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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연금술 - 스스로 설계한 미래를 끌어당기는 법
이하영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25년 5월
평점 :
유튜브를 구독하고 있어 평소에도 자주 뵙는 이하영 선생님. 전작인 <나는 나의 스무 살을 가장 존중한다> 가 인생을 통째로 압축한 책 같아, 한 생을 더 살아야 다음 책을 쓰실 수 있을 것 같다고 포스팅했는데... 1년 만에 신간을 내주셨다. 역시 어나더 레벨 이하영 작가님.
연금술은 철, 구리, 납 같은 비금속을 금, 은의 귀금속으로 변화시키는 화학 기술이다. "삶을 반짝이는 금으로 만드는 기술", 인생 연금술의 핵심으로 이 책은 "마음의 행복"을 가리킨다. 일체유심조, 세상 모든 것은 마음이 만든다.
삶에서 벌어지는 사건 자체보다, 그 사건을 바라보는 마음의 방식(관점, 해석)이 우리를 만든다는 것이다.
"가난한 삶은 없다.
삶에 대한 해석이 가난할 뿐이다."
세상은 관점이 투영된 것이다. 산이 좋고 물이 좋은 것은 그곳에 가는 우리 마음이 좋기 때문이지, 산이 좋고 물이 좋아서가 아니다. 마음이 힘들다면 멋진 곳에 가도 그곳이 좋을 수 없다. 산과 물은 그저 그 자리에서 가치중립적으로 존재할 뿐, 산과 물에는 좋고 나쁨이 없다.
삶을 바꾸고 싶다면, 마음이 삶을 해석하는 방식을 먼저 바꿔야 한다. 행복한 삶은, 결국 행복한 해석에서 시작되기 때문이다. ‘긍정적으로 생각하자’는 단순한 메시지로 끝이 아니다. 삶을 바라보는 프레임을 근본적으로 전환하기 위해 다양한 사고의 방향성을 안내한다.
행복과 시간을 재정의하며, 기초 철학이 되는 변화의 씨앗을 심는 것부터 시작한다. 인생을 잡아주는 뿌리가 깊게 내리도록 디테일한 원리를 제시한 뒤, 인간관계라는 가지로 확장한다. 부를 열매로 비유하며, 이윽고 내면의 숲을 이루는 데까지 나아간다.
그중 인상적이었던 주제 세 가지를 소개한다.
첫째는 행복이다.
"여러분은 행복한가? 아니라면 이유는 간단하다.
내가 원하는 대로 세상이 바뀌길 원해서다.
세상은 내 것이 아니다.
세상은 세상 것이다.
세상이 내 것이 아님을 깨닫게 될 때,
나는 내가 할 일을 즐겁게 하면 되고,
세상은 세상 뜻대로 그에 대한 선물을 줄 뿐이다.
그러면 우리는 바로 행복해진다."
내 바람대로 세상과 사람들이 달려져야 한다는 집착이 없다면, 괴로움이 없고, 그것이 바로 행복이었다. 단순하고 명쾌한 행복론이 가슴에 퍽 하고 자리를 잡았다.
둘째는 시간이다.
"시간은 흘러가고, 펼쳐지는 원인과 결과의 인과 대상이 아니었다.
시간은 서로를 필요로 하는 시점의 인연 관계였다."
시간은 선처럼 하나로 흘러가는 것이 아니다. 시간이 거꾸로 펼쳐지는 관점에서는 역할이 바뀌어 미래가 원인이고, 현재가 미래의 결과가 된다. 시선이 높아져 시간에 대한 면의 세상, 2차원의 시선이 생기면 시간의 연결성이 보인다.
과거가 원인이고 현재가 결과라는 일방적인 흐름에서 벗어나, 미래가 목적이고 현재가 그 목적을 실현하는 과정이라면, 미래의 우리에게는 현재의 우리가 필요하다. 시간은 '선'으로 흘러 가버리는 것이 아니라, 엮어가며 채우는 '면'이기도 하다. 그때 시간은 과거·현재·미래로 구분되는 대신, 차곡차곡 쌓는 설계의 대상이 된다.
셋째는 관계다.
"우리는 상대를 이해할 수 없다.
우리는 타인을 오해하는 존재고,
공감한다는 말로 그들을 대하고 있다.
이 앎이 인간관계의 출발점이다.
우리는 늘 우리의 입장에서
그들을 판단하고 해석하고 있다.
이 다름에 대한 인정이 모든 인간관계를 해결해주는 핵심이다."
그래서 더더욱 이해하려는 태도가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해의 환상’을 깨닫고, 상대를 설명하려는 욕심을 내려놓고, 오해를 전제한 그 위에 신뢰를 쌓는 연습. 그 다름을 있는 그대로 두고도 함께할 수 있는 용기와 이해의 시도가 필요하기에 관계는 어려운 것이었다.
완벽한 일치로 맞추려 말고, 다름이 흐를 수 있게 여백을 남겨두는 여유가 필요하다. 진짜 연결은 다름 속에서도 함께 머무는 선택에서 비롯한다.
사실 이 책을 읽기가 어려웠다. 전작에서도 느꼈지만 이하영 작가님의 문장은 수학을 닮았다. 문과적 감성이 아니라 이과적 증명의 전개다. 정의, 전제, 추론, 도출. 중간에 하나가 이해 안 되면 뒷부분이 엉켜버리는 느낌이다. 게다가 곧바로 응용까지 가버린다. (ㅎㅎ) 문장 하나하나는 쉬운데, 행간을 잇는 개념들을 조립해야 하니 절대 쉽지 않은 신묘한 글이다.
그래서 좋았다. 읽는 속도가 느려질수록 생각의 밀도는 깊어진다. 빨리 넘길 수 없다는 건, 그만큼 사유의 근육을 써야 한다는 뜻이다. 내 안의 익숙한 관점들을 해체하고, 새로운 인식 구조를 조립해야 하는 과정이니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
이하영 작가님의 글은 독자를 가르치지 않는다. 독자가 스스로 개념을 짓고 조립하도록 문장 사이에 여백을 남겨둔다. 독서가 아니라 해석, 해석을 넘어 재구성까지 요구하는 이 낯선 책읽기가 오히려 즐거웠다.
《인생의 연금술》은 작가님과 함께 사유하는 책이다. 답을 주기보다, 질문의 구조를 바꾸게 만드는 책. 그래서 어렵지만, 그래서 더 귀하다.
이 책은 세상에 대한 해석의 권한을 다시 찾으라고 상기시켜주었다. 타인의 시선, 환경의 조건, 과거의 기억에 의해 삶이 결정된다고 믿는 사람들에게, 그것들에 묶여 원하는 방향으로 힘 있게 나아가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자신의 신념 체계 밑바닥부터 다시 쌓아가도록 만든다.
마음이 삶을 만든다는 그 단순한 진실이 얼마나 멀리 밀려나 있었는지 깨달았다. 삶은 바뀌지 않는다. 마음이 바뀔 뿐이다. 마음과 해석의 방향이 바뀔 때, 비로소 삶은 의미 있는 변화로 진입할 것이다. 그 첫 단추를 정확하게 끼우도록 돕는 책, 《인생의 연금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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