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 속의 나무 집 네버랜드 Picture Books 세계의 걸작 그림책 275
존 클라센 그림, 테드 쿠저 글, 공경희 옮김 / 시공주니어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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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속의 나무 집> 테드 쿠저 글 / 존 클라센 그림 / 시공주니어 출판사

 

이 책의 작가 테드 쿠저는 이 책을 통해 처음으로 알게 되었는데요 특이하게도 이 책은 대화가 한 문장도 안나오고 모두 다 서술로만 되있어요. 그래서일까요 역동적인 느낌보다는 차분하면서도 잔잔한 분위기의 나래이션을 듣는 기분이 듭니다.

<나무 속의 나무 집>은 시간과 함께 변해가는 우리들의 이야기, 인간생명의 유한성 과 대자연의 무한함이 대조되면서 우리 인간이 얼마나 작은 생명체인지를 깨닫게 해주는 그림책입니다.

나무로 가득찬 터에 아빠와 아들과 딸이 새 집을 짓습니다. 당연히 나무들은 한개도 남김없이 뽑아 정리했고 새로 심은 마당의 잔디를 아버지는 정성껏 돌보고 가꿉니다. 잡초가 자라지 않도록 말이죠. 집터 양쪽으로는 하지만 나무숲이 있어서 아이들은 그곳 덤불속에서 놀기도 하고 햇볕을 피하기도 하면서 추억을 쌓습니다. ( 자연과 어우러져 사는 인간의 모습은 언제봐도 축복입니다^^ )

나무씨앗들이 날아들어도 아버지는 한결같이 잡초를 뽑고 잔디밭을 가꿉니다.

시간이 흐르고 흘러 남매는 성장해서 도시로 떠나고 아버지도 늙어서 이제 더이상은 그 넓은 공간을 돌볼수가 없게 됩니다. 아버지도 결국 자식들과 가까운 도시로 떠나게 되고 그 집을 내놓습니다. 하지만 그 집은 새주인을 끝끝내 찾지 못하고 그렇게 사람들의 기억속에서 잊혀지고 서서히 조금씩 조금씩 망가집니다.

비바람에도, 모두의 무관심속에서도 그 집을 꿋꿋하게 지켜낸 것은 다름 아닌 주변의 나무들이었는데요 마치 집이 새둥지라도 되는것처럼 그렇게 집을 떠받쳐주고 있었어요 .나무들이 힘을 모아 떠받치고 있는 집..바로 그 어떤 집에 얽힌 사람들과 시간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여러분 각자가 품고 있는 공간에는 어떤 사연이 ..어떤 기쁨과 어떤 슬픔이 함께 하고 있나요? 이책을 읽고 나니 무심코 머무르고 있거나 지나쳤던 공간에 대해서도 뒤돌아보게 됩니다.

내가 나고 자란 집은 오래전에 팔렸고 늘 뛰어놀던 동네도 개발로 인해 구분조차 하지 못합니다. 시간이 흐르면 당연하게 받아들여야 하는 일들이 많아집니다. 나이 들고 약해지는것도 그중 하나겠죠. 자식들이 다 떠난 집 마당에 앉아 있는 아버지의 뒷모습을 보니 세월의 무상함도 느껴집니다 . 아버지의 뒷모습이 익숙하게 다가오는 이유..그건 바로 세상 모든 아버지들의 뒷모습과 닮아있기 때문이 아닐까요?. 가족들에게 안락한 공간을 제공해주기 위해 아버지들이 평생을 무수히 뽑아냈을 잡초들..무수히 흘렸을 땀방울들..그렇게 해서 끝까지 지켜내고 싶었던 소중한 것들은 무엇이었을까요? 그리고 그 공간을 포기하기로 결정했을때의 아버지의 심정은 어땠을까요?

인간은 태어나 성장하고 병들고 약해지지만, 자연은 불굴의 의지를 갖고 씨앗을 퍼뜨리기를 계속합니다. 아버지가 늙어가고 그 집이 망가져가는 모습과 대조되는 자연의 강인함을 보면서 결국 자연이 얼마나 위대한지 , 시간앞에서 그리고 자연앞에서 우리 인간은 얼마나 힘없는 존재인지 깨닫게 됩니다.

존 클라센이 그린 그림들은 글의 담담함을 잘 보여주기도 하고 감정을 고조시키는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습니다. 서정적인 분위기가 물씬 나면서도 아버지의 쓸쓸함과 외로움까지도 뭍어나오도록 하는걸 보면요. 제가 가장 좋아하는 그림은 마지막 페이지. 나무들이 집을 떠받들고 있는 그림인데 구도가 입체적입니다. 한 가족의 따뜻한 공간이었지만 지금은 버려진 집...그러나 나무들은 아는걸까요? 그 집을 지켜내기 위해 아버지가 매일 같이 흘렸을 노고를 . 말못하는 나무들은 어쩌면 그 아버지의 공간이 망가지는것이 마음아파 하늘로 하늘로 띄워보내고픈 맘인건지도 모르겠습니다.

내가 있는 공간의 소중함을 다시금 떠올리게 하는 그림책. 내가 머물고 있는 공간의 스토리가 궁금해지게 만드는 그림책. 자연앞에선 , 시간 앞에선 한없이 나약한 인류라는 존재를 떠올리게 하는 그림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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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 재난 국가
이철승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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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 재난 국가> 이철승 지음 / 문학과 지성사

 

내게 첫째로 이 책이 매력적이었던 것은 서구의 시선으로, 서구인들의 이론을 들여와 우리나라의 불평등 현상을 설명하려고 하지 않고 지극히 동양적인 우리만의 시선으로 해석하려고 노력했다는 점이다. 이 책의 작가는 단순히 주장만 펼치는 것으로 끝나지 않고 방대한 자료를 수집하고 분석한 결과를 각종 표와 그래프, 통계를 함께 공유함으로써 자신의 의견에 신뢰도를 높였다. 논제 자체가 자칫 딱딱할 수 있다는 편견은 역사적인 사실과 그림 , 때때로 등장하는 유머 등으로 말끔히 지웠다. 아쉬웠던 점을 굳이 꼽으라 한다면 표나 그래프가 설명하는 해당 페이지에 있지 않을 때는 책장을 앞뒤로 넘겨가며 재확인 해야했다는 거랑 (워낙에 데이터가 방대하고 분석이 많았기 때문에 한 지면에 동시에 싣기는 힘들었을것임을 알지만 ) 주석의 글씨가 작아 조금 답답한 느낌이 들었다는 점이다 (책의 판형이 조금 더 크고 글씨가 조금더 크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 ). 그리고 비슷한 맥락의 문장이나 문단이 책의 이곳 저곳에서 반복되서 나오는 경향이 있었는데 이렇게 함으로써 강조된 점을 다시 한번 기억할수 있다는 점이 나는 좋았으나, 다른 독자들은 장황한 설명에 자칫 지루하다고 느낄수도 있을 것 같다. 위에 언급된 물리적인 불편함을 제외하고 내용만으로 평점을 준다면 5점 평점에서 5점을 주고 싶은 책이다.

 

이 책은 한마디로 치밀함의 결정판? 결과물? 인 것 같다.

의구심으로 시작되었지만 이 책을 덮는 순간엔 내가 완전 설득 당했다는 걸 알았다. 가설과 검증 여러 그래프와 논문의 인용 등.... 의심을 품으려고 하는 순간 작가는 이미 그 의심을 예측이나 한 듯 여러 가지 가능성을 제시하고 반박하고 있었다. 단 한 순간의 방심도 용납지 않는다는 듯이, 크게 상관관계가 없어 보이는 쌀, 재난, 국가 이 세가지 키워드가 도대체 어떤 연결구조로 영향을 주고받아 동양사회 특히 우리나라에 오랫동안 지속되어온 불평등과 사회구조를 만들었는지를 다양한 각도로 설명하고 있다.

 

이 책은 불평등을 주제로 한 프로젝트 3부작인 <불평등의 세대> , < 불평등의 극복>의 중간책으로 보면 이해가 쉽겠다. 벼농사를 짓기에 완벽한 조건이 아닌 우리 한반도에서 어떻게 쌀이 주식이 될수 있었을까? (부끄럽게도 이 책을 읽기 전까지 나는 우리나라가 벼농사에 가장 완벽한 기후와 토양을 갖고있었기에 쌀이 주식이 될수 있었다고 알고 있었다 ) 바로 협업과 위계구조에 기반한 마을 공동체의 조직 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심한 가뭄이나 홍수등의 대규모 재난에 더 효율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더 큰 조직 그러니까 국가의 필요성이 대두되었으며 ,시간이 흐르면서 정치권력의 역할이 어떻게 변화되고 , 조직과 어떤 영향을 주고 받는지 자세하게 기술하고 있다. 또한 이 시스템이 산업화 되는 과정에서 조직을 어떻게 경쟁과 비교속으로 내몰았는지, 이렇게 심화된 연공제도로 이어진 위계구조는 계속적인 불평등을 야기시킬 수밖에 없다며 작가는 독자들에게 강한 어조로 탄탄하게 설명하고 또 설득하고 있다.

 

' 내가 밀농사 지역에서 태어나고 자랐다면 집단주의에 더 가까운 지금의 내 성향은 개인주의에 더 가까이 변해져있을 것이다. 그리고 나의 국가는 불평등을 시정하고자 더 적극적으로 강력하게 액션을 취했겠지?' 어느 지역에서 태어나느냐를 가정해가면서 작가의 글을 읽어도 재미있을것이다. 비교설명이 확실히 이해를 도운 페이지가 다수이긴하나 페이지 수가 좀 되기 때문에 어떤 장에서는 집중도가 좀 떨어지는 경향도 있었다.

 

벼농사를 짓기 위해 탄생한 협업 시스템은 공동생산, 개별소유가 가능한 구조였기에 양날의 칼 ( 평등화와 차별화의 욕망을 동시에 내포하고 있는 이중적인 체제 ) 처럼 경쟁 또한 가속화 시켰다는 설명도 고개를 끄덕이게 한다. 또한 흥미로운 주제는 벼농사 체제에서 기원하는 협업과 조율의 문화적 DNA가 코로나와 같은 재난시기에 어떻게 작동했는지를 보는 것이었다. 쌀을 주식으로 먹는 나라에서 코로나 확진자가 더 적은 경향이 발견되었다고 하는데 이것은 단순한 우연일까? 재난대비를 위한 개인의 자유 양도 계약서는 벼농사를 짓기 시작한 그 시점부터 싸인이 끝난 상태라고 작가는 말한다. 그렇기에 자유주의 원리가 시민사회 깊숙이 뿌리내린 영미권과 서유럽에서 확진자가 더 많았던 거라고. 팬더믹이 시작되었을 때 우리나라 정부가 보여준 재난대비 능력과 국민들의 협조가 국가의 위상을 높였다는 점은 칭찬할 만하나 아직도 만연하고 있는 학연-지연-혈연 네트워크를 조장하는 불평등의 생산자로 국가를 평가한다면 이 점은 분명 개선되어져야 할 문제다. 신분유지 또는 신분상승을 위한 과거제도가 지금의 수능으로 이름만 바뀌었을 뿐 연공제도가 유지된다면 무슨 의미가 있을까.

 

연공제가 바뀌지 않는 한 우리나라는 글로벌 경쟁에서 살아남지 못할 것이다. 베이비붐 세대 그리고 386세대들에게 감히 말씀드리고 싶다. 지금의 우리나라 경제를 지탱하고 있는 중심축이라는 것은 높이 인정하지만 그대들이 변화를 수용하길 거부한다면 그대들이 이루었던 경제는 무너질 것이며 그대들의 후손인 우리 모두의 아들딸들은 비정규직으로 불안한 생을 반복할 수밖에 없을거라고.

자연재해를 다스리고 방비하는 능력을 보여주는 국가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은 시대가 왔음을 우리 모두는 안다. 국가는 선별 복지가 아닌 보편복지를 향해 나아가야 할 것이고, 차이가 너무 크지 않는 선에서 직무능력에 따른 보상체제를 설계해야 한다는 작가의 해결책 제시에도 힘을 보태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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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지금 뭐 하게? 북극곰 꿈나무 그림책 73
민씨 지음 / 북극곰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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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곰 출판사의 책은 찡하거나 웃기거나..애매한 책은 별로 없어서 내용을 모르는 상태에서도 이번엔 어떤 코드일까 미리 상상해보는 재미가 있어요. 이번 책은 둘중 어디냐구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형과 동생의 찡한 가족애라고 할수 있는데 이들의 이야기는 가족에만 국한되서 적용되는 것 같진 않아요. 내 주변사람, 친구, 이웃 그리고 얼굴을 모르는 온라인상의 먼 사람들 또는 지금을 살아가고 있는 이 지구 별의 모든 인류에게도 해당되는 이야기면 좋겠다는 바램입니다 ㅎ

작가님 이름이 특이하다 생각했는데 필명이셨어요. 민씨의 sea 는 이 책의 배경이 되기도 한 '바다'라네요 . 바다가 배경인 만큼 이 책에는 에메랄드 색이 많이 보여요 . 요즘 밖에도 못 나가는데 그림을 따라가다 보니 제가 바닷가로 어느새 여행을 하고 있더라구요 ㅎㅎ

책속 미루 ( 형) 와 두루 (동생)를 처음 보는순간 저는 어 낯이 익은데? 어디서 봤지? 왜 친근하지 ? .맞아요. '보노보노'가 떠올랐어요. 아이들은 책을 보자마자 귀엽다고 연신 쓰다듬어 주네요 ㅎㅎ.

첫 장부터 동생 해달이 곤경에 처한것 같습니다. 형아가 같이 물놀이 하자는데 눈물을 터트립니다. 우리의 멋진 형은 그런 동생의 마음을 단박에 알아차리고 마음을 읽어줍니다. '우리 두루가 물이 무서웠구나. 괜찮아 !' 라고요

저라면 이렇게 말했겠죠. " 괜찮아 이거 무서운거 절대 아냐 첨엔 다그래. 해보지도 않고 왜 겁부터 먹어 빨리 같이 해보자 !"

이 형아는 부모교육 아니 형아교육을 제대로 받은듯합니다^^ 멋진 형아는 다른 놀이를 하자고 제안하죠. 수영의 기본 동작을 바로 놀이로 탈바꿈시켜버립니다. 그런 형아를 보고 동생도 재밌게 따라해봅니다. 그런데 결국 동생은 무섭다며 또 포기를 합니다. 형 미루는 동생을 포기했을까요???

누구나 완벽하지 않습니다. 특히 더 두려워하는 분야가 있을수도 있어요. 남들에겐 마냥 즐거운 어떤 행위가 어떤이에게는 공포자체일수도 있죠. 우리는 나의 관점에서 보는것에 익숙해져 있어서 남들의 취약함의 무게를 무시하거나 대수롭지 않게 말하면서 상처도 주는것 같습니다. 형의 방식대로만 아이를 키운다면 아이가 못 해낼 일이 무엇이 있을까요? 읽고 나니 #육아서 같은 느낌도 듭니다 .

물에서만 살아야 하는 해달이 수영을 두려워 한다니...정말 심각한 문제 아닌가요? 형이 동생의 불안을 말~~~끔히 제거해줄 수 있었던 이유는 바로 동생의 마음을 자세히 정확히 읽었기 때문이 아닌가해요. 물이 공포스럽다는 아이에게 넌 할수있어 물은 공포스럽지 않아 용기를 가져!!! 이런 말만 반복하고 있었다면 동생은 바다로 갈수 있었을까요? 아니요. 동생에게 실질적으로 필요로 했던것은 나를 지켜줄 보호장비였습니다!!

내 입장에서만 옳다고 믿는 수백가지의 방법을 아이에게 강요하면서...난 이렇게 널 염려하고 있고 난 이렇게 널 도우려고 애쓰고 있어 그러니까 극복해! 넌 극복할거야 라고 생각하고 있는건 아닌지...아이가 정말 ..진짜 원하는게 뭘까.이때 아이에게 정말 필요한게 뭘까를 알아내는것 ...그게 우선이 되야할 과제같습니다.

아무튼 이 책은 결말이 제 마음에 가장 와 닿았습니다. 넓고 푸른 바다 한 가운데 자유롭게 수영하는 두 형제들을 보고 있노라면 엄마마음이 되어 왠지 모르게 뿌듯한 ㅎㅎㅎ

어려움은 극복하지 못하는것이 아니라 그 어려움을 극복하는 방법을 아직 찾지 못한것 뿐이다 ...라고 생각해봅니다. 저의 트라우마를 들여다 보고 방법을 찾아봐야겠네요^^

도전하길 두려워 하는 아이, 새로운 것에 힘듦을 많이 느끼는 아이, 저처럼 성격이 급한 엄마들이 읽으면 위로 받을 수 있는 따뜻한 그림책이었습니다^^

[ 이 책은 북극곰 출판사에서 이벤트 선물로 증정 받은 책을 읽고 쓴 솔직한 후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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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유튜브 스타 금은동 작은거인 53
임지형 지음, 정용환 그림 / 국민서관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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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유튜브 스타 금은동 > 임지형 글, 정용환 그림 , 출판사 국민서관

 

 

전편 <유튜브 스타 금은동>에 이은 임지형 작가님의 두번째 시리즈 책!

1년 넘게 집에만 지내는 나와 아이들의 일상이 조금씩 유튜브에 길들여지고 잠식당하고 있다고 생각하던 찰라 이 책을 만나게 되었다. 주제가 친근해서 그런지 나도 큰아이도 술술 읽었는데 첫째 놀랐던 점은 작가님이 아이들의 심리나 생태를 마치 아이가 쓴 이야기 처럼 너무 리얼하게 썼다는 거다. 그래서 금은동이라는 주인공 캐릭터가 가상이 아닌 진짜 내 옆집 꼬마같기도 하고 큰아이 학교 친구 같기도 하고 그렇다는거다.

솔직히 문고판은 그림책도 아니고 그렇다고 장편 소설도 아니라 읽기가 애매하지 않나 생각을 했었는데 초등고학년이 읽기엔 문고판이 딱이라는 확신이 ㅎㅎ

적당한 글밥에 가끔 실감나는 그림도 나오고..

유튜브에 영상을 올리고 반응을 확인하고 거기서 존재감을 느끼는 아이 금은동.

정보를 함께 나누고 공유하는 순수한 기쁨들이 어떤 이유로 변질되고 왜곡되어질수 있는지, 그렇게 잘못된 정보들이 주변사람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왜 정보를 공유할때 더 신중해야 하는지, 유튜브가 가지는 장점과 단점등이 이야기 속에 너무 쉽게 녹아내려져 있다. 미디어의 교육을 할때 딱딱한 이론서보다 이 한편의 이야기 책을 가져다 함께 읽고 토론을 해보면 어떨까?^^

유튜브는 시간이나 장소 연령대 상관없이 누구나 정말 쉽게 정보를 공유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어린 아이들 조차 유튜버에 열광하고 그래서 꿈이 1인 미디어를 꿈꾸는 유튜버 쥬니어들. 대중들의 관심은 경쟁을 부치기고 그에 따라 오는 경제적인 보상이 또 다른 경쟁을 부추긴다. 아직 자아가 모두 형성되지 않은 아이들이 이렇게 노출된 조건에 과연 옳바르게 판단하고 행동할수 있을까?

그 몫은 온전히 우리 어른이 이끌어줘야 할 몫인것이다. 책에 등장하는 삼촌이라는 사람은 미성숙한 우리 어른들의 또다른 모습같아 부끄럽기도 하다 ...시청자들이 원하는 이상한 음식을 대신 먹어준다거나 , 스쿨존에서 어른들 차를 막 따라가게 시킨다던가 , 솔직히 상상조차 안해봤던 금기시 되던 호기심이 현실이 되어 나타났을땐 나도 모르게 대리만족을 느끼지 않나? 모두의 호기심을 존중해주되 그게 현실화 되었을때 일어날수 있는 문제에 대해서는 미리 충분히 고민하고 신중해야 하겠다. 정보를 공유할때 고민되는 부분, 확신이 서지 않는 부분들을 부모님이나 선생님 그리고 친구들과 함께 같이 고민해보는건 어떨까?

협찬을 받은 제품을 숨기거나 뒷광고를 한 연애인의 행동이 왜 잘못되었는지 , 조회수를 올리기 위해 누군가의 사생활을 지옥으로 만드는 사람들이 왜 잘못되었는지 아이들과 잠깐 이야기를 나눴다. 큰 아이는 자긴 어색해서 거짓연기는 자신이 없다고 하고 , 둘째는 공짜로 준거니깐 연기를 잘할 자신이 있다고 하고 (과자를 준다면 ㅋㅋ), 셋째는 절대로 거짓말은 하지 않을거라고 한다.

누군가의 사생활을 영상으로 찍어올리는건 셋다 싫다고 했다. 이유를 각자물어봤다.아주 큰 액수의 보상금에 살짝 흔들렸으나 상대방이 싫어한다면 안하는게 맞다고 했다. 둘째는 그것은 폭력이라고 했고 셋째는 자기도 행복하고 남도 행복하면 하는데 자기때문에 누가 불행해지면 안하고 싶다고 했다.

금은동이라는 아이에게 애정이 가는 이유는 실수를 인정하고 바로잡기 위해 즉시 알리고 더 많은 고민을 했다는 거다. 어리지만 자기가 가진 영향력의 무게에 대해 정확히 알고 있었고 어른도 내기 어려운 용기를 보여줬다는 점이다. 맞다. 실수는 누구나 한다. 실수를 어떻게 대처하느냐가 그 사람을 보여주는 것같다. 그래서 나의 금은동은 멋진 아이다 ㅎㅎ

파쿠르의 신 정우라는 친구가 한 이 말도 너무 인상적이었다

" 사실 기본자세만 잘 배우면 이거 별로 안 위험해. 그런데 사람들은 보기만 해도 아찔하다며 무조건 위험한 운동, 도둑질 운동이라고 막 욕해. 함께 운동한 형들은 내가 점프가 안돼 힘들어 하면 될때까지 믿고 기다려 줬어. 우린 한계를 뛰어넘는 멋진 운동을 해내는 사람들이라는 걸 보여주면 된다고 말야 "

유튜버 정우가 파쿠르의 영상을 찍어 올리는 이유는 단순히 인기만을 위해서라기 보다 포기하지 않고 한계를 뛰어넘기위해 운동을 즐기는 그들만의 문화를 공유하고 싶었던거다.

어른들은 젊은사람들에게 말한다. 꼭 저런걸 해야되? 꼭 저렇게 까지 해야되? 라고. 정우의 이야기를 들으니까 우리 어른들도 고민해야겠다. 욕부터 할것이 아니라 그들이 뭘 공유하고 싶어 하는지, 뭘 표현하고 싶어하는지 먼저 들어보는건 어떨지..

글을 읽으면서도 두 유튜버인 정우와 은동이의 묘한 경쟁 관계를 작가님이 어떻게 마무리 지을까 궁금했었다. 후반부에 둘이 서로의 마음을 알아줄때, 정우가 옳바른 조언을 해주는 그 장면을 보고 또다시 상기하게 된다. 이 맘때 아이들에게 친구란 존재가 얼마나 크고 중요한지 말이다. 유튜브라는 거대 매체의 영향력에 대해서만 논할 것이 아니라 작은 개인 한명의 영향력이 거대 매체보다 오히려 더 클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건 아니었을까 ! 그러고 보니 정우도 너무 멋지다 ㅎㅎ

작가는 정우의 말을 빌어 독자들에게 이 말이 하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 유튜브의 단점만 보고 편견의 시선으로만 보지 말고 , 단점을 이제 들여다봤으니 모두에게 유익하도록 노력해보자구요 라고. 희망적인 메시지가 나는 너무 좋았다

전편 < 유튜브 스타 금은동> 도 아이들과 함께 읽어봐야 겠다.

< 이 책은 국민서관에서 무상으로 제공한 책을 읽고 느낀 서평을 적은 진솔한 글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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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Talk Like a River (Hardcover, 영국판) - 『나는 강물처럼 말해요』원서
Jordan Scott / Walker Books Ltd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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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talk like a river

: Jordan scott

그림 : Sydney Smith

 

[ 노부영을 경험한 솔직한 리뷰로 제이와이북스의 도서 협찬을 받았습니다 ]

 

인스타그램에서 우연하게..어쩌면 운명적인 만남이었는지도 모르겠지만 노부영에서 살짝 선공개한 몇권의 그림책을 보게 됐습니다. ‘내 인생 그림책 이라는 카테고리로 묶여있었는데요 시드니 스미스 라는 일러스트 작가분의 그림이 제 시선을 잡아 끌었습니다. Small in the city라는 책을 보고 그분의 수묵화같은 그러나 너무나 따뜻한 그림이 좋아서 앞으로 이분 책은 다 사고말테야 하고 벼르고 있던 차였어요.

 

이번에 제가 읽게 된 이 책 또한 시드니 스미스 작가분이 그리셨으니 굳이 그림을 보지 않아도 실패할 확률은 없다 확신했지요. 그런데 글 작가에 대해서는 아는바가 전혀 없었어요. 글을 처음 읽었을 때..그리고 여러번 읽을수록 이건 시를 그림책의 글로 써 놓은건 아닐까 하는 인상을 많이 받았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캐나다의 대표 시인이시더라구요.. 글은 너무 솔직했고 한 아이의 복잡한 심경의 변화를 아주 세밀하면서도 따뜻하게 표현하기에 충분했습니다.

 

이런 느낌을 받는다는 것이 어떻게 가능했을까? 실제로 이 글은 작가의 어렸을 적 이야기를 담았다고 해요. 작가의 인터뷰를 찾아봤더니 실제로도 말더듬이셨어요. 자신의 솔직한 이야기를 오픈해서 책으로 내시다니요 그 자체로도 작가님은 우리에게 속삭이는 것 같았어요. 다르다는 것,,남들과 같지 않다는 것..그리고 뭔가에 어려움을 겪는다는 것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이라고요.

 

먼저 dust jacket 과 벗기고 나서 드러나는 표지부터 보실게요. 더스트 재킷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아름답지 않나요? 표지속 강물의 움직임은 참으로 역동적입니다. 소년의 혼란스러움과 아픔을 표현하는것 같기도 하고요

 

 

첫장은 특이하게도 영화필름처럼 가로로 길게 그림이 연결되 있는 형태로 시작해요. 아침에 주변의 소리에 잠을 깨는 소년이 있습니다. ppine tree p라는것도 알고, ccrowc라는 것도 알고, mmoonm이라는것도 모두 잘 알지만 소년은 어떤 단어도 말하지 못합니다. 문장을 완벽하게 해석하려는 노력보다는 이 책은 전체적인 분위기를 쓰윽 훑어가며 아이의 감정을 따라 가는 것이 참 매력적인 책이예요. 아이와 창밖으로 보이는 풍경을 함께 이야기 나눠봐도 좋을 것 같아요. 저희 아이들은 pine treecrow 는 바로 찾았는데 moon 찾는데 한참 걸렸어요 ㅎㅎ

 

소년은 학교에 가기가 괴롭습니다. 중간쯤 읽다 보면 왼쪽 페이지에는 선명한 교실 풍경을 , 오른쪽 페이지에는 똑같은 풍경의 아주 흐릿한 교실 풍경을 마주하게 됩니다. 선생님으로부터 질문을 받기 전 아이의 마음상태를 왼쪽 페이지에 표현했다면, 오른쪽은 질문을 받은 후 머릿속이 혼란스럽고 텅 비어버린 것 같은..소년의 당혹감을 표현한 것은 아닐까! . 특이한 점은 이 책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모두 표정이 없다는 거예요. 소년만 빼고요. 독자들의 모든 감각을 소년에게만 집중시키고 싶어서 방해가 되는 모든 다른 표정들을 일부러 안 그리신건가? 그건 나중에 작가님에게 꼭 물어봐야 겠습니다.

 

사람들은 소년의 혀 대신 pine tree가 자라고 있다는 것도 보지 못하고, 소년의 목에서 까마귀가 까악 까악 하고 내는 소리도 듣지 못합니다. 그리고 소년의 입안에서 밝게 빛나는 달빛을 보고도 눈을 가리지도 않습니다.

 

사람들이 오직 듣는 것은 내가 말을 하지 못하는 그 방식입니다. 사람들이 오직 보는 것은 내 얼굴이 얼마나 이상한지입니다. 그때의 나는 얼마나 무서운지 숨길수가 없습니다

 

한참의 공백이 지면위로 흘러갑니다. 그리고 소년은 말합니다. 내 입이 말을 듣지 않아요. 제 입은 아침의 단어들로 가득차 있어요 라고요..

눈물샘이 터져버렸습니다. 남들과 다르다는 것이 이렇게 사람을 외롭게 한다는 사실이 무섭습니다. 사람들은 다른 사람의 고통에 공감을 하지만 (저부터도요) 같이 나누는데는 서툴지 않나요.

 

이제 아이는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장소에 대해 학교에서 발표를 해야 할 차례가 됩니다. 당연히 아이는 한마디도 하지 못합니다. 아빠는 bad day도 있어 라며 대수롭지 않게 말하고 조용한 곳으로..강가로 아이를 데려갑니다.

강에 온 아이는 학교에서의 악몽같은 시간이 다시금 떠오릅니다. 비웃는 웃음소리들, 경멸에 찬 눈빛들.. 지우려고 해도 떠오르는거 겠죠. 아이는 폭풍같은 눈물을 쏟아냅니다...혼자 앉아서요.. 이런 혼자만의 시간이 먼저 필요할거라고 아빠가 일부러 아이에게 시간을 떼어 준건 아닐까도 생각해봤어요

아빠는 아이옆에 바짝 앉아 물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보라고..그게 바로 너가 말하는 방식이야..라고 이야기 해줍니다.

 

읽는 내내 제 머릿속에서 맴돌았습니다. 아빠는 하고 많은 장소중에 왜 강을 보여줬을까 . I talk like a river ! 강처럼 말한다는게 과연 어떤거지? 하고요. 우리가 말을 한다고 할 때 단순히 “sound”를 내 뱉는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 우리 머릿속과 몸속에서는 엄청난 작업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단어와 소리음가와 그리고 구강의 움직임까지..정말 복잡하고 밀접하게 얽혀서 동시에 작동이 되야 말이라는게 나옵니다. 이런 일련의 과정들이 강의 흐름과 몹시 유사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강물 표면이 평온해보여도 그 밑에는 굽이치고 부딪치고 휘어지고 합류되고 그렇잖아요. 우리의 말하는 방식 또한 대단한 과정인거에요 . skill 이 얼마나 뛰어난지, fluency가 어느정도 뭐가 중요할까요 ? 정말 내가 하고 싶은 맘속 이야기를 정확히 전달하는 것 자체가 더 멋진일이 아닐까요?

강이 natural 한 것처럼 우리도 just be natural 할 때 자기만의 방식으로 가장 편하게 즐기면서 무언가를 할 수 있는 것 같아요.

 

아빠가 소년의 곁에 있어주는 방식이 저는 너무너무 좋았습니다. 무심한 듯,,하지만 아들을 있는 그대로 인정해주고, 시간을 주고 기다려 주고, 한마디 훅 건넵니다. 그건 결코 니 탓이 아니야. 자세히 보면 강도 너처럼 때론 머뭇거리고 돌아가고 휘어지고 부딪치고 뱅글뱅글 회오리쳐. 사람은 각자 말하는 방식이 다를수 있고 그건 잘못된게 아니야 라는 아빠의 메시지를 어린 소년은 이해했을까요?

 

글의 끝부분쯤 가면 소년이 두 눈을 감고 있는 장면이 2면을 가득메웁니다. open book의 형태가 나타나는데요 좌우로 열어보면 햇살을 받아 환하게 반짝이는 강 속에 아이의 뒷모습이 보입니다. 꼭 그 소년의 마음속으로 제가 풍덩 들어가는 것 같은 기분이 들어요. 마치 영화속 한 장면 같이요 ! 저는 이부분을 클라이 막스로 꼽았어요. 아이의 모든 근심 걱정이 이 강물과 혼연일체 되어서 해소되는 듯한 느낌을 받았거든요! 울고 싶을 때 ,아무말도 하고 싶지 않을 때 , 어떤 단어가 말하기에 너무 어려울 때 소년은 I talk like a river란 문장을 기억하고 싶다고 말합니다. 자부심이 넘치는 강을 기억할거라고 말합니다.

 

휘몰아치고 분주하던 강이 햇볕을 받아 조용히 반짝거릴 때...그 방식과 똑같은 방식으로 소년도 이제 좀 더 편안하게 말을 하게 됩니다.

여전히 강물도 말을 더듬고 소년도 말을 더듬겠지만요.

글만으로도 너무 아름다운 한편의 영화를 본 것 같습니다. 사건이 많거나 주인공들이 많아서 스토리 자체가 고전작품이 주는 웅장한 느낌은 없지만 , 오히려 작가가 들려주는 한가지 이야기에 집중할 수 있게 돼서 개인적으로는 저는 더 좋았습니다.

이제 음원과 함께 책을 다시 들어봅니다. ~~~~진짜 음원은 뮤지컬 같은 분위기가 물씬 풍깁니다. 자칫 스토리 자체가 밋밋하다고 느낄수 있는 단조로움을 이 음원이 모두 다 해결해주네요 ! read along 부분에서도 강약이나 템포 등이 적절히 조절이되어 책과 함께 읽기 편안했어요. 그런데 음원과 함께 들으면 들을수록 더 눈물이 나는건 왜일까요 흑흑흑

 

초등 저학년들을 두신 부모님이라면 아이들한테 저처럼 제일 맘에 드는 풍경을 그려보게 한다거나 그 소년의 마음이 어땠을까 하고 함께 두런두런 이야기나눠 봐도 좋을 것 같아요. 모든 단어를 또는 모든 문장을 정확히 해석하지 않아도 이 책은 그림만으로도 주인공의 감정을 따라가기에 쉽습니다. 여러분들도 음원과 함께 들으면서 미술관에서 그림을 감상하는 듯한 기분을 느껴보시기 바랍니다^^

 

아이들 작품 잠깐 소개해드려요 ㅎㅎ

그리고 싶은 장면을 그리거나 강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를 그려보자고 했어요. 꼭 음원과 함께 읽어보시길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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