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연 위의 불길 1 - 휴고상 수상작 행복한책읽기 SF 총서 18
버너 빈지 지음, 김상훈 옮김 / 행복한책읽기 / 2011년 1월
평점 :
절판


'휴고_Hugo 상' 최우수 장편부문 수상작이자 <뉴옥타임즈>에서 '올해의 주목할 만한 책'으로 선정한 '버너 빈지_VernorVinge'의 현대 SF걸작 <심연 위의 불길_A Fire Upon the Deep>!!
2010년 막바지 가을에 '독자교정'을 본 뒤 책이 출간되기까지 무려 석 달이나 걸렸음에도 작품에 대한 감상을 떠올려보면 지금도 그 강렬함이 표지만큼이나 뜨겁다. 여기저기서 불꽃이 팍팍 튀어오를 정도인데 조금만 빨리 출간됐더라면 "그해 겨울은 불같이 따뜻했네"로 기억되었을지도 모를 노릇...
(책을 들고 '심연'을 바라보고 있자니 맹렬히 타오르는 '불길'이 보인다. 뭐라고 말해야 할까? 이런 작품을 도대체 어떻게 소개해야 하나? '독자교정자'의 시각을 가진 존재한테도 이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사이버펑크 이후의 현대 SF를 규정한 하드 스페이스오페라의 금자탑?"
그렇다. 우주적이다. 그야말로 전_全 우주적인 하드SF다. 주인공들은 도통 어딘지 알 수 없는 우주에서 출발해 알면 알수록 위험한 우주 곳곳을 방문하고 방랑하며 방황한다. 첫 장부터 우주가 떠오르더니 읽는내내 우주가 머릿속에서 사라지지를 않는다. 우주를 그리며, 우주를 그리워하게 되는 작품! 이토록 우주냄새 풀풀나는 SF를 읽은 것이 언제였던가?
일찌기, 사람의 뇌와 컴퓨터를 연결해 네트워킹하는 소재를 다룬 <진정한 이름들_True Names>을 발표해 훗날 '사이버펑크 SF'의 창시자로 알려진 '윌리엄 깁슨'과 '닐 스티븐슨'의 작품세계에 결정적 영향을 끼쳤다는 수학자이자 컴퓨터 사이언티스트 출신의 '버너 빈지'는 1993년에는 <다가오는 기술적 특이점_The Coming Technological Singularity>이라는 논문을 발표해서 미래학자 '레이 커즈와일_Ray Kurzweil'과 더불어 '특이점_特異點'의 개념을 널리 회자시킨 학자로도 유명하다는데(참고로 '특이점'이란, 지나치게 발달한 기술이 인간의 이해력을 뛰어넘는 시점을 의미함), 1992년에 발표한 이 작품에는 그의 전공과도 같은 특이점 이론을 기반으로 공간의 개념을 뛰어넘는 초우주적 통신 네트워크와 거리의 개념을 무시하는 초광속 생활권의 외계문명, 그리고 집단정신을 공유하는 개인단체(...)의 등장까지를 포함해 SF가 아니라면 상상도 못할 화려한 아이디어들이 앞이 안 보일만큼 눈부시게 펼쳐진다!!

그런가하면, 감은 눈도 기어이 번쩍 뜨게 만들고야마는 재미가 있다. 가히 스페이스오페라적이다.
혈도가 막히고 사지를 절단당한채 내공마저 빼앗겼던 절대악당이 한갓 인류의 우주적 호기심에서 비롯된 부주의로 인해 봉인이 해제되자 득달같이 뛰쳐나와 10억 항성계의 우주를 상대로 광란에 가까운 파괴행위를 일삼으며 50억 년 전의 복수를 시작하는데 그 기세가 어찌나 살벌한지 감히 맞서기는커녕 근처에 있기조차 겁날 지경이다. 아니, 근처가 웬 말? 저 멀리에 숨어서 망원경으로 구경하는 것조차 시각적/정신적 충격을 받을까 두려울 지경인데 행여 고개라도 돌릴라치면 이번에는 사납거나 귀여운 개떼(...)에 둘러싸인 소녀와 소년의 아슬아슬한 운명이 안타깝기 그지없게 펼쳐진다. 이를 어쩌나? 두 주먹 불끈 쥐고 발 동동 구르며 울먹거리고 있는데, 저 멀리서 한 줄기 희망의 빛이 보인다. 우와~ 구조대가 오는 것이다!!
(젠장! 이야기는 여기서 끝났다. 진짜 재미는 이제 시작인데 여기서 끝나다니!! 어헝헝...)






덧, 번역자는 순수한(...) 독자들을 위해 '용어사전'을 만들었다.
아무런 사전 지식없는 완전 백지 상태에서 '역외권_the Beyond'이니 '저속권_the slow zone'이니 '초월계_the trenscend'와 같은 새로운 개념의 용어들이 난무하는 이 작품의 '독자교정'을 보며 고생(?)했던 지난날을 생각하면(라브나 베르그슨도트, 그론드르 브리니미칼리르, 스크로드라이더 등등 생소한 이름들이 나올 때마다 처음부터 넘겨가며 철자 확인하는 수고는 그저 단순 노동이었을 뿐...) '이렇게까지 친절해도 되나?'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 공을 들인 흔적이 보이는데 암튼, 작품을 이해하는데 있어서 깨알같은 도움이 되는 족집게 용어들이 가득 실려있으니 권말의 용어사전도 빠뜨리지 말고 일독하기를 권함~

덧덧, 마침 출판사 홈페이지에서 '<심연 위의 불길> 제1권의 출간을 기념하고 제2권의 조속한 출간을 촉구하는 서평이벤트'라는 특이한 제목으로 행사를 하고 있으니 참여하시랏!!
(SF번역계의 장인이 한자한자 정성들여 번역한 <심연 위의 불길 1>을 꼼꼼하게 읽은 스페이스헌빈이 한마디 한다. "1권 읽고 서평쓰면 2권이 바로 나옵니까? 확실해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