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썬데이 파더스 클럽 - 육아일기를 가장한 아빠들의 성장일기
강혁진 외 지음 / 미디어창비 / 2023년 5월
평점 :
“아빠가 육아일기 쓰는 게 뉴스에 날 일인가?”p.269
암요 암요 뉴스에 날 일입니다.
아이는 함께 만들었지만 양육은, 육아일기는 거의 엄마의 몫이었고, 아빠들의 육아휴직은 언감생심 그림의 떡 같은 존재였지 말입니다. 백 년 후에 가장 먼저 없어질 나라로 대한민국이 손에 꼽힐 정도로 저출생 시대이고, 인식이 변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아빠들의 양육 참여도는 그닥 높지 않으니까요.
“썬데이 파더스 클럽”이 뭐예요?
성별도 나이도 각기 다른 아이들을 키우는 아빠 다섯 명이 모여 매주 일요일 밤 9시에 이메일로 발행하는 육아일기 뉴스레터입니다.
썬데이 파더스 클럽에 참여한 다섯 명의 아빠들은 마케터, 금융서비스 기업 콘텐츠 제작자, 투자자, 기획자 등 직군도 다양한 일에 종사하고 있다. 현생에 치여 갓생은 꿈도 못 꿀 거 같지만 그럼에도 육아휴직을 비롯해 육아일기까지 쓰면서 자신들이 겪은 돌봄 이야기, 초보 아빠로 좌충우돌 하는 이야기를 담았다. 직접 경험하지 않으면 모를 이야기들. 아내에게 전해들은 ‘낮에 이랬어, 저랬어’가 아닌 ‘이렇구나, 저렇구나’의 온도. 주양육자였지만 늘 사회에서 지워진 존재로 살았던 여성들에 대해 쏟는 마음까지…
엄마와 아빠. 아이들을 사랑하는 마음은 다르지 않을 것이다. 상황이 허락하지 않고 서투르고 몰라서 두려운 마음이 내 아이 돌봄에 적극 나서지 못하게 하는 것일 뿐이다. 처음부터 잘 하는 사람이 어디 있겠나. 실수하면서 배우고 익히고 그러는 과정에서 아이들의 몸짓과 언어를 이해하며 사랑을 차곡차곡 쌓아가는 것일 테지. 그 시간들은 그저 한 남자가 아빠가 되어가는 과정뿐 아니라 한 사람이 세상을 다른 방식으로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경험을 제공해준다.
아이와 함께 성장하는 아빠들의 성장 스토리로 읽어도 무방할 것이다.
MBC 뉴스데스크, EBS 다큐프라임이 주목한 아빠들, 주요 일간지 인터뷰 요청 등 2022년 2월 6일 일요일 밤 9시 첫 번째 뉴스레터를 보낸 후 나타난 세상의 뜨거운 반응이다. 뉴스레터를 보내기 전부터 몇몇 출판사에서 출간 제안까지 들어왔다고 한다. 아빠들의 이런 움직임이 너무 반가우면서도 어쩌면 너무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일이 화제가 되어야 하는 현실이 씁쓸하기도 하다. 하지만 무엇보다 이렇게라도 돌봄에 대한 이야기가 (힘들어 죽겠어요에 포커스를 맞춘 것이 아닌) 계속 세상에 나와주길 바라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