쏘 핫 캘리포니아 - 미드보다 짜릿하고, 리얼 버라이어티보다 스펙터클한 미국놀이
김태희 지음 / 웅진리빙하우스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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쏘핫 캘리포니아 , 김태희, 웅진리빙하우스, 09.

 

  무한도전의 샴푸의 요정 "김태희"가 캘리포니아를 다녀왔다. 신선한 재미와 훈훈한 감동을 주던 무한도전의 작가였던 그녀가 20대의 끝자락에 큰 다짐을 하고 미국으로 가버렸다. 1년간의 짧지만 길었던 그녀의 생활을 책으로 만나보았다.

 

  "쏘핫 캘리포니아"는 그녀의 작은 일상부터 캘리포니아 곳곳의 축제며 상가, 지리까지 캘리포니아 여행서라고 할 수 있다. 그보다 그녀의 여행기행문이라고 봐도 좋을 것 같다. 그만큼 그녀의 일상이 친근하게 다가왔다. 마치 그녀의 미니홈피 다이어리를 읽는 듯한 편안하고 재미있는 그녀의 이야기들이었다. 그리고 정말 So hot할 만큼 신나고 재미있는 정보가 가득하다. 가장 가보고 싶은 미국 클럽문화에 대해 여러 사진과 함께 작가의 경험담이 이어진다. 또한 외국의 그녀들이 은밀한 부분까지 왁싱하는 이야기 또한 재미있고 색다른 경험이었다. 작가는 스물아홉 김태희였지만 여행은 내가 하고온 것 같은 느낌이다. 친절하고 편안한 작가의 글솜씨 때문이었을 것이다.

 

  작가는 쇼핑을 하면서 외화를 많이 쓰는 것은 아닌지 조심스레 걱정한다. 하지만 언제 그랬냐는 듯 열심히 쇼핑을 마친다. 그리고 다짐한다. 미국땅에서 책을 출판할 것이라고, 그 때 외화를 다시 벌어들일 거라고. 그런 큰 꿈을 갖고 작가는 이 책을 먼저 출판했을 것이다.

 

  누구나 인생을 살다보면 선택의 기로에 서게된다. 나 또한 학창시절에도 숱한 인생의 기로에 섰었다. 어느 고등학교를 갈까에서 부터 어느 대학을 갈까까지. 많은 고민과 갈림길에서 신중을 다해 결정한다. 작가 또한 큰 결심과 신중한 고민 끝에 LA행 비행기에 올라을 것이다. 조금은 재미있고 편안한 책이 되어서 작가의 그런 고민은 큰 비중을 차지 하지는 않았지만 작가가 큰 결심을 하고 좋은 직업을 관두고 비행기에 몸을 실었으리라 생각된다. 남부럽지 않은 직업과 발랄한 성격과 외모를 가진 그녀는 더 큰 자신을 찾기 위해 캘리포니아로 갔을 것이다. 그리고 많은 경험을 하고 느끼고 다짐하고 배워왔을 것이다. 작가라는 직업을 가진 이상 경험은 재산일것이다. 더 큰 꿈이 있었기에 그녀는 포기라는 경험도 해보고 도전이라는 경험도 해본 것이다. 그녀가 미국에 진출하여 미국땅에 책을 출판한다면 20대의 끝자락 포기라는 아픈 경험이 경이로운 선물이 될것이다.

 

  참 재미있고 쉽게 캘리포니아에 대해 작가 김태희에 대해 알 수 있었던 책이다. 그리고 그녀의 주변 인간관계까지도.. 인상깊었던 것은 친한 동생이라고 소개되었던 김태현씨. 9국 여자와 사겨봤다는 그의 정체가 좀 더 궁금하다. 이렇듯 그녀의 주변 인물들의 사진까지 함께하고 있어서 더 가깝고 편하게 책을 읽을 수 있었다.

 

  포르노 박물관부터 왁싱, 속옷만입는 졸업식파티, 개벼룩사건까지 조금은 황당한 사건들도 많이 이야기 해주는 친절한 태희씨다. 어학연수가서 고생하지 말라는 산경험에서 우러나오는 여러가지 이야기였다. 그리고 정말 즐겁고 다양한 경험이다. 이십대의 마지막 열정을 마음껏 쏟아부은 그녀의 모습이었다.

 

  나도 떠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다. 떠나기 전에 김태희작가에게 쪽지한번 보내봐야겠다. 그리고 캘리포니아에 가서는 인앤아웃 햄버거를 꼭 먹어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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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말라야 - 그들에겐 미래, 우리에겐 희망
미국히말라야재단_리처드 C. 블럼,에리카 스톤,브로튼 코번 엮음, 김영범 옮김 / 풀로엮은집(숨비소리)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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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에겐 미래, 우리에겐 희망 히말라야
 

 

 

  대륙판과 대륙판이 만나서 마그마가 솟아 오르지 못해 화산활동은 없고 지진활동만 활발한 곳. 신기 습곡산지인 알프스-히말라야 조산대의 히말라야. 전공책 속에서 볼 수 있는 히말라야에 대한 단편적인 지식이다. 지리를 전공하는 나는 대학 1년때 가장 처음 배운 과목인 "자연지리학"에서 세계 대지형을 만났다. 그 중에서는 신기 습곡산맥인 히말라야 산맥도 보았다. 고등학교 한국지리나 세계지리 시간에 배운 지식 이상으로 판구조론과 관련한 산맥의 형성과정과 히말라야에서는 화산활동이 일어나지 않는 현상까지 거대한 그 산맥을 작은 지식을 통해 익혔다. 그 때는 몰랐다. 히말라야산맥의 참 뜻을. 그저 가장 높은 산인 에베레스트 산과 많이 본 의류 상표이기도 한 여러 산을 갖고 있는 큰 산맥으로밖에 인식하지 못했다.

  제국주의 시대도 아닌 현시대에서 "정복"이라는 말을 쉽게 쓸 수 있는 곳은 "산"인 것 같다. 자기 자신의 한계에 도전하고 인내와 끈기로 오를 수 있는 그곳이다. 그래서일까. 대학1년때 단편적인 지식으로 만났던 그곳 "히말라야"를 어느 순간부터 직접 만나고 싶어졌다. 내가 고대 알렉산더나 아니면 근대의 나폴레옹처럼 민족과 나라를 정복할 수는 없지만 왠지 "히말라야"는 정복할 수 있을 것만 같았다. 그저 막연하게 언젠가는 인도를 여행하고 네팔을 통해 히말라야를 등반해야겠다는 큰 꿈을 꾸고 있었다.

  큰 꿈앞에 "그들에겐 미래, 우리에겐 희망 히말라야"가 나타났다. 만년설을 볼 수 있는 그곳은 "눈이 사는 곳"이라는 뜻이란다. "히말라야"를 오르고 싶다는 거대한 꿈을 품었지만 그곳의 이름 뜻도 지금에야 알게된 내 모습을 부끄러워 하며 책장을 열었다. 미 전 대통령 지미 카터의 서문과 달라이 라마의 추천사로 시작하는 책이다. 그리고 여러 유명 등산가들의 글을 엮었다. 등장하는 등산가들은 꽤 유명한 것 같았는데 나는 등산에는 무지한지라 생소하게만 느껴졌다. 하지만 그들의 글솜씨는 여느 작가와 다르지 않았다. 그들의 손 끝에서 히말라야의 큰 위엄을 느꼈으니 말이다.

  시속 80킬로미터의 바람과 영하 20도의 추위는 어떨까. 그런 살을 에는 추위에서 견뎌낸 그들이 정말 자랑스럽다. 추위와의 싸움일 뿐 아니라 자신과의 싸움이었을 것이다. 가혹하고 잔인하다고 표현한 그들의 말에서 조금이나마 그곳의 힘든 시간을 느낄 수 있었다. 최악이었다라고도 표현하고있는데 그런 힘겨운 여정을 함께하면서 나는 나의 꿈이 이대로 무너져내릴까봐 조바심을 냈다. 등산가들의 험난한 표현은 나의 꿈들이 자꾸만 움추려들게 했다. 하지만 산소호흡기를 쓰고 올라간 그 곳은 딸 아이의 환생을 기도할 수 있는 곳이고, 가르침을 받는 곳이고 경의를 표하는 곳이었다. 단순한 산을 등반하는 것이 아니라 티벳사람들의 문화와 자연이 함께하는 곳이었고 죽다살아날 수 있는 곳이었고 놀라움과 즐거움이었다. 나도 느껴보고 싶다. 힘든 여정일지라도 그곳을 오르며 히말라야를 찬미하고 싶다.

  책을 덮으며 종종 소개된 소수민족에 대한 탄압과 민족차별이 아직도 존재한다는 안타까운 사실이 내 발목을 잡는다. 하지만 새로운 희망이 네팔과 티벳과 여러 소수민족에 깃들길 바란다. 그들의 미소속에서 그들의 발걸음을 통해 산 줄기에서 내려오는 찬란한 빛이 모두 그들에게 향하길 바란다. 고대 유적을 복구하는 그들의 손길에서처럼 모든것이 치유되고 나아지기를 바랄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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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도서관에서 길을 묻다 선생님들의 이유 있는 도서관 여행
전국학교도서관담당교사 서울모임 지음 / 우리교육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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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외 여행은 누구에게나 설렘 그 자체다. 몇 해 전 오스트레일리아로 여행을 다녀왔다. 조금 특별한 설렘을 갖고 떠났다. 그것은 단순히 관광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었고, 학교의 지원아래 "문화기행"을 다녀온 것이다. 그 나라의 문화를 몸소 체험하기 위해 유명한 관광지보다는 박물관이나 미술관 그리고 "도서관"을 방문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도서관은 멜번의 "빅토리아 주립 도서관"이다. 초록색 등불을 밝히고 있는 아주 예쁜 도서관이었다. 공부하고 싶은 마음이 절로 드는 그런 예쁘고 예쁜 도서관. 어린시절부터 접해온 도서관이었지만 도서관을 "예쁘다"라고 표현할 수 있다라는 것을 그 때 처음 알았다. 그 뒤로 어딜 가든 "도서관"이 먼저 눈에 들어왔다. 아직은 도서관이 발달하지 않은 우리나라와 많은 비교가 되는 것을 몸소 느낄 수 있었다.
 

  나는 오늘도 도서관에 갔다왔다. 필요한 책은 아직 서가에 꽃혀있지 않았고 보고싶은 잡지는 들어오질 않았다. 도서관에서 CD나 DVD를 빌려주는 일은 없다. 윗층으로 올라가 열람실에 앉았지만 더운 날씨에도 에어컨은 나오질 않는다. 몇 해 전 다녀온 오스트레일리아의 도서관과는 확연히 차이가 나는 현실이다. 하지만 이렇게 작은 공간이라도 공부할 수 있음에 감사할 따름이다. 우리나라의 도서관 시설이 열악하다는 것은 매일 몸소 느끼고 있는데, 이번에 읽은 바로 이 책 "유럽 도서관에서 길을 묻다"를 통해 정확하게 알 수 있었다. 내가 다녀온 오스트레일리아가 아닌 "유럽"에서 전국학교도서관담당교사 서울모임 선생님들은 도서관을 다녀오고 정확한 실태를 파악하고 앞으로 우리나라가 나아가야 할 지향점을 말해주고 있었다.

 

  선생님들은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독일의 도서관을 탐방했다. 아직 유렵여행을 해보지 않았으나 책을 읽으면서 내내 이 곳의 도서관에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가득했다. 오스트레일리아에서 보았던 "예쁜 도서관"이 이곳에도 많았다. 그들이 12박 14일을 여행하며 보아온 도서관에서 우리의 도서관 현실이 더 초라하게 느껴졌다. 런던의 "차링크로스 도서관"은 중국 이주민을 위한 소설과 잡지, 여러 자료를 따로 구비해 놓았다. 나는 지방에서 살아서 우리나라의 큰 도서관은 가보지 못했지만, 내가 살고 있는 시에서 가장 크다는 도서관을 가봐도 한글과 영어로 된 책뿐이었다. 학교 도서관에도 물론 우리나라 책과 영어책뿐이었다. 아직은 외국인 노동자나 해외 이민자 수가 많지는 않지만 그래도 현재 증가하는 추세고 시골에서나 공장단지에서는 많이 볼 수 있는 외국인들을 위해 책을 마련하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도서관에서 동사무소 역할을 담당하거나 각 도서관에 여러명의 사서교사를 두는 유럽 여러 나라의 도서관의 모습을 보고 아직은 우리나라 도서관 현실이 부족하다는 것을 느꼈다.

 

  사실 우리나라보다 훨씬 못사는 개발도상국들은 책 한권이 귀하고 지붕없는 공간에서도 공부하는 현실인데 우리나라 도서관을 가보면 어엿한 건물에 많은 책이 쌓여 있어도 책을 보는 사람이 많지 않은 현실이 안타깝다. 선진국의 좋은 도서관 현실을 보면 부럽고 따라가고 싶으면서도 개발도상국의 현실을 생각하면 감사해하며 책을 읽어야하는데 실생활에서는 상대적으로 많이 갖은 자 때문에 내가 초라해진다. 도서관 실태가 어떻든 무엇이 부족하든 많은 책을 읽고 가슴에 담아둔다면 더 많이 발전하고 더 나은 미래가 올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므로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유럽의 도서관이 많이 부럽고 그곳에 가면 공부가 절로될 것 같다고 생각하면서도, 작은 공간이지만 가까이에 도서관이 있는 현실에 감사할 따름이었다. 그래도 우리나라 도서관이 더욱 발전하고 그 속에서 더 많은 인재들이 나오기 위해서는 안타까운 현실을 조금씩 개선해야 할 것이다.

 

  우선 선생님들이 생각한대로 우리나라에는 도서관 수가 부족하다. 우리 동네에 있는 가장 가까운 도서관은 열심히 걸어서 가면 30분이 넘는다. 버스를 타고 가야 나오는 도서관이다. 하지만 나는 익숙하기 떄문에 이것이 가깝다고 생각했는데 파리에는 파리시에만 60개의 도서관이 있고 독일에는 걸어서 10-15분 마다 도서관이 있다고 한다. 가까운 나라 일본만해도 도쿄에만 350개의 어마어마한 도서관이 있다고 하니 이런 선진국에 비하면 초라한 우리나라 도서관의 현실이다. 도서관에 좀 더 투자해서 우리가 주말에 영화를 보러 가듯이 마음 편하게 도서관에 가서 책을 읽고 신문이나 잡지를 보고 나올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리고 선진국 도서관에서 부러웠던 것은 또 하나, 음반과 DVD대여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이런 도서관이 있을까? 내가 가본 도서관에서는 아직 음반이나 DVD를 대여해 주는 곳은 없었다. 대여해준다면 아주 편리하고 많이 이용할 것 같다. 우리 도서관에도 이런 시스템이 생겼으면 하는 바람이다.

 

  프랑스 "미테랑 도서관"에서는 최초 금속활자 "직지심체요절"이 전시된 적이 있다고 한다. "미테랑 도서관"은 특별전시전을 여는데 그것을 홍보할 때는 벽에 엑스자의 붉은 글씨를 표시한다. 사진으로 봤을때 이것이 무엇인가 했더니 그런 뜻이었다. 하지만 조금 씁슬하다. 제국주의 시대 때 강대국이었던 프랑스는 우리나라의 "직지심체요절"을 자기네 나라에서 버젓이 전시한다. 하루 빨리 반화했으면 한다. 외국에 나가서 우리의 문화 유산을 고스란히 빼앗긴 현실을 직시한다면 가슴이 아플 것 같다. 훝날 "직지심체요절"이 우리나라에서 전시되는 날이 오길 바랄뿐이다.

 

  어떤 것이든 어떤 사건이든 기록하여 남겨놓는 것 만큼 큰 재산은 없을 것이다. 프랑스 학교 도서관에서는 학생들이 손 글씨로 완성한 각종 과제들까지 보관한다. 나의 학창시절에 과제를 제출하면 선생님들이 채점을 하고 돌려주거나 잃어버리거나 해서 결국에 지금 남은 것은 몇개 뿐인데 그 때 썼던 나의 글씨와 나의 생각은 참 소중하다. 그래서 그 당시의 나의 물품들을 간직했으면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많이 드는데 그러한 귀한 자료들을 학교가 관리하고 보존하니, 이것이 바로 진정한 교육아닌가 싶다. 학교에서 자라나는 아이들의 모습을 도서관에서 보관하고 있는 것이 참 귀하게 느껴진다.

 

  선생님들과 함께한 유럽의 도서관 여행이었다. 선생님의 아들과 딸도 함께했는데, 나보다 어린 녀석들이 나보다 훨씬 똑똑하게 글을 써내려간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책읽는 도중 학생들이 느낀 그대로를 자세히 적어내려간 글은 책을 읽는 종종 심심함을 달래준다.

  함께 도서관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좋은 시간이었고, 앞으로 우리나라의 도서관문화가 좀 더 발전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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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문화 순례
최준식 지음 / 소나무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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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문화 순례, 최준식, 소나무, 2009.

  지방에서 자라온 나는 서울을 생각하면 해외못지않게 낯설고 설레는 마음이다. 대학시절 여행하며 한달 간 머물렀던 오스트레일리아의 시드니가 나에게는 더 친숙하고 가깝게 느껴진다. 그만큼 서울은 내게 먼 존재였다. 요즘같이 날로 가까워지는 시대 속에서 사실 서울은 집에서 고속열차를 타고 30분이면 도착하는 곳이다. 가까운 거리지만 내게는 머나먼 도시 같은 서울이었다. 대한민국 국민으로써 남의 나라의 도시가 더 가깝게 느껴진다는 사실이 부끄러울 뿐이다.
  가깝지만 먼 그곳은 나에게는 동경의 도시다. 서울에 도착하면 시끄러운 차 소리와 많은 사람들이 나를 버겁게하지만 그 속에서 피어나는 다양함과 독특함이 매력적인 곳이다. 그곳을 더 알고 싶어 작년에는 놀러가는 목적이 아닌 공부하러 간다는 마음으로 서울 답사에 나섰다. 어린 시절 그저 흘려 지나갔던 경복궁과 창덕궁을 중점적으로 봤다. 그리고 남산에도 올라가고 복원한 청계천을 따라 거닐며 서울의 향기를 맡았다.
  그 때 내가 본 서울은 "서울 문화 순례"를 읽고 다시 한번 내 마음속에 동경의 도시가 되었다. 그 때는 보지 못하고 알지 못했던 것들을 책을 통해 다시 한번 접할 수 있었다. 작가의 설명을 들으며 일주일 정도 서울탐방을 하고 난 기분이다. 작가는 나에게 서울이라는 아름다운 도시속으로 친절하게 이끌어 주었다. 작년에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의 모습을 잊을 수 없는 나에게 다시 한번 남산에 올라 아름다운 서울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리고 오르는 길 속에서 소나무의 향기도 맡을 수 있었다. 풍수지리설에 입각하여 서울의 모습을 보니 재미있고 쉽게 서울을 이해할 수 있었다. 아직 가보지 못한 인왕산에 올라 작가가 보여준 서울의 모습을 내 눈으로 확인하고 싶었다.
  한국학과 교수인 작가는 문화와 역사에 중점을 두고 서울을 소개한다. 문화와 역사속에서 서울을 대표하는 경복궁과 창덕궁, 북촌, 종묘, 조계사, 국사당을 설명한다. 경복궁이나 창덕궁, 창경궁은 어린 시절부터 쉽게 접하면서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작가의 친절한 설명에 조금 부끄러워졌다. 답사도 다녀오고 다 알고 있는 것 같으면서도 전혀 몰랐던 사실들을 하나하나 알 수 있었으니까 말이다.
  책을 읽기 전에 북촌에 대해 정말 알고 싶었는데 작가의 친절한 설명에 고마울 따름이었다. 지리학에서는 요즘 북촌에서 한옥을 지으며 살고 있는 현상을 "도심재활성화"현상이라고 한다. 과거 서울로의 인구집중에 이어 다시 인근 농촌으로 인구가 회귀한 현상을 "U-turn"현상이라고 했다면, 현재 도심 속으로 다시 들어가서 도심이 부활하는 현상을 도심재활성화(gentrification)이라고 하는 것이다. 그 사례로 북촌을 많이 제시한다. 그래서 북촌에 가보고 싶었는데 아직 가보지를 못했다. 작가는 이런 나의 마음을 알았는지 한옥사진과 함께 북촌의 골목길을 보여준다. 단숨에 가보고싶은 마음이 들게 예쁜 사진이 가득하다.
  종교적인 면에서도 서울을 바라본다. 국사당과 종묘와 조계사를 소개한다. 사실 국사당에 대해서는 전혀 아는 사실이 없었다. 특히 단지 무당들의 굿판이라고 생각했던  무교에 대해 작가의 새로운 시각을 볼 수 있었다. 한번도 우리나라사람들이 무교를 믿는다고 생각하지 못했는데 미국인 선교사의  "한국인은 불교적으로 사고하고 유교적으로 생활하다가 문제에 봉착하면 무당에게 달려 간다"라는 말이 공감이 갔다. 또한 무교를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작가의 시선을 통해 신나는 굿판을 나도 한번 구경가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종묘와 조계사도 친절하고 쉽게 설명하고 있다.
  작가는 성균관으로도 우리를 데려간다. 고등학교 시절에 성균관대학교를 가보면서 슬쩍 지나친 적이 있다. 또 교육학을 배우면서 한국교육사 수업시간에 많이 들었던 성균관이다. 그 때 문묘와 명륜당 등의 위치와 기능을 살피면서 단지 시험 공부 할 때 아무 생각없이 외웠었다. 그래서 알고 있는 것 같은데 잘 몰랐던 성균관을 작가의 도움아래 친숙하게 알 수 있었다.
 젊은 이로써 인사동과 홍대앞은 다른 곳보다는 익숙하다고 생각해서인지 책 속에 작가가 소개한 인사동과 홍대앞은 더욱 정겨웠다. 딱딱한 교양 프로그램을 보다가 코믹한 예능 프로그램을 보는 기분이랄까. 마지막을 인사동과 홍대앞이 장식하고 서울 여행을 끝이난다.
  같은 책이 외국인을 위해 이미 출판되었다는데 쉽고 재미있게 서울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리
고 한국인이지만 아직 서울에 대해 아는 것이 별로 없는 나에게도 쉽고 재미있는 서울 탐방을 함께해준다.
  책을 읽고 별을 매기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는 않지만 이 책에게 점수를 준다면 별 다섯개 만점에 다섯개를 주고싶다. 정말 유익하고 재미있는 책이다. 단숨에 서울 여행을 마치고 나니 숨이 조금 차기는 하지만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꼭 한번 읽어봐야 할 책이라고 생각한다. 다시 한번 떠나야겠다. 동경의 도시, 서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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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에 가고 싶다 - 소설가 이순원의 강릉이야기
이순원 지음 / 포럼 / 200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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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에 가고싶다, 이순원, FORUM, 2009.

 

 

  표지부터 마음을 사로잡는다. 강릉의 헌화로를 표지로 한 "강릉에 가고싶다." 단숨에 읽었지만 그 여운은 가시지 않는다. 일주일정도 이미 강릉을 여행한 여행가가 되었다. 아름다운 강릉의 모습을 예쁜 사진을 통해 아빠와 엄마와 아들의 이야기를 통해, 혜린씨에게 보내는 편지를 통해 느낄 수 있었다.

  나에게 강릉은 해안단구를 보기 위해 답사로 한번 방문한 지역이었다. 우리나라에서 단구는 동해안에 잘 발달되어 있다. 특히 정동진에서 보는 단구가 일품인데 아쉽게도 이 책속에서는 볼 수 없었다. 내가 강릉에 가서 본 정동진은 단구만 유심히 봤을 뿐 그 속의 아름다움과 감동은 책을 통해서 보았다. 대관령을 넘어 소금강까지 강릉의 이곳저곳을 여행하고 나니 마음이 다 상쾌해진다. 책 속에서만 보았던 풍력발전소를 사진과 함께 보았을 때 마음이 시원했다. 강릉 여행을 대관령에서 시작하니 발걸음이 더 가벼워졌다. 나는 아들의 입장이 되어서 아빠의 이야기를 천천히 들었다. 선생님이 강의 하듯 아빠의 말씀은 귀에 쏙쏙 들어왔고 강릉에 대해 한결 더 가까워 진 느낌이다.

  허균과 허난설헌 율곡과 신사임당을 배출한 강릉. 화폐속에서만 보았고 학창시절 흘려보냈던 문학속에서 보았던 사람들을 책 속에서 다시 만났다. 강릉에 오죽헌이 있는 것은 알았지만 가보지는 못했는데 책 속에서 만나니 더욱 반가운 마음이었다. 허균과 허난설헌 또한 강릉이 고향인지는 몰랐다. 두 남매를 책 속에서 만나니 한결 가까워진 느낌이었다. 이렇게 대문호와 대학자를 배출한 강릉에 다시한번 가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고 작가가 자신의 고향에 자부심을 느끼는 이유도 알 것 같았다.

  작가는 아들과 아내와 여행을 한 것 같았다. 아니면 여행을 한 것 처럼 글을 쓴 것일뿐인지도 모른다. 아무튼 아들과 아내와 함께 강릉의 곳곳을 누비며 서로 대화하며 그곳을 이야기한다. 강릉여행이 가족들끼리 여행하기 좋은 코스를 잡은 건 아니었지만 시간이 흘러 이곳을 가족과 함께 여행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아기가 있다면 참 즐거워할 여행코스이다. 바다열차를 타고 바다를 만끽하고 박물관과 아트월드를 할인해서 여행하면 가격도 절감되고 교육도 할 수 있는 적절한 여행코스라고 생각된다. 또한 작가가 혜린씨라고 부르며 편지를 썼는데 실제로 그 편지가 혜린씨에게 가진 않았을 것 같지만, 여행을 가서 가까운 지인에게 편지를 보내는 것도 참 좋을 것 같다고 느꼈다. 편지란 언제 받아도 기분 좋은 것인데 이렇게 멋진 곳에 여행을 가서 당신을 생각했다는 것을 알면 얼마나 좋을까. 내가 혜린씨라도 된 마냥 편지를 읽고 강릉을 느낄 수 있었다.

  누구나 고향에 대한 자부심이 있을 것이다. 나 또한 내가 태어난 곳을 좋아하고 생각만해도 즐거우니까말이다. 작가의 고향사랑이 이렇게 좋은 책으로 표현되어 독자로써 기쁜 마음이다. "강릉에 가고싶다"와 함께하며 정말 강릉에 가고싶어졌다. 작가와 함께가 아닌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과 꼭 강릉에 가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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