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 운명이야! 스콜라 창작 그림책 27
밤코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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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코 글. 그림 / 위즈덤하우스

'운명' 을 믿나요?^^

내가 누군가에게 빠져드는 이유가 정말 운명이라서 일까요? 아니면 운명 같은건 이세상에 존재하지 않는걸까요?

밤코 작가님의 [ 이건 운명이야! ] 에서는 '운명' 으로 밖에는 해석이 안되는... 공룡을 향한 아이들의 무한한 애정을 그리고 있습니다.

남자 아이를 키우는 양육자라면 쉽게 공감하실듯해요 . 비슷비슷한 생김새의 공룡 이름을 모조리 다 꿰고 있는 아들이 집집마다 있죠 ㅎㅎ
아이들은 도대체 왜 그렇게 공룡에 빠져드는 걸까요?^^ 작가님의 호기심은 여기서 출발합니다.

두마리의 공룡이 만납니다. 외모도 성격도 너~~~무 다르지만 둘은 운명처럼 사랑에 빠집니다ㅋㅋ
둘은 달달한 연애끝에 이제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아요.
한 생명이 태어나는 순간을 화산폭발에 비유한 건 진짜 엄지 척 하게 만드는 장면이었어요 👍 👍 👍

근데 어랏 그 아이는 우리랑 달라도 너무 달라요??^^;
하나도 닮지 않았어. 심지어 인간아기. 그리고 공룡이라면 해내야 할 일들을 전혀 해내지 못합니다. 정말 공룡과는 모든게 다른 아기였어요.
공룡부부도 처음엔 당황했지만 하나뿐인 아이를 사랑으로 키웁니다. 그러던 어느날 소행성의 충돌이 일어나요. 씨뻘건 불길이 떨어지고 공룡부부와 아기는 이제 어떻게 되는걸까요?

이 책을 읽기전 저는 운명같은건 없다고 생각했어요.
그런 순간을 단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했기 때문인것도 같고 아니면 운명이 있다고 믿기에는 제가 너무 겁쟁이인지도 모르겠어요. 나의 의지와 상관없이 어떤일이 벌어진다고 생각하면 ...무섭습니다 .
물론 이렇게 사랑받을 운명으로 태어난게 운명이라면 거부하고 싶진 않아요 ㅎㅎ

밤코 작가님의 전작처럼 위트와 유머가 가득한 그림책입니다. 책을 덮고 문득 이런 생각을 했어요. 운명을 믿고 안믿고를 떠나 우리의 소중한 인연만 두고 보더라도 이 만남 자체가 운명이 아닐까 하고요.

왜 하필 나는 이 시간에 이 그림책을 만나게 된걸까
왜 하필 나는 많고 많은 책들중에서 이책의 서평단에 지원한걸까, ㅎㅎㅎ

결국 운명으로밖에 설명이 안되는게 있네요?!ㅋ
이 그림책을 보시면 운명을 받아들이시게 될거예요 ㅎㅎ
각자 찾아보시길요^^

앞면지와 뒷면지의 작가님 코멘트가 좋아서 읽고 또 읽습니다 크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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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사랑 사랑 웅진 세계그림책 219
맥 바넷 지음, 카슨 엘리스 그림, 김지은 옮김 / 웅진주니어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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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 바넷 글 / 카슨 엘리스 그림 / 웅진주니어

개구장이 캐릭터 맥 바넷 작가님의 신작이라고 해서 내용이 무척 궁금했어요. 대놓고 사랑 타령을 하시니 더 궁금하지 뭐예요. 번역본이 나오기 전에 봤던 원서 표지와 표지가 달라서 < what is love > 이 책이 아닌가 싶었는데, 아마도 표지는 바뀐것 같아요. 번역본 표지가 더 눈에 확 띄긴합니다 . 사랑이란 글씨도 더 강렬해 보이고 시선을 끌어요. 활짝 핀 꽃들이 생의 정점을 찍은듯 화려함을 내뿜고 있네요?

반면 외서 표지는 좀 더 서정적이고 차분하고 자유로워보입니다.

넌 '사랑'이 뭐라고 생각하니 라는 질문을 제가 받는다면요 퍼뜩 한가지 답만을 내놓기 참 어려울것 같습니다.

이 그림책속 주인공도 속시원히 답을 알고 싶었나 봐요. 사랑의 명료한 정의를 알아내고야 말겠노라 할머니께 통보 하고 여행을 떠납니다. 세상에 나가보면 답을 찾을수 있을거라고 오히려 응원해주는 할머니! 인생을 오래 산 사람들은 사랑의 정의를 더 쉽게 내릴수 있을까요??

주인공은 만나는 사람마다 사랑이 뭐냐고 물어요. 어부, 배우, 고양이, 목수 , 농부, 병사, 마부와 시인 .

그들이 각각 어떤 정의를 내렸을지 생각해보실래요 ? 그리고 그 이유도 함께 맞춰보세요 ㅎ 각자가 생각하는 사랑이란것이 형태는 다르지만 이유까지 읽다보면 신기하게도 다 맞는 말 같습니다ㅎㅎ

여러사람을 만나보면 뭔가 공통된 의견이라는것이 있을거라 생각했는데 각자 모두 다른 답을 내놓습니다. 명료한 답을 찾아 떠났는데 오히려 더 헷갈리는 상황이랄까요 ^^;

어떤 대답에 가장 끌리셨나요? 저는 시인 할아버지의 답변이었습니다. 노년의 할아버지가 가지고 있는 저 긴긴 목록에는 대체 어떤 정의가 내려져있을지 무척 궁금해요. 달콤 쌉싸름한 초콜릿처럼 인생의 모든 희노애락이 다 들어가 있을까요?

집으로 돌아온 손자에게 할머니가 묻습니다. 그래서 답을 찾았냐고 . 손자는 할머니를 안아주고 웃으면서 말합니다. 네~~~!!!! 과연 손자가 찾은 명료한 해답은 무엇이었을까요 ?^^ 책에도 구체적인 언급은 없습니다. 독자들마다 각자의 답을 찾아보라는 작가는 이야기합니다.

마지막 페이지를 넘기면 밤하늘에 무수히 박혀있는 별들과 둥근 달, 짧은 이별후 재회한 손자와 할머니의 모습이 그려져있습니다. 물론 손자를 반겨주는 반려견도 함께요 ㅎㅎ 이 장면이 너무나 따뜻하고 편안하게 느껴져요 .

앞 면지의 그림과 뒷 면지의 그림 ...변화를 눈치채셨나요?

저는 이 장면이 작가가 우리에게 말해주고 싶은 '사랑 , ' 바로 그 '사랑'이 아닐까 생각해봤어요. 떠났을때와 같이 굴뚝에선 여전히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고 , 산 너머로는 아름다운 석양이 지네요 , 주인이 오는 걸 온 몸으로 반겨주는 멍멍이 그리고 손자의 안위를 누구보다 걱정했지만 묵묵히 기다려준 할머니의 주름살 같은것 ..

그림책을 다 읽고 가족들과 함께 '사랑은.............다' 라는 명제로 자신의 생각을 다함께 노트에 적어보는 시간도 가져보았는데요

사랑은 근육이다 라고 적은 첫째

사랑은 맛있는 감정이다 . 사랑은 마음의 재료다 . 사랑이 없으면 나도 없다 라고 한 둘째

사랑은 네 인생이다 . 사랑은 나 자신이다 . 사랑은 아름답다 라고 적은 막내

사랑은 최유정이다 라고 적은 남편 ( 최유정은 안타깝게도 제 이름이 아니고 큰딸냄 이름이라는 ㅎㅎ )

사랑은 불완전함을 완전함으로 만들어주는 것이다 라고 적고픈 나

적고보니 정말 그 사람을 너무 닮아 있어서 깜짝 놀랐어요 ^^ 그러니까 사랑은 딱 자기의 세상안에서 더 빛을 발하고 진가를 발휘하는거 같아요 ! 다른 사람의 생각에서, 다른 사람의 삶에서 아무리 '사랑'을 배운다 할지라도 그건 어차피 주변인으로서의 사랑같아요. 나의 '사랑'은 바로 내 삶 안에 있는것이죠. 직접 부딪치고 몸으로 느끼는 살아숨쉬는 감정이요..거창하고 대단한 단어이기도 하지만 아주 소박하고 평범한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맥바넷의 기존 작품과는 다르게 위트는 두드러지진 않지만 , 또다른 그의 따뜻한 면모를 확인한것 같아 역시나 좋습니다 !

카슨 엘리스 작가님은 그림도 그리시고 글도 쓰시는데 , 그림은 이 작품이 개인적으론 젤 좋아요. 편안하고 포근하고 사랑 그림책 답게 사랑스럽네요 ^^

'모두가 한숨을 쉬었어요. 네가 사랑을 어떻게 알겠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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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너머
페르난도 빌레라.미셀 고르스키 지음, 페르난도 빌레라 그림, 오진영 옮김 / 스푼북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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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르난도 빌렐라 , 미셸 고르스키 글 / 페르난도 빌렐라 그림 / 스푼북

브라질 창작 그림책 [ 비너머] 는 단순한 지식 그림책으로 한번 보고 말기에는 너무 아까운, 그림이 아름다운 책입니다. 이 그림책은 독일 뮌헨 국제 청소년 도서관에서 매년 전세계 어린이책을 대상으로 선정하는 리스트인 '화이트 레이븐스'에 선정되었다고도 하는데요 단순히 기후에 관한 지식 전달에 그치지 않고 앞으로의 미래를 책임질 독자들에게 좋은 동기부여를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추측해봅니다.

책의 마지막 부분에는 우리의 기후와 환경을 위해 실제로 자신의 목소리를 당당히 알리고 있는 위대한 젊은 환경 운동가들이 소개되있습니다. 이미 너무나 유명한 스웨덴의 그레타 툰베리와 아프리카 우간다의 바네사 나카테 , 네덜란드의 보얀 슬랫이요. 2003년생, 96년생 , 94년생이지만 이들이 하고 있는 활동들은 그 어떤 위인들의 업적에 결코 뒤쳐지지 않아요. 브라질에 사는 '아나 루이자 베제하 산토스 ' 는 빗물을 모아 마실 물로 만드는 정수 시스템을 개발한 공로로 브라질 여성 최초로 유엔에서 선정하는 '젊은 지구 챔피언 상'을 받습니다. 그녀또한 98년생입니다. z세대는 아직 멀었다는 꼰대들의 이야기도 간혹 있지만 , 불평만하지 않고 직접 행동으로 변화를 촉구하는 이들의 모습이야말로 z세대에게 제가 배워야 할 삶의 태도가 아닐까 싶습니다. 정말 멋집니다 !

2035년 어느날 주인공 '나' 는 어릴적 자신의 친구이면서 현재 세계적인 과학자가 된 안토니우를 인터뷰하기 위해 고향인 브라질 상파울루로 오게 됩니다. 비행기에서 내려다 본 온통 초록인 숲. 그는 2010년 특별했던 한 해를 떠올립니다 . 세상에서 비가 가장 많이 왔던 여름..감당할수 없는 비로 인해 모두가 고통스러워하고 있던 시절. 주인공 '나'는 남들처럼 불평만 하고 있지 않고 친구들을 모아 이 상황을 바꿔보기로 결심합니다. 이 많은 비를 어떻게 하면 우리의 삶에 이롭게 활용할수 있을까 ? 하는 고민은 해결되었을까요 ? 그 정답은 바로 이 그림책의 첫 페이지에 있었어요. 2035년 비행기에서 내려다 본 초록으로 가득찬 땅이 기억나시나요? 불평 대신 변화를 선택한 작은 아이들의 꿈은 빗물 보관 프로젝트로 먼 훗날 이렇게 큰 변화를 가져왔던 거에요.

혼자 해낸다고 뭐가 얼마나 바뀌겠어 라고 생각한다면 이 그림책을 읽고 마음을 바꿀수 있길 바랍니다. 특히 환경에 있어서는 연대의 힘이 얼마나 소중한지 우리는 너무 잘 알고있지 않나요 ? 불편함을 아무리 잘 인내한다고해도그 불편함은 영원히 사라지지 않는다는 것 . 사소한 작은 아이디어라 할지라도 함께 생각을 나누는것 자체로 우리는 이미 희망을 나누고 있었던게 아닐까요.

기후 이야기이기도 하지만 , 나의 주변 환경에 대해서도 한번 더 생각해 보게 하는 그림책. 어른들도 해내지 못하는 일들을 추진하는 그들의 행동력에 희망을 이야기하게 되는 멋진 그림책이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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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으로 보는 기후 말뜻 사전 그림으로 보는 말뜻 사전
조지욱 지음, 이선주 그림 / 사계절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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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욱 글 / 사계절

우선 '기후'의 뜻 부터 제대로 알고 읽자 싶었다. 일상생활에서는 '날씨'라는 표현이 더 익숙하니까.

'날씨'가 매일 매일의 기상 변화라면 '기후'는 장기간에 걸친 날씨 변화의 종합을 말한다고 되있었다.

그러니까 매일 매일의 날씨가 모여 '기후'를 이룬다고 보면 되는것.

이 그림책은 학생들이 어떻게 하면 더 쉽게 지리를 배울수 있을까를 내내 고민해오신 현직 고등학교 선생님의 결과물이다. 강수, 폭설, 기온, 위도 등 대부분의 용어가 한자어가 많아서 비슷비슷하게 들리면서도 차이점을 명확히 설명하기가 쉽지 않은것도 사실이다. 지식 그림책인데도 불구하고 장황한 글보다는 굵직한 그림들이 많아서 초등아이들이 보기에 이해가 쉽다. 단순히 단어들을 나열하는데 그치지 않고 먼저 4개의 계절로 나누고 그 계절에 자주 나타나는 자연현상들을 기준으로 단어들을 분류했다는 점도 좋았다. 목차만 보아도 전체적인 용어가 한 눈에 들어온다.

기후 독서 챌린지에 동참중인 내 눈에는 당연히 제 5장 '기후차이와 기후변화'가 제일 먼저 눈에 띈다. 용어 설명이 너무 쉽게 되있는건 좋은데 , 한가지 아쉬운 점은 기후변화로 인해서 일상에는 어떤 변화가 생겼는지, 어떤 경향을 띄고있는지를 한 눈에 파악할수 있도록 비교하는 표나 그래프 같은게 있다면 더 좋았을것 같다.

예를 들어 ' 봄' 기후란 에 미세먼지나 초미세먼지 와 같은 용어는 현재 빠져있다 . 벚꽃의 개화 시기를 알려주고 있지만 그시기가 점점 빨라지고 있다는 추이는 언급되 있지 않다. 부록 페이지에서라도 조금 더 생각할 거리를 남겨주셨으면 어땠을까 싶다!

어쨌거나 말뜻 사전이라는 본래의 의도에는 너무나 성실하게 설명하고 있으니 , 기본부터 익혀야 할 초등아이들에게는 더할나위 없이 쉽고 재밌는 책이라고 말하고 싶다. 용어만 제대로 알고 수업을 들었어도 훨씬 재밌었을텐데 ! 왜 나의 지리선생님은 이런걸 한개도 설명을 안해주신거야 ㅎㅎ

우리의 일상 생활과 너무나 밀접하게 관련되 있는 기후! 다양한 기후의 모습을 경험해보는 것도 멋진 경험이지만 , 인간의 욕심으로 인해 새로운 용어가 더 늘어나는것은 막아야 겠다고 생각해본다.

역시나 난 심플한 사전이 마음에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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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아이
안녕달 지음 / 창비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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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달 지음 / 창비

안녕달 작가님의 신작 그림책 ' 눈아이' 를 읽고 저는 하얀 도화지를 떠올렸습니다. 흰 눈이 소복이 쌓인 한겨울이 배경인 이유도 있겠지만 , 꼬마아이와 눈사람 아이의 따뜻한 우정을 저 흰 도화지에 계속 계속 그려나가고 싶었거든요. 참 맑고 따뜻한 그림책입니다. 깊은 산속 산사 풍경소리처럼 머릿속을 맑게 비워내준둣한 느낌이에요.

학교 가는 길에 소년은 미완성의 눈사람을 마주칩니다. 수업을 마치고 나온 소년은 또다시 그 눈덩이를 마주치는데요. 뽀득뽀득 뽀득뽀득..눈사람은 소년에게 말을 걸어오기라도 하는듯 온몸으로 뽀득거립니다^^

그 모습이 마치 씰룩 씰룩 춤을 추는것만 같아 귀엽습니다 하하..

눈사람의 눈사람어를 읽은것일까요? 소년은 작은 손으로 눈을 뭉쳐 눈사람에게 두 팔과 두 다리를 선물합니다. 양팔과 양다리가 생긴 눈사람은 얼마나 자유로워졌을까요. 폴짝 폴짝 뛰어 가는 뒷모습에서 설레임이 묻어납니다.

소년은 이제 두 눈과 활짝 웃는 미소도 만들어 줍니다. 뽀대나는 멋진 눈아이가 탄생하는 순간입니다 ㅎㅎ

눈아이는 우와우와......감탄사를 연발합니다. 자신에게 생명을 불어넣어준 이 소년은 배고픈 자신을 위해 눈빵도 만들어주고 , 토끼를 따라 눈덮인 언덕도 함께 오릅니다. 눈아이는 그렇게 소년과의 시간속에서 무럭무럭 자라 소년보다 등치가 몇배나 커졌어요. 덩치는 산만하지만 데굴데굴 구른 눈아이의 눈에는 눈물이 그렁그렁합니다. 소년은 눈아이가 아플새라 호오~~~~~~하고 불어주죠. 왜우냐고 묻는 소년의 질문에 눈아이는 대답합니다...따뜻해서 너무나 따뜻해서 눈물이 난다고.... 여기에는 두가지 의미가 있습니다. 소년의 애정어린 보살핌이 좋았던 것이고 또 이제 겨울이 지나 봄이 오고 있다는 슬픈 소식인거죠 ㅠㅠ 아이러니한 장면이기도 합니다.

눈아이를 보며 나의 내면 아이를 만났습니다. 나에겐 팔도 없고 다리도 없고 눈도 없고 입도 없어. 나는 어디도 갈수 없고 나는 아무것도 볼수 없고 어떤 말도 할수 없어. 주인이 나를 알아볼수 있도록 온몸으로 뽀득거렸던 눈아이처럼 나의 내면아이도 그곳에서 오래 오래 나를 기다렸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멋진 팔다리와 눈과 입이 생긴 눈아이를 보니 내 마음도 덩달아 환해집니다. 이제 눈아이도 어디든 갈수 있고 하고싶은 말은 할수 있을테니까요 !

책을 읽으며 나의 내면 아이에게도 자유를 마음껏 선물해봅니다 ^^

따스한 햇살 아래서 눈아이는 점점 작아지고 초라해져갑니다. 눈아이는 불안했던 걸까요? 우정을 확인하고 싶었던 걸까요 ? '내가 더러운 물이 되어야 우린 친구야?' 하고 소년에게 묻습니다. 소년은 '응'이라고 대답하지만 , 그들에게도 이별이란것이 닥쳐옵니다. 눈의 계절이 이제 끝나가고 있으니까요. 이별의 과정은 긴 긴 숨박꼭질로 그려집니다.이 차고 넘치는 이별의 슬픔을 긴 긴 숨바꼭질로 그려내신 작가님덕분에 눈물을 꼬옥 삼킬수 있었어요. 감사합니다 작가님 !!!

겨울이 가면 봄이 오고 봄이 가면 여름이 오듯 어김없이 겨울이 옵니다. 자연의 순리는 당연하지만 이제 소년이 그리고 그리던 눈아이를 다시 만날수 있는 겨울이 왔다는 사실에 나는 환호하게 됩니다 ^^ 둘은 또다시 재회할수 있을까요? 그래서 서로 잊지 않았노라고 , 널 많이 많이 그리워했노라고 함박웃음 지으며 놀수 있을까요?

소년과 눈아이는 아기의 탄생과 성장을 그린 또다른 이야기로도 읽혔습니다.

자신의 탄생을 우렁찬 울음소리로 알리던 아이는 내가 만들어준 팔과다리로 깡충깡충 뛰기도 하고, 내가 만들어준 눈과 입으로 많은 것을 보고 조잘조잘 이야기도 하고 또 저를 보고 환하게 웃어주기도 합니다. 덩치는 점점 산만해져서 제 키를 훌쩍 넘은 녀석은 그래도 마음이 다칠때면, 불안해져올때면 여전히 나의 따뜻한 손길을 필요로 한다는걸 나는 압니다 . 몸이 너덜너덜해지고 초라해져도 여전히 난 널 사랑한단다. 니가 꾸정물이 되어 형체가 없이 사라진다해도 난 너의 영원한 친구야 라고 말했을것 같은 소년의 마음이 여기에도 있습니다. 이제 어른이 된 아이는 독립을 합니다. 그리고 예전만큼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낼수 없습니다. 하지만 매년 겨울이 되면 날 찾아오는 것을 잊지는 않습니다. 데굴 데굴 굴렀을때 내가 호~~~~하고 불어준 기억이, 뱃속이 꼬르륵 거릴때 잊을수 없던 눈빵을 먹었던 기억이, 두 손을 잡고 언덕을 올랐던 숱한 기억이 녀석을 나에게 이끌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여하튼 나는 이 기억을 매년 꺼내볼수 있어 감사할 것이고, 남은 겨울도 설레임으로 맞을수 있겠지요.

이제 매년 겨울이 오고 눈이라도 오는 날이면 어디선가 날 기다리고 우두커니 짱구춤을 추고 있을것만 같은 미완성 눈아이가 떠오를것 같습니다. 나의 내면 아이를 만나고 돌아오는 그 흰 눈위로 나의 가벼운 발자국이 남겼지요. 그리고 또 생각할겁니다. 매년 설레임을 간직할수 있게 해준 안녕달 작가님을요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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