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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사람을 본 적이 있나요? (무선) ㅣ 보름달문고 44
김려령 지음, 장경혜 그림 / 문학동네 / 2011년 4월
평점 :
그 사람을 본 적이 있나요? - 가슴 한켠이 따뜻해지는 동화
* 제목 : 그 사람을 본 적이 있나요?
* 저 : 김려령
* 그림 : 장경혜
* 출판사 : 문학동네어린이
얼마 전,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한 큰 아이 학교에서 녹색어머니회 연락이 왔습니다. 평일 오전, 점심에 아이들 등하교 지도 하는 활동이었지요. 사실 일을 다니느라 참석을 할 가능성이 낮았는데요. 당일 둘째 어린이집 행사로 연차를 쓰게 되어서...오전부터 활동을 할 수 있었습니다. 저희 옆 단지의 아파트 횡단보도 앞에서 먼저 와 계신 어르신(아이들 지키미 봉사하시는 분들 같았어요.)께 이것저것 문의해보고 깃발도 찾고서 시작했지요. 아이들이 처음엔 별로 없더니 가장 피크시간대엔 엄청 나더라구요. 그곳은 횡단보도도 있고 신호등도 있는 곳이었습니다. 한 15~20m 떨어진 곳은 막힌 삼거리라서 횡단보도만 있지요. 그곳에서도 봉사하시는 분들이 계셨구요. 저도 횡단보도를 다닐때 느낀 것이지만, 직접 건너지 않고 가만히 서서 한 30분을 활동하면서 보니, 위험한 상황들이 많더라구요. 왜 굳이 어르신께서 계시고 어머니들이 계실까 했는데요. 이해가 되었습니다. 몇가지 문제점들이 보이는데 가장 큰게, 차들이 노랑색 신호등일때 막 가려고 하는 점 vs 보행자는 빨리 가려고 하는 점, 다시 차량 신호가 녹색이 될때 바로 출발하려는 차 vs 보행자 신호 깜빡일때 뛰어가는 보행자, 이 두가지가 상충해서 위험한 상황들이 발생하더라구요. 분명 신호가 곧 보행 신호로 바뀔텐데도 그 거리에서 고속 주행하시는 운전자분들도 무지 많이 계시더라구요. 책 속의 아리랑 아파트처럼 횡단보도가 없다면? 정말 위험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는 것이랍니다. 이 책을 보면서 지난 주 활동이 많이 생각나더라구요.
노란 색상에, 이쁘지는 않는 그림이지만 왠지 정감 가는 일러스트로 표지가 구성된 "그 사람을 본 적이 있나요? (저 : 김려령 , 그림 : 장경혜, 출판사 : 문학동네어린이)"는 횡단보도, 건널목과 많은 연관이 있는 책이랍니다. 책 속안에 다시 들어 있는 이야기 구조이기도 하지요. 그리고 가족 간의 오래 묵은 상처를 보듬어주고, 아직은 이 세상엔 가슴 따뜻한 사람들이 참 많구나 하고 느낄 수 있는 책이에요.
![](http://blog.dreamwiz.com/usr/r/o/rose97/216/rose97_20110603075756_13662828_1.jpg)
책 속의 또 다른 작가 오명랑(동화작가)은 조금 어렸던 나이에 작품이 당선되어 작가의 대열에 오르지만, 그 후로는 별다른 활동을 하지 못해 집안에서 천덕꾸러기 비슷한 상황으로 전락하게 됩니다. 나이는 먹지, 돈은 못 벌지, 작가는 논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로 인해서 더욱요. 그런 그녀가 일거리를 찾고 시작하게 됩니다. 바로 '이야기 교실' 이지요. 그녀가 내건 모토는 "잘 듣는 사람이 말도 잘 하게 된다." 였어요. (사실 저는 너무 공감되고^^ 아이들 책을 많이 읽어주는 편이라.. 이 교실 참 맘에 드더라구요^^ 게다가 작가가 이야기해주는 것이니 얼마나 좋을까요~ 제가 듣고 싶었습니다. ㅎㅎㅎ) 전단지 등 여러 광고 후에 그녀의 제자가 된 아이들은 3명, 영어 학원이 가기 싫은데다 한달은 무료라는 이야기에 오게 된 종원이 소원이 남매, 종원이와 같은 5학년인 작가가 꿈이지만 기자가 어울릴듯한 나경이였지요. 막상 아이들은 오게 되었지만 이야기거리를 생각지 못한 오 작가는 기존의 여러 책들 대신 가슴속에 있었던, 누군가에겐 꼭 하고팠던 이야기를 하게 됩니다. 바로 건널목 아저씨 이야기를요.
[책 속의 또다른 이야기]
아리랑아파트에는 신호등이 있는 건널목이 있지만 너무 멀어 사람들은 차가 안 오면 무단 횡단을 하곤 합니다. 위험천만한 상황이지요. 어느 날 쌍둥이 아이들이 무단으로 건너고 있을때 머리엔 신호등처럼 모자를 쓰고 직접 들고 다니는 건널목 카펫으로 진짜처럼 만든 아저씨가 나타납니다. 보기엔 좀 초라해 보이지만 마음만은 그 누구보다 따뜻한 아저씨. 가슴 아픈 가족사를 뒤로 하고 여러 사정 끝에 아파트 내에서 생활하게 되지요.
건널목 관련 일은 물론 밤 늦게 아파트 돌아보는 활동, 경비 아저씨도 도와드리구요. 그 와중 만난 도희와 꾸준히 도와주던 태석, 태희 남매의 이야기까지, 그러면서 연결된 과거의 오명란 작가의 가족 이야기가 몰입하게 만들면서 펼쳐집니다. 건널목 아저씨는 그 어떤 댓가나 결과를 바라고 하는 일이 아닌 진정으로 사람들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행동했고, 태희와 태석 남매의 어머니가 오시자 사라집니다. 아이들과 동네 사람들은 아마 그를 계속 기다렸을거에요. 너무나 궁금해하면서요. 그리고 다른 곳에 있더라도 똑같이 베풀면서 사는 삶을 살고 있을거라 믿으면서 말이지요.
나경이는 어느 책에도 없는 이 이야기를 작가가 되어 자신이 글을 쓰기로 약속하고 오 작가는 기뻐하죠. 세 아이들은 처음엔 이야기 교실에 시큰둥하더니 점점 이야기에 빠져들어 나중에는 종원이마저 또 오겠다고 합니다. 오명랑 작가의 기뻐하는 모습이 눈에 선했지요. 이야기를 마친 후 오 작가와 어머니는 완전한 화해를 했지요. 이 이야기를 하면서 태희의 응어리진 마음도 다 풀렸네요.
![](http://blog.dreamwiz.com/usr/r/o/rose97/216/rose97_20110603075756_13662828_3.jpg)
이 책에 나오는 여러 소재들을 살펴보면 은근히 많아요. 그런데 알고보면 다 하나로 모여집니다. 바로 아이들의 행복으로요. 위험한 도로 상황, 밤 시간대의 불량 아이들 출현, 부모의 잦은 다툼으로 인한 가정 위기, 금전적인 이유로 인해 버려지는 아이들 등 모두 아이들에게 위험한 상황들입니다. 물론 어른들도 포함이 되지만요. 건널목 아저씨는 이와 같은 상황에 빠진 아이들을 부모가 되어 그 마음으로 돌봐주신 겁니다. 사랑으로 말이지요.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의 노력을 다해서요. 주변의 나쁜 시선도 있었지만 그를 알게 된 사람들은 그를 좋아하게 만드는 마력도 가진 건널목 아저씨... 결국 그 덕분에 태석이도 커서 횡단보도에서 봉사를 하고 있고 태희도 도희도 가슴 속 싶이 아저씨를 보고싶어 하죠. 아저씨 덕에 태희와 도희는 가족이 되구요~ 그는 떠났지만 많은 것을 남기고 갔어요~~~
현재와 과거를 오가면서, 이야기 속의 이야기를 하는 동화책, 아이들을 위한 동화지만 어른도 함께 보면 더 좋을것 같습니다. 가슴이 따뜻해지는 그런 동화에요. 이야기 구조도 탄탄해서 책을 잡으면 한번에 읽게 된답니다. 다 읽고나서 행복해지는 기분이 드는 책이에요~~~
근사한 외모와 번듯한 직장, 커다란 집을 가진 이는 아니나 가슴 깊이 사랑을 간직하고 그 마음을 실천하는 건널목 아저씨... 우리 주변에 혹시 건널목 아저씨가 계실지 몰라요. 자세히 살펴보자구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