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단편소설 걸작선 행복한책읽기 세계단편소설걸작선 3
니콜라이 고골 외 지음, 양장선 옮김 / 행복한책읽기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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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민화 속에 담겨진 러시아 민중들의 삶과 심판에 대한 태도를 담은 꼬롤렌꼬의 <마까르의 꿈>과 영화로 유명한 [전함 포템킨]과 연관하여 읽을 수 있는 자먀찐의 <사흘>, 감성적인 문체 속에 녹여낸 인생에의 관조로 세계의 문학 애호가들을 매료시킨 이반 부닌의 작품들은 러시아 문학의 깊이를 다시금 느끼게 해줄 것이다. - 양장선」


국내 SF출판계의 역사에 굵고도 깊은 한 획을 정성들여 긋고 있는 '행복한책읽기' 출판사에서 출간된 정통 순문학 단편집, <러시아 단편소설 걸작선>!
현재 열일곱 번째 작품까지 출간된 SF총서 'happt SF'시리즈와 네 번째 작품까지 출간된 장르문학총서 '작가의 발견'시리즈에 더불어 순문학총서로 새로운 명성을 이어가고 있는 '단편소설 걸작선'시리즈의 세 번째 작품으로, 제1권 <세계편>과 제2권 <일본편>에 이어 지상 최대의 국가 '러시아'를 대표하는 대작가들이 보여주는 장편 못지않은 장대함과 깊이감이 있는 단편들을 엄선해서 수록하고 있다.

판형도 작고 분량도 350쪽 내외의 단편집이지만 작가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작년에 탄생 200주년을 맞이한 니꼴라이 고골을 비롯, 적극적인 사회비평 활동으로 '러시아의 양심'이란 칭호를 얻은 블라지미르 꼬롤렌꼬와 <전쟁과 평화>, <부활> 등으로 세계적 대문호의 반열에 당당히 오른 레프 똘스또이, 900여 편에 달하는 중단편을 발표하며 단편소설의 거장으로 불리는 안똔 체호프와 20세기 초 러시아 최고 인기작가로 명성을 날렸던 레오니드 안드레예프, 그리고 우리들(?)한테는 <우리들_MY>로 잘 알려진 예브게니 자먀찐과 러시아 최초의 노벨문학상 수상작가인 이반 부닌까지, 알고보면 하나같이 굉장한 작가들로만 구성~
러시아를 대표하는, 아니 19세기 후반부터 20세기 초반의 가히 '세계문학'을 대표할만한 일곱 명의 작가들이 러시아 대혁명의 격동기를 전후로 지주, 농부, 은행원, 이발소 견습생 등 다양한 인물들을(심지어 '떠돌이 개'도 있다!) 등장시켜 삶에 대한 끈끈한 연민과 간절한 열망을 그려내고 있는데, 고생과 고난으로 점철된 삶을 살아온 농부가 토해내는 최후의 항변이나 현실을 벗어나 신세계를 동경하는 소년의 일장춘몽과도 같았던 짧았던 행복, 그리고 자연 풍경의 탁월한 묘사와 풍부한 서정성이 돋보여 더욱 쓸쓸하게 느껴지는 몰락한 귀족의 향수 등 동토의 대륙을 꿈틀거리게 만드는 뜨거운 심장같은 단편들, 아울러 광활한 초원 위로 울려퍼지는 묵직한 영혼이 깃든 열 편의 단편들을 읽다보면 혹독하고 척박한 땅에서 치열하게 살아남을 수 있었던 러시아 민중들의 정신적 힘의 무게를 느낄 수 있다.

SF, 혹은 미스터리나 판타지 아니면 라이트노벨에 푹 빠진 채 편식, 아니 편독만 하던 당신이 어느날 문득 '고전이 읽고 싶다'고 느껴질 때, 간단하고 간편하게 읽어 보기에 더할 나위없이 훌륭한 러시아의 걸작단편 모음집으로, 거칠고 냉혹한 자연속의 드넓고 황량한 대지 위에 모래흙으로 쓰여진 소박하되 참된 삶에 대한 잔잔한 이야기들이 여기 있으니 어느덧 깊어가는 겨울 밤에 모닥불 피워놓고, 아니 은은한 불빛 아래에서 따뜻한 차 한 잔과 함께 감상하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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