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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노베이터 - 창의적인 삶으로 나아간 천재들의 비밀
월터 아이작슨 지음, 정영목.신지영 옮김 / 오픈하우스 / 2015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오랜기간 재무와 관련된 일을 하면서 숫자의 세계에서 헤어나지 못했다. 몇 년 전부터 기술과 관련된 일을 하면서 기술(과학)의 중요성을 몸소 겪으며 점점 더 관심을 갖게 되었다. 특히 획기적인 발명은 인류의 진보를 가져왔고 과학과 기술의 발달은 우리 삶을 윤택하게 만드는데 기여한 건 확실하다는 인식을 재확인한 계기가 되었다.

 

컴퓨터와 인터넷은 아마도 현대에 있어서 가장 획기적인 발명품이며 우리 문명의 발전속도를 급속화하는데 기여를 하였다. 그런데 컴퓨터와 인터넷은 한 사람에 의해 만들어진 발명품이 아니며 여러 사람의 협업에 의해 만들어졌다. 이 책은 이러한 디지털 시대의 혁신에 관해 컴퓨터와 인터넷을 중심으로 선구자, 해커, 발명가, 기업가들의 이야기이며 어떻게 협업하면서 창조적으로 만들었는지 등에 관한 이야기다. 그래서 제목이 이노베이터라고 하는 것 같다.

이 책은 컴퓨터의 역사를 개괄하면서 주요한 혁신가들(이노베이터)12개로 구분하여 이야기를 하고 있다. 마치 여러사람들의 작은 전기를 모은 책이면서도 디지털 시대의 흐름을 이야기하는 과학사에 관한 책이기도 하다.

 

이 책 본문시작전 연대표에 맨처음 나온 인물이 에이다 러브레이스 백작부인으로서 1843년 배비지의 해석기관에 대한 주석을 발표하는 것으로 시작해서 매우 놀라웠다. 영국의 시인 바이런 경의 딸인 에이다는 시와 수학을 사랑했기 때문에  찰스 배비지의 기계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어 주석까지 작성한 것이 오늘날 컴퓨터 프로그래밍의 기본적인 개념을 나타낸 것이었다. 1840년대에 그런 일을 하다니, 대단한 사람임에 틀림없다.

 

진보는 거대한 도약으로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수백개의 작은 걸음으로 이루어지기도 한다. 미국 인구조사국 직원 허먼 홀러리스가 천공카드를 완벽하게 이용하게 되었고, 1931MIT공대 교수 배니버 부시는 최초로 아날로그 전기기계식 컴퓨터인 미분 해석기를 만들었다. 특히 1937년에는 컴퓨터에 관한 4가지 속성이 정립되는데, 바로 디지털, 이진법, 전자식, 범용성이다. 앨런 튜링은 보편 컴퓨터의 개념에 기여하였고 벨 연구소의 클로드 새년과 조지 스티비츠, 하워드 에이킨, 콘라트 추제, 존 빈센트 아타나소프, 존 모클리, J.프레스퍼 에커트 등에 의하여 컴퓨터가 만들어졌다고 볼 수 있다. 혁신이 대개 선지자와 엔지니어의 협업이 포함된 집단적 노력이고, 창조성은 많은 출처에서 나왔다.

 

프로그래밍과 관련항 선구자로는 그레이스 호퍼를 들 수 있으며 ENIAC과 관련하여 6명의 여성 프로그래머, 폰 노이만 등이 기여를 하여 최초 프로그램 저장식 컴퓨터인 ENIAC이 탄생하였다. 그러나 크고 비싸고 깨지기 쉬우면서 많은 전력을 소비하는 진공관에 의존한 초창기 컴퓨터는 값비싼 괴물이 될 수 밖에 없었고 3명의 발명가(윌터 브래튼, 존 바딘, 윌리엄 쇼클리)에 만들어진 트랜지스터의 등장으로, 그리고 수백만 개의 트랜지스터가 초소형 마이크로칩에 구성될 수 있도록 한 이후에 여러 혁신적인 기술의 출현으로 컴퓨터는 초소형으로 진화하였다. 물론 빌게이츠, 스티브잡스, 구글 창업자인 세르게이 브린과 래리 페이지에 관하여도 설명하고 있다.

 

일일이 말하자면 끝이 없겠지만, 결국 컴퓨터와 인터넷의 발달은 협업에 의한 것이었고 사업가적 마인드와 엔지니어가 결합하여 진일보하였다고 볼 수 있다. 스티브 잡스의 경우에도 아이폰을 만들 때 모든 기술을 잘 편집하여 혁신적인 제품을 내놓았지 않았는가. 또 하나 우연일 수도 있지만 컴퓨터와 인터넷은 결국 미국이 주체가 되어 혁신을 이루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구글, 최근 SNS도 미국기업이 대부분이다. 물론 우리나라에서는 인터넷 검색시장에서는 네이버가 앞서고 문서소프트웨어로는 아래아한글이 선두지만, 미국이라는 하나의 국가에서 지속적으로 협업이 성행하여 늘 혁신이 일어난다는 점에서 국가 및 사회적 차원의 특이성이라고 생각된다. 개인적으로 나는 구글창업자인 세르게이 브린과 래리 페이지와 나이가 같다. 만일 세르게이 브린과 래리 페이지가 우리나라에서 태어났다면 구글이란 회사가 만들어질 수 있었을까.

 

책의 마지막 부분에서 저자는 냉철한 분석을 주고 있다. 중요한 것은 창조성이 협업 과정이었고, 디지털 시대는 이전 세대들로부터 전해져온 생각들을 확장하는 작업에 기초를 두고 있다는 것이다. 즉 세대간 협업이 있었다고 한다. 또한 협업을 육성하는 동시에 명확한 비전을 제시한 지도자들이 디지털 시대를 이끌었고 성공한 혁신가와 기업가 대부분에게 하나의 공통점이 있는데 제품에 대한 감각을 보유하였다는 점이다. 마지막으로 과학과 인문학 양쪽을 존중해야 새로운 형태의 표현방식과 매체 형식을 낳을 수 있고 이것이 창조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는 최근 창조라는 개념을 사람들이 많이 사용하는데, 일률적인 교육이나 제도, 명문대학에 입학해야 인생이 결정되는 사회구조, 벤처기업보다는 안정적인 공기업이나 의사,판사,검사가 우대받는 현실인데 과연 창조가 어디에서 발생할 수 있을까 의문이 든다.

아마도 미국이란 사회를 면밀하게 연구하지 않고서는 이노베이터를 알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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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2-28 12:1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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