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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하수꽃 ㅣ 초록별 샤미 SFF환경동화 10
고수진 지음, 해마 그림 / 이지북 / 2025년 4월
평점 :
#협찬 #솔직후기

정말 그럴듯한 판타지를 만나면 등골이 오싹해지는데요. 특히나 지금의 문제를 현실화시킨 환경 동화를 읽으면 늘 반성 모드가 되잖아요. 이번에는 초등 고학년부터 몰입해서 읽을 수 있는 과학 판타지 소설을 만나 보았습니다. 조금 달랐던 환경 동화, 이지북에서 보내주신 은하수꽃입니다.
푸른 하늘 은하수를 이미지화한듯한 표지가 눈길을 끌었습니다. 미래의 어느 시점 이야기일 것 같으면서도 알 수 없는 아련함이 느껴져서 표지에서 한참을 머물렀답니다. 먼저 읽은 우리 초5 어린이가 가슴이 답답하고 암담했었다고 이야기해 주었어요. 쉿, 스포 금지!! 밤하늘의 별처럼 그저 반짝이고, 안정적인 이야기이길 바라며 읽어 내려갔답니다.
제 바람과는 다르게 첫 장부터 황량하고 위험하며 거친 상황이 기다리고 있었어요. 독성 먼지가 지구를 덮치고 온 세상이 잿빛으로 물들어버린 어느 날. 생명력을 잃은 지구에서 마지막 희망을 찾아 나선 아르는 사실 바이러스에 감염된 상태였습니다. 아르를 살리고 지구를 되돌려놓을 수 있는 희망의 에너지, 은하수 꽃을 찾아 떠나는 험난한 여정이 펼쳐지는데요. 아르의 곁에 함께하게 된 해수와 로봇 홀의 존재가 든든하게 느껴졌어요.
망가진 자연환경이 삶과 사람 사이를 갈라서 갈등을 빚어내는 과정이 정말 끔찍했답니다. 안전한 지하 도시와 위태로운 지상의 모습이 대비를 이루며, 극한의 상황에 놓인 사람들의 본성도 마주할 수 있었지요. 또한 인간이 무분별하게 만들어낸 로봇들이 폐기되는 과정에서 환경 오염의 주범으로 작용할 때는 오싹하기도 했어요. 깊은 고민 없이 이루어낸 과학의 발전은 초록빛 지구를 순식간에 잿빛으로 만들어버릴 수도 있다는 점! 지금의 우리에게 경고장을 보낸 느낌이었답니다.

넘어진 자리에서 다시 털고 일어나야 하듯, 희망도 찾아보면 멀리 있는 것만은 아니었어요. 소중한 사람을 잃어가면서도 아르가 끝까지 지켜낸 은하수꽃 씨앗은 그 자체로 따뜻한 희망이었습니다. 우리가 어질러놓은 지구도 우리 손길을 기다리고 있을지 몰라요. 은하수꽃 탐험대처럼 서로가 힘이 되어 초록빛 시간으로 되돌려놓아야 되겠구나 싶었답니다. 깊고 반짝이는 환경 동화가 슬프고도 아름다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