있는 곳으로 움직인다는 것이다. 세계 각국이 미국을 바라보는 시각도 이와 다르지 않을 것이다. 서브프라임 사태후 미국은 활발한 움직임을 보여주고 있지만 통계수치는 여전히 불투명한 미래를 암시하고 있다. 또한 여전히 정계를 움직이고 있는 관료들의 목소리가 과거와 다르지 않다는 것도 커다란 문제다. 담비요의 도전을 보면서 우린 무엇을 느낄 수 있을까? 미국에 좋은 것이면 한국에도 좋은 것일까? 미국정책을 벗어날 수 없는 현실도 안타깝지만 이를 무분별하게 따라하는 풍토는 더욱 우리의 마음을 무겁게 한다. 미국은 진정 파산을 서두르고 있는 것일까? G2를 중심으로 한 담비요의 경제정책, 미국 파산시나리오는 무엇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