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정소감 - 다정이 남긴 작고 소중한 감정들
김혼비 지음 / (주)안온북스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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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혼비의 산문을 추천하는 지인이 꽤 있었지만
<우아하고 호쾌한 여자 축구>는 너무 관심없는 “축구”를 다루고 있어서, <아무튼, 술>은 “술”을 즐기지 않아서.
다들 재밌다고 한 <전국축제자랑>(사기만 하고 읽지 않음)을 넘어,
드디어 나온 지 1년 만에 접한 <다정소감>을 읽었다.

다정이 붙드는 마음의 이야기를, 아니 다정이 구원한 일상의 이야기를.
그래, 왜 김혼비를, 그의 에세이를 좋아하는지 알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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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이렇게 내 인생 최고로 쓸데없는 데다가 부피까지 큰 물건을 집에 들이는구나. 게다가 그게 다른 것도아니고 캐리어라니. 지난 세월을 캐리어 크기만큼의 세계 속에서 살아온 내가 바로 그 캐리어 크기만큼의 쓸데없음을 받아들이게 된 이 상황이 인생의 거대한 농담 같아서 심란한 와중에 웃기기도 했다. - P161

"아, 의사가 곡기를 먹으라고 해서."
와 나는 그 말에 깊은 감동을 받았다. 저렇게 가장 게으른 방식으로 부지런할 수 있다니. 가장 한심한 방식으로 현명할 수 있다니. 곧 죽어도 곡물로 밥을 지어 먹거나 식당에 들러 사 먹을 부지런은 없지만, 와중에 뻥튀기를 골라 사 먹는 부지런(이라고 할 수 있다면)은 있는 것이다. 대단해. 묘한 근성이 있어. 나는 혀를 내둘렀다.
이제 와 생각해보면 그건 동족을 향한 본능적 이끌림이었던 것 같다. 그로부터 10년 후, 나도 정확히 성연 같은 30대가 되어 있었으니까. - P199

하지만 어느 날 정신을 차리고 보니 힘든 시기가 어느새 저 멀리 지나 있었다. 나는 지금도 그게 J의 ‘진짜 미친 사리곰탕면‘ 덕이라고 생각한다. 결코 내 것일 수 없다고 여겼던, 내가 소중하다는 감각과 나를 다시 이어준 한 끼의 식사. 어떤 음식은 기도다. 누군가를 위한. 간절한. - P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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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정치는 여러모로 한국에 반면교사다. 2010년대 후반 이후 한국 정치가 1990년대 이후 이탈리아 정치와 닮아서다. 먼저 한국의 대통령 탄핵과 적폐청산은 이탈리아의 깨끗한 손 운동처럼 사법기관에 의한 대대적 정치인 숙청으로 이어졌다. 대중이 정부 개혁이 아니라 적폐를 청산하는 사법기관에 열광한 점도 비슷했다. 직접 민주주의가 강조되며 여론에 따라 좌우되는 정책이 만연하고, 미디어 정치가 크게 확대된 것도 한국과 이탈리아가 공유하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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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에게 충고를 하지 않음으로써 자신이 꼰대가 아니라고 믿지만, 남의 충고를 듣지 않음으로써 자신이 꼰대가 되어가는 걸 모르고 사는 것. 이게 가장 두렵다. - P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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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우리가 더 나은 선택을 할 수 있도록, 환경 위기의 전 지구적 규모에도 우리의 영향력을 최대화하여 세계가 올바른 길에 들어서도록 돕기 위한 실용적인 가이드북이다. 세상을 나아지게 만들기 위해 우리가 충분히 할 수 있는 실천 방법을 집에서, 밖에서, 이동할 때, 일터나 학교에서, 휴가 갔을 때, 식사하고 물건을 살 때로 나눠 정리했다. 그리고 각각의 문제에 실질적인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 해결책을 제시했다. - P7

마지막으로 멈추지 말자. 신경 과학자들에 따르면 우리의 불안은 학습된 무기력에서 나온다. 학습된 무기력은 우리가 변화를 간절히 원함에도 영향력을 발휘하기 힘들 때 악화된다. 즉 자기 행동이 비효율적으로 보일 때, 변화가 빨리 일어나지 않거나 보이지 않는다고 느낄 때 문제가 더 심각해진다. 의기소침해지고 무기력해져 버리면 불안감이 주도권을 쥐며, 행동을 멈추게 된다. 병든 세상을 한꺼번에 해결할 방법을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지만, 함께한다면 큰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 우리는 전체를 구성하는 일부다. 현재에 충실하고 지역사회를 아끼고, 미래를 내다보는 눈을 갖고, 전 지구적 차원에서 사고하자. - P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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