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이 결국 6월 12일 현지시간 9시로 최종 결정되었다. 한때 결렬 직전까지 간 바있기에 이제 회담결과는 우리뿐 아니라 지구촌 최대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이미 지난 일이지만 당시 회담 결렬 이유로 트럼프 최측근인 볼턴과 펜스를 향한 김계관, 최선희의 강성 발언을 지목한 적 있다. 나중에 이는 표면상 이유고 실제는 미국내 사정임이 밝혀졌지만 여전히 볼턴과 펜스는 트럼프의 강성 측근이라는 점에서 차후 협상에 따른 불안감을 내장하고 있다. 


나는 일단 이번 싱가포르 회담은 김정은 위원장의 통큰 결단에 따라 일괄타결되지 않을까 희망적인 예상을 해보는데, 설사 타결되더라도 세부적인 문제에서 단계적 접근을 할 수밖에 없고 그때마다 필연적으로 재협상이 이뤄질것이다. 그렇다면 여전히 걸림돌은 볼턴과 펜스 같은 트럼프의 강성 측근들이 아닐까?  그러나 이런 내 생각이 틀렸음을 알려주는 기사를 최근 발견했다. 


6월 4일자 한겨레신문 칼럼 중 <북-미 데탕트의 진정한 장애물>이라는 존 페퍼 미국 외교정책포커스 소장이 글인데, 그는 이 칼럼에서  북-미 데탕트의 장애물로 댄 코츠 국가정보국 국장, 밥 코커 상원 외교위원회 위원장 등 워싱턴의 외교 정책 기득권 층을 지목한다.


"궁극적으로 진정한 데탕트가 이뤄질 것인지를 결정하는 것은 외교 정책 기득권층이다. 1970년대 중국과의 화해 과정에선 헨리 키신저 전 국가안보보좌관의 강력한 주도로 대외 정책 기득권층의 무조건적인 반공산주의 정서를 극복했다. 엄청난 이익을 기대하는 미국 재계의 지지도 전문가층의 저항을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됐다."


그렇다면 중-미 데탕트의 헨리 키신저가 없는 이번 북-미 데탕트는 어떨까. 존 페퍼는 한국의 존재를 거론하면서 "한국은 위험을 떠맡거나, 북한과의 관여가 실용적 측면에서 효과가 있음을 보여줄 수 있고, 미국 기득권층을 설득할 수 있다. 한국의 도움이 있다면, 미국의 대외 정책 기득권층도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에 대한 지지 쪽으로 조금씩 움직일 수 있다." 고 지적한다. 


며칠전 문대통령이 트럼프와의 한-미 정상회담을 마치고 귀국한 직후, 뜬금없는 회담결렬 소식이 전해지자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는 기다렸다는듯 '코리아패싱'과 '왕따'를 들먹이면서 '운전자론' 폐기를 주장했다. 그러나 존 페퍼의 칼럼에 따르면 오히려 문대통령의 운전기술과 역활은 더욱 중요할 수밖에 없다. 과장일지 모르겠는데, 나는 장차 북한의 비핵화와 한반도의 운명은 문재인 대통령의 활약 여부에 달려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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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주할 때 힘 빼고 릴렉스 한 상태로 호흡 풍부히 하면 소리 잘 빠지고 멀리 나간다. 소리도 예쁘다. 반대로 힘을 주면 호흡이 가쁘고 가슴 답답하고 급기야 뒷골이 땡긴다. 듣기 거북한 쇳소리도 난다. 예전에 레슨샘은 내게 이렇게 말했다. 노래 부를때 힘 빼고 릴렉스 한 상태가 되어야 목구멍이 활짝 열리면서 소리가 시원하게 빠져나가지 않겠어요? 근데 힘 주면 목구멍이 죄어지고, 소리 이상하고....물 호스를 생각하면 돼요. 물 잘 나오는 호스를 꽉 죄면 야릇한 휘파람소리 나면서 물이 잘 빠지지 않잖아요. 바로 그거예요.  

나팔불 때 제발 힘 뻬라. 릴렉스하라. 귀가 닳도록 들은 말이다. 그런데 머리로는 알겠는데 실제는 잘 안 된다. 손, 몸, 어깨, 입, 심지어 다리까지 힘이 들어가 뻣뻣하다. 몸 따로, 생각따로여서 막상 연주때는 생각대로 안 된다. 가뜩이나 힘이 더 들어갈 때가 있다. 곡을 처음 할 때, 높은 음을 낼 때, 긴장할 때, 포르테로 연주할 때 등등.  힘을 뺀다는건 몸을 릴렉스 시킨다는건대, 대체 어떻게 해야 힘을 빼고 연주 할 수 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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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한지 올 해 4년차. 좀체 가정 재미를 모르고 사는 아들이 은근히 걱정되었다. 아내의 얼굴도 따라 어두웠다.

- 결혼 생활은 이렇게 저렇게 해야한다. 엔간한건 네가 참고 아내를 먼저 생각해라. 설령 반찬이 맛 없어도 맛있다고 하고, 어쩌고 저쩌고.....하지만 아들녀석은 오불관언이었다.

- 제일은 제가 알아서 하니 아버진 가만 계세요. 옛날하고 지금은 다르다니까요. 

내둥 그랬던 아들이 요즘은 손주녀석 재롱에 쏙 빠졌다. 이뻐 죽겠다는듯 시도때도 없이 입을 쪽쪽 맞추질 않나, 제풀에 집 치장도 하고 음식물 통을 산다, 아이 옷걸이를 산다며 부산하다. 

- 어라라~ 제가 왜 저래? 원래 저런 아들이 아녔는데....

아내와 나는 마주보며 어리둥절했다. 그래, 역시 결혼하고 자식나봐야 철이 들거든. 옆에서 아무리 이래라저래라 말로 해봐야 쓸데없고, 나이들어 제 스스로 경험하고 느껴야 안다는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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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해야 힘 빼고 연주 할 수 있을까가 늘 머릿속 화두였다. 편의상 트럼펫 음역대를 저음 중음 고음으로 나눈다면 중음까진 그런대로 힘을 뺄 수 있겠는데 고음역대에 오면 어김없이 힘이 들어갔다. 연습을 하기 전에 힘 빼기를 주문처럼 외었다. 그렇다고 덮어놓고 힘을 빼면 소리가 약하다.

복식호흡으로 공기를 충분히 흡입한 후, 아랫배(단전)에 힘을 강하게 유지하면서 서서히 숨을 내쉬어야 한다.  포르테일수록 더욱 아랫배의 힘을 강하게 유지하고, 아래 저음 역시 힘을 유지해야한다. (이건 엊그제 연습때 지휘자님의 팁이다). 단 이때도 중요한건 아랫배를 제외한 온몸 즉 입술, 혀부터 시작, 손, 어깨의 힘을 빼고 가볍게 해야한다. 하지만 말처럼 쉽지 않았다. 어쨌거나 열심히 연습하다보면 조금씩 되겠지 하는 심정으로 연습에 더욱 매진했다. 

또 하나. 요며칠 롱톤은 잠시 유보하고, 아르방 교칙본 립슬러 파트를 중점적으로 연습했다. 혀로 텅잉하지 않고 저음과 고음역대를 슬러로만 불면 입술이 유연해지면서 소리가 부드럽게 날것 같아서다. 연습의 효과일까, 조금 힘이 빠졌다는것을 느낄수는 있었다. 그동안 힘을 빼라고 숱하게 들었지만 실제 안 된 이유는 머리로만 알았지 몸으로 몰랐기 때문이다. 그게 요즘사 비로소 감이 오는거다. 아하~ 이렇게 하는거구나. 그러자 재미가 났다. 그런데 따지고보면 어제 오늘 연습한 립슬러 때문만이 아니라 그동안 지속한 꾸준한 연습에서 가능하지 않았나싶다.

즉 힘 빼기는 하루아침에 되는게 아니고, 더욱이 누가 말로 해줘서가 아니라 온갖 방법으로 꾸준한 연습- 아들 경우 인생체험, 결혼 체험 - 을 통해 서서히 가능해지지 않나 생각된다. 당연히 아직 힘 빼기가 완전히 되고 있지 않다. 다만 어떻게 하면 되는지 약간 요령을 알 수 있는 단계는 된것 같다. 요즘 부쩍 힘 빼기를 염두에 두는건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 20번>과 드보르작 <교향곡 '신세계'> 2악장 서두 다섯 마디와 4악장 피날레 때문이다. 

모차르트 <피아노협주곡 20번>경우 트럼펫은 투티 부분에서 한 음 한 음 단속적으로 내야한다. 그래서 어텍이 절대 중요하고, 그러려면 힘을 빼고 가볍고 맑게 불지 않으면 탁한 쇳소리가 난다. 그렇다고 아예 힘을 빼면 안 되고, 적당히 아랫배에 힘을 주면서 콘트롤해야 일정한 소리가 유지된다. 

드보르작 교향곡 2악장 서두 다섯 마디는 아주 느리게 피아니시모로 연주해야 한다. 이때 힘을 완전히 빼고 아랫배 강하게 유지하지 않으면 좋은 소리가 나질 않는다. 4악장 피날레도 마찬가지. 트럼펫은 피날레 부분에서 마지막 끝날때까지 거의 고음역대로 연속해서 연주해야하는데, 연주회장 끝까지 멀리 울려퍼지는 기분으로 연주해야할 것 같다.

그러자면 아랫배 터질정도로 빵빵히 힘을 유지한채 온몸의 힘을 완벽히 빼고 불지 않으면 어림 없을 것 같다. 근데 이게 말로는 알겠는데 잘 안 된다. 바로 이 점이 연주회때까지 반드시 해결해야 할 숙제다. 이 마지막 피날레만큼은 연주회장 전체가 꽉 찰 정도로 장엄하게 울려퍼질 수 있도록 연주 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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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문제들은 오로지 꾸준하고 반복적인 연습많이 해결해준다고 믿고 있다. 단 연습 시간을 많이 갖되, 어떻게 연주할까 방법을 고민하면서 해야 효율적일 것이다. 한가지 다행인것은 요즘 연습이 참 재미가 있다는 사실이다. 앞에서 말했듯 조금씩이나마 힘 빼는 방법을 알아가기 때문일텐데 아마 이런 식의 눈에 띄는 발전과 즐거움이 있으니 더욱 연습에 매달리는지 모르겠다. 사실 내남없이 분주한 일상 속에서 아마추어가 매일같이 꾸준히 연습을 한다는건 지독하지 않으면 안 된다. 말하자면 죽기아니면 살기로.....이번 단 한 번뿐인 연주라는 심정으로, 내 생애 마지막 무대라는 심정으로 처절하게 매달릴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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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한 직장동료 L이 그런다. 퇴직한 사람들 뭣하고 사나 봤더니 결국 젊은시절 하던 방식 그대로더라는 것. 일리있다. 대체로 자신이 지닌, 성향, 취향, 기질대로 살아가니까. 대부분의 사람들은 젊은시절에 지닌 인생관, 가치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그러면 나는 어느쪽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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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전 이탈리아 여행을 다녀온 Y씨 부부랑 점심식사를 하게됐다. 모처럼의 외국 나들이 때문인지 Y씨의 여행담은 자리를 옮긴 커피 타임까지 계속되었다. 하지만 꽤 긴 시간동안 이야기를 들었음에도 불구하고 내용은 지극히 단출해서 ‘어데 어데를 다녀왔다’ ‘뭣을 봤다.’ 등 몇 마디로 요약되었다. 그나마 좌중의 흥미를 끈 것은 여행 가방 분실사건이었다.

 

비단 Y씨뿐이 아니다. 대다수 사람들의 여행기는 누구랄것없이 공통적으로 ‘다녀왔다’ ‘봤다’ ‘먹었다’ 등으로 정리된다. 아마 요즘 카톡에서 흔히 볼수 있는 보여주기 식 인증샷과도 같을 것이다. 피상적인 관찰, 피상적인 이야기.

 

대체 단순히 본것만이 주된 내용이라면 어데를 다녀온 것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TV를 통해 보든 실제 현장에서 보든 직접 가서 봤다는것 말고 무슨 차이가 있을까. 하긴 열흘 남짓한 짧은 시간으로 세세한 것을 관찰할 수는 없겠지만 이런 식의 여행이라면 단지 해외에서 시간 보내기, 구경하기에 불과할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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낚시하기에 최상의 조건들, 이를테면 대물붕어가 자주 출몰하는 유명한 낚시터, 적당히 흐린날씨, 해질무렵, 주변 여건은 어느것 하나 나무랄데없이 안성맞춤. 그런데 정작 찌가 미동도 하지 않는다. 그러자 평생 낚시를 업으로 삼는 어느 낚시꾼의 한마디. “ 붕어낚시는 정말 알 수 없단 말야”.

 

하지만 이런 일이 어데 낚시뿐일까. 우리네 인생살이가 바로 그렇지 않던가? 평생 수도없이 경험한 세상일이건만 도무지 정체를 알 수 없다. 모호한 인생살이, 그러기에 더욱 흥미진진하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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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는 이렇게 말한다. "프로 아마추어가 따로있나. 뭐든 치열하게 하면 프로지" 하지만 착각하지 말자. 최소한 어느 분야의 프로로 자부하려면 자나깨나 그것만을 생각하고 실제 그 분야의 뛰어난 실력을 확보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래서 만약 지금 당장 실력이 안 되더라도 갖출 수 있을때까지 최선을 다해 노력해야 한다. 반면에 아마추어, 딜레탕트는 최선을 다하지 않아도 된다. 어느 순간 생활로 돌아갈 수 있고,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즐기는 수준에서 만족하면 그만이다. 바로 이런 차이 때문에 프로와 아마추어는 절대 다르고, 수준 자체에서도 비교가 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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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것이 진리인 것은 그것의 옳고 그름, 혹은 논리적으로 증명 가능한게 아니라 살아가는데 실용성이 있느냐 없느냐 여부(실용주의)에 달려있다. 그런 점에서 그동안 인류가 2,000여년간 신봉한 종교, 진리, 도덕, 나아가 민족주의, 민주주의, 자본주의 등은 영구불변한 진리가 아니라 하나의 가설체계에 불과하다. 따라서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 올바른 삶인가 하는 것도 단지 각자가 만들어가면 되는 것이지 딱히 어떤 한 방식만이 기준이거나 옳은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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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습일기' 연재를 시작한다. 연습이면 연습, 일기면 일기지 왠 연습일기? 두 가지 이유다. 나는 자나깨나 글쓰기를 생각하는데 요즘은 자꾸 생각이 막히고 맘만 앞설뿐 도무지 글이 써지지 않는다. 상상력, 열정 모두 고갈되었는지 죽어라 작정해야 겨우 두어줄 쓸까. 나는 내 삶에서 글쓰기가 끝나는 순간 의미 없음, 그냥 죽음이라고 생각한다. 하이고~ 무슨 대단한 문사나 되나부지? 할지모르겠다. 하지만 우리가 무슨 일을 할때 이유와 목적이 반드시 있어야하나. 그저 뜻없이 하는 일이 대부분 아닐까? 내 경우 글쓰기가 그렇다. 아무 목적도 의미도 없는 단순한 행위, 그냥 쓰고싶고 즐거워서 쓸뿐....

 

글쓰기가 꼭 직업 작가나 학자들의 전유물은 아니다. 비록 소시민일지라도 맘만 먹으면 언제든 할 수 있는게 글쓰기고, 그렇다고 멋진 글, 통찰력 있는 글만을 쓰란 법도 없다. 그냥 가벼운 글, 생활에서 느낀 것, 일상의 자질구레한 일들을 기록할 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나는 내 삶에서 글쓰기 그 자체가 중요한 삶의 행위요, 의미라고 여기는정도지 다른 이유는 없다. 그런점에서 연습일기도 하나의 글쓰기 방식이고, 이를 통해 글쓰기를 지속하려는 거다. 또 다른 이유는 평소 덤덤히 하던 연습이 좀 짜임새있고 긴장감이 생기지 않을까싶어서다. 글쎄 생각처럼 잘 될까? 뭐 안 되면 어때, 그냥 해보는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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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연습일기 첫 번째이니 내 나름의 연습방법을 소개한다. 연습은 매일 오후 3시 30분~ 5시 30분까지 2시간 내외. 특별한 일이 없는 한 대체로 매일 하는 편이다. 2시간동안 쉬지않고 하는건 아니고, 중간 중간 두어 차례 휴식을 취한다. 다음은 연습순서. 먼저 가볍게 입술풀기를 10분쯤 한 후, 교칙본인 아르방 제 1권 롱톤 파트를 30분정도 한다. 이렇게하면 대략 40분 소요되는데 잠시 쉬었다가 정기연주회 연주곡을 차례로 연습한다.  

 

그동안 연주곡 연습은 오디오에 CD음반을 틀어놓고 오케스트라와 함께 연주하는 식이었다. 지난 몇 년 옥상 컨테이너를 연습실로 이용하다 최근엔 안방에 서재를 꾸미면서 연습실로 함께 사용한다. 서재는 사방이 책으로 둘러싸여 자연 방음이 되기 때문에 연습실로 안성맞춤이다.

 

서재로 옮기면서 연습 방법도 약간 바꿨다. 과거 컨테이너에서 사용하던 오디오는 그대로 놓고, 서재에서는 노트북을 다른 오디오에 연결한 후 유튜브 연주실황을 대형 모니터로 보면서 연습한다. 이렇게 하면 몇 가지 장점이 있는데, 우선 다양한 연주를 자유롭게 선택 할 수 있다. 또 지휘자와 오케스트라, 독주자의 연주 모습을 모니터로 직접 보면서 연습하기 때문에 생동감이 있고 연습이 지루하지 않다. 

 

가령 지난 몇 달 모차르트 <피아노협주곡 20번>은 루돌프 제르킨 연주, 클라우디오 아바도 지휘의 런던심포니 CD음반을 이용하다가 최근 서재 연습실로 옮기면서 손열음의 피아노 연주, 임현정이 지휘하는 코리안심포니 유튜브 동영상으로 바꿨다. 이렇게 연습을 하다보니 트럼펫이 쉬는 부분은 모니터로 손열음의 연주뿐 아니라 지휘자, 오케스트라의 협연을 함께 감상 할 수 있어 일거양득이다.  

 

굳이 이 연주실황을 택한건 손열음의 기막힌 연주 때문이다. 연주자가 워낙에 1급 피아니스트로 정평이 있지만 피아노 텃치가 투명하리만치 명확하고, 셈여림, 특히 포르테 부분은 마치 건이 터질정도로 강렬해서 감상하는 자체만으로 너무 즐겁다. 워낙 자주 보면서 연습하다보니 이제는 피아니스트의 작은 제스처까지 세세히 기억될정도다. 한 가지 아쉬운 것은 이 연주실황은 카메라가 주로 지휘자와 피아니스트, 현파트, 목관파트만 보여주고 트럼펫은 포커스를 맞추지 않는 점이다. 

 

나는 비록 동영상이지만 마치 소설을 읽을때처럼 머리 속에 풍요로운 상상력을 한껏 동원해서 실제 무대에서 연주하는 기분으로 연습하곤 한다. 행복은 마음 먹기 달린것. 어떤가. 만약 당신이 손열음과 함께 무대에서 직접 연주를 한다면 얼마나 황홀하겠는지. 하루도 빠짐없이 유명 오케스트라 유명 연주자와 함께 연주하는 나. 그런데 이게 상상이 아닌 현실이라니.... 

   

이번 연주회 연습에 대비해서 드보르작 교향곡 CD 두 장과 <티토의 자비> 서곡 한 장, 그리고 모차르트 피아노협주곡 CD 등 모두 네 장의 음반을 구입했었다. 모차르트 오페라 <티토의 자비> 서곡은 워즈워스 지휘, 이스트로폴리타나 카펠라 오케스트라가 연주하는 낙소스 레이블의 CD음반을 이용했다. 낙소소는 한 장에 7,000원 내외의 염가반 음반으로 유명한 레이블인데 주로 제 2급의 연주단체가 활동한다. 그렇다고 1류 연주자가 아주 없는 것도 아니어서 과거 정명훈, 백건우 등이 이곳에서 음반을 낸바 있다. 

 

드보르작 역시 그동안 라파엘 쿠벨릭 지휘의 베를린 필하모닉의 연주와  또 한 장의 CD음반을 이용하다 최근 유튜브 실황연주로 바꿨다. 처음엔 KBS교향악단 연주에 맞춰 연습하다가 요즘은 첼리비다케가 지휘하는 뮌헨필하모니를 이용한다. 이 연주로 바꾼것은 템포가 아주 느려서 요즘 칸투스 연주 템포와 크게 차이가 나지 않기 때문이다.  그동안은 워낙 빠른 템포라 따라가기 급급했는데, 이 연주실황을 이용하니 따라하기가 편안하다. 다만 그동안 빠른 템포로 하다보니 이 연주에 맞추려면 음가가 약간 길어져야한다. 이 점이 좀 혼란스럽지만 느린반면 연주가 안정되고, 호흡을 좀더 풍부하게 쓸 수 있어 좋다.

 

특히 빠른 3악장경우 다른 음반 연주는 너무 빨라 정신없지만 이 음반은 요즘 우리 연습 속도보다 약간 빠른 정도여서 충분히 따라갈 수 있다. 다만 2악장 도입부가 너무 느려 호흡 부족을 절감한다. 아직은 복식호흡을 자유롭게 할 수 없기 때문에 호흡이 절대 부족한데다 입술, 어깨 손 등 온몸에 힘이 들어가 느린 연주일수록 연주하기가 힘들다.

 

연습은 연주곡 세 곡을 차례로 처음부터 끝까지 따라 연주하는 것으로 대략 마무리되는데, 전체 2시간 내외로 연습을 마칠 수 있다. 지금까지 연습방법을 두서없이 장황하게 소개했다. 어떤가 아마추어로써 과연 이런 방식이 효과적일까? 지금 하는 방법이 옳은지 잘못된 것인지 나는 잘 모르겠다. 혹시 이 글을 읽는 분 중에 누가 조언을 좀 주셨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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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침 한겨레신문의 칼럼 제목이 눈길을 끌었다. 다음은 칼럼의 일부 내용. 

(...)결국 지금의 정세는 으르렁거리는 사자와 온몸에 독을 바른 여우가 손에 땀을 쥐게 하는 한편 대결을 펼치고 있는 형국이다. 그러니 북미협상이 순풍에 돛 단 듯이 일사천리로 진행된다면 그것이 오히려 비정상이다.

(...)평화는 부분적 승리일뿐 어느 한쪽의 일방적 승리로 끝날 수 없다. 앞으로 북미 협상까지 이르는 길에는 노란불, 빨간불, 파란불이 점멸하고 가다 서기를 반복할 것이다. 도착 시간이 예정보다 훨씬 지체될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결국 목적지에 이를것이다. 아무리 사자라도 독을 바른 여우를 단숨에 제압하는것은 어렵다. 그러니 북미회담에 대한 기대가 어긋날지라도 슬퍼하거나 노여워하지 말라. 또 보수야당. 신문들처럼 북미 회담이 삐걱거린다고 성급히 환호 작약할 일도 아니다.

이승만 당시 대통령은 휴전협상에 반대하며 '북진통일론'을 주장했다. 그를 존경하고 따르는 세력들이 지금 펼치는 대북협상 회의론도 결국은 '멸공통일론'에 닿아있다. 북핵 해결의 해법도 없이, 현실적으로 실현 가능성이 없는 허황한 주장을 여전히 되풀이한다. 단언한다. 해방 이후 계속돼온 보수세력의 분단장사, 안보장사가 폐업할 날은 분명히 다가오고 있다. - 김종구 칼럼 <'안보장사 폐업'의 날은 온다>

 

 *  자정이 막 지나가는 시간, TV에 긴급 속보가 떴다. 불과 한 시간전 트럼프가 김정은에게 공개서한을 보냈다고 한다. 북한이 감정적으로 분노하고 있기 때문에 현 시점에서 북미회담이 의미가 없다고.  따라서 6월 12일 싱가포르 회담을 전격 취소한다고.


문득 오늘 아침 읽었던 칼럼 한 대목이 떠오른다. "북미협상이 순풍에 돛 단 듯이 일사천리로 진행된다면 그것이 오히려 비정상이다." "앞으로 북미 협상까지 이르는 길에는 노란불, 빨간불, 파란불이 점멸하고 가다 서기를 반복할 것이다. 도착 시간이 예정보다 훨씬 지체될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결국 목적지에 이를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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