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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숙사 옆 송차 카페 ㅣ 책과나무 장르문학 컬렉션 1
김재희 지음 / 책과나무 / 2025년 1월
평점 :
난 커피를 마시지 않는다. 못 마시는 게 아니라 안 마신다고나 할까……. 누군가의 잠을 깨워주기도 하고, 집중력 있게 일이나 공부를 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는 커피보다 나는 티를 베이스로 한 음료를 좋아하는 편이다. 커피도 담배처럼 기호식품 중에 하나이고 요즘은 커피를 안 마시는 사람들도 많은 편이라서 상관없지만, 몇 십 년 전만 하더라도 내가 커피를 마시지 않는다고 하면 이상해하거나 의외라는 눈빛으로 쳐다보던 사람들도 있었다.
아무튼 난 주로 먹는 음료가 정해져 있지만 그날 기분에 따라서 다른 음료를 마시기도 한다. 일이 산더미처럼 쌓여서 지치고 피곤하지만 힘을 내야 할 때는 생크림을 잔뜩 얻은 민트초코프라페를,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히고 편안함을 느끼고 싶을 때는 따뜻한 제주 동백꽃 티를 마신다. 차 한 잔의 여유랄까…….
◆책소개◆
유방암 판정을 받은 송차 카페 사장 송미선은 수술 후 함암 치료를 위해 송차 카페를 폐업하려 하고, 그녀의 딸인 다경은 송차 카페를 다시 열기를 원한다. 그래서 다경은 카페 알바인 이훈민과 기숙사 룸메인 오정음, 새로 뽑은 경이준, 그리고 배달을 도와주는 동풍 라이더스의 중년 라이더스들과 함께 송차 카페를 살리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알바생이 아니라 지분 사장으로서 학업과 카페일을 병행하느라 다경, 정음, 훈민, 이준은 점점 지쳐만 가는데…….
◆끄적거림◆
“나는 이 블랙 밀크티처럼 쓴 인생에 우유처럼 부드러운 걸 넣어서 중화시키는 인생을 살고 있어요. 인생이 쓰기만 하면 살고 싶지 않으니까 우유 같은 이벤트를 만들어 나가는 거예요. 지금은 그 우유가 송차 카페예요. 여기다 승부를 걸었어요. 내 힘으로 만들어 나가는 성취감 같은 그런 거 말이에요.” - p.47~p.48, 1월 「부드러운 블랙 밀크티 한 잔」 중에서 -
<기숙사 옆 송차 카페(이하 송차 카페)>에는 1월부터 12월까지의 이야기가 그에 어울리는 차(Tea)와 함께 담겨 있다. 김재희 작가는 20대 대학생들의 푸릇푸릇하고 생동감 넘치는 이야기를 써보자는 마음에서 <송차 카페>를 지필 했다고 한다. 톡톡 튀는 20대의 젊음과 생각들을 읽으면 입가에 절로 미소도 지어지고 책을 읽는 내내 즐겁지도 하지만 항상 행복한 순간만 있는 건 아니다. 저마다의 사정과 사연을 안고 최선을 다해 묵묵히 살아갈 뿐이다.
나의 20대를 돌아보면 그들과 비슷한 고민을 하기도 했지만 좀 더 소극적으로 생각하고 행동했었던 것 같다. 그렇다고 다시 그 때로 돌아가라고 하면 갈 생각도 없거니와, 그렇다고 이전보다 더 적극적으로 행동할 거 같지는 않다. 미흡하고 부족하지만 그 때 당시엔 최선이라고 생각했었던 선택들로 인해 지금의 내가 있는 거니까! 만약 그 때로 돌아가게 된다면 무엇보다도 난 내 자신을 좀 더 사랑하고 아끼고 보살펴줄 것이다. 지금도 늦지 않았다. 아직 살날이 많이 남았기에 지금부터라도 나의 마음에 귀를 기울이면서 살아가고 싶다.
‘음료 한 잔을 즐기듯 이야기를 즐겨주시길 부탁드린다는(p.270)’ 작가의 말처럼 여러분도 김재희 표 힐링 소설에 즐겁고 가벼운 마음으로 참석해주길 바란다. 행복한 일이 생길 거예요, 귤을 넣은 따뜻한 뱅쇼처럼~^^
다경은 음료를 다 마시고 테라스로 나와 테이블을 닦다가 잠깐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정음이 해준 말이 떠올랐다. ‘우린 그냥 지금이 인생의 한 페이지가 될 수 있게 최선을 다하는 수밖에 없어.’
- 11월 「무근본 칵테일」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