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로 국어 공부 : 표현편 시로 국어 공부
남영신 지음 / 마리북스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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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월이나 김상용의 시간 어디쯤에서 사부작사부작 숨쉬고 있을  단어들이 호흡을 멈출까 싶은 걱정은 우리 세대면 누구나 한번쯤 한다. 남영신 선생이 그 단어들을 이끌어 내어 먼지도 털고 숨도 좀 불어넣어 한 줌 뿌려놓은 책이다. 

이런 작업이 고맙다 생각도 하지만, 그 단어들을 읽고 혀끝에 굴려, 내쉬고 들이쉬는 대기 속에 풀어놓는 한국어 언중들이 어떻게 더 늘까, 이 책은 또 누구한테 더 읽히려나 생각하면 나붓이 얇은 한숨이 안 깔릴 방법이 없다.


표현법에 대한 남영신 선생의 설명 중, <여승>의 '도라지꽃이 좋아 돌무덤으로 갔다.'를 은유로 본 설명은 속이 다 시원하다 싶다. 중고등 교과의 시분석에서 그 구절은 은유로 설명되지 않는다. 은유의 의미나 효과에 대해 근원적 설명보다는 관습화된 구절표현에 매이는 설명이 갑갑했었다. 내신 시험은 치열하고, 깊이 있는 이해는 피하게 되는 수업 현장에 눌려있다가,  은유의 본질에 근거해 표현의 이해범위를 넓힌 이 당연한 설명이 어찌나 고마운지. 입시와 성적 경쟁보다 말의 감상에 더 집중할 수 있는 데에는 이런 책쓰기 작업이 위력이 있겠구나 싶다. 하지만, 도돌이표같은 고민. 이 책은 또 누가, 얼마나 읽을 것인가?

다만, 활유법에 대한 설명에는 뭉게뭉게 질문이 피어오르는데, 이런 난망함을 해결하기 위해, 다음 쇄에는 인용시 출처 외에, 설명의 근거 자료도 같이 올려주시면 어떨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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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조선으로 - 해방된 조국, 돌아온 자들과 무너진 공동체
이연식 지음 / 역사비평사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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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쪽한쪽이 쓰다. 오늘의 높이는 어제가 쌓인 바로 그 위라는 사실을 약초를 씹은듯 쓰게 깨닫는다. 필자가 역사연구의 언어로 갈무리한 시린 귀환의 풍경은, 힘을 가진 자들이 편취한 것이 단순히 한뼘의 땅과 몇장의 지폐가 아니라 더불어 누릴 인간의 삶과 자유였음을 증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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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 하나는 거짓말
김애란 지음 / 문학동네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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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이 없어도 내일로 가야하는 이유는 나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다. 사방 벽 사이에 놓였어도 자기를 ‘말‘해야 햐는 이유는 다섯 가지 거짓말들 속에 숨겼든, 내버리듯 던졌든 내가 하려는 말을 들으려고 기다리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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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에 관한 오해
이소영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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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이 피는 건 작년에도 봤고 재작년에도 봤다. 그래도 올 봄 또, 애태우며 기다렸다가 설레며 보았고 아쉽게 보냈다. 이소영 선생의 식물책. 아마 낯설지 않은, 어쩌면 잘 아는 풀꽃을 갈피마다 만날 수도 있겠지만 어떻게 반갑게 다시 읽지 않을 방법이 없다. 책의 고운 표지를 설레며 넘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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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 죽었는지 가서 보고 오렴 문학동네 시인선 209
박연준 지음 / 문학동네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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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저기 컴필레이션 앨범같은 시집들에 쪼가르지 말고 단정하게 한 권 ‘박연준 시집‘을 묶어내주었음 싶었는데...날 밝을 무렵 도착한 시집을 아침식탁에서 읽습니다.

구웠던 빵은 식고 좀 눅눅해졌습니다. 나귀와 고양이와 놀라움과 댠어가 몇 개, 이에 끼이겠습니다. 잘 삼켜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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