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잠 선물 가게, 기적을 팝니다 꿀잠 선물 가게
박초은 지음, 모차 그림 / 토닥스토리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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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단 #협찬

하루 끝, 마음 한 칸 비워두고 싶은 이에게 어울리는 작고 따뜻한 기적 이야기.


김종원 작가님 추천사에 눈이 번쩍 뜨였다. 감정을 느끼는 이유와 원인에 대해서 세심하게 알려주는 책이라는 말씀에 바로 서평단에 지원했다. 판타지적 설정과 잔잔하고 일상적인 공감 포인트들이 어우러져 꿀잠을 불러오는 따뜻한 이야기, 《꿀잠 선물 가게, 기적을 팝니다》


장편소설이지만 꿀잠이 필요한 손님들을 중심으로 짧고 독립적인 에피소드가 이어진다. 책 한 권 다 읽기 힘들다 하는 분들도 너끈히 완독할 수 있는 구조다. 청소년이나 독서에 재미를 붙이려는 입문자에게 안성맞춤인 소설이다. 그렇지 않아도 복잡하고 힘든 세상, 잠시 일상을 벗어나 위로를 얻고, 쉬고 싶은 모든 분들께 편안한 시간을 선물할 마법 같은 책.


"은은한 오로라가 감도는 듯한 진열장 속 물건들 덕분에
가게는 한층 더 신비로운 느낌을 자아냈다.
물건들은 모두 오슬로가 정성을 기울여 만든 꿀잠 아이템들이다."
- 12면


주인공은 오슬로와 부엉이 자자.
잠이 절실한 손님들이 꿀차를 마시고 잠이 들면, 조수 부엉이 자자가 손님의 꿈속으로 들어간다. 부엉이 안대를 쓰면 오슬로도 자자가 보고 있는 손님의 꿈속 세계를 함께 볼 수 있다. 그 꿈속에서 잠을 잘 수 없는 이유나 고민, 후회 같은 다양한 마음들을 알아본다.


푹 자고 난 손님 수현이 말한다.
"전 누군가의 도움이 간절했나봐요.
제 안에 쌓인 감정들, 그걸 밖으로 꺼내기가 무서웠어요.
달팽이처럼 숨어 있었는데.....
빠져나올 용기를 준 것만으로도 정말 감사합니다."
- 40면


부상으로 운동선수의 꿈이 좌절된 수현은 가족들마저 멀리하며 절망에 빠져있다. 잘하고 싶다는 욕심과 치열한 경쟁으로 늘 조급했던 수현. 몸도 마음도 돌보지 못한 채 무리하다 결국 부상을 당한 것이다.


그런 수현에게 오슬로는 포근한 새털구름 양말을 보낸다.
"양말을 신고 잠에 들면 꿈에서는 아주 가벼운 새털처럼 둥실둥실 날아다닐 수 있습니다. 현실의 답답함을 꿈에서나마 상쾌하게 풀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무작정 현실에서 벗어나게 해주는 아이템은 아닙니다. 다만, 꿈에서 말씀한 기분을 느끼면 깨어나서도 그 느낌이 지속될 겁니다. 자연스럽게 아팠던 자리가 아물고, 모든 것을 다시 시작할 수 있는 용기를 얻게 되겠죠."
- 44면


현실의 답답함을 꿈에서 풀 수 있다는 메시지가 인상적이다. 꿈은 도피가 아니라 현실을 정화하는 장치가 될 수 있다는 관점에 고개를 끄덕이게 됐다. 현실은 바꿀 수 없지만 마음의 힘이 생기면 현실에 대한 해석을 긍정적으로 바꿀 수 있다. 그러한 힘을 이 소설이 주고있었다.


단숨에 문제를 해결하는 마법 같은 꿀잠 아이템이 아니어서 또 좋았다. 현실로 돌아갈 손님들이 스스로 상황을 헤쳐갈 가능성을 열어둠으로써 이야기에 대한 신뢰감이 생겼다. 무턱대고 예쁜 위로만 던지며 과도한 환상을 일으키지 않는, 현실에 기반한 힐링 소설이었다.


민들레 향수, 기억의 팔찌, 정신 번쩍 담요 등 기발하고 재치 있는 아이템으로 6명의 손님들에게 깊은 잠을 선물하는 이야기. 잔잔하게 퍼지는 여운이 포근해, 꿀차를 마신듯했다.


가지각색의 아이템처럼 다양한 고민을 가진 손님들의 사연에서 우리들의 이야기도 조금씩 묻어있다. 그렇게 소설과 연결되어 힘들고 무거웠던 감정들이 새털처럼 가벼워지길, 결핍을 숨기려고만 하다 멀어진 스스로에 대한 확신을 되찾을 수 있길, 진정 원하는 것이 뭔지 알아낼 수 있길. 모두에게 마법이 일어나면 좋겠다.


꿀잠은 내면의 목소리를 다시 듣는 시간 같다. 잠들기 전, 나조차 놓치고 있던 마음의 구멍을 가만히 들여다보고 나를 알아주는 시간. 깨고나면 절로 방향이 조정되는 힘. 우리가 눈 감고 있는 그 틈에 진짜 회복과 삶의 균형이 매일 새롭게 시작되면 좋겠다.


"누구나 길을 잃을 수 있다.
고민이 깊어 잠들지 못하는 날들이 이어질 수도,
생각이 많아 두통이 심한 날도 있을 것이다.
그 길 한편에 포근함을 선물하는 가게가 있다면,
그리고 그 안에서 당신의 또다른 시작을 응원하는
따뜻한 존재가 있다면 그것만으로 그 밤이 조금은
덜 외롭지 않을까 생각한다."
-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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